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경비원으로 빙의당했다-110화 (111/266)

〈 110화 〉 109. 사랑과 원망 사이(2)

* * *

춘천시에 위치한 흑룡회의 강원도지부 건물.

문이 굳게 잠긴 소회의실 안. 설아현과 안수호가 마주 앉은 채 잡다한 서류들과 씨름하고 있었다. 죄다 내일 있을 기사의 무덤 공략과 관련된 서류였다.

조금 전. 공략을 하루 앞두고 공략에 참가할 헌터들과 마지막 회의가 있었다. 그러나 설아현과 안수호는 회의가 끝나고도 돌아가지 않고 자리를 옮겨 계속 공략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쪽은 이번 공략 주관 길드의 리더요, 다른 쪽은 제1 정보제공자이자 공략 전술 수립자였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아.”

설아현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수호가 서류만 묵묵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저, 수호 씨.”

설아현의 부름.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안수호는 제 혼자 다른 세상에 빠진 듯 하염없이 글자의 나열 사이를 헤엄칠 뿐이었다.

“수호 씨?”

“네?”

설아현이 목소리를 살짝 높여서 다시 한 번 부르자, 그제야 안수호가 고개를 들었다. 하도 집중해서 저런 것인지 아니면 딴 생각이라도 하고 있던 것인지, 긴가민가하던 설아현이 제 고민을 털어놓았다.

“저 수호 씨. 이제 와서 걱정하는 것도 좀 늦었지만, 정말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 공략이 가능할까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인원이 많아봤자 방해만 될 뿐이라고.”

빌헬름을 상대로 인해전술은 통하지 않는다. 그의 검기와 서리마법은 모든 약자를 단번에 쓸어버릴 테니.

“선발대의 리더였던 한용수 헌터가 중태에 빠졌던 것도 따지자면 다른 길드원들을 지키기 위해서였지 않습니까. 만약 그 혼자 들어갔다면 무사하진 못했더라도 그 정도로 다치진 않았을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빌헬름을 상대하는 인원이 여섯 명밖에 안 되다는 건 너무 적은 거 아닐까요? 수호 씨를 포함해도 일곱인데…….”

“그 부분은 이미 다들 동의한 부분이잖아요. 게다가 조금 전 회의 때는 별 말씀 안 하셨으면서.”

“그야……. 저는 의견을 신중하게 내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도 모를 안수호의 의견이 이번 공략 회의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설아현의 보증 덕분이었다. 그런 그녀가 안수호의 의견에 단 한 번이라도 토를 다는 순간, 안수호의 신뢰도는 그대로 수직 낙하하게 된다.

“제가 겪었던 미래에선 이 방법으로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아주 차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비록 인원이 여섯밖에 안 된다고는 하지만, 그 여섯이 최강의 여섯이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안수호는 서류에 기입된 태스크 포스의 명단을 살폈다.

흑룡회주 설아현.

용살자 오지훈.

염제 박철.

백은 진소월.

광견 성유진.

그리고 한여름까지.

그들이야말로 던전 최심부에서 빌헬름과 직접 칼을 맞댈 최강의 초인들이었다. 한여름을 제외하면 전원이 S급 초인이자, 그 안에서도 상위권으로 이름을 날리는 자들이었다. 가장 뒤떨어지는 한여름조차 올해 안에 최연소 S급 승급이 확실시되고 있는 불세출의 인재였다.

원작에서는 저 멤버에 당시 사망했던 오지훈과 박철이 빠지고 대신 류태현과 한겨울이 들어갔었다. 허나 안수호는 원작의 멤버보다 지금 쪽이 훨씬 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애초에 두 사람이 공략에 참가한 계기부터가 갑작스레 두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었으니.’

근접전의 스페셜리스트였던 용살자 오지훈. 그리고 발화능력자 중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신안의 염제 박철.

기사의 무덤 공략을 일주일 앞뒀을 때 두 사람은 여명단의 대대적인 테러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 그런 두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고자 급하게 투입된 것이 바로 류태현과 한겨울이었다.

허나 지금은 두 사람이 살아있으니 굳이 대체제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류태현과 한겨울보다도 두 S급 초인 쪽이 훨씬 강했으니까.

그러나 사정을 모르는 설아현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오버랭크 던전 공략은 결코 가벼이 볼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너무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 잘 될 거니까.”

불안해하는 설아현을 보며 그렇게 격려해준 안수호가 스마트폰을 흘끗 바라보았다. 무언가 고민하듯 한참을 텅 빈 화면만 바라보던 그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본 설아현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수호 씨. 좀 전부터 계속 확인하시던데. 혹시 어디 연락 올 곳이라도 있나요?”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아. 그러고 보니 그 학생은 깨어났나요?”

그 물음에 안수호의 표정이 팍 굳었다.

“이름이 뭐라고 했었죠? 분명 강­”

“……강하늘 말입니까?”

그렇게 대답한 안수호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떠올랐다. 그 표정을 잘못 해석한 설아현이 입을 가리며 놀란 탄성을 뱉었다.

“어머. 혹시 어딘가 잘못되기라도 한 건……”

“아뇨. 아닙니다. 잘 깨어났어요. 몸에 이상은 없답니다.”

그렇게 대답했으나 안수호의 표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가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는 강하늘의 고백을 받아주었다. 자신 또한 그녀를 사랑한다 말했다. 거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었다.

그러나 그 다음. 안수호가 지예원의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새벽의 대화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사랑하던 이와 사귀게 될 줄 알고 하늘 높이 올라갔던 강하늘의 기분은 안수호의 다음 말로 나락까지 처박혔다. 그 순간 그녀가 느낀 허탈함과 배신감,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전부 안수호의 잘못이었다. 그의 이기심이, 욕심이 이런 사태를 초래한 것이었다. 안수호 또한 그 사실을 부정하진 않았다.

아니, 부정하지만 않았다 뿐일까. 사실 그도 이런 식으로 파국이 날 가능성은 예상하고 있긴 했다. 다만 지예원이 대인배스럽게 안수호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듯, 강하늘 또한 그러지 않을까 말도 안 되는 희망을 은연중에 품고 있었을 뿐.

참으로 어리석은 판단이요, 어린 판단이었다.

그의 시선이 다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향했다.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 전화해서 사과하고 싶었다.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을 강하늘을 생각하면, 당장 달려가 그 곁에 있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강하늘에게 연락하면 필연적으로 선택을 해야만 한다.

강하늘이냐. 아니면 지예원이냐.

강하늘과 다시 마주한 시점에 그 이야길 꺼내지 않는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화제를 꺼내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가능할 리가 없다.

그렇기에 안수호는 강하늘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아직 그 스스로도 선택을 내리지 못했기에.

그런 선택을 내리기엔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도 짧았기에.

당장 내일 기사의 무덤 공략을 앞둔 와중에 그런 문제를 생각할 겨를은 없다며. 반쯤 도망치듯 그 문제로부터 시선을 돌려버렸기에.

“혹시 뭔가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그 말에 안수호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설아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고민, 말입니까?”

“사실 회의 전부터 계속 신경 쓰였거든요. 집중을 잘 못 하신다고 해야 하나, 좀 근심이 많아 보이는? 그런 표정이셔서…….”

설아현의 판단은 정확했다. 그 말대로 안수호는 오늘 내내 강하늘 일 때문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혹시 고민이 있으시다면 그, 제가 별 도움은 안 되겠지만 그래도 이야기 정도는 들어드릴 수 있는데……?”

설아현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안수호와 눈이 마주친 그녀가 싱긋 눈웃음 지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 정도 일은 아니에요.”

그러나 안수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털어놓을 수 있다면 털어놓고 싶지.’

안수호의 고민은 누군가에게 상담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두 여자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싶은데 한 사람이 받아주질 않는다고. 그런 고민을 어떻게 제 스스로 입 밖에 내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니 나 진짜 개쓰레기네.’

안수호는 불현듯 원래 세상에서 봤던 막장드라마 남주인공의 대사가 떠올랐다. ‘사랑을 한 게 죄는 아니잖아!’. 분명 그런 대사였던가.

그 말대로 사랑에 빠진 건 죄가 아니었으나 안수호의 잘못은 잘못이 맞았다.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이렇게 끙끙 앓고 있는 거였다.

안수호가 생각했다.

지금까지 숱하게 읽어왔던 웹소설 속 하렘들. 그거 싹 다 개연성 말아처먹은 공상의 산물이라고.

본디 하렘이란 권력자가 수많은 여성을 거느리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 하렘에 여성의 의견 따위는 고려되지 않는다. 남자가 원하면 취한다. 오직 그뿐이었다.

그러나 웹소설 속 하렘은 이야기가 다르다. 그 하렘은 남자의 권력이나 힘이 아닌, 어디까지나 여성진의 양보와 희생으로 성립되는 것이었다.

내가 이 남자를 너무 사랑하니까, 비록 이 남자가 나 한 사람만을 봐주진 않지만 그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고.

그런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고방식을 하렘 구성원 전원이 가지고 있어야만 비로소 하렘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그중 단 한 사람이라도 현실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으면 하렘은 곧바로 파국으로 치닫는다.

바로 지금 안수호가 겪고 있는 것처럼.

그의 경우 하렘조차 아닌 양다리 시점에서 파국에 치달았지만.

“에이, 사양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제가 이래봬도 고민 상담 같은 거 엄청 잘하거든요? 한 번 절 믿고 편히 이야기해보세요. 네?”

“진짜 괜찮아요. 정말 별 거 아닌 일이라 그렇습니다. 제 고민 같은 것 보다야, 지금은 내일 있을 던전 공략에 집중하는 편이 좋겠죠.”

“그러니 더더욱 오늘 안에 해결해야죠! 그 고민 때문에 내일 공략에서 실수라도 하면 큰일이잖아요. 안 그래요?”

“그럴 일은 절대…….”

없다. 라고 단언하려던 안수호의 말이 뚝 멈췄다.

“절대 없다, 라고는 단언 못 하시겠죠? 거봐요. 별 거 아니라고 하시더니 별 거 맞구만 뭘. 그냥 편하게 말씀해보시라니까요? 원래 고민이란 건 단순히 누군가랑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해결될 수도 있는­”

“잠깐. 잠깐만요.”

설아현의 말을 멈춘 그가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 화면 상단에는 알람 하나가 반짝이고 있었다.

전화? 아니다. 문자나 메신저 따위도 아니었다. 그가 깔아둔 어느 어플리케이션의 알람이었다.

===

[ 팔로우 중인 채널에서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채널명 : 노블스카이. ]

===

“수호 씨……?”

안수호의 표정이 흠칫 굳었다. 눈앞의 알람을 읽으면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강하늘이, 오늘 아침에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시작했다고?

“수호 씨? 괜찮으세요?”

“잠깐, 만요.”

그의 본능이 경종을 울렸다. 필시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리라. 떨리는 손으로 그가 알람을 클릭했다.

그러자.

­……아무트은. 이거 제 친구 이야긴데 진짜 진짜 나빴죠 여러부운? 이게, 이게 말이나 댑니까아? 어떠케, 어떠케 고백박은 사람 아페서 바로 양다리를 걸친다구우……. 진짜 시발…….

어두운 방 안. 얼굴이 발그레 상기된 강하늘이 헝클어진 복장으로 위태롭게 방송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바탕 울기라도 했는지 눈가는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으며 책상 위에는 맥주캔이며 보드카 병이며 온갖 술들이 중구난방 올려져 있었다. 등 뒤에 보이는 방 안 풍경도 난장판이긴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강하늘은 아바타 능력조차 발동하지 않은 채였다. 애초에 초능력을 발동했다면 그 순간 취기가 사라져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TLS123 : 친구얘기특)본인임ㅋㅋㅋㅋㅋㅋ 사파제일인 : 여캠방이 술꼴아서 청자들한테 연애상담 레전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닌자☆몰살 : 사흘 만에 방송 켜서 와봤더니 방송 꼬라지 왜 이럼; 위대한영웅스파이더맨 : 노블스카이님 방송 끄세여 님 지금 방송할 상태 아님 ㄹㅇ루 MERRY_FXXKMAS : 캔 좀 치워라 캠 가리잖아 SHOONY987 : 그래서 그 남자 누군데? 그래서 그 남자 누군데? 그래서 그 남자 누군데? 그래서 그 남자 누군데? 그래서 그 남자 누군데? 그래서 그 남자 누군데? 그래서 그 남자 누군데? 마법공학트롤러 : 불금에 방구석에서 배 벅벅 긁으면서 방송보는 청자들한테 남친 하소연은 시발 좀 선 씨게 넘었는데??????? 수상할정도로돈이많은 : 흠... 좀 보기 그렇네요;; 퍼­리 : 근데 얘 왜 머리 검정색임?===

화면 옆에선 시청자들의 채팅이 휘리리릭 올라가고 있었다. 대부분 놀란 반응. 이따금 올라오는 비난을 보니 방송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던 건지는 안 봐도 뻔했다.

­뭐야아. 내가, 내가 어떤 심정으로 방송 켰는데에에. 위로는 못 해줄망정 욕이나 하구우……. 근데 괜찮아. 어차피 다 가짜니까……. 아, 님들 그거 알아요? 사실 시청자님들 다 가짜인 거? 다 가짜고 나만 진짠데. 근데 왜. 왜 오빠는. 흑! 끄흡! 끄히흐에에엥…….

“이게 무슨…….”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못하며 횡설수설하는 강하늘을 보며 안수호가 진땀을 흘렸다. 도대체 왜 상황이 이렇게 된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반면 시청자들은 강하늘의 색다른 모습에 박장대소하며 뒤집어지는 중이었다.

­흐끅! 그, 그래도 다 가짜면 차라리 얼굴 안 보이는 시청자님들이 낫네요오. 답답해서 털어놓고 싶은데, 어차피 가짜라서 털어놔도 소용없으니까. 근데 니네는 얼굴 안 보이니까 그냥 혼잣말한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네. 흐윽.

화면 속 강하늘이 병나발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40도짜리 보드카를 맹물처럼 마시는 모습에 안수호가 경악했다.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저러다 괜히 이상한 말이라도 했다간…….’

안수호는 방송 화면을 그대로 띄워놓은 채 강하늘에게 전화했다. 품고 있던 고민 따위 알 바 아니었다. 일단 이 위태로운 방송부터 멈춰야 했다.

­뚜르르르르르.

­어? 전화왔…….

방송 화면 속 강하늘이 제 스마트폰을 내려다보았다. 일순 그녀의 얼굴에 갈등하는 기색이 스치더니 이내 스마트폰을 침대 위로 휙 던져버렸다.

­으흐. 네? 왜 안 받냐구요? 그야, 그야 받기 싫으니까 안 받죠오. 왜냐면. 목소리들으면 힘들어질 거 같거드은. 네. 제 친구가요. 제가 아니라아. 네? 아니, 친구라니까요오? 친구, 친구 있어요. 네. 하늘이라구. 제 친구…….

“수호 씨? 왜 그러세요? 그 소리는 또 뭐고요? 혹시 뭐 방송 같은 거라도 보고 계신­”

“아무래도 지금 당장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안수호가 짐을 챙겨 자리를 나섰다. 그나마 다행히 그가 지금 있는 곳은 흑룡회 본사가 아닌 춘천에 있는 지부라는 점이었다. 도로를 따라 최대한 밟으면 한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

“수호 씨? 무슨 일이에요? 아니, 그보다 이 시간에 어딜 가신다는 거예요? 내일 공략 때문에 오늘 여기서 묵고 가시기로 했잖아요?!”

“공략 전까진 돌아오겠습니다!”

"네, 네?! 저기, 수호 씨?!"

그 말을 마지막으로 안수호가 회의실을 나섰다. 곧장 지하주차장으로 향한 그가 급하게 차에 타 시동을 걸었다.

­부아아아아아앙!

이내 그가 있는 힘껏 엑셀을 밟았다. 그가 탄 중형 세단이 거칠게 도로 위를 질주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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