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 093. 동시사건(8)
* * *
날카로운 날붙이가 살을 가른다.
그렇게 인식한 순간 강하늘의 의식은 아득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저항할 새조차 없었다. 덜컥, 하고 무릎이 꺾인 그녀의 몸이 또 한 명의 강하늘 쪽으로 쓰러진다.
털썩.
그 쓰러지는 몸을 받아낸 또 다른 강하늘이 가만히 거울을 바라봤다.
부글. 부그르르.
곧 그 얼굴이 끓어오르듯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부정형의 액체로 변해 녹아내렸다.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는 강하늘과 전혀 다르게 생긴, 축 처진 눈매가 돋보이는 퇴폐적인 외모의 여성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스테파니.
스테파니 루이스 로드리게즈.
허성찬, 유진수와 마찬가지로 슬럼 지역에 터를 둔 청부업자이자, 이번에 나주용으로부터 강하늘의 납치를 의뢰받은 자였다.
“…….”
스테파니는 자신에게 몸을 기댄 채 축 늘어져 있는 강하늘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조금 전 자신이 가른 그녀의 목을.
강하늘의 목에선 피가 흐르지 않았다. 분명히 날붙이가 파고들었음에도 그 상처는 어느새 앙 다문 입술처럼 봉합된 상태였는데, 상처 부위를 자세히 보면 투명한 의료용 접착제가 살짝 새어나와 있었다.
그 기이한 광경의 비밀은 스테파니가 휘두른 나이프에 있었다.
그녀가 휘두른 특수한 나이프에는 두 개의 버튼이 달려있는데, 각각 초인 전용으로 사용하는 고농축 마취제와 의료용 접착제를 분사하는 버튼이었다. 그 특수한 나이프를 이용해서 스테파니는 강하늘의 목을 벰과 동시에 그녀의 혈관에 마취제를 주입함과 동시에 의료용 접착제를 살포하여 상처를 임시로 봉합했다. 그 모든 과정은 나이프가 강하늘의 살갗에 닿았던 0.1초도 안 되는 찰나의 시간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졌다.
실로 불가능에 가까운 신기.
그러나 스테파니에게 있어선 수도 없이 연습했던 기술이자 성공하는 게 당연한 기본이었다. 그런 불가능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수 있기에, 비로소 그녀는 프로 청부업자로 통할 수 있었다.
스테파니는 강하늘의 몸을 안아든 채 그대로 좌변기 칸으로 들어갔다. 직후 잠든 강하늘을 변기에 앉힌 그녀가 품에서 기다란 안테나가 달린 전파탐지기를 꺼내 강하늘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쭈욱 훑었다. 혹시 모를 도청기나 발신기를 찾기 위해서.
띠. 띠. 띠. 띠.
직후 울린 경보음에 스테파니는 강하늘이 신고 있던 운동화를 벗겼다. 그 밑창에는 약간 찢어졌다 봉합된 흔적이 있었는데, 나이프로 그 부분을 가르자 자그마한 칩 하나가 나왔다. 스테파니는 그것이 위치 추적용 발신기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신발 말고는 반응이 없어. 그럼 몸에 심어둔 건 신발에 박아둔 발신기 하나가 끝인가.’
그 말처럼 민채령이 강하늘의 몸에 달아둔 건 신발의 위치 추적기가 전부였다. 그 사실을 파악한 스테파니는 곧바로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스르륵.
옷이 끌리는 소리가 좌변기 칸 안에 작게 울려 퍼졌다. 스테파니는 자신의 옷을 전부 벗고 강하늘의 옷 또한 벗겼다. 그리고 강하늘의 옷을 자신이 입은 뒤 다시 한 번 초능력을 발동했다.
부글.
스테파니의 전신이 슬라임처럼 흐물거리더니 이내 강하늘의 모습을 취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목구비나 체격이 미묘하게 달랐다.
“…….”
그러나 눈대중으로 변장했던 전과 달리, 지금의 스테파니의 눈앞엔 변장에 참고할 훌륭한 교보재가 있었다. 스테파니는 강하늘의 얼굴을 포함한 신체 구석구석을 살폈고, 점차 그녀의 외양은 더욱 강하늘의 모습에 가깝게 변해갔다.
그리하여 충분한 참고 끝에 스테파니는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강하늘의 외형을 모방할 수 있었다. 설령 부모가 온다 해도 그녀의 변신을 눈치 채지는 못하리라.
똑똑. 똑. 똑똑.
그 순간 문 너머에서 들려온 노크 소리.
스테파니가 고개를 돌렸다. 똑같이 생긴 여성 둘이 좌변기 칸에 들어와 있는 상황. 심지어 그중 한 명은 기절한 상태. 만약 이 광경을 들켰다간 적잖은 혼란이 일어날 터.
그러나 스테파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열었다.
“…….”
문 너머에 있던 이는 청소부 복장을 한 여성이었다. 물론 진짜 청소부는 아니었다. 여성의 정체는 스테파니의 파트너인 ‘K'였다.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스테파니는 여성의 본명을 알지 못했다. 이 업계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직원용 모자를 푹 눌러쓴 K가 무어라 손짓하자 스테파니가 말했다.
“말로 해도 돼. 이 근처에 도청장치는 없어.”
“……그 외에는?”
“GPS 기능만 달린 발신기가 하나. 신발 안에 박혀있길래 확인만 하고 원위치 시켜놨어. 입구는 잘 막아놨지?”
“청소 중 표지판만 세워둔 채야. 누가 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 그러니 일단 저것부터 처리하지.”
K의 말에 스테파니가 알몸인 강하늘을 좌변기 칸에서 끌어냈다. 그리고 자신의 옷가지와 함께 K가 가져온 커다란 청소용 카트 안에 강하늘의 몸을 담았다.
“감시자는?”
“특별히 눈에 띄는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화장실 입구를 주시하는 사람은 없었어. 그 민채령이라는 자도 아카데미 안에서 대놓고 감시를 붙일 순 없을 테니까.”
“그럼 감시 수단은 기껏해야 CCTV 정도라는 건가? 좋네. 그 정도면 들킬 걱정은 없겠어.”
“의뢰인은 최소 일주일은 납치 사실이 들키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가능하겠나?”
“알면서 묻기는. 다른 사람 흉내내는 건 내 특기야. 일주일이 아니라 한달이라도 들키지 않을 자신 있어.”
강하늘로 변신한 스테파니가 거울을 보며 이런저런 표정을 지어봤다. 꼭 자기 얼굴을 시험하는 것처럼.
“……이렇게 간단한 일을 실패하다니. 진수 성찬 걔네들도 이젠 퇴물 다 됐네.”
스테파니가 동종업계의 두 사람을 떠올리며 비웃듯 말했다.
“그쪽은 우리랑 달리 전투 전문이잖아. 애초에 의뢰인이 찾아가길 잘못 찾아간 거지.”
“흥. 전문 분야든 아니든 의뢰를 받았으면 성공하는 게 이쪽 업계 기본 아닌가? 심지어 능력이 안 돼서 실패한 주제에 건방지게 만회니 뭐니 하면서 의뢰인 주변이나 알짱거리기나 하고. 그러니 그 꼴이 나지.”
“그 꼴?”
“어라? 넌 아직 못 들었나 보네?”
스테파니의 얼굴에 비릿한 조소가 떠올랐다. 강하늘이라면 결코 짓지 않을, 악의로 가득찬 웃음.
“의뢰인이 그러더라. 허성찬 그놈이 하도 자기네 직장 앞에서 설쳐대서, 입막음도 할겸 죽여버리기로 했다고.”
허구언날 제 분수도 모르고 나대더니 꼴 좋다며, 언젠가 그렇게 될 줄 알았다며 스테파니가 낄낄 웃었다.
그런 자신의 파트너를 K는 말없이 지켜볼 뿐이었다.
***
지예원은 김선우 주임과 허성찬의 관계에 대해 민채령에게 보고했다. 아직까진 추측에 불과한 영역이었으나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으니까.
그 보고를 듣고 민채령은 강하늘을 더욱 예의주시했다. 그러나 이미 한 발 늦은 뒤였다. 강하늘은 이미 납치되었고, 민채령이 강하늘인줄 알고 감시하던 이는 강하늘이 아닌 그녀로 변신한 스테파니였으니.
그러나 민채령도 지예원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K와 스테파니의 일처리가 워낙 주도면밀하기도 했고, 애초에 변신능력자 자체가 드물다보니 설마 강하늘이 가짜로 바뀌었으리란 가능성을 떠올리지 못했다.
그렇게 강하늘의 납치로부터 이틀이 지났다.
그동안 지예원은 연구소의 보안 구역에 침입할 방법을 찾는 한편, 허성찬의 스마트폰에 심어둔 IC 칩을 통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러나 허성찬은 그날 이후 줄곧 의정부 슬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놈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지예원의 말에 수화기 너머의 민채령이 되물었다.
이동 방향은?
“북쪽. 아마 어제 김선우와 정했던 접선지로 향하는 모양이야. 조금 전에 김선우도 연구소를 나섰어.”
구체적인 의뢰는 구두로 한다는 건가? 신중하다면 신중하고 무모하다면 무모하네. 보통은 청부업자하고 대면하려 하지 않거든. 돈만 쥐어주면 사람도 죽이는 범죄자를 직접 만나기가 겁날 테니까.
“자신 있나 보지.”
뭐 그런가 보지. 아무튼. 김선우한테 따라붙을 수 있겠니?
“이미 미행 중이야.”
그렇게 대답하며 지예원은 연구소 주차장 입구를 주시했다. 잠시 후, 김선우가 타고 있는 검은색 승용차가 도로로 나왔다.
부르릉.
그에 맞춰 지예원도 타고 있던 바이크에 시동을 걸었다. 김선우의 차가 출발하고 지예원 또한 그 뒤를 따랐다.
쌀쌀한 밤바람에 지예원의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나부꼈다.
김선우가 향한 곳은 양주시에 있는 어느 허름한 성당 폐허였다. 산 중턱에 위치한 성당으로 가는 외길로 김선우의 차가 들어서는 걸 본 지예원이 바이크를 멈춰 세웠다.
‘허성찬은 이미 성당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네.’
그의 스마트폰에 심어둔 발신기를 통해 위치를 파악한 지예원이 바이크를 근처에 세워둔 채 산길을 올랐다.
지예원이 김선우를 미행해 이곳에 온 목적은 두말할 것도 없이 김선우와 허성찬 사이에 오가는 이야기를 엿듣기 위해서였다. 허성찬의 스마트폰에 도청 기능이 탑재된 IC 칩을 심어두긴 했으나, 그건 통화를 도청하는 용도라 주변의 소리까지 들어낼 수는 없었다.
‘딱 봐도 위험한 냄새가 풀풀 풍기는데…….’
그녀의 뇌리에 안수호가 했던 말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 어느 때라도 그녀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라던 안수호의 말.
지예원은 그 당부를 지킬 생각이었으나, 가능하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고도 생각했다. 다른 일이라면 몰라도 강하늘이 연루된 일인데 모른 척 내뺄 수는 없었으니까.
강하늘이 잘못되는 걸 원치 않아서? 분명 그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녀를 움직이게 한 원인은 바로 안수호를 생각하는 마음이었다. 만약 강하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안수호가 괴로워할 게 뻔했으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의 능력이 닿는 선에서 이번 임무에 최대한 성실히 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어?”
다음 순간, 성당 주변에서 느껴지는 수상쩍은 낌새에 지예원은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
같은 시각. 성당 폐허 내부.
반쯤 무너진 입구로 들어선 김선우는 이미 성당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두 청부업자를 발견했다.
허성찬. 그리고 유진수.
일찍이 그가 강하늘의 납치를 의뢰했으나 실패했던 이들.
그런 그들에게 김선우는 얼마 전 모종의 이유로 다시 연락을 취했다. 그 결과 세 사람은 이렇게 아무도 오지 않는 허름한 성당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설마 다시 만나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게 말한 것은 유진수였다. 그의 말에 허성찬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의뢰인께선 저희에게 새로 맡길 의뢰가 있다고 하셨습니다만, 아마 그건 전에 저희가 완수하지 못했던 그 의뢰와 관련된 일일 거라 생각합니다. 제 말이 맞습니까?”
“……그렇다 할 수 있지.”
부자연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대답한 김선우가 두 사람의 얼굴을 훑어보았다.
“……보아하니 전에 만났던 두 사람이 맞는 것 같군.”
“접선지에 다른 사람이 올 거라 생각하셨습니까? 다른 청부업자들 중엔 그런 식으로 일을 수주하는 자들도 있긴 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않는다는 걸 알고 계셨을 텐데요.”
“그거야 그렇지. 그렇지만 확실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었거든.”
그렇게 말한 김선우가 슬쩍 자신이 들어온 문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서 부자연스러운 낌새를 느낀 유진수가 슬쩍 물었다.
“확인할 필요……말입니까?”
“그래. 비싼 돈을 들였는데 사람을 잘못 봤다간 괜히 돈만 날리는 꼴이니까.”
의미가 통하면서도 통하지 않는 것 같은 의미심장한 말.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에 유진수가 자세를 낮춘 순간, 줄곧 잠자코 있던 허성찬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진수.”
교단에 걸터앉아있던 허성찬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겉에 걸치고 있던 외투를 벗어 던지자, 민소매 아래로 드러난 팔근육에 굵은 핏줄이 돋아났다.
“아무래도 우리 제대로 속은 것 같은데?”
“성찬, 그게 무슨”
“어이, 연구원 형씨! 기왕 청소부를 고용할 거면 좀 실력 있는 놈들로 고용하지 그랬어! 자기네들이 뿜어내는 살기도 제대로 못 감추잖아! 좀 전부터 목덜미가 찌릿찌릿 땡긴다고!”
“호오.”
그 말에 김선우가 흥미롭다는 듯 탄성을 흘렸다.
“살기 같은 불명확한 개념을 믿진 않지만 감각이 상당히 뛰어나긴 한가 보군. 용케도 알아차렸어.”
와장창!
김선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사방의 창문을 깨며 건장한 사내들이 우후죽순 성당 안으로 들이닥쳤다. 허성찬과 유진수를 처리하기 위해 김선우가 고용한 청소부들이었다.
“거 너무하네 진짜! 고작 의뢰 한 번 실패했다고 사람을 죽여? 왜, 우리가 니네가 한 의뢰 내용을 막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니고 그럴 줄 알았나?!”
“설마 그럴 리가 있겠나. 의정부 청부업자들 입 무거운 거야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그걸 아는 사람이 왜 굳이 청소부까지 고용해서 우릴 죽이려 드는 겁니까?”
“그걸 몰라서 묻나?”
유진수의 질문에 김선우가 허성찬을 가리켰다.
“그쪽 파트너가 계속 연구소 주변을 알짱거리면서 귀찮게 굴었잖나. 그러다가 괜히 경찰에 꼬리라도 잡히면 일이 귀찮아지거든.”
“……성찬.”
“사, 사과하고 싶어서 좀 만나겠다는데 안 만나준 건 너잖아! 난 잘못 없어!”
허성찬이 분하다는 듯 씩씩대고 유진수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쳇. 겨우 그런 쪼잔한 이유로 우릴 죽이려 들지 않나. 내가 실패한 의뢰를 스테파니 그 창녀한테 부탁하질 않나. 하나같이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구만!”
“그 여자랑 네가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다만, 너와 달리 그 여자는 참 유능하더군. 너희들이 꼴사납게 실패한 강하늘 납치를 그 여잔 이미 이틀 전에 성공했으니까.”
“나한테 다시 부탁했어도 성공했을 거거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말이지.”
“저 개자식이!”
“성찬. 흥분하지 마세요. 일부러 도발하는 겁니다.”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기세인 허성찬을 진정시키며 유진수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청소부의 숫자는 총 열둘.
유진수에겐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역량을 파악하는 기술 따위 없었다. 그러나 척 봐도 자세가 제대로 잡혀있는 것이, 적어도 동네 양아치 수준의 어중이떠중이들은 아닌 것 같았다.
긴장한 유진수의 이마를 타고 한줄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봐. 연구원 형씨.”
반면 허성찬은 긴장한 기색 따위 전혀 없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그의 두 눈은 오로지 정면,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김선우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거기서 가만히 기다려. 이 새끼들 싹 다 족치고 댁도 족쳐줄 테니까!”
“내가 미쳤다고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겠나? 위험하게시리.”
그렇게 말한 김선우가 몸을 뱅글 돌렸다. 허름한 성당 문을 연 그가 두 사람을 돌아보며 비웃듯 덧붙였다.
“밖에서 담배나 한 대 태우고 있을 테니 어디 잘들 싸워보라고.”
그 말을 마지막으로 김선우가 성당을 나섰다. 동시에 열두 개의 그림자가 허성찬과 유진수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인적 없는 산 중턱에서 새된 굉음이 울려퍼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