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 VIP 전용 스페셜 코스 1
* * *
“클로에? 무슨 일이야.”
아침부터 한바탕 난리가 나서 육체도 피곤하지만, 정신도 더 피곤하다. 솔직히 이제는 그냥 뻗고 자고 싶다.
“세상에, 얼굴이 반쪽이 됐네요.”
평소 엉클어진 머리카락이나 복장에 대해서 똑바로 정리해주던 클로에도 이번만큼은 넘어갔다. 내 얼굴을 보더니 불쌍한 개를 보는 듯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아니, 이것도 기분 나쁜데?
“아침부터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그래. 알아주니 기쁘구나. 그럼 이제 좀 자도 될까? 솔직히 기절할 것 같거든?”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내 말을 씹고 휙 하고 또다시 어딘가로 사라지는 클로에를 보고 속에서 무언가가 솟구치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요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래. 생각해보면 너무 열심히 일 한 것 같다. 인제 그만 도망쳐도……, 아니지. 도망친다고 해도 귀족 생활 버릴 수 없지. 어떻게든 잘 놀고먹고 살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푹!
침대에 누워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뭐 있지? 귀족들 배웅? 게네들은 뭐 알아서 갈 거고. 아멜리아 공주를 데리려고 온 바흔 왕국의 사절단을 맞이해야 하나? 이건… 내가 나서야 하긴 하네. 그 전에 전쟁이 끝나면 좋겠지만.
“전쟁, 전쟁이라.”
언제 끝나지? 명분 때문이더라도 완벽한 승리를 위해 공들이는 건 알지만 이제 슬슬 끝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래도 사절단이 오기 전까지는 무리겠지.
“으으으으.”
싫다, 일하기 싫다. 내가 갑자기 왜 이렇게 일해야 하는 거야. 당장 때려치우고 싶다.
역시 부하를 더 늘려야 하겠지. 책임질 놈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보상도 두둑이 줘야 하니까 귀찮지만, 막상 무슨 일이 터지면 내가 직접 나서야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거기에 앞으로
“나 대신 나설 수 있어야 할 최소한 귀족급이 필요하고, 준 귀족급 가신들도 필요하고. 손발로 쓸 기사들도 필요하고, 뒷바라지할 시녀나 하녀들도 필요하고…….”
망할.
필요한 게 너무 많아.
지금 내가 쓸만한 인맥이 뭐가 있지.
프란츠 사람들은 결국 프란츠의 사람.
여태까지 외면하고 있었지만 결국 뮐러를 가야 할 것 같다. 뮐러 사람이야 있겠지만, 내 주위를 굳혀야 할 인원은 내가 데리고 갈 사람인데 그럴 사람…….
“우선 클로에.”
젊은 여기사. 나의 비서로 사장 놀이는 이미 시간도 없어서 거의 하지도 못한 채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도 충분히 일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대할만한 재능도 있다. 지금 당장 아버지 밑에서 일해도 충분할 정도로 일도 잘한다. 최근에 준 땅도 트리스탄 가문에 준 것 같다. 아마 나를 따라서 언제든지 이 땅을 떠날 준비를 하는 거겠지.
거기에 마력도 최근에 꽤 성장한 걸 보면 자신이 쓰는 힘에 대한 이해력도 높아진 것 같고. 미래 유망한 재인으로 앞으로 두고두고 함께할 부하다.
거기다 이쁘지, 전체적으로 몸이 작은 게 흠이지만, 전체적으로 밸런스는 좋은 편이다. 실제로 안고 자면 딱 좋은 체형이라 자주 합방하는 편이고. 그걸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 여기사에 성은을 내리는 게 무슨 흠이라는 거지.
하지만 클로에 혼자서는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기엔 몸이 부족하다.
“지크도 있지만.”
지크는 주로 내정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맡는 일만이 아니라 평소에 하는 일도 많은 편이다. 거기에 최근 붉은 피 박멸 때문에 여러모로 바쁜 편이고.
형님이 내게 붙여준 사람이지만, 본인도 승낙한 상태에 내게 충성하는 태도도 잘 보이는 편이고, 사람도 꽤 유능하다. 앞으로도 쓸만한 인재로 나 대신 뮐러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인재인 건 확실하다.
“그다음은.”
유감스럽게도 딱히 생각난 인재가 없다.
내 밑이나 클로에나 지크 밑에서 일하는 다른 가신들이 있긴 하지만 지금 내가 필요한 건 병사가 아니라 간부라는 것이 문제다. 그런 애들은 뮐러에 가도 있을 거다.
막상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부족한 게 사람이네. 이래서 영지물 같은 거 읽을 때 막 사람들 영입하고 그랬구나. 젠장.
기사급도 쌍둥이만으로 부족하고, 필요한 놈들이 넘친다.
시녀나 하녀도 샬롯이나 네리아만으로 부족하다. 물론 뮐러의 사람을 쓰면 충분하긴 하지만 적어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내 사람이어야지.
“……헉!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다시 일 생각을 하다니.
중증이다, 정말.
똑똑!
“들어와아아아아…….”
침대에 푹 누운 상태에서 일어날 생각도 들지 않았다.
누가 들어왔는지 이제 신경도 쓰지 않는다.
또각, 또각, 또각.
들려오는 발소리에 귀가 쫑긋거렸다.
……한 명이 아닌 것 같은데.
“누구, 으악!”
침대에 누운 몸 위에 누가 덮쳤다. 갑작스러운 중량감에 숨이 턱 막혔다. 설마 붉은 피의 기습! 같은 건 아닌 게 당연하고.
또 뭐야, 아침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누구게요?”
“몰라…….”
고개만 비틀어서 돌려보려고 했지만, 어느새 부드러운 손이 내 눈을 감쌌다. 으음……. 이 향기, 적어도 성의 사람은 아닌데.
몸 위로 올라온 무게를 보면 남자는 아닌 것 같고.
“진짜 누구야……?”
“흐윽. 실망이에요.”
“그럼 저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
“……으응?”
갑자기 중량감이 늘어났다.
확 늘어나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내 옆까지 다가와서 슬쩍 몸을 기댄다.
몸을 기대면서 침대 위로 올라간 내 손등 위로 가슴이 올라왔다. 손등에 올라온 묵직한 가슴의 무게가 뇌리에 스쳤다.
지친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부드러움. 이 중량감. 이 향기. 이 풍만함.
이 감촉의 주인은……!
“사샤?”
“앗! 알아차려 주시다니. 정답입니다!”
“그럼 지금 내 몸 위에 올라온 사람은…….”
“짜잔! 니냐에요!”
눈을 가리던 손바닥이 없어지면서 밝아진 시야 끝에 두 명의 여인이 있었다.
화사한 그레이스 누나의 금발과 달리 더 짙은 색의 금발과 붉은 눈동자. 풍만한 몸매를 자랑하는 두 명의 여성, 니냐와 사샤다.
깜짝 놀랐네. 최근에 이쪽이 일이 많아서 만나는 시간이 없긴 해서 더욱 그런가.
“여기엔 어떻게 왔어?”
일단 안에서 부르지 않은 이상 오기 어려울 텐데.
내 말에 사샤가 부드럽게 웃으며 누워있는 나의 머리카락을 정리하면서 말했다.
“레오님이 힘들어하신다고 해서 위로를 하려고 왔습니다.”
“후후훗. 요즘 너무 일이 많았잖아요? 저희 쪽에 올 시간도 없으실 정도로. 그래서 우리 화원이 자랑하는 VIP 전용 스페셜 코스를 준비했어요~”
싱글거리며 웃는 니냐는 내 볼을 찌른다.
하지만 VIP 전용 스페셜 코스라니. 난 이미 VIP로 몇 번이나 갔지만 그런 거 경험 못 했는데?
“설마 새로운 서비스?”
“레오님만을 위한 전용 스페셜 코스랍니다.”
몸 위로 올라간 니냐가 쭉 몸을 피면서 내 등 위에 누웠다. 묵직한? 적어도 사람이 올라갔으니 적당한 중량감이 움직이면서 부드러운 여성의 신체가 느껴진다.
몸매라면 적어도 근처의 여자들보다 압도적인 스타일을 자랑하는 니냐라 느껴지는 부위가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부드러운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까지.
“잠깐, 베아트리체는?”
“물론 함께 왔죠.”
“지금 어머니께서는 스페셜 코스를 준비 중입니다.”
으응, 준비라니.
그 정도인가? 뭘 준비했는지 두근거리기 시작하네.
조금 활기가 생겼다.
“자, 준비가 끝날 때까지 푹 쉬죠, 레오님.”
“안마해드리겠습니다.”
니냐와 사샤 둘이 침대 위로 올라와 내 몸 주위에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꾸욱, 꾸욱!
가녀린 4개의 손이 내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하반신에서 종아리나 허벅지 그리고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하는 사샤와 상반신에서 목과 어깨, 팔과 등을 주무르는 니냐의 손놀림은 부드럽고 숙련되어 있었다.
“으, 으으. 좋은데?”
“만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오님.”
“좀 더 야한 거 하고 싶기도 한데, 일단 천천히 굳은 몸부터 풀죠. 사샤.”
“응, 니냐.”
“오우, 오우야….”
두 손가락만 절묘하게 딱딱해진 신체의 굳은 곳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능숙한 솜씨에 놀랐다. 평소에도 연습했나? 손바닥과 손 전체를 이용하거나 손가락 하나로 자극할 때도 있어서 절묘한 솜씨에 자극되는 부위가 풍부해서 몸 전체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힘이 부족할 때는 마력을 이용해서 강하게 지압하기도 하는 솜씨는 분명 일류의 마사지사……!
꾹, 꾹!
“평소, 으, 거기, 좋다. 크…. 그래서 평소에도 연습한 거야?”
“그렇죠? 보통은 가게 언니들이나 어머니상대로 연습해요.”
“아예 이쪽으로 루트를 타는 언니들도 많습니다.”
마사지 가게가 있구나. 하긴 생각보다 서비스가 많았던 것 같다.
으으, 중세 놈들. 이런 거 자기들만 느끼고 있었군. ……나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는 상태긴 하지만.
“자, 이제 뒤돌아보세요.”
“으음.”
니냐의 말에 적당히 노곤해진 몸에 힘을 줘서 뒤돌아 누웠다.
“어머나.”
“역시 레오님. 건강하십니다.”
벌떡.
무언가 벌떡 섰다.
당연히 내 물건이다.
그걸 본 두 자매가 서로 눈을 마주쳤다.
“어떡해, 사샤? 이대로 두기엔 레오님이 불쌍하시지 않을까?”
“그렇지 않을까? 조금 몸을 풀어주는 게 좋지 않을까?”
“후후.”
“후훗.”
서로 바라보는 두 눈에 색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자, 서비스 들어갑니다.”
“메인디쉬 전에 입가심 들어갑니다.”
자매의 두 손이 내 바지로 뻗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