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금수저 이야기-57화 (57/143)

〈 57화 〉 [외전] 네리아 ­ 1

* * *

최근 귀족의 자식이 많이 생기는 편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욕이 있든 없든 임신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다.

후계자로 정할 수 있는 자식이 2명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많은 편이며, 가문의 주인이 아직 살아있을 때, 그 후계자가 다시 자식을 보는 경우도 극히 드물었다.

그래서 보랭 가문의 후계자가 자식을 봤을 때, 경사라고 했었다.

다만 후계자 후보가 2명이 된다는 말은 필연적으로 분쟁을 불러온다. 대표적인 것이 뮐러 가문이다.

레오릭 프란츠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전쟁까지 가는 경우는 없지만, 후계자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전권 위임이라는 말은 후계자 분쟁에서 아주 치명적인 한 수다.

아무리 일시적인 권한이라고 해도, 그것을 후계자인 장남이 아닌, 차남에게 위임하는 것은 현재 후계자인 아이단 프란츠에게 불리한 상황인 것은 분명했으며, 차남인 레오릭 프란츠에게는 엄청난 기회이기도 했다.

만약 아이단 프란츠가 갑자기 돌아온다고 해도, 그의 동생인 레오릭 프란츠의 명령을 따라야 하며, 그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가문의 명예를 비롯해 자신의 자리까지 위태로워지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아멜리아 바흐니아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이 기회는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 눈앞의 태양처럼 빛나는 영혼을 가진 남자가 어떻게 움직일까. 그리고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푸른 피. 냉정해야 하는 고귀한 자, 왕족으로서 자신과 바흐니아 일족을 비롯해 바흔 왕국을 위해서 앞으로 정세를 생각해야 했다. 정면에 있는 그 남자의 눈동자에 있는 그 뜻을 읽기 전까지는.

주변에서 충성을 맹세하는 가운데, 그 남자의 눈동자에 있는 것은 귀찮음이었다. 어째서 귀찮아하는 것이지.

아멜리아 바흐니아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특이한 남자였다.

* * *

전권 위임.

단순히 지금 자리에 없는 아버지를 대신한다는 말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까지 보류되었던 서류들입니다.”

“잠깐….”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전부 확인해야 합니다.”

“기다려….”

“추수의 날이 다가옵니다. 어떻게 진행할까요?”

“아니, 그건 아버지가 오시면…….”

“이번에 진행되고 있었던 사업입니다. 전쟁 때문에 멈췄지만, 이제는 진행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이번 사업이 성공하면…….”

“그건 내가 아니라 사업 쪽 사람들이랑…….”

“레오릭님. 이번…….”

“레오릭 가주 대리님. 처음 뵙겠…….”

“레오릭님… 레오릭 프란츠님… 프란츠님….”

­벌떡!

“으아아아아아악!”

눈을 떴다.

빌어먹을 천장이 보였다.

“허억! 허억! 허억!”

끔찍한 꿈을 꾼 것 같았다.

아아, 그렇다. 꿈이었구나. 하하하하. 역시 이상하다 했다. 내가 갑자기 가주 대리로 가문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받다니. 그것도 사실상 올해 성인이 되는 귀족 생활이라곤 한 번도 안 한 꼬맹이가 말이지.

그렇다. 나는 꼬맹이다.

다른 가문의 사람들과 딱히 인맥도 없는 꼬맹이다. 그래. 이건 꿈이었어.

“후우.”

마음이 편안해졌다.

창밖을 보니 아직 이른 아침인 것 같았다. 이 푹신한 침대에 누워 조금 더 자야겠다.

그렇게 따스한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다시 잠들려고 했다.

­벌컥!

“레오릭님!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으아아아아아악!”

* * *

“이젠 싫어!”

“네, 네.”

“애초에 내가 왜 이렇게 일해야 하는 거야? 아니, 일도 일이야. 내가 무슨 노예야? 귀족이라고, 귀족. 의무도 적당히 해야 의무지. 어제도 새벽이 돼서 겨우 잤다고. 이게 무슨 귀족이야. 노예야, 노예. 아니, 노예도 이렇게 굴리면 재판 들어가도 승소하겠다. 기본적인 권리는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무슨 화장실까지 들어오려고 하냐고. 설마 아버지. 전쟁에 참가한 것도 다 이 업무에서 도망치려고 그러는 건 아니었겠지? 아침 먹기 전에 서류 보고, 아침 먹으면서 서류 보고, 먹은 후에도 서류 보고. 그냥 사회의 톱니바퀴지. ……톱니바퀴? 블랙 기업? 좇…소…? 윽, 머리가……!”

“네, 레오릭님. 진정하세요, 진정.”

­토닥, 토닥.

“네리아아아아!”

“네. 네리아는 여기에 있어요.”

부드러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포근한 네리아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고 있자니 울고 싶었다.

그런 나를 감싸주는 네리아의 모성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참았다.

그 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이 빌어먹을 프란츠 도시에는 일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넓은 땅인데 일하는 사람이 적은 것이 이상했다. 시발! 위에 있는 사람이 더 고생하는 시스템이었구나!

푸른 피는 무슨 푸른 피! 붉은 피 새끼들 지들이 여기 와서 일해보던가!

“처음에는 얼마 없었는데, 그 새끼들……. 내가 일할 줄 안다고 판단하자마자 미뤄놨던 서류를 다 들고 오더니. 개새끼도 그런 새끼들이 없어.”

“떽! 그런 말은 쓰면 안 돼요, 레오릭님.”

“그치만, 네리아! 그 녀석들, 정말 질리지 않고 찾아온단 말이야!”

네리아의 품 안에서 발버둥을 쳤다.

겨우, 겨우 모든 일을 끝내고 잠깐 쉬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도 진짜 잠깐이다. 저녁이 되면 다시 나와서 일을 해야 했다.

내 행동에 네리아가 곤란한 얼굴을 짓고 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 때문에 빡쳐서……. 빡쳐서…….

“……다 부숴버릴 것 같아.”

“으음, 이건 중증이네요.”

이래서 개인이 큰 힘을 가지면 위험하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다 부수는 것이 가능하니까, 권력자들이 영웅들을 그렇게 무서워하는 거구나.

하지만 지금은 내가 그 큰 힘을 가진 놈이지! 큰 힘에는 큰 책임을 따른다고 말해주는 삼촌도 없지.

그래! 난 이제 가주 대리! 그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 난 이제 놀 거야! 누가 뭐라고 하든 날 탓할 사람은 당장 없다!

“으하하하하하하! 내가 천마다! 내가 남부 대공이다!”

“……진짜로 위험하네요. 어쩔 수 없죠. 자, 레오릭님.”

“응?”

등을 토닥거려주던 네리아의 손길이 멈췄다.

어서 해달라고 네리아의 몸을 꽉 껴안으려고 할 때, 네리아가 자신의 앞섶을 풀어헤쳤다.

“오오.”

“그래요, 레오릭님.”

네리아의 몸에서 느껴지는 달콤한 향기가 느껴졌다. 나를 위해 매일 차를 따라주는 네리아에게선 달콤한 차의 향과 그녀의 몸에서 느껴지는 향이 섞여 맡아도 계속 맡고 싶은 냄새가 느껴졌다.

그것보다, 눈앞의 동그랗게 뜬 달덩이를 바라봤다.

“가슴, 가슴이다….”

“네, 가슴입니다.”

풀어헤친 앞섶의 안에는 검은 속옷으로 감싸진 봉긋하게 부푼 네리아의 가슴이 보였다. 내가 멍하니 브래지어를 바라보자 네리아가 가슴 한쪽을 감싼 브래지어를 슬며시 올리기 시작했다.

네리아의 손길에 따라 검은 브래지어가 천천히 올라갔다. 그에 따라 감싸진 가슴 역시 브래지어를 따라 천천히 올라가고, 밑가슴을 완전히 드러날 정도로 올라간 순간, 끝부분이 무언가에 걸린 것처럼 멈췄다.

“레오릭님이 좋아하시는 가슴이에요.”

“가슴 정말 좋아…….”

“앙…! 그래요, 여기에요.”

브래지어에 올려진 가슴에 얼굴을 가져다 댔다.

네리아의 손짓으로 올려진 밑가슴 사이로 얼굴을 들여다 댔다. 네리아의 달콤한 향기와 약간 느껴지는 땀 냄새. 그러나 맡아도 맡고 싶은 중독적인 냄새였다.

“스으으읍!”

“으, 역시 이건 좀 부끄러운데. 그래도 레오릭님을 위해서라면…!”

내 얼굴 위로 올려진 젖가슴에 코를 박고 그 향을 맡는다.

부드럽고 따스한 가슴. 가슴에 얼굴을 묻고 맛을 보고 있을 때, 네리아가 몸을 움직이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역시 조금 더 가슴이 컸으면 좋았을 텐데…….”

“네리아 정도면 충분히 크잖아?”

조금 치유가 됐다.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이 느껴졌다. 예전 현대에서 인터넷 사이트에 자주 봤던 사람의 수명이 늘어나는 사진에 가슴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건 옳았다. 이건 노벨상감이다.

“그래도 이 자세는 조금 불편하네요.”

마음이 편안해졌다. 평온해진 얼굴로 네리아의 부드러운 허벅지를 비비며 그 감촉을 맛보고 있을 때, 네리아가 상체를 약간 숙이고는 어느새 완전히 벗어진 한쪽 젖가슴을 내 얼굴 위로 올리기 시작했다.

“아, 아…….”

모성애의 상징.

젖꼭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레오릭님…….”

네리아가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달콤하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마치 서큐버스의 목소리처럼 매혹적이고 달콤한 소리를 내며 눈앞에 젖꼭지가 천천히 다가오며 내 입술 위 아슬아슬한 위치에 도달했다.

“하아앙…. 레오릭님의 숨결이 제 젖꼭지를 간지럽히고 있어요, 느껴지나요?”

“응……. 네리아의 젖꼭지가 완전히 섰어.”

“그, 그건 부끄러워요…. 흠, 흠. 그럼 레오릭님.”

네리아가 말할 때마다, 혹은 일부러인가. 젖꼭지가 내 입술을 스치면서 묘한 촉감을 느끼게 한다. 그 기묘한 감각이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렇게 젖꼭지에 정신을 팔렸을 때, 네리아의 손이 내 가슴을 어루만지다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서.

“후후후. 건강하시네요.”

어느새 굳건하게 선 내 자지를 손가락 끝으로 툭 건드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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