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화 〉 131.
* * *
심사위원장석에 느긋하게 앉아,
무대로 올라오는 처녀들을 기다린다.
2차 선별이 추가로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엘프 처녀들이 몰려들어 광장에 가득 찼다.
심사 순서는 공평하게 추첨으로 정한다는 모양이다.
기다리고 있자니, 안경을 쓴 금발 엘프가 올라온다.
“안녕하세요. ‘물의 도시’ 마법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대마법사 아르미네라고 합니다.”
꾸벅 자기소개를 그렇게 한 엘프는, 사회자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주르륵 설명을 늘어놓았다.
“우수한 자손을 만들기 위해 사도님과 꼭 교배하고 싶습니다. 우수한 자손을 만드는 것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사도님의 몸에 흥미가 매우 많습니다. 부디 꼭 한번 맛볼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마법사라는 말에 좌중이 술렁거렸다. 평민을 뽑는 자리였기에 소소한 소시민 일반 엘프들만 나오다가, 나름대로 지위가 있는 처녀가 등장한 것이다. 맨 처음 질문을 한 것은 이리스였다.
“처녀인가요?”
“네. 그렇지만 처녀인 것이 부끄럽지는 않습니다. 사도님께서는 여성의 순결도 중시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마법 연구에 전력을 다하느라 아직 남자 경험이 전혀 없지만, 책으로 쌓은 지식만은 엄청나다고 자부합니다. 처녀지만 알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흐음, 오빠의 취향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뭔가 너무 똑 부러지는 것 같아요. 일단은 처녀니까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다음은 세레니아였다.
“저는 그냥 합격 드리겠습니다. 지식은 많다고 하셨지만, 저 분의 몸은 더할나위 없이 순결한 처녀입니다.”
“감사합니다! 꼭 사도님의 총애를 받아 수월하게 교배하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정으로 교배하고 싶어 하는 모습에, 메이가 질문했다.
“엄청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 무슨 이유가 있나요?”
“마법 연구에 몰두해서 솔직히 남자에게 신경을 쓸 틈이 없습니다. 결혼해서 이것저것 뒷바라지하는 것보다는, 여기서 사도님의 우수한 씨를 받아 혼자 키우는 것이 속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흐음…. 일리 있는 말씀이네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거든요. 부디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은 에리카였다.
“저기…. 나름 지위도 있는 분께서 그냥 이렇게 해 버려도 되는 건가요?”
“업소 같은 데를 가는 것보다는, 사도님께서 처녀막을 따주시는 것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읏…. 그건 그렇지만…. 꺼림칙한 것은 없나요?”
“사도님께 은총은 받는데 전혀 꺼림칙한 점은 없습니다. 유일한 걱정은, 제 몸이 미숙해서 충분히 즐기시지 못하실까 봐…. 그 점만이 염려스럽습니다.”
“하아….”
에리카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참으로 아름다운 자세가 아닐 수 없다.
몸이 미숙해서 내가 즐기지 못할까 걱정스럽다니.
저런 기특한 처녀에게는 합격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지식은 많다면서도, 향기로 보아 자위도 제대로 한 번 안 해본 쌩처녀인 점에서 합격이긴 했지만….
“합격입니다.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도님!”
다음에 올라온 것은 도시경비기사단의 강력반 수사대 대장이었다.
단단한 근육에, 여기저기 흉터가 있는 몸, 날카로운 눈매가 사납게 보이는 대장.
좀 고상한 엘리나하고는 다르게, 뒷골목에서 몸으로 막 구른 티가 났다.
저 싸납게 생긴 얼굴이 아헤가오 절정하며 오줌을 지린다고 상상하니 바로 자지가 발딱 선다.
“도시경비기사단 강력반 반장 레오니아임다! 사도님의 은총을 받고 싶어 찾아왔슴다!”
우렁찬 어조로 그렇게 말하는 레오니아.
살짝 불량한 그 느낌에 세레니아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 흉터 많은 몸으로 사도님을 모시려는 겁니까?”
“죄송함다! 나쁜 놈들 잡다 보니…. 그래도 이런 몸이라도 아직 처녀임다! 물론 이런 몸을 좋아할 남자는 없겠지만, 사도님께서는 처녀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혹시나 하고 나와봤슴다!”
“저는 아무래도 아닌 것 같습니다.”
세레니아가 불합격을 줘도 레오니아는 큰 표정 변화는 없었다.
다만 귀가 추욱 처졌을 뿐.
얼굴은 엄청 쎄게 생겨서 저러니 무진장 귀엽다.
이리스가 조금 안쓰러운지 친절하게 물어본다.
“레오니아 대장. 그 정도 직위라면 보수도 적지 않을 텐데, 굳이 사도님께 안기려고 하는 이유가 있나요?”
“아아…. 남자 몇 명 만나보긴 했는데, 제가 하는 일이 맨날 다치고 싸우고 하는 거라…. 그리고 저보다 돈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질렸슴다. 바쁜데 자꾸 신경 써달라고 징징거리고…. 솔직히 그런 남자는 싫슴다. 그냥 사도님께서 팍 하고 임신시켜주셨으면 좋겠슴다.”
“흐음…. 몸이 건강한 건 두말할 필요 없을 것 같고….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리스가 합격을 주자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광장의 처녀들은 레오니아를 좋게 보는 것 같았다.
하긴 일이 바빠서 남자 사귈 시간 없는 강한 여성이라면,
저기 기다리고 있는 처녀들 중에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물어본 것은 메이였다.
“일이 험한데 아이는 잘 키울 수 있겠나요?”
“합격하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하는데, 혹시라도 은총을 받아, 제 분에 넘치게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일은 좀 쉴까 하고 있슴다. 제가 다치는 건 상관없지만 애는 다치면 안 되니까요.”
“그건 다행이네요. 겉모습은 조금 험할지 몰라도,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어머니로서 모자람이 없다고 봅니다. 저도 합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은 에리카였다.
“나름 수입도 괜찮을 텐데, 그냥 좀 마음에 안 들더라도 다른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
“솔직히 저한테는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건 무리라고 생각함다. 맨날 야근에 피 철철 흘리면서 오니까…. 남자들은 그런 거 질색하지 않슴까? 그리고 여기 결혼해서도 애가 안 생기는 엘프들도 나왔었다고 들었는데, 애 만들자고 마음에도 안 맞는 남자랑 살려면 얼마나 괴롭겠슴까. 그럴 바엔 사도님께서 제 딴딴한 처녀보지에 한 방 시원하게 질싸해 주시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함다.”
에리카는 한숨을 쉬었다. 메이도 그렇고 에리카도 그렇고, 아까 나온 대마법사나 지금 레오니아 대장처럼, 어중간하게 혼기를 놓친 전문직 여성이었다. 겉모습이야 다를지 몰라도, 저 심정만큼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아니었다.
“…합격하셨으면 좋겠네요.”
에리카가 그렇게 말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스코어 3:1.
과연 나의 선택은?
뭐겠는가 당연히 합격이다.
저렇게 쎈 누님인 주제에, 향기는 새콤달콤한 쌩처녀 쌩체리걸의 향기가 난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런 누님일수록 한번 뿅가기 시작하면 정신없는 법이다.
솔직히 이 누님은 당장이라도 따먹고 싶지만, 나는 꾸욱 참고 근엄하게 말했다.
“레오니아.”
“네! 사도님!”
“나는 그대의 몸보다는 그대의 영혼에 감동했습니다. 당신은 내 은총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에…?”
“합격입니다.”
“정말이심까? 이얏호!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엄마! 나 임신할거야!”
“그리고 상으로 한번 꼭 안아줄 테니, 가까이 오세요.”
“네…?”
“한번 포옹해줄 테니 가까이 오라고요.”
“아니…. 넵! 가…감사합니다!”
어울리지 않게 뺨을 붉히며 다가오는 레오니아.
나는 정력을 팔에 가득 담에, 단단한 몸을 꼬옥 안아주었다.
“아그읏…♡”
“짜릿하지? 보지 단단히 간수하고 축제 때까지만 딱 기다려. 알겠어?”
“네헷…♡”
그렇게 예고편 맛만 보여주고, 놓아준다.
온몸에 흉터가 가득한 레오니아를 내가 안아주자, 광장에 터질 듯 함성이 터졌다.
엘프들은 다들 조각 같은 몸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흉터는커녕 점만 해도 흉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다들 말끔한 대리석 같은 피부인 것이 보통이고, 흉터나 문신은 진짜 험한 엘프들만 있는 것.
그런데 내가 그런 레오니아를 따스하게 안아 준 것이다.
엘프 처녀들은 감동해 울부짖었다.
“사도님! 저도 처녀에요!”
“저희도 따먹어주세요!”
“부디 저희를 임신시켜주세요!”
한이 서린 외침.
생각해보면 여기 나올 정도의 처녀라면,
업소조차 안 다닌 순결하기 그지없는 정예 아다라는 뜻이다.
그런 아다들을 따스하게 품어주는 나를 보며,
처녀들이 미친 듯 울부짖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가슴이 커도 괜찮다.
흉터가 있어도 괜찮다.
처녀고, 순결하면 다 괜찮다.
그런 생각에, 저렇게 영혼을 담아 절규하는 것일 거다.
아무튼 회장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탓에,
다음 처녀를 심사하기까진 시간이 좀 걸렸다.
사회자가 나서서 처녀들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울고 소리치고 감동한 처녀들은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내가 나서서 몇 마디 하니까 좀 조용해졌다.
다음에 나올 처녀는 덕분에 무대 위에 올라간 채 한동안 대기해야만 했다.
“후우…. 후우…. 아…안녕하세요…! 저는 스테이크하우스 ‘앵거스’를 운영하고 있는 네리아라고 합니닷!”
허허.
나는 감동했다.
이 네리아라는 누나.
스테이크 하우스를 운영해서 그런지, 몸매가 장난이 아니다.
통통하니 뽀얀 살결에,
무엇보다 요리사 옷이 터질 것 같은 압도적인 가슴.
향기를 맡아 보니 달콤한 허니버터처녀향이 풍긴다.
이건 무조건 합격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혼자 끄덕거리는데,
사건이 터졌다.
“잘 부탁드립니닷!”
심사위원들을 향해 꾸벅 인사를 하는데,
푸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요리사 옷의 단추 세 개가 타다닥 바닥에 튕긴다.
그리고 울컥 늘어지는 가슴.
거유를 넘어선 폭유였다.
엘프들 중에서는 안 그래도 거유가 드문데,
저런 폭유는 진짜 찾으려고 해도 없는 수준이었다.
“아…아앗….”
한편 네리아는 사색이 되어 있었다.
사도님이 큰 가슴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것도 어느 정도가 있지….
이런 초거대 가슴은 솔직히 추잡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업상 매일 고기를 먹어야 하니 어쩔 수가 있나,
게다가 엘프로서는 드물게 네리아의 몸은 고기를 먹어줘야 하는 체질이었다.
그 결과 만들어진 폭유.
어떻게 심사받을 동안만 숨기려고 꼭 조이고 있었는데,
대기를 오래 하다 보니 단추가 버티고 버티다 못해,
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숙인 순간 삼 연속 폭발해버린 것이었다.
“이…이걸 어쩌면 좋아….”
사색이 된 네리아에게,
아무도 뭐라 말을 못 했다.
이리스나 세레니아도 내가 큰 가슴을 좋아한다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저 몸매에 저 가슴은 정말 커도 너무 컸다.
나는 조용히 심사위원장 자리에서 일어나, 네리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조용히 말했다.
“합격입니다. 네리아.”
“에…?”
“영혼…. 은 둘째치고 그 개꼴리는 몸을 안 따먹고 넘어갈 수가 없네요. 축제 때 보도록 하죠.”
“에…? 에에에…?”
잠시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던 네리아는, 곧 상황파악을 하곤 폴짝폴짝 뛰었다.
“마…만셋!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닷! 사도님 감사합니다앗!”
폴짝거릴 때마다 묵직한 가슴이 거세게 출렁거리는 게 참으로 바람직하다.
큰 가슴을 좋아한다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엘프 처녀들도,
분명히 선을 넘은 가슴인데, 내가 자애롭기 그지없게 받아주자 환호했다.
“와아아아아!”
“사도님 만세!”
“사도님 멋져!”
“임신! 임신! 임신!”
다시 뜨겁게 달아오른 스테이지,
연이어 몸이 달아오른 엘프 처녀들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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