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전 이세계에서 엘프의 노예가 되었다-119화 (118/140)

〈 119화 〉 119.

* * *

“네…?”

“굶주리지 않은 거 정말이냐구요.”

엘리나 에델라인은 푸른색 해군 정복을 입고 있었다.

유니폼의 매력은 남자만 뽐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장님 차림의 엘리나 에델라인은, 약간 곰 같은 굳건한 인상과 제복이 어울려 엄청 멋있었다.

이런 여자가 내 허리 밑에서 얼굴을 가리고 ‘제발 더 이상은…. 용서해주세요….’ 하는 걸 보고 싶다.

각진 옷깃 사이로 풀어 헤쳐진 셔츠에서는, 바닷바람의 짭짤한 냄새와 함께 옅은 체향이 풍긴다.

나 정도 되면 미묘한 향기로도 알 수 있다.

엘프가 흥분하기 시작했는지 아닌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상을 줄 수도 있는데….”

은근하게 말하며 다시 숨을 들이켜본다.

향긋한 향기가 한층 더 강해진다.

“저…저는….”

“이쪽으로 와 볼래요?”

영문도 모르고 다가오는 엘리나.

그대로 뒤에서 품에 안는다.

원래 세계라면 성희롱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남녀역전인 이곳에서는 남자가 이 정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괜찮았다.

오히려 여자가 막 나서면 좀 민망하게 보는 편.

그런 점에서 가슴 만져달라고 떼를 쓴 이리스는 정말….

“아….”

“흐음 킁킁….”

틀어 올려 묶은 긴 생머리에 코를 대고 향기를 맡는다.

“흐음….”

깊게 향기를 음미하자, 엘리나의 뺨이 붉어진다.

“이…이게 무슨…?”

“흥분한 엘프의 향기가 나는데…. 아니에요?”

“사…사도님 이러시면….”

“이러시면 어떤데요? 좋은 거 아니에요? 싫으면 안 할게요.”

여기서 승부수를 던진다.

싫으면 안 한다.

몇 번이나 겪었는데, 여기서 싫다고 하는 엘프는 없다.

“시…싫지는 않지만….”

“그런데요? 뭐가 문제에요?”

“하지만….”

뭔가 우물쭈물하는 그녀.

그야 당황스러울 만도 하다.

남자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상황이라니.

아마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가슴 만져줄까요?”

“네…?”

“가슴 만져줄게요.”

나는 허락해주기도 전에 셔츠 단추를 풀어나갔다.

엘리나는 멈칫멈칫하며 말릴까 하는 것 같더니 가만히 있는다.

이건 말하자면 원래 세계로 따지면, 경호하는 성녀님이 대딸을 해주겠다는 제안과 비슷하다.

‘아니 어떻게 이런 짓을….’ 하면서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으읏….”

단추를 다 풀었다.

벗겨진 가슴 속에 숨어 있는 것은 새하얀 속옷.

순진해 보이는 겉모습처럼 깔끔하고 담백한 하얀 브래지어가 어마어마한 컵을 담고 뜨끈뜨끈해져 있었다.

등 뒤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푼다.

툭 하고 속옷이 떨어지며, 흥분에 겨워 오르락내리락하는 맨가슴이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와. 빨통 존나 커.”

일부로 천박한 단어로 가슴을 묘사하자, 엘리나는 맨가슴이 전부 드러나기 전에 재빨리 손으로 가렸다.

“어어, 손으로 가리면 안 돼요.”

“노…놀리시면….”

“놀리는 게 아니라 좋아서 그런 거예요. 난 큰 가슴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그런….”

“들은 적 없어요? ‘남성의 신’의 사도는 큰 가슴 좋아한다고, 빨리 내놔요.”

뭐 맡겨 놓은 것처럼 가슴을 내놓으라고 당당하게 요구한다.

엘레나는 주춤거리며 손을 내려놓는다.

모양 좋은 가슴이 새벽의 바닷바람을 맞아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대체로 예쁘지만, 유륜이 살짝 크다.

꼭지는 핑크색으로 작고 예쁜데,

유륜만 상당히 크다.

거봉 정도 크기.

이런 것도 싫지는 않았다.

“지…징그럽지 않나요?”

“아뇨, 아주 예뻐요.”

나는 가슴을 한데 그러모아 꼭지를촵촵 핥았다.

바닷바람을 맞은 꼭지에서는 암컷 맛과 함께 살짝 짭조름한 맛이 났다.

“아읏…♡”

“좋아요?”

대답도 못 하고 어버버라는 엘리나.

“아…아…!”

“많이 좋은가 보네….”

“아발론 섬이!”

“에?”

“비상! 정박 준비! 사도님! 죄송합니다. 잠시….”

“아…아니 이건….”

뒤를 돌아보니 안개에 뒤덮인 커다란 섬이 아침햇살에 푸르게 반짝이고 있었다.

아니 출항한 지 이틀째인데? 이렇게 금방 도착해도 되는 건가?

“저거 맞아요? 혹시 다른 섬은 아니고?”

“항로 위 다른 섬은 없습니다만, 일단 확인해 보겠습니다. 자…잠시…!”

후다닥 셔츠 단추를 잠그는 엘리나.

나는 커다란 컵의 브래지어를 들고 멍하니 있었다.

엘레나는 후다닥 선장실로 들어가 버렸고 잠시 후 땡땡땡 비상 종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정박 준비! 돛을 내려라!”

“비상이다! 비상!”

안개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섬 때문에, 비번을 제외하곤 쿨쿨 자던 선원들도 난데없이 깨어나 돛에 달라붙었다.

나는 주섬주섬 브래지어를 주머니에 넣고 허탈하게 섬을 바라보았다.

“아니 왜 하필….”

예상으로는 최소 일주일은 걸린다고 들었는데,

하필 작업 좀 쳐보려는 때 나타나는 건 대체 무슨 짓이냐….

아 물론 물의 정력왕의 힘을 얻는 건 좋긴 하다.

하지만 가슴 만지다 마니까 뭔가 참…. 하다가 만 기분이란 말이지.

그러고 보면 엘리나는 지금 노브라 차림일 거다.

셔츠 위를 제복으로 덮긴 했지만….

아무튼 찝찝해하며 선장실로 들어가 보니,

세레니아와 이실리아가 깨서 모여 있었다.

마력 탐지 장치의 핵이 현자의 돌로 대체된 상태였고, 그 조정은 세레니아가 맡고 있었기에,

엘리나는 약간 걱정스러워하며, 세레니아에게 먼저 물었다.

“아발론 섬이 맞을까요? 겉모습은 맞는 것 같지만, 예상보다 너무 빨리 도착해서….”

세레니아는 ‘현자의 돌’에 신성력을 넣어 교감해 보더니, 대답했다.

“현자의 돌이 인도하는 바에 따르면 맞습니다. 아마 아발론 섬이 사도님을 알아보고 다가온 것 같습니다.”

“과연….”

방금 전까지 가슴을 주무르던 남자를 존경스럽게 바라보는 엘리나.

나는 제복 안의 꼭지가 서 있지 않을까 상상하며 입맛을 다실 뿐이었다.

“그러면 곧바로 상륙 준비를 하겠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섬에, 선원들이 먼저 내려 상륙 준비를 했다.

정찰병들이 정찰 결과 확실히 아발론 섬이 맞다는 모양.

산 중턱에 고대에 지어진 ‘물의 사원’이 있다고 한다.

나는 현자의 돌을 마력 탐지 장치에서 분리해 내 주머니에 넣고,

세레니아, 이실리아 두 엘프와 함께,

정력왕의 힘이 잠들어 있다는 사원으로 향했다.

“다 좋은데…. 계단이 좀 많네.”

산 중턱에 있다는 사원답게,

올라가는 길은 매우 가팔랐다.

물론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나에게는 그렇게 힘들진 않았지만,

계단만 보고 계속 올라가려니 지루한 건 사실이다.

“헉…헉….”

세레니아와 이실리아야 둘 다 초인 급이니 버틴다고 쳐도,

엘리나는 아무래도 좀 힘이 든 모양이었다.

솔직히 평균적인 엘프의 체력이라면 별로 달리지 않을 텐데,

웃옷을 꼭꼭 여미고 있어서 더 힘들 것이다.

“위에 좀 벗지 그래요? 더울 텐데.”

내가 꼭툭튀인거 다 알면서 괜히 능글맞게 물어보자,

엘리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사도님.”

나는 걱정해 주는 척 옆으로 슬쩍 다가가,

안 보이게 브래지어를 건네주며 귓속말을 했다.

‘남들 안 볼 때 슬쩍 차요.’

‘가…감사합니다.”

세레니아와 이실리아는 무슨 일인지 다 눈치챈 것 같았지만,

모르는 척 다시 신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안개 낀 계단을 얼마나 올랐을까.

마치 구름 위에 떠 오른 것처럼,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위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떠오른 아침햇살이, 신전의 돌기둥을 밝게 비춘다.

“드디어….”

드디어 도착했…는데,

이다음은 어디로 가야 하나.

나는 주머니에서 현자의 돌을 꺼냈다.

현자의 돌을 푸르게 빛나며, 뾰족한 끝으로 신전 안을 가리켰다.

나는 조심스럽게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마력등이 은은하게 빛나는 가운데, 뱃사람들이 바친 공물이 신전의 봉헌대 위에 쌓여 있었다.

반짝이는 보석과 금화들….

이거 가져가면 안 되겠지?

나는 공물을 너머 그 뒤로 향했다.

보석이 가리키는 곳은 신전 안쪽의 문.

아마 이 문은 나에게만 보이는 것일 거다.

“잠깐 사라져도 놀라지 말고 기다려요.”

세레니아는 경험이 있으니 그냥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실리아는 살짝 당황했다.

“네? 그게 무슨….”

문의 손잡이를 잡자, 나는 다른 차원으로 휘말려 들어갔다.

시공간이 뒤얽히며, 있을 리 없는 틈새에 보존된 영원의 공간으로 나를 인도한다.

그곳에서 등불을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리우 페이엘.

4대 정령왕과 모두 계약했다는 대정령사이자,

4대 정령왕에 ‘남성의 신’의 조각을 봉인해 정력왕으로 만들어버린 자다.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사도로서 내 선배이기도 하고.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리우 페이엘은, 반갑게 웃으면서 날 맞아주었다.

“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응 만나서 반갑고…. 힘이나 빨리 줘.”

“네. 이곳에 잠든 것은 물의 힘. 치유와 화합의 속성을 지닌 힘으로, 대지의 정력과 어우러져 당신에게 정력의 새로운 단계를 열어 줄 것입니다.”

“고마워. 덕분에 엘프들 실컷 따먹는다.”

“아닙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겨 두세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마치 못 즐기게 될 것처럼 말을….”

“아…. 그런 게 아니라…. 음…. 그게…. 아무튼 현실을 즐기세요!”

“잠깐. 어째 말 돌리는 것 같은데? 뭐 중요한 거 이야기 안 해준 거 아냐?”

“아닙니다. 그럼 다음 힘을 되찾을 때 뵙죠! 그럼 이만!”

“잠까­아­마­ㄴ”

시공간이 찢어지며, 영원의 틈새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온몸이 조각나 찢어지며, 원래 세계에 다시 조립된다.

섬뜩하면서도 아찔한 이 느낌.

현기증과 함께, 나는 비틀거렸다.

“사도님!”

“아….”

“돌아오셨군요!”

나를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이실리아.

어째 표정이 좀 심각한 것 같아, 신전 밖 하늘을 보니 어느덧 노을이 뉘엿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대략 10시간 가까이 사라졌었다는 모양.

잠깐 사라질 거라고 이야기한 것 치고는 좀 오래 걸리긴 했다.

“잠깐이라기엔 너무 오래 걸리셨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네요.”

이실리아가 은근히 가시가 돋친 말을 한다.

항상 침착한 그녀로서는 속이 좀 많이 탔던 것 같다.

“제가 때가 되면 돌아오실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한편 태연하게 나타나는 세레니아.

마치 언제 돌아올지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신전 마당에 누워 낮잠을 잤다던가.

그 모습을 보고 이실리아는 더 답답했을 것이다.

우리 대신관이 어지간히 믿음직스러워야 말이지….

“그렇긴 합니다마는….”

저 심정, 나도 안다.

믿으면 잣될것같은 그 느낌.

뭔가 맡기면 안 될 것 같은 그 느낌.

뭐 하지 말라고 하면 진짜 딱 그것만 빼놓고 다 저질러버릴 것 같은 느낌.

생각해보니 안개의 그녀도 시작은 세레니아 때문이었다.

나는 세레니아에게 다가가, 방긋 웃으며 꿀밤을 먹였다.

“아얏…!”

갑자기 내가 세레니아를 때리자, 이실리아는 영문을 모르고 당황해했지만,

왠지 모르게 속이 시원해지는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사도님이 사라지셨다는데 때 되면 오시겠죠. 하며 낮잠이나 자고 있다니.

얄밉다.

한편 꿀밤을 맞은 세레니아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왜 때렸는지 안 물어봐?”

“다 뜻이 있어서 때리셨겠지요.”

“에라이….”

뭐 이래서야 때릴 맛도 안 난다.

나는 한숨을 쉬고, 새롭게 얻은 힘을 확인해 보기 위해,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상태창!”

반짝이는 은빛과 함께, 상태창이 떠오른다.

새로운 힘을 얻어 정력과 은총의 레벨 상한이 상승했습니다.

정력 Lv.10 : 1000/1000

은총 Lv.1 : 0/1000

능력 : 대지의 힘

­완전한 대지의 정력(MASTER:패시브 통합)

(자지가 단단해지고 발기력이 상승합니다.)

(정액의 농도가 매우 진해집니다.)

(체력과 지구력이 엄청나게 강해집니다.)

(정력으로 자지를 자유롭게 생성할 수 있습니다.)

­해방된 대지의 정력(MASTER:액티브)

(8시간 동안 정력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만 사용 가능합니다.)

능력 : 물의 힘

­물의 부드러움 Lv.1 (패시브:정력의 마력 친화도가 상승해 더욱 잘 뒤섞이게 됩니다.)

­물의 풍요로움 Lv.1 (패시브:정액의 양이 증가합니다.)

­물의 치유력 Lv.1 (패시브:체액에 닿은 부위가 활성화되고 치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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