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금수저 이야기-19화 (19/143)

〈 19화 〉 비서 ­ 2

* * *

“음.”

기사를 얻은 날부터 일주일.

체코. 아니었다. 지크였다. 지크가 가져온 서류를 훑어보고 확인을 하는 단순 노동에 가까웠다.

단 가끔 자료가 필요하거나, 지크가 하는 일과 다른 분류의 일은 새로 얻은 기사, 클로에가 처리하고 있었다.

주로 하는 일은 경호 업무이긴 하지만, 저택에서는 아버지도 가끔 편하게 지내기 위해 주위의 사람을 물릴 때도 있다.

그렇다 보니 최측근이 된 클로에는 지금 내 담당의 시종이 없는 이상 그러한 일까지 처리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잘하는데?”

“그,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레오……, 사, 사장님.”

내 옆에서 서류를 뒤적거리던 클로에가 내 칭찬에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지 쓰고 있는 안경을 어색하게 고쳐 썼다.

노려서 준비한 건 아니지만, 옆에서 어색하게 서 있는 클로에에게 비교적 큰 안경이라 어린애가 무리하게 어른의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다.

­달칵!

“힉!”

때마침 문을 열어 체코가 나타났다.

잠깐 방심하던 클로에가 곧바로 차렷 자세로 쭈뼛쭈뼛 물러났다.

무표정하게 서 있던 것 같지만 떨리는 손을 보면 당장이라도 치맛자락을 잡으려고 하는 것 같았고, 태연한 얼굴이지만 귓불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지금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습니다만?”

“뭐, 별거 아니야. 그래서 무슨 일이야?”

“아, 네. 이번에 올라온 서류입니다.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지크가 서류를 가지고 올 때, 옆에 있던 클로에의 몸이 굳어진 것이 보였다.

“음. 이 안건이라면 평소처럼 처리해도 되겠는데.”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전에 드렸던 서류는 어떻게 됐습니까?”

“아, 그거.”

그거라면.

클로에를 바라봤다.

시선을 마주친 클로에가 당황하듯이 나를 바라보다가 지크를 보더니 다시 나를 본다.

“클로에. 서랍에 넣은 그 서류 좀 줄래?”

“그, 아, 음.”

내 말에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클로에가 당황했다.

클로에의 시선이 지크 뒤쪽에 있는 서랍을 향했다. 내가 넣은 서류가 거기에 있었다.

겉모습은 평범한 서랍장이다. 그 서류가 단지 제일 밑에 있는 것뿐이지만.

그런 클로에를 바라보는 지크도 조금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아닙니다.”

더 당황하면 오히려 들킨다고 생각했을까.

뻣뻣하게 굳은 클로에가 삐걱거리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지크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말을 걸었다.

“그래서 이 건은 무슨 일이지?”

“아, 그건…….”

다시 지크의 시선이 나에게 향하자 한껏 나아진 클로에가 천천히 서랍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힐끔 나를 보더니 천천히 허리를 숙이기 시작했다.

내 요구를 받아들인 그녀에게 몇 가지 약속한 일이 있었다.

첫 번째는 둘만 있거나, 샬롯이나 네리아가 있을 땐 나에게 사장님이라고 할 것.

두 번째는 무릎을 구부리며 앉는 것을 금지한다.

“……읏!”

입술을 깨물며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본다.

클로에와 시선이 마주쳤다.

어디까지나 강제는 아니다. 권력의 힘으로 밀어붙인 것도 아니다.

먼저 말한 것은 클로에이기도 했다.

내가 살짝 웃자 클로에는 이내 결심한 듯 뒤로 돌아 서랍장을 바라봤다.

그녀의 뒷모습을 봤다.

클로에의 귀가 빨개진 것이 보이고는 이내 천천히 허리를 굽히기 시작했다.

과연 기사라 그런가? 유연성이 좋다.

마치 발레리나처럼 부드럽게 허리가 접혔다. 허리가 접히면서도 무릎을 쫙 핀 자세를 유지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녀의 엉덩이가 강조되기 시작한다.

샬롯에게 부탁해 클로에의 치수를 잰 후 딱 맞을 정도로 줄인 치마가 그녀의 엉덩이에 짝 달라붙었다.

여성스러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엉덩이 라인. 쫙 펼쳐진 치마 아래에 보이는 건강한 허벅지와 각진 각선미. 그리고 그런 다리를 감싼 검은 스타킹.

“이후 있을 문제를 대비해…….”

“……읏!”

“음? 지금 무슨 소리가…….”

“그건 형님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 그 이야기는 일단 내버려 두고, 다음은 다음 달부터 시작될 그 시기인데.”

“아, 네. 그때는 영주님을 중심으로…….”

들킬뻔했군.

지크의 이야기를 한쪽 귀로 흘려들으며 클로에를 바라봤다.

클로에가 엄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히죽거리니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귀엽네.

작은 장난을 쳤다.

나와 이야기하고 있는 지크는 물론, 클로에조차 눈치채지 못하는 은밀한 마력을 원거리로 조작하여 내가 보고 있는 부분을 콕콕 찌른다.

그럼 클로에는 내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지 몸소 알고 있는 것과 동시에 마치 누군가 손가락을 찌르는 듯한 촉감을 느낀다.

발목부터 시작해 천천히 어루만지듯이 시선을 올린다.

종아리와 허벅지를 한 차례 바라보고 엉덩이의 곡선을 따라 그린다.

“……읏!”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 헤맸었으면서 이제는 나를 노려보기까지 한다.

재빠르게 이번엔 내가 장난칠 틈도 없이 곧바로 숙여서 서랍에 서류를 꺼냈다.

“여기 있습니다.”

“아, 네.”

또각거리는 소리가 울리면서 재빠른 걸음으로 지크에게 서류를 건네주고 내 옆에 다가서는 클로에.

이제는 익숙한지 나름 태연한 척한다.

“과연. 확인했습니다.”

“음. 그럼 다음 안건인데. 이번 주에 일정으로 여기에 가려고 생각한다만.”

“네? 굳이 레오릭님이 찾아갈 만한 곳이 아닙니다만.”

내가 서류에 손가락으로 직접 찍어서 지크에게 말하자 지크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모험가 길드도 갔는데 여기도 가봐야지. 궁금하기도 하고. 실제 중요한 안건이겠지?”

“그렇긴 합니다만, 평소엔 저희가 찾아가는 것으로 충분해서…….”

뭐, 사실 나도 여기가 궁금한 게 크지만.

어쨌든 나와 지크가 이야기하자 클로에가 관심을 보이며 나에게 조금 다가와서 서류에 시선을 향했다.

이 틈이다!

“…………………!!!!”

“음?”

클로에가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는 것을 곧바로 차단!

“그래서 다음 주에 한번 시간을 내보자고. 그리 많이 가는 것도 그렇고, 나랑 클로에. 너만 이렇게 가려고 하는데….”

“으으음. 뭐, 이제는 호위 기사분도 계셨고, 위험한 곳도 아니니 괜찮긴 합니다만.”

내가 이어서 말하자 지크의 시선이 클로에에게 향하려던 것을 돌렸다.

클로에가 나를 보는 시선이 굉장하다.

그러나…….

­뭉클!

책상 아래. 내 손은 클로에의 엉덩이에 향해 있었다.

작지만 꽉 찬 과일을 만지는 느낌이다. 운동하는 사람 특유의 느낌과 여성의 상징이기도 한 부드러운 치마 감촉이 느껴진다.

그것뿐만 아니라 팬티도 안 입었으니까, 치마 아래의 감촉이 바로 클로에 엉덩이 살!

“……흡!”

치마의 라인을 따라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내 손짓에 클로에가 난처하듯이 몸을 움찔거리지만 내가 하는 장난질에 벗어나는 건 룰 위반이다.

치마의 감촉을 충분히 느끼면서 점점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럼 일정을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이번에는 모험가 길드처럼 불시에 가는 것은 안될 겁니다. 애초에 문도 안 열려있을 거고, 그들도 준비해야 합니다.”

“뭐, 그 정도야.”

­스윽!

지크에게 적당히 말하면서 아래로 내린 손은 클로에의 스타킹에 감싼 다리에 도착했다.

부드러운 스타킹의 감촉이 손끝에서 느껴졌다.

­툭툭!

내가 클로에의 안쪽 다리에 손을 치자 클로에가 나를 한 번 노려보고는 조금씩 다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싫다면 안 해도 되는데….

“으읏.”

서서히 벌린 다리 사이로 손이 침입했다.

천천히 허벅지를 주무르면서 손가락 끝으로 살짝 쓸어내리는 식으로 클로에의 몸을 점점 애무하기 시작한다.

“……흣!”

클로에는 빨개진 얼굴로 입술을 깨물며 버티고 있지만, 지크에게 들키지 않을 거로 생각하는 걸까.

내가 중간에 적절하게 막아줘서 다행이지.

그건 그거고.

­찌직!

“윽!”

손가락에 힘을 줘서 스타킹을 찢었다.

클로에가 놀란 눈으로 나를 보는 것이 느껴지지만 아무렇지 않게 지크와 대화를 이어갔다.

찢어진 스타킹에서 클로에의 매끄러운 살이 느껴졌다.

스타킹의 감촉과 클로에의 피부를 손가락으로 맛보면서 지크와 계속해서 대화를 마무리해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꾸벅 인사하며 물러나는 지크가 완전히 나가는 것을 클로에와 둘이서 바라봤다.

언제 들키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드디어 끝난 업무에 클로에는 안도의 숨을 내쉬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스타킹 갈아 신고 오겠습니다.”

“응, 안돼.”

“……네?”

클로에가 당황한 듯이 나를 바라봤다. 보내달라는 눈빛에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응 아직 안돼.

“지금 몇 점이지?”

“……노팬티로 9점. 치마로 10점. 조금 전 엉덩이 접촉으로 5점, 다리로 3점입니다. 총 27점입니다.”

“그럼 찢어진 스타킹을 신고 온종일 있는 것도 2점으로 쳐주지. 단, 이건 내가 직접 찢은 스타킹에 해당하는 거고, 다음 날에는 무조건 새 스타킹을 신어야 해.”

내 말에 클로에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스타킹 안쪽을 찢었지만, 자세히 보면 보일 정도로 크게 찢어져 있었다.

누가 잠깐 신경을 기울이기만 해도 들킬 확률이 높은 위치였다.

클로에가 당황한 듯이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였다.

­똑똑!

때마침 방문 너머로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클로에가 당황하며 나를 바라봤다.

어떻게든 숨기려고 하지만, 찢어진 부분이 부분이라 결국 다시 내 책상 뒤에 있어야 한다는 소리지만. 그건 내가 허락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사, 사장님…….”

어디로 숨어야 할지 이제야 알게 된 클로에가 울먹이는 눈으로 날 바라보자 가만히 있었다.

­레오릭님?

“잠시만.”

문 너머에 들리는 목소리를 조용히 시키고 클로에를 바라봤다.

여전히 사태 파악이 안되는 그녀를 보며 웃었다.

“숨고 싶어?”

“네, 넷!”

“좋아.”

내 말에 드디어 표정이 밝아지는 클로에를 바라보며 난 숨을 곳을 가리켰다.

“자, 들어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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