〈 118화 〉 117. 최연소 S급 후보
* * *
파바바바바바밧!!
통로의 양쪽에서 검정과 검정이 날아들었다.
한쪽은 야코프가 쏘아낸 무기들이었다. 그의 몸을 감싼 검붉은 기운이 갖가지 냉병기의 형태를 취하며 통로를 따라 질주했다.
그 반대편에서 날아든 건 안수호가 쏘아낸 검은 연기였다.
A랭크에 달하는 마력 능력치에 탈리스만까지 활용한 최대 화력의 검은 연기. 이를 극한까지 압축해 가느다란 가시의 형태로 빗어낸 결과 그 강도는 어지간한 금속보다도 단단해졌다.
‘보인다.’
짓쳐드는 수십 자루의 무기들. 안수호는 그 전부를 단번에 포착할 수 있었다. 강화된 능력치가 안수호에게 준 것은 비단 눈에 보이는 신체능력만이 아니었다.
평소보다 몇 배는 예민해진 반사신경에 시간이 느리게 흐를 정도의 사고 속도.
안수호가 연기 다발을 뿜어내던 손끝을 미세하게 조작하자, 수십 다발로 갈라져 날아가는 검은 가시가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방향을 튼다.
파캉! 캉! 카가가가가강!
이윽고 미궁 가득 울려 퍼지는 새된 격돌음.
안수호가 쏘아낸 검은 가시들이 야코프의 무기와 충돌해 그것들을 튕겨내고 상쇄했다. 본래의 궤도에서 이탈해 벽이며 바닥에 박힌 무기들이 이내 검붉은 기운으로 변해 사라진다.
“…….”
그 모습에 방어를 준비하던 조광일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안수호를 돌아봤다. 놀란 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범상치 않은 놈일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과연 설아현이 직접 기용할만하다고. 어지간한 A급 초인을 뛰어넘는 그 무위에 조광일의 입가에 진한 웃음이 그려졌다.
‘역시, 저번에 봤을 때보다 엄청 강해졌어.’
한편 설아현은 그런 안수호의 강함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초인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무지막지한 양의 단련뿐이다. 육체든 초능력이든 한계까지 혹사시키고 회복하면 전보다 더욱 강해진다. 그렇기에 초인의 강함은 그 사람의 재능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크다. 모두가 죽을만큼 노력한다면 결과를 가르는 걸 결국 본래의 재능일 수밖에 없으니까.
물론 여인혁의 근골정렬이나 아티펙트와 같은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그것도 상식적인 수준의 성장에만 통용되는 이야기.
불과 엊그제까지만 해도 잘 쳐줘야 B급 언저리였던 초인이 S급에 준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방법 따위가, 상식적으로 있을 턱이 없었다.
‘설령 수호 씨가 요 이틀 사이 천지던전에 가서 여인혁을 만났다고 해도, 이 성장은 도저히 말이 안 돼.’
도대체 미래에서 어떤 일을 겪었기에 이런 급격한 성장이 가능한 것이냐며. 설아현이 놀라움과 의심에 찬 눈으로 안수호를 바라보았다.
……그 힘.
그때 공격이 막힌 야코프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흑암을 그러모아 무기를 만드는 자. 역시 네놈이 단장님께서 말씀하신 그 도적 놈이 맞구나. 꼴사납게 목숨만 부지해 도망쳤음에도 제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또 어리석게도 이곳에 침입했는가…….
야코프가 두 손에 각각 거대한 도끼를 만들어 쥐었다. 검붉은 기운이 핏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도끼를 겨누며 그가 호기롭게 외쳤다.
다른 자들은 내 여기서 전부 죽일 것이나, 네놈만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비겁한 도적의 수급은 단장님께서 직접 취하셔야 할 테니…….
야코프의 몸을 감싼 기운이 크게 일렁이더니 다시 수십 다발의 무기 형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 안수호가 탈리스만을 발동해 다시금 연기를 압축했다.
그 순간.
“……비키세요.”
야코프와 대치하던 안수호를 슬쩍 밀치며 한여름이 앞으로 나섰다.
“괴수 주제에 무슨 말이 저렇게 많은지…….”
짜증난다는 듯 중얼거리는 그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위에 차가운 냉기를 흩뿌리며 나선 한여름이 안수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대충 들어보니 수호 씨랑 저 괴수하고 무슨 악연이라도 있으신 것 같은데. 죄송하지만 저도 당하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서요.”
“한여름 학생. 그게 무슨 말”
“당했으면 갚아줘야죠. 저놈은 제가 잡을게요.”
그렇게 말한 한여름의 표정에는 조금 전에 당한 치욕을 갚아주겠단 의지가 여실히 보였다. 그 치욕이라 함은 바로 조금 전 야코프의 투척을 막아내지 못해 안수호에게 도움 받은 것을 의미했다.
한여름. 원작에선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았던 조연이라 안수호도 잘 몰랐지만 그녀는 기실 한겨울보다도 더욱 강한 에고와 자존심의 집합체였다.
당한 만큼 갚아주지 않으면, 적어도 그 배로 돌려주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고.
그런 부분만큼은 과연 한겨울의 언니라고 할만 했다.
호오. 아녀자 주제에 당차군. 그 기개만은 내 인정해주고 싶다만……. 방금 보인 모습을 보면 기개라기보다는 만용에 불과한 것 같은데.
“하.”
그 말이 기폭제였다. 한여름의 관자놀이에 빠직! 하고 힘줄이 돋아난다.
“……조광일 헌터. 휘말리고 싶지 않으면 능력 풀고 물러서세요.”
“뭐, 뭐라고?”
“물러서라고.”
낮게 깔린 그 목소리에 담긴 기백에 조광일이 액체화를 풀고 슬쩍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그 얼굴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야코프는 결코 만만한 적이 아니다. 그런데 한여름 혼자서 과연 놈을 이길 수 있을까.
그럼 어디 그 만용을 시험해보도록 하지!!!!
그 우려가 조광일의 뇌리를 스친 순간, 야코프가 거세게 팔을 휘둘렀다. 동시에 그의 주위에 자리했던 각양각색의 냉병기들이 일제히 한여름을 향해 날아들었다.
키이이이이잉!
동시에 안수호가 극한으로 압축한 연기를 거머쥔 채 오른팔을 휘둘렀다. 아니, 휘두르려고 했다.
“방해하지 마요.”
그 말과 함께 한여름이 지면을 있는 힘껏 밟았다.
까드드드드드드등!
다음 순간, 그녀의 발을 중심으로 미궁 전체가 얼어붙었다. 통로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상하좌우 모든 벽면이 투명한 얼음으로 뒤덮인다.
까득! 까드드득!
직후 그 모든 면에서 얼음 가시가 솟아나 일제히 발사되었다.
파바바바바밧!
그 숫자는 가히 수백 이상. 거의 통로를 가득 채우다시피 한 얼음 송곳이 날아드는 무기들의 측면을 가격했다.
한여름의 얼음은 강도에 있어선 야코프의 무기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지닌 운동에너지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종횡무진 통로를 누비는 수백 조각의 얼음덩이에 날아들던 무기들이 이리저리 궤도를 잃고 튕겨나가 벽과 바닥에 박혔다.
호오.
그 모습에 야코프가 살짝 감탄했다. 과연, 자신의 능력으로는 막지 못한다는 걸 알고 튕겨낸 것이로구나 하며.
얼음을 다루는 모양새가 썩 괜찮구나. 그래봐야 우리 단장님께 비할 솜씨는 아니다만…….
야코프가 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휘리릭 돌리며 자세를 잡았다. 그런 그에게 한여름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역시 넌 괴수 주제에 말이 너무 많아.”
그녀의 양손에서 극한의 냉기가 피어올랐다. 당장이라도 서로 격돌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조광일이 설아현을 돌아보며 저리 놔둬도 괜찮냐 물어보려 했다.
그러나.
“어머.”
사태를 지켜보던 설아현이 놀란 듯 탄성을 뱉었다. 그 눈동자에 서려 있던 붉은 기운이 옅어진다.
“한여름 씨.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네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조광일이 반문하려던 그 순간.
콰앙!
야코프가 두 자루의 도끼를 앞세운 채 있는 힘껏 지면을 박찼다.
둘 사이의 거리는 약 15미터. 야코프는 채 1초도 걸리지 않아 그 거리를 전부 좁혀냈다. 그가 휘두르는 도끼가 한여름의 목을 노리고 짓쳐든다.
까드드드등!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한여름의 발 아래 지면에서 솟아난 거대한 얼음기둥에 그의 몸이 2미터 정도 밀려났다.
이까짓 거……!
파카앙!
그가 도끼를 내리치자 얼음 기둥이 힘없이 부서졌다. 야코프는 지체하지 않고 도끼를 휘둘렀다.
까등! 까드드등!
그러나 한여름의 공격은 이제 시작이었다. 야코프가 부숴버린 얼음 기둥 파편들. 그 하나하나에 냉기가 서리더니 이내 일제히 거대한 얼음 송곳으로 화해 야코프의 몸을 난도질했다.
파캉! 캉! 카가가가가가가강!
허나 그 연격조차 야코프에게 있어선 기껏해야 귀찮은 수준이었다. 그가 종횡무진 도끼를 휘두르자 십여 개의 얼음송곳이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시간으로 따지면 겨우 0.2초. 한여름의 두 번째 공격은 고작해야 그 정도밖에 지체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
다음 순간, 자신이 부순 무수한 파편에 다시 냉기가 서리는 것을 보고 야코프가 소리 없이 숨을 삼켰다.
까드드드드드등!
제 3격. 야코프의 주위에 산재한 수백 개의 파편이 일제히 그 크기를 부풀리며 야코프의 몸을 두드렸다. 사방으로 비산했던 얼음 조각이 거대한 송곳이 되어 상하좌우전후 여섯 방향에서 그를 공격한다.
콰앙!!
제아무리 야코프라한들 수백의 공격을 고작 두 개의 팔로 막아낼 순 없었다. 수백 번의 타격임이 겹치고 겹쳐 하나의 커다란 굉음을 내며 야코프의 몸이 처음으로 십여 미터 정도 주르륵 밀려나갔다.
까득!
허나 그곳마저도 이미 벽과 바닥 전체에 한여름의 수족과 같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주위에서 솟아나는 수천 개의 날카로운 가시를 보며 야코프가 있는 힘껏 검붉은 기운을 일으켰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강!!!!!
흑과 백의 궤적 수천 획이 어지러이 교차한다. 허나 수천에 달하는 얼음 송곳들에 비해 야코프가 뽑아낸 무기는 고작해야 수십. 속절없이 튕겨나간 무기들을 제치고 셀 수 없을 정도의 얼음 송곳이 야코프의 몸을 사방팔방에서 두드렸다.
쿵! 쿠웅! 쿠구구구구궁!
제아무리 한여름이 그곳에 있는 모든 얼음의 지배자라 한들 고작 인간 사이즈인 야코프에게 한 번에 수천의 얼음 송곳을 찔러넣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한여름은 역할을 다한 송곳을 곧바로 녹여버리며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녹아내린 수증기는 다른 곳에서 다시 얼어붙어 야코프에게 짓쳐들었다.
이를 1초에 수백 수천 번씩 반복하자, 야코프의 주위에서는 수증기와 얼음의 난반사로 인한 섬광이 계속해서 터졌다.
쿠웅!
새된 굉음과 함께 야코프의 몸이 옆으로 밀려났다. 야코프 본인이 그렇게 인지한 순간 그를 때린 얼음 송곳은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대신 반대 방향에서.
혹은 뒤에서.
혹은 머리 위.
혹은 바닥에서 새롭게 솟아난 송곳 다발이 그의 몸을 또 다른 방향으로 밀어냈다.
한여름은 결코 야코프를 직접 얼리지 않았다. 생물체가 아닌 그의 겉을 얼려봤자 효과가 덜하다는 걸 이미 깨달았기에.
콰가가가가가가강!
대신 그녀는 날카로운 얼음 덩어리들을 날려 물리적인 충격만으로 야코프를 공격했다. 그녀의 얼음은 강도에 있어선 야코프의 몸에 비할 바가 못 되었으나, 그것도 수천, 수만번을 반복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콰직! 콰드득!
야코프의 몸을 이룬 갑옷에 조금씩 균열과 찌그러짐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에 야코프가 탈출하려 하지만 이미 그는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얼음 감옥 속에 갇힌 채였다. 그가 어느 방향으로 가려고 하든 그 방향에서 날아드는 수백 다발의 얼음 송곳들이 그의 움직임을 봉했다.
그 결과, 종국에 이르러서 야코프는 공중에 반쯤 고정된 채 상하좌우전후 여섯 방향에서 날아드는 공격에 속절없이 당하는 형국이 되었다. 그의 몸을 뒤덮고 있던 검붉은 기운조차 대부분 날아가, 칠흑빛으로 물든 그의 본체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 본체마저 이미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그 압도적인 위용은 화력 하나만은 정평이 난 그녀의 여동생 한겨울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게다가 한겨울이 미흡한 세세한 컨트롤에 있어서도 정점에 다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천 수만의 궤적을 완벽하게 계산하고 조종해내는 건 한겨울에겐 결코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최연소 S급 후보.
한여름을 수식하는 그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노라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콰득! 콰드득!
이윽고 거대한 송곳 다섯 개가 야코프의 몸을 꿰뚫는 것으로 한여름의 연격이 멈추었다. 힘없이 축 늘어진 야코프를 향해 손을 뻗으며 한여름이 물었다.
“이래도 내가 너희 단장보다 약해?”
…….
야코프는 대답이 없었다. 이미 살아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한여름이 뻗었던 손의 주먹을 꽉 쥐었다.
콰드드드드드득!
그러자 야코프의 안에서부터 솟아난 얼음덩어리가 그의 몸을 말 그대로 오체분시했다. 거대한 별 모양으로 뻗어나간 얼음기둥의 끄트머리에 야코프의 투구며 건틀릿이며 그의 신체를 이루던 일부가 꿰어져 있었다.
텅! 터덩! 텅!
이윽고 한여름이 능력을 해제하자 갈기갈기 찢긴 갑옷이 낙하하며 요란한 소리를 울려댔다. 그 광경을 본 한여름이 후우우, 하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이내 그녀가 고개를 돌려 좌중을 바라봤다. 그중에서도 가장 앞에 선, 그러모았던 연기를 해제하는 안수호에게 시선을 맞추고는.
“봤죠?”
새침하면서도 도도한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안수호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답이 없자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
“아까 놈한테 당할 뻔한 건 제가 살짝 방심한 탓에 그랬던 거예요. 구해줬던 건 고맙지만, 사실 제가 진심으로 하면 저깟 괴수 따위 제 발끝에도 못 미친다고요. 아시겠어요?”
“아……네. 그렇군요. 과연. 이게 한여름 학생의 진짜 실력이로군요.”
“훗.”
안수호가 머쓱하게 대답하자 한여름이 만족했다는 듯 훗 하고 웃더니 일행 쪽으로 합류했다. 그런 그녀와 교차하듯 조광일을 포함한 흑룡회 헌터들이 야코프의 시체를 살피러 나섰다.
“……쯧. 이건 못 써먹겠군. 완전 너덜너덜해졌어.”
“이런 리빙 아머 계열은 갑옷 쪽으로 수요가 많아서 꽤 비싸게 팔리는데…… 아깝구만 아까워.”
“그래도 저 아가씨 덕에 편하게 쓰러뜨렸으니 다행이라 생각하자고. 최연소 S급 후보라는 풍문이 왜 도는지 알겠더군.”
“꼭 우리 딸내미 화났을 때 보는 것 같았어.”
야코프의 시체를 발로 툭툭 차보며 떠들던 헌터들이 한여름쪽으로 복잡한 시선을 던졌다. 그러나 한여름은 짐짓 거만한 태도로 팔짱을 낀 채 묘한 웃음만 지어보일 뿐이었다.
한편 한쪽에서는 설아현이 불안한 얼굴로 무전기를 들었다. 다른 통로로 향한 인원들과 통신하기 위해서였다.
치직. 치지지지직.
그러나 무전기 너머에선 잡음만이 들릴 뿐이었다. 본래에는 미궁 내에서도 무전이 통했으나 안쪽에서 오버랭크 던전이 새롭게 출현하며 전파 장애가 발생한 탓에 무전이 원활하지 못했다.
“서둘러 이동하도록 하죠. 저런 적이 나타난 게 우리 통로만이 아닐 수도 있어요. 어쩌면 다른 팀에 지원이 필요할지도…….”
“염제랑 용살자가 있는 2팀은 걱정 안 해도 될 겁니다. 3팀 쪽도 성유진 헌터는 몰라도 진소월이 있는데 뭐 괜찮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불안한 마음에 설아현이 미래시를 발동했다. 그러나 그녀의 능력으론 두 팀과의 합류 시점이라는 먼 미래를 관측할 순 없었다.
“……일단 중심부에 도착하는 게 급선무겠네요.”
잠시 후 정비를 마친 1팀 헌터들이 다시 중심부를 향해 나아갔다. 거리만 보면 앞으로 수 분 이내에 중심부에 도착할 터였다.
===
[ <스킬 :="" 연심의="" 벚꽃=""> 해제까지 남은 시간 : 91분 10초. ]
===
안수호는 시야 구석에 떠오른 타이머를 보며 스킬 효과가 풀리는 시간을 가늠했다. 중심부에 도착하고 다른 팀을 기다리는 것에 30분 정도가 더 걸린다 치면 빌헬름과의 전투에 할애할 수 있는 건 1시간 정도.
안수호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원작에서도 빌헬름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으니까.
‘또 뭔가 이상한 일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말이지…….’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을 애써 무시하며 안수호가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러부터 약 5분 후.
그가 속한 1팀은 마침내 빌헬름에게 향하는 게이트가 자리한, 던전 중심부에 도착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