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화 〉 112. 기정사실(2)
* * *
“멈추지 말고 계속해여♡ 네?”
은은한 조명이 감도는 방 안, 강하늘이 잔뜩 달아오른 목소리로 말했다.
“에헤. 방금 대사, 완전 야설 같았다. 그쵸오?”
마치 안수호를 유혹하려는 듯한 달콤한 목소리.
‘흐아아아……! 말해버렸다. 말해버렸다……!’
그러나 속으로는 엄청 부끄러워하는 중이었다. 안수호가 복장을 추스르려 하기에 급하게 생각나는 대로 던진 말이었으나, 부끄러움은 남의 몫이 아니었다.
‘역시 너무 벼, 변태 같았나? 오, 오빠가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꼴깍. 입에 고인 침을 삼키며 강하늘이 안수호의 반응을 살폈다. 바지춤을 추스르려던 동작 그대로 굳은 안수호의 얼굴에 이내 비릿한 웃음이 걸렸다.
“진짜, 못 된 거만 배워서는…….”
그 말과 함께 안수호의 손이 위로 올라갔다. 셔츠 자락을 잡은 그의 손가락이 단추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헤치기 시작한다.
“에헤♡”
작전 성공의 미소를 짓는 강하늘 위로 안수호의 몸이 겹쳐졌다. 그의 혀가 강하늘의 입술을 탐하고 딱딱하게 부풀어오른 자지가 그녀의 팬티를 꾸욱 꾸욱 눌렀다.
“하읍. 츄릅. 에헤헤♡”
행복감에 젖은 강하늘이 두 팔로 안수호의 목을 감싸 안았다. 키스를 마치고 물러서려는 그의 머리를 끌어당겨, 이번에는 강하늘이 그의 입술을 탐했다.
츄릅. 츄르릅.
찐득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강하늘은 위로는 안수호의 얼굴에 달라붙으면서, 아래로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고간을 그의 성기에 비볐다. 이미 젖을 대로 젖은 사타구니에서 찌걱 찌걱 야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미치겠네 진짜. 하늘이 너 원래 이렇게 야한 애였어?”
“에헷. 맨날 야한 상상만 잔뜩 해서 야한 애가 됐나보죠.”
“근데 아까는 왜 그렇게 서툴렀어? 전희도 안 하고 다짜고짜 집어넣으려고 했잖아.”
“그, 그거야! 그, 처음이라서 당황, 했으니까요. 상상이랑 실전은 다른 거니까. 막상 닥치니까 머, 머릿속이 하얘져서…….”
“그래서 나한테 섹스할 때 순서 알려달라고 한 거야? 귀엽더라 진짜.”
“노, 놀리지 마요. 그때 당황해서 그렇지 저, 저도 알 건 다 알거든요?”
“그래 그래. 우리 하늘이 알 거 다 아는 어른이지. 암 그렇고말고.”
“진짜 놀리지 말라니까……”
그 악의 없는 조롱에 볼을 살짝 부풀린 강하늘이 안수호를 슬쩍 밀어냈다.
“왜?”
“오, 오빠가 저 먼저 애무해줬으니까! 이번엔 제, 제가 해줄 차례잖아요? 그렇죠? 여기 옆에 누워 봐요.”
그렇게 말한 강하늘이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직전에 느낀 절정의 여운 때문인지 반쯤 일어서다 허리가 풀려 엎드리듯 쓰러졌다.
“헤윽.”
“큽…!”
그 모습에 안수호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상황이 상황임에도 어째 야하다기보다는 귀여웠다.
“……웃지 마요.”
불을 살짝 부풀린 강하늘이 침대 등받이에 등을 기댄 안수호의 다리 사이로 몸을 집어넣었다. 그녀가 반쯤 추슬렀던 버클을 풀고 자신 있게 안수호의 자지를 꺼냈다.
툭.
“엣. 으, 으음…….”
그러나 막상 자지를 마주하니 다시금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다리 사이에 고양이처럼 엎드린 채 시선을 피하는 그 귀여운 모습에 안수호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부끄러워?”
“에? 네. 조, 조금?”
“용기를 내 하늘아. 넌 할 수 있어.”
“진짜 한 번만 더 놀리면 울 거예요……!”
그러나 그 말에 정말 용기를 얻었는지, 강하늘이 제대로 안수호의 자지를 직시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그의 성기로 향한다.
“에, 에잇.”
톡.
강하늘이 고양이처럼 그의 자지를 툭 건드렸다. 몇 번 그렇게 톡톡 치듯 건드린 뒤에는 기둥을 살며시 잡아 아래로 쭈욱 당기더니, 탄성에 의해 튕겨져 올라가는 자지를 보며 신기하다는 듯 눈을 빛냈다.
“……하늘아?”
애무한다기 보다는 가지고 노는 듯한 모습에 안수호가 멋쩍게 이름을 부르자 강하늘이 배시시 웃었다.
“그, 실물은 처음이라 좀 신기해서…….”
“…….”
“이, 이제 진짜 시작할게요! 저만 믿으세요! 아, 아주 기분 좋게 해줄게요. 우후후.”
급하게 꾸며낸 듯한 요염한 웃음을 지으며 강하늘이 입에 침을 모았다. 그러더니 한 손으로는 기둥을 잡은 채 반대 손으로는 모은 침을 귀두를 중심으로 펴바르며 애무하기 시작했다.
‘어, 어어?’
그 일견 능숙해 보이는 손놀림에 안수호가 놀랐다. 지금까지의 이미지와 너무 달랐으니까. 그러나 놀라움은 거기까지였다.
“으, 으음. 어라?”
어디서 본 건 있었는지, 강하늘은 침을 잔뜩 묻힌 채 양손으로 각각 귀두와 기둥을 어루만지며 애무했다. 그러나 실상 양손은 따로 놀고 손길은 서툴기 그지없었으며, 그마저도 침 때문에 미끄러워 몇 번이고 놓치기 일쑤였다.
“……크흠.”
안수호가 강하늘 몰래 제 허벅지를 살짝 꼬집었다.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아니었다. 어쨌든 애무는 애무였으니 쾌감은 있었다.
그러나 강하늘의 서툰 동작에 쾌감보다 우스움이 앞섰다. 자칫 잘못하다간 웃음이 터져나올 것 같아 안수호가 어금니를 꽈악 깨물었다.
‘이, 이게 아닌가? 이렇게? 아하, 이렇게구나. 한 손으로 기둥을 고정하고 다른 손으로 쓰다듬듯이…….’
허나 그러는 와중에도 강하늘은 천천히 요령을 파악해하기 시작했다. 찔꺽이는 소리와 함께 안수호의 자지가 거세게 맥동했다.
“에헷. 기분 좋죠?”
“어, 으응. 기분 좋네.”
실제로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기에 안수호가 멋쩍게 대답했다. 그 대답에 미소 지으며 강하늘이 입을 벌려 귀두를 살며시 삼켰다.
“하읍.”
“……!”
동시에 안수호의 눈앞에 불똥이 튀었다.
‘이빨! 이빨! 이빠알!!’
날카로운 송곳니가 안수호의 귀두를 훑고 지나간다. 본래 입으로 남성기를 애무할 때는 입술을 오므려 이빨이 닿지 않게 해야 하나, 모든 게 처음인 강하늘에게 그런 요령이 있을 리가 없었다.
‘어, 어라?’
허나 예상과 달리 심하지 않은 고통에 안수호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네……?’
초인의 신체 특성상 고통에는 어느 정도 내성이 있기에, 이따금 성기를 스치는 강하늘의 이빨은 안수호에게 간질간질한 쾌감을 선사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츄릅. 하읍. 으응. 츄르릅.”
그 오묘한 쾌감에 안수호가 잠시 넋을 잃었다. 게다가 가끔 이빨이 걸리는 걸 제외하면, 강하늘의 펠라치오는 꽤 전문적인 수준이었다.
입 안에서 혓바닥으로 귀두 전체를 핥는가 하면 이따금 기둥 아래서부터 올라오며 혀와 입술로 애무하기도 하는 등. 강하늘은 실전 경험과 별개로 어디서 본 건 있구나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뭔가 기분이 좀 이상하네.’
행동은 서툴기 그지없으나 관련 지식은 묘하게 많은 강하늘의 갭이 안수호는 이상하면서도 야릇하게 다가왔다.
“츄릅. 흐응. 오빠? 기분 좋아여?”
안수호가 멋쩍게 고개를 끄덕이자 강하늘이 야릇하게 웃었다.
‘아자…!’
속으로 쾌재를 부른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직후 땀으로 범벅이 된 옷을 벗어던진 강하늘이 가슴을 오므리며 말했다.
“……이, 이번엔 여기로 한 번 해볼까요?”
“뭐……?”
설마 싶은 안수호를 내버려둔 채 강하늘이 오물오물 입 안에 침을 모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입 안에 모았던 침을 자신의 가슴골에 끈적하게 흘려보냈다.
‘설마 그게 된다고? 진짜?’
창작물 속 말도 안 되는 거유에 비하면 작긴 하나, 강하늘의 가슴은 거유라 부르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반쯤 눕다시피 한 안수호 위로 기어오른 강하늘이 우뜩 솟은 안수호의 자지를 가슴으로 집어삼켰다.
찌브읍.
손이나 입과는 다른 부드럽고 따스한 감각이 전해져 올라왔다. 한 팔로 가슴을 감싸안듯 모으고, 다른 손으로는 바닥을 짚은 강하늘이 안수호를 올려다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에헤헤. 설마 될까 했는데 진짜로 되네요 이게…….”
“그, 그러게…….”
“저, 저도 상상만 해봤지 처음 해보는 거라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고요. 아무튼 우, 움직일게요?”
그 말처럼 강하늘이 어색하게 위아래로 왕복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요령이 있고 없고를 떠나 실생활에서 해볼 일이 없는 동작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찌읍. 찌븝. 찌익.
그러나 쾌감과는 별개로 시각적인 만족감이 대단했다. 안수호의 눈치를 살피며 말캉한 가슴을 그러모아 자지를 비비는 강하늘의 모습에 안수호는 자신의 성기가 더욱 빳빳해지는 것을 느꼈다.
“흣. 흐응. 으흐음.”
흥분감이 고조되는 건 강하늘도 마찬가지였다. 가슴 사이에 성기를 끼우고 애무해준다는 그 야릇한 상황에 한 번 절정을 느꼈던 그녀의 비부는 다시금 축축하게 젖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강하늘은 자신의 쾌감은 뒤로한 채 오로지 안수호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에 집중했다.
가슴을 오므린 채 앞뒤로 움직이던 강하늘이 양손으로 가슴을 잡고 비비적댔다. 색다르게 바뀐 쾌감 패턴에 안수호의 허리에 힘이 꽉 들어가자, 그때를 놓치지 않고 강하늘이 가슴골 사이로 삐죽 나온 귀두를 혀로 살짝 핥았다.
“어, 어때요? 기분 좋으세요?”
“응. 부드럽게 감싸줘서 진짜 좋아.”
“에헤헤…….”
강하늘은 안수호를 애무하기 시작한 뒤로 몇 번이고 그의 기분을 물었다. 그것은 강하늘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한 인정 욕구와 불안감의 발로였다. 안수호가 오늘의 일을 결코 잊지 못하도록, 이날의 기억을 최고의 기억으로 삼게 되도록 강하늘은 최선을 다했다.
찌익. 찌븝. 찌걱! 찌븝!
“으음.”
그 결과 안수호는 예상보다 빠르게 한계에 달했다. 가슴의 자극 그 자체는 강하지 않았으나, 그 전에 누적된 쾌감과 더불어 강하늘이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준다는 상황에 따른 정신적 만족감이 그의 교감신경을 자극했다.
“하늘아. 잠깐만…….”
스멀스멀 밀려오는 사정감에 안수호가 강하늘을 제지하려 했다. 그러나 강하늘은 이때다 싶어 가슴을 더욱 밀착하며 그의 몸에 비볐다.
“하늘아? 이제 됐으니까 그만”
“왜요? 흐읏. 오빠도, 제가 멈추라 했을 때 안 멈췄잖아요?”
“아니 그건…….”
안수호의 약한 모습에 오기가 발동한 강하늘은 결코 애무를 멈추지 않았다. 끈적하게 이어지는 간질간질한 감각에 안수호는 결국 그녀의 가슴 사이에 기세 좋게 정액을 내보냈다.
“크윽!”
앙 다문 가슴골 사이로 허연 정액이 꿀렁꿀렁 넘쳐흘렀다. 가슴 사이를 따듯하게 채우는 감촉에 강하늘이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가슴을 꾸욱 눌렀다.
“에헤헤. 기분 좋았죠? 말했잖아요. 저도 알 거 다 아는……나이, 라고…….”
장난스럽게 묻던 강하늘의 얼굴에 점차 부끄러운 기색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적극적으로 나선다곤 했으나 아무리 그래도 너무 변태같이 행동한 게 아닌가 하고. 뒤늦게 자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본 강하늘이 귓볼까지 빨개진 채 입술을 오물거렸다.
“크흠.”
반면 부끄러운 건 안수호도 마찬가지였다. 서툴기 그지없던, 성경험이 전무하다고 밝힌 강하늘의 애무에 사정해버린 그는 묘하게 남자로서 진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으로는 분위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흥분해서 그렇다, 최근 바빠서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등 이런저런 변명을 떠올려봤으나, 결국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몸을 일으킨 강하늘은 가슴골 사이에 흐르는 끈적한 정액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침대 옆에 놓인 화장지를 들어 조심스레 닦아냈다.
“아, 아무튼! 이, 이걸로 1대 1이네요. 오빠랑 저랑 하, 하하한 번씩 쌌으, 니까……?”
어색함을 타파해보고자 꺼낸 말이었으나 더욱 부끄러워질 뿐이었다. 자기가 한 말에 견디지 못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던 강하늘을 향해 안수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삼판이선승제야.”
“네? 지금 뭐라고 하셨……꺄앗!”
안수호가 강하늘을 거칠게 침대 위에 눕혔다. 동시에 끈적하게 달라붙은 돌핀팬츠와 속옷을 단숨에 끌어내렸다.
찌거억.
옷을 벗기자 그 안은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다. 마치 끈적한 러브젤을 잔뜩 뿌려둔 것처럼 강하늘의 사타구니에는 허연 실이 잔뜩 늘어져 있었다.
“오, 오빠? 방금 싸, 쌌는데 조금 쉬었다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럴 필요 없어.”
그 말대로 안수호의 자지는 한 번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었다. 아니, 오히려 흥분감이 고조된 탓에 전보다 더욱 커진 것 같기도 했다.
“어, 어떻게 그렇게 멀쩡, 해요? 벌써?”
“초인이라 정력도 남다른가보지.”
“아, 아하. 그렇, 구나…….”
꿀꺽.
검붉은 핏줄이 도드라진 성기가 맥동했다. 그 성기가 발하는 위용에 강하늘이 마른침을 삼켰다.
혹시 자신이 괜히 그의 심기를 자극한 게 아닌가. 뒤늦은 후회가 몰려왔으나 이미 도망칠 길은 없었다.
“……혹시 몰라서 물어보는데, 콘돔은?”
“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야 그런가.”
“아, 안전한 날이니까 괜찮을 걸요?”
그렇게 말했지만 역시 안에 싸는 건 불안했다. 결국 저번처럼 싸기 직전에 빼내는 수밖에 없겠다며, 성기에 묻은 정액을 닦아낸 그가 귀두를 강하늘의 클리토리스 근처에 비볐다. 균열 전체를 위아래로 훑듯 귀두를 껄떡대자 강하늘의 입에서 옅은 신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흣. 흐응. 지, 진짜 하는 거예요 오빠……?”
자기가 먼저 하자고 해놓고서 그렇게 묻는 것도 웃겼으나, 마침내 안수호와 해버린다는 생각에 강하늘이 무심코 그렇게 물었다.
“……그래. 왜, 이제 와서 그만두자고?”
“아뇨! 그럴 리가요! 저, 저도 오빠랑 하, 하하하하고 싶은 걸요. 그런데 그, 그게, 막상 진짜 한다니까 기기기긴장 돼서? 어, 어으으…….”
다리 사이에 느껴지는 묵직한 중압감에 강하늘이 횡설수설 헛소리를 뱉었다.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조금 전 부족한 지식으로나마 능동적으로 안수호를 애무하던 강하늘은 더 이상 없었다. 그곳에 있는 건 첫 경험을 앞두고 한없이 긴장했을 뿐인 한낱 숫처녀에 지나지 않았다.
“그, 그러고 보니 그! 오빠 그거 아세요?”
삽입을 앞두고 긴장한 마음에 강하늘이 급하게 외쳤다.
“마, 만화나 야설에서 여자가 기분 좋으면 자궁이 내려온다는 거! 그, 그거 다 거짓말이래요! 시, 실제론 전혀 안 그렇다던데……?”
그 말에 자세를 가다듬던 안수호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도대체 그 말을 왜 지금 꺼내냐는 듯이.
“……그래서?”
“아뇨. 그, 궁금, 하지 않아요? 현실이면 몰라도 여, 여긴 일단 소설 속이니까. 어, 어쩌면 진짜로 자궁이 내려올지도?”
“왜 지금 그 말을 하는 건데?”
“어, 어어……. 확인, 해, 보시라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 강하늘이 두 손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살며시 감쌌다. 그 배덕적인 행동에 안수호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왜 그러세요?”
“……진짜 어디서 못된 거만 배워왔다 싶어서.”
무의식적으로 흘리는 행동 하나하나가 남자를 미치게 만든다며. 정상위 자세로 자지를 조준한 안수호가 천천히 허리를 앞으로 밀었다.
“넣는다.”
“엣! 아, 으, 네……흐읏?!”
손가락보다 훨씬 굵은 남성기가 강하늘의 질벽을 좌우로 갈랐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크기의 이물에 강하늘이 무심코 질에 힘을 꽉 쥐었다.
“힘 빼. 힘 주고 있으면 더 아파.”
“저, 저도 알아요……! 아는데……!”
첫 경험에 그게 마음대로 될 리가 없었다. 결국 귀두의 절반도 집어넣지 못한 안수호가 강하늘에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읽었던 소설엔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 여자가 첫 경험을 가질 때, 사랑하는 사람하고 키스하고 있으면 고통이 덜 느껴진다던데.”
“그, 그런 설도 있어요?”
“확인해볼래?”
안수호의 물음에 강하늘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슬아슬한 삽입을 유지한 채 안수호가 몸을 깊숙이 숙여 강하늘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하읍. 츄릅. 으흥.”
강하늘은 긴장과 고통을 잊겠다는 듯 필사적으로 안수호에게 매달렸다. 과연 효과는 있기는 했는지 꽈악 힘이 들어갔던 그녀의 질벽이 조금씩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꾸우우욱.
그 틈을 벌리며 안수호의 자지가 천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강하늘의 골반이 흠칫 흠칫 떨린다.
이내 그 끄트머리가 질긴 막에 걸쳤을 때 안수호가 잠시 키스를 멈추며 숨을 골랐다. 강하늘은 두 눈을 꾹 감은 채 입을 앙 다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단숨에 뚫어버려야 덜 아프다고 했던가.’
언젠가 들었던 조언을 떠올리며 안수호가 자지를 살며시 뒤로 뺐다.
그리고 다음 순간.
찌브읍!
“끄힛?!”
단숨에 들이닥친 그의 자지에 강하늘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파열의 고통과 함께 한 줄기 붉은 선혈이 자지와 보지 틈새로 흘러내렸다. 애액과 섞여 묽어진 그 피가 침대 시트를 빨갛게 물들였다.
“괜찮아?”
“하, 하나, 하나도 안 아픈……데요? 그 말, 키스하면, 안 아프단 거 사실, 인가 봐요?”
“아닌 것 같은데…….”
아파하는 기색이 역력한 강하늘을 보며 안수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때 강하늘이 두 손으로 안수호의 목덜미를 감싸 끌어당겼다.
츄릅. 츄르릅.
입술을 맞춘 강하늘이 달뜬 숨결을 토해냈다. 마치 처녀를 잃은 고통을 잊겠다는 듯, 안수호의 침이 진통제라도 되는양 필사적으로 혀를 놀렸다.
강하늘의 페이스에 맞춰 키스를 받아주는 한편, 안수호는 놀고 있던 손으로 그녀의 가슴과 클리토리스를 애무했다. 긴장감에 힘이 꽉 들어갔던 몸이 살살 이완되며 이따금 몰려오는 쾌감에 흠칫 흠칫 떨었다.
“푸하아……”
이윽고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지고, 강하늘이 눈물을 글썽이며 씨익 웃었다.
“……이, 이제 진짜 하나도 안 아파요.”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그 미소에 안수호의 하반신에 더욱 힘이 꽉 들어갔다.
“그럼 움직일게.”
“네……히윽?!”
찌익!
안수호가 한 차례 피스톤질 하자 투명한 애액이 찍 하고 쏘아졌다. 그가 허리를 놀릴 때마다 찍, 찍, 찍 계속해서 애액이 터져 나왔다.
“자, 잠깐! 잠깐만요!”
강하늘이 급하게 안수호를 멈춰 세웠다. 혹시 아프기라도 한 건가 우려하며 안수호가 안색을 살폈으나.
“…….”
강하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다만 부끄럽다는 듯 시선만 피할 뿐이었다. 결국 별수 없이 안수호가 다시 허리를 놀렸다.
찌익! 찍!
“자, 잠깐!”
그러자 다시금 강하늘이 그의 허리를 멈춰 세웠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며 안수호가 묻자, 그제야 강하늘이 시선을 피하며 이야기했다.
“부, 부끄러워서요. 아, 안쪽에 물이 좀 마, 마마많이 고여 있었나 봐요…….”
이유를 밝힌 강하늘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려는 양 얼굴을 베개에 부볐다. 그 반응을 보자 안수호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찌븝. 찌익. 찌븝. 찌익.
“흣! 으흣! 아흣! 흑!”
안수호는 일부러 허리를 크게 뺐다 꽂으며 애액이 물총처럼 새어나오도록 유도했다. 그렇게 몇 번 피스톤질을 반복하던 그가 장난스러운 웃음을 띠며 말했다.
“……이건 고여 있던 수준이 아니라 아예 지하수가 터진 수준인데?”
“그, 그렇게 말하지 마요! 안 그래도 부끄러워 죽겠는……꺄흑?!”
찌걱! 찌븝! 찌봅! 찌브븝!
“하윽! 흐아, 흐아앙! 흐히익?!”
안수호가 거칠게 허리를 놀리자 강하늘이 자지러지는 교성을 터뜨렸다. 안수호의 몸이 떨어질 때마다 허연 실 수십 가닥이 길게 늘어졌다.
“하늘아. 물 많은 건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야! 오히려 남자들은 이런 거에 좋아 죽는다고!”
“하응! 그런, 그런 거! 몰라! 몰라요! 흐극! 히윽?!”
“언제는 알 거 다 안다면서!”
“꺄하아아앙♡”
그 말처럼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는 애액에 안수호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강하늘이 짓는 표정이며 몸짓이며 보이는 반응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안수호는 그 모든 것이 사랑스러웠고, 그 모든 것이 그의 흥분을 더욱 배가시켰다.
“헤윽! 오, 오빠! 기분, 기분 좋아혀? 흐윽!”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아. 하늘이 넌?”
“저도 죠! 죠흐! 죠하여으흑! 하응!”
안수호가 활짝 벌리고 있던 강하늘의 무릎을 가슴으로 모았다. 그러자 꽈악 하고 좁혀진 입구가 그에게 색다른 쾌감을 선사했다. 강하늘 또한 마찬가지였다.
찹! 찰팍! 찰팍!
거의 물장구를 치는 수준의 야릇한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안수호는 몸을 더 밀착해 마치 위에서 아래로 찍어누르듯 피스톤질을 반복했다. 그 아래 깔린 강하늘의 입에서 행복에 젖은 교성이 터져 나왔다.
“하으으으응! 너, 너무! 너무 기퍼♡ 이, 이 자세 기분 조하으읏?!”
푸슈우웃! 퓹! 퓨슛!
두 번째 절정을 느낀 강하늘의 고개가 뒤로 꺾였다. 질벽 전체가 안수호의 자지를 결코 놔주지 않겠다는 듯 꽈악 조여들었다.
“히극! 흐읏! 더! 좀 더! 좀 더헛! 아흐으으윽!”
몸 전체가 붕 뜨는 듯한 감각에 강하늘은 더욱더 안수호에게 달라붙었다. 절정을 느끼는 와중에 배가되는 쾌감은 고통과 쾌감의 경계선에 있었으나 강하늘은 고통 따위 느끼지 않는다는 듯 더욱 교태를 부리며 애원했다.
“한 번 더 쌌으니까 내가 이긴 거네! 응? 안 그래?”
“마자혀♡ 졔가, 졔가 져써요오. 그치만. 그치만 멈츄지 마, 멈츄지 마라혀읏! 흑! 흐응! 히으응?!”
“어차피 멈출 생각 없었어!”
계속해서 몰려오는 쾌감에 강하늘이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자 안수호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 아래로 잡아당겼다.
“하응! 이거, 이거 놔요오. 오빠아. 내 팔 놔줘어♡”
“왜 얼굴을 가리고 그래?”
“그치만. 그치마한! 표정, 헤윽?! 너므 못 생겨 보일까바핫!”
“못 생기긴 무슨.이쁘기만 한데!”
“에흑! 헤, 진짜, 혀? 흐윽♡”
그 말에 강하늘이 쾌감에 녹아내린 표정으로 배시시 웃었다.
눈가에선 눈물이, 입에선 침이 질질 흐르는 엉망진창인 표정이었으나 그 눈동자에 담긴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 오직 그것뿐이었다.
찰팍! 찰팍! 찰파악!
야릇한 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려 퍼졌다. 좀 전에 그가 했던 말 때문인지, 강하늘은 달짝지근하게 풀어진 표정으로 안수호와 정확히 눈을 맞추고 있었다.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애정어린 시선.
그 눈길에 안수호는 스퍼트를 최대로 올렸다. 그의 밑에 깔린 강하늘이 혀를 헤 내밀며 필사적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슬슬 나올 것 같은데.’
밀려오기 시작한 사정감에 안수호가 외쳤다.
“슬슬 쌀 것 같아서 이제 뺄게!”
"시, 싫어어."
안수호가 그렇게 말했으나 강하늘은 아쉽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녀가 한쪽 다리를 아래로 빼 안수호의 허리에 살며시 걸쳤다.
“으흥. 조금 만, 조금만 더 버텨봐요오♡ 네? 좀만 더 하면, 저 또 갈, 것 같……하응!”
“그러다 잘못해서 안에 싸버리면 어쩌려고?”
“안전한 날이라,갠, 찮아혀……!”
'괜찮기는 무슨……!'
강하늘이 그렇게 말했으나 안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안전한 날이라 한들 질내사정은 위험했다. 초인의 신체는 일반인보다 사정량이 월등히 많았다. 어쩌면 정자도 튼튼해서 질 내에서 며칠이고 몇 주고 버틸지 누가 아는가.
“이제 뺀다!”
그렇게 말한 안수호가 거칠게 놀리던 허리를 뒤로 빼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꼬오옥.
“어, 어어?”
강하늘이 한쪽 다리로 안수호의 허리를 당긴 채 꽉 조였다. 부지불식간의 일이라 미처 대응하지 못한 그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진다.
찌븝!
안수호의 자지가 가장 깊숙한 끝까지 박히고, 동시에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꺄흐으으으응!!”
퓨슈우우웃! 퓨븁! 퓹!
세 번째 절정. 강하늘이 흰자가 보일 정도로 눈을 까뒤집으며 달뜬 신음을 토해냈다. 동시에 강하늘의 질벽이 강력하게 수축하기 시작한다.
“크윽?!”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오물오물 자지를 씹어대는 그 감각에 결국 안수호는 참고 있던 사정감을 해방할 수밖에 없었다. 용암처럼 뜨거운 정액이 그의 자리를 통해 터져 나와 강하늘의 질내를 가득 채웠다.
“아흐으으응!”
울컥울컥 맥동하는 자지에 강하늘이 절정의 여운에서 다시 한 번 커다란 쾌감을 느꼈다. 꿈틀거리는 질벽이 마치 안수호의 자지를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사정없이 조여들었다.
찌브읍.
안수호가 뒤늦게 강하늘의 다리를 풀고 자지를 빼냈다. 지탱하던 곳이 사라진 강하늘의 몸이 축 늘어졌다. 활짝 벌려진 허벅지 사이로 애액과는 다른, 허여멀건한 액체가 울컥울컥 흘러나왔다.
“……이런 미친.”
마치 나라라도 잃은 표정으로 안수호가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하늘은 잔잔하게 밀려오는 여운에 젖어 달뜬 신음을 흘려댈 뿐이었다.
“흐윽! 으흐, 으흐으으응…….”
그 모습을 보니 차마 그녀를 탓할 수 없었다. 애초에 잘못이 있다면 콘돔도 없이 관계를 가져버린 자신에게 잘못이 있으리라. 안수호는 애써 그렇게 생각하려 했지만, 그럼에도 억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질 않길 기도해야겠군.'
그렇게 생각한 안수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