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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경비원으로 빙의당했다-96화 (97/266)

〈 96화 〉 095. 동시사건(10)

* * *

난장판이 된 자취방 한복판.

탈리스만의 빛이 푸르게 휘몰아치는 안수호의 오른손 아래에, 변신이 풀린 스테파니가 붙잡혀 있었다.

스테파니는 B급 초인. 그 신체 능력은 안수호보다 뛰어났다.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안수호의 제압을 뿌리치는 것쯤이야 어렵지 않겠지.

그러나.

“움직이면 죽는다.”

안수호의 살벌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때린다. 그와 동시에 스테파니의 목덜미를 짓누른 오른손에서 시커먼 연기가 나풀나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움직이면 죽는다.

그 말에는 한 치의 가감도 없었다. 안수호는 스테파니가 조금이라도 반항하려는 기색이 보이는 순간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죽일 생각이었다. 설령 죽이진 않더라도, 적어도 죽일 기세로 연기를 쏘아낼 작정이었다.

“…….”

그리고 스테파니 또한 안수호의 그 의지를 명확하게 인지했다.

“다시 한 번 묻는다.”

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가.

“하늘이 어디 있어.”

그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여섯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안쑤호 고객님! 강하늘에 대한 조사가 마침내 끝난 것입니닷!”

그린하우스 부지 내. 추리소설연구회 동아리실.

언제나처럼 동아리원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적막한 부실 한복판에서 일리아나 파우스트가 기운찬 목소리로 외쳤다.

“꽤 오래 걸렸군요.”

“오래 걸릴만한 이유가 있었씁니닷! 강하늘 학쌩! 쏘 미스테리어스! 아주 쑤상한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닷!”

“수상한 정황……?”

설마 여명단과 관련된 일인가?

안수호가 그렇게 생각했으나 그 실상은 조금 달랐다.

“출생기록이 없다……?”

“No No! 정확히는, 출쌩기록이 나중에 만들어졌다 입니닷! 흔적을 토대로 유추해볼 때, 강하늘 학쌩의 출생씬고는 그녀가 4살일 때 이루어졌씁니닷! 그것도 아주 수쌍한 형태로!”

“수상한 형태라는 게 뭡니까?”

“쓉게 말해 불법적으로 기록이 덧칠? 덧그려? 덧붙여졌다? 라는 겁니닷!”

대한민국은 출생 신고와 주민등록제도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때문에 이 나라에서 출생 신고가 늦게, 그것도 네 살이나 된 아이가 뒤늦게 등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심지어 강하늘의 경우는 신고를 늦게 한 것조차 아니었다. 그녀가 네 살이 되었을 때, 마치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주민등록을 해둔 것처럼 기록을 조작한 것이니.

“……확실히 수상하긴 하군요.”

“Yes! 그렇지만 그 외엔 아주 평범! 그 자체입니닷! 아버지는 대학 교쑤! 어머니는 고등학교 과학 교싸! 지극히 평범한 인텔리 교육계 집안인 겁니닷!”

평범한 가족. 강하늘의 출생과 관련된 일을 제외하면, 지극히 평범하고 어디에나 있을법한 가족이라고.

일리아나의 말에 안수호는 고민에 잠겼다. 강하늘의 불분명한 출생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여명단……과 관련이 있는 건가?’

가령 지예원처럼 여명단에서 키워지다 중간에 평범한 집안에 입양 보내진 것이라든가.

다만 그럴 가능성은 낮을 거라 생각됐다. 만약 그런 정황이 있었다면 일리아나가 조사 과정에서 알아차렸을 테니까.

“……출생 기록이 조작된 거라면 강하늘이 지금 부모님의 진짜 딸이 아닐 가능성도 있겠군요.”

“Yes! 저도 그렇게 쌩각해서 더 조싸해봤지만, 이쌍한 점 찾을 수 없었씁니닷! 어머니의 병원 입원기록, 출쌩 씬고 기록, 보험 등록, 육아 휴직 기록 등등! 모든 기록이 아주 제대로 갖춰져 있씁니닷! 기록만 보면 강하늘은 그들의 친딸이 맞씁니닷!”

“그렇지만 그 모든 기록에 조작된 흔적이 있었고요.”

“정확합니닷! 완벽하게 갖춰진 기록들! 그렇지만 전부 조작된 흔적! 매우매우 쑤상한 것입니닷!”

“그 외에는 특이할만한 점은 없었습니까?”

“딱히? 아, 강하늘 인터넷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인터넷 방쏭 하고 있씁니닷! 스트리머 네임 NovelSky007! 요 근래 이틀? 정도 갑자기 쉬고 있긴 합니다만!”

“그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

방송에 직접 난입도 한 와중에 모를 수가 없었다. 안수호로서는 강하늘의 방송 사실보다, 정말 그 외에 수상한 정황이 없는지가 궁금했다.

“푸힛.”

그러나 정작 일리아나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는 듯 했다.

“왜 그러죠?”

“Oh. 아무 것도 아닙니닷! 그냥, 조금 웃겨서? 그렇씁니닷!”

“웃기다……?”

“강하늘의 스트리머 네임 말입니닷!”

“그 노블스카이……말입니까?”

“Holy……. 한국 싸람들 영어 씰력 수준 매우매우 씸각합니다……. 설마 안쑤호 고객님까지 그럴 줄은…….”

“예?”

그게 무슨 소리냐고. 안수호가 그렇게 반문하자 일리아나가 스마트폰에 영어사전을 띄우며 말했다.

“안쑤호 고객님도, 그리고 강하늘도 그 스트리머 네임 읽을 때 ‘노블스카이’라고 읽씁니닷! 정말 이상합니닷!”

“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

“철자를 제대로 보십쇼! Noble아니라 Novel입니닷! 전자는 귀족의, 고결한! 이라는 뜻이고, 후자는 추리쏘설할 때 바로 그 쏘설입니닷! 영국에선 다섯 쌀짜리 꼬마도 착각하지 않는 것입니닷!”

“아하…….”

뭐가 문제였나 했더니 발음 문제인가.

안수호는 일리아나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야, 영국인인 그녀에게 한국인들의 영어 발음이 웃기게 들릴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러나.

“…………어?”

그 순간.

안수호의 뇌리에 번뜩이는 불길이 스치고 지나갔다.

“일리아나. 방금 뭐라고 했죠?”

“What? 뭐가 말입니깟?”

“강하늘의 닉네임 말입니다. 분명 노블스카이가 아니라…….”

“No. Novel! Noble이 아니라 Novel이라 써있습니닷! 한국씩으로 발음하면, 노­벨입니닷!”

Noble이 아니라, Novel.

노블이 아니라, 노벨.

노벨.

소설.

노벨스카이.

소설. 하늘.

소설의 하늘.

소설의 강하늘.

소설 속의……강하늘.

“…………설마.”

진정하자.

그럴 리가 없다.

우연의 일치다.

논리의 비약이다.

지나치게 예민하게 생각한 거다.

안수호는 수도 없이 스스로 냉정하게 생각하라 되뇌었으나, 그럴 때마다 그의 뇌리에 자리한 의심은 점차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했다.

만약. 강하늘이 자신과 같은 빙의자라면?

그 의심의 씨앗이 이윽고 싹을 틔워 수많은 가지를 뻗쳐나가기 시작했다.

강하늘이 원작과 성격이 180도 달라졌다. 그러나 그녀가 빙의자라면? 안수호처럼 강하늘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을 뿐인 타인이라면? 그야 성격이 달라지는 게 당연할 터.

요즈음 벌어진 여러 사건들도 마찬가지다. 강하늘을 중심으로 한, 그녀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 납치 미수. 이중던전. 그리고 이번 납치 사건까지. 그 모든 사건은 원작에 등장조차 하지 않았던 사건들이다. 그러나 그녀가 빙의자라면, 이 세상을 만든 쾌락천마가 빙의자를 괴롭히기 위해 그러한 사건을 안배했다면?

‘충분히 말이 되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류태현 건도…….’

강하늘이 어째서 류태현과 탈리스만에 대해 알고 있는가.

당초 안수호는 그것이 강하늘이 여명단과 관련된 자이기 때문일 거라고 지레짐작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만약 강하늘이 빙의자라면.

주인공과 그 주인공의 능력의 기원에 대해서 모르는 게 이상할 테니까.

“………………하.”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

있는 건 오직 정황 증거뿐.

그러나 안수호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진실임을 직감했다.

‘그러고 보니…….’

강하늘과 안수호의 삶이 처음으로 교차했을 때.

강하늘에 대한 퀘스트가 처음 떠올랐을 때, 분명 시스템 메시지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강하늘과의 관계는 당신의 미래에 반드시 도움이 될 거라고.

안수호는 그것이 그저 강하늘이 중요 인물로 격상되었구나, 정도의 의미일 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은 아니었다. 그 짧은 메시지에 담긴 의미는 그보다 훨씬 중요했다.

강하늘은 당신과 같은 빙의자다.

고로 그녀와의 관계를 소중히 해라.

그날 떠올랐던 시스템 메시지는 안수호를 돕기 위해 반역의 천사, 라미엘이 몰래 짜넣은 메시지였다. 물론 안수호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알지 못했으나, 마침내 그 저의를 유추해내는 데에 성공하였다.

“……일리아나. 조사 결과는 정리해서 제 메일로 보내주세요.”

“벌써 가씹니까?”

“예. 가야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일이 생겨서요.”

그 순간.

당장 내일모레로 다가온 기사의 무덤 공략도, 시스템이 제시한 퀘스트도, 그 무엇도 안수호에겐 더 이상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일 말입니깟?”

“예. 누굴 좀 만나보려고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뇌리에 떠오른 단 하나의 의심을 확인하는 것.

그 어떤 것보다도 지금의 안수호에겐 그것이 가장 중요했고, 시급한 문제였다.

동아리실을 나선 그가 곧바로 강하늘에게 전화했다. 지금이 몇 시인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뚜르르르르. 뚝.

­……여보세요?

“하늘아.”

­수호 오빠? 지금 실습 중이라 나중에 다시­

“오늘 밤에.”

묘하게 가라앉은 강하늘의 말을 끊으며 안수호가 다급하게 말했다.

“오늘 밤에 만날 수 있어? 급한 일이야.”

­오늘 밤에요? 도대체 무슨 일이시길래…….

“전화로 할 이야기는 아니야. 정말. 정말 중요한 일이니까.”

­…….

그 말을 들은 강하늘……로 변장한 스테파니는 고민에 빠졌다.

전화기 너머의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이미 강하늘의 주변 관계는 충분히 조사했으니까.

안수호. 진수성찬이 일으킨 납치 사건 때는 물론이고 저번 이중던전 사태에서도 강하늘을 구해준 경비대 특수대책과 소속 경비대원.

거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은인 관계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강하늘과 안수호의 사이는 그리 딱딱한 관계가 아니었다. 지난 조사를 통해 스테파니는 강하늘과 안수호의 관계를 거의 연애에 준하는 관계라고 결론 내렸다.

‘되도록이면 주변 지인과 사적인 만남은 삼가해야 하지만…….’

이 경우에는 만나려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질 지도 모른다.

“……좋아요. 오늘 밤에 만나요. 수호 오빠.”

결과 스테파니는 안수호의 청을 수락했다. 오늘 밤. 안수호의 자취방으로 찾아가겠노라고. 전화를 마친 스테파니는 다시 실습에 집중했다.

‘그런데, 급한 일이라니 도대체 뭐지?’

설마 오늘 밤 강하늘에게 고백이라도 하려는 건가.

그런 실없는 생각에 스테파니의 입가에 옅은 웃음이 그려졌다.

진짜 강하늘은 진즉에 납치된 줄도 모르고, 애먼 자신한테 사귀자고 고백한다면 그것도 꽤나 웃긴 모습일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자 그녀의 입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그래. 어차피 강하늘로 최소한 일주일은 살아야 하는데, 그 사이에 가지고 놀 장난감 하나 정도 있어도 나쁘진 않겠지.’

스테파니는 안수호의 부름에도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연기력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절대로 들키지 않을 거라고. 지금껏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연기해온 그녀에게 있어서, 타인을 가장하고 남을 속이는 것은 숨 쉬는 것처럼 쉽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스테파니는 그날 밤 안수호의 집으로 찾아갔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강하늘이 어디 있는지 말하라고?”

그러나 현재.

스테파니는 고작 몇 시간 전 자신이 내린 안일한 판단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알아차린 거지?’

그렇게 생각한 스테파니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선 고민해봤자 소용없었다. 중요한 건 작금의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느냐였다.

스테파니는 자신의 목을 짓누른 채 위에 올라타 있는 안수호를 올려다보았다.

그 두 눈은 뜨거운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그 형형한 눈빛 앞에서는 수많은 ‘업무’ 경험으로 단련된 스테파니조차 마른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스테파니는 안수호와 같은 눈을 한 자들을 익히 봐왔다.

그들은 모두 소중한 걸 잃은 자들이었다. 혹은 소중한 걸 잃을 위기에 처한 자들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상황에 직면하면 울며불며 애원했다. 제발 한 번만 봐달라고. 뭐든 할 테니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스테파니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발등이라도 핥을 기세로 애걸복걸했다.

그러나 아주 가끔, 소중한 것에 대해 품은 감정을 전부 분노와 살의로 뒤바꿔 불태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눈앞의 안수호처럼.

“내가 그걸 순순히 말해줄 것 같아?”

“……말해.”

“말해주길 원하면 일단 이것부터 놓고 말하지 그래? 너무 세게 눌러서 조금 숨 막히는데.”

“말하라고.”

“강하늘을 무사히 돌려받고 싶다면 얌전히 내가 말하는 대로 하는 게 좋을걸?”

“말해!!”

그리고 스테파니는 그런 사람들을 다루는 법을 알고 있었다.

분노에 사무친 자를 앞에 두었을 때, 결코 그 자의 요구를 곧이곧대로 들어줘선 안 된다. 그 요구를 거절하고, 대화를 배배 꼬고, 안 그래도 불안한 멘탈을 뒤흔들어 끓어오르는 분노를 식히는 게 먼저였다. 제아무리 분노에 물불 안 가리며 달려들던 미치광이라 해도 차츰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하면 걱정과 우려가 앞서기 마련이니까.

‘지금은 당장 죽이니 뭐니 하고 있지만, 어차피 이 자는 날 죽이지 못해. 강하늘의 위치를 알아내려면 내 협력이 필요하니까.’

상황은 스테파니가 안수호에게 제압 당한 형국이었지만 주도권은 여전히 스테파니가 쥐고 있었다. 그렇기에 스테파니는 마운트 포지션을 당한 채로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

다음 순간. 스테파니는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안수호가 자신을 보고 있지 않다.

그 시선의 방향이 자신에게 향하긴 했다. 그러나 묘하게 초점이 어긋난 것이, 꼭 그녀가 아닌 그녀 앞의 허공을 바라보는 듯한 모습.

“……야.”

그 시선에 의아함을 느낀 순간, 안수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됐다. 그냥 말하지 마.”

“……뭐?”

“하늘이가 어디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방금 막 알아냈거든.”

“잠깐, 그게 무슨­”

­꾸욱.

목덜미를 틀어쥔 손을 풀어 안수호가 스테파니의 얼굴을 감쌌다. 그 엄지손가락이 지긋이 그녀의 눈꺼풀을 짓눌렀다.

“야. 잠깐.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어?”

­휘오오오오.

그 엄지손가락에서 새카만 연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탈리스만에 박힌 보석이 푸른빛을 맹렬하게 뿜어냈다.

“잠깐 기다려! 가, 강하늘이 어디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내가 죽으면 저, 절대로 못 알아낼 걸?! 그러니까­”

“이미 알아냈다니까 그러네. 의정부시 호원동에 있는 섬유공장 창고. 거기 있지?”

“그, 그걸 어떻게?!”

그 말에 안수호가 다시금 허공으로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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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트라 퀘스트 발생 ]

[ 괴한들에게 납치된 강하늘을 구하세요. ]

[ 강하늘의 위치 정보를 시야에 표시합니다.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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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구석에 떠오른 홀로그램 지도를 지긋이 바라보던 그가 이내 스테파니에게 말했다.

“넌 몰라도 돼.”

­투쾅!

다음 순간, 안수호의 손에서 시커먼 연기가 폭발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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