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 93.
* * *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고,
난 예비 은총받이(?)들을 구경하러 기도를 드리다 말고 일어섰다.
내가 일어나자, 나를 경호하는 두 엘프도 따라 일어선다.
회랑을 따라 놓인 신상 아래,
쭉빵한 누님들이 제각각 다른 소원을 빌고 있었다.
임신을, 남자를, 사랑을, 섹스를.
제각각 다른 소망을 성취시켜 달라고, 신에게 기원한다.
상당수는 내가 '은총' 을 내려주면 해결이 되는 안건이었다.
"제발 아기를 가지게 해 주세요. 기도드립니다."
쭉빵한 금발의 엘프눈나가 그렇게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지나가는 척 옆에서 훔쳐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자지가 발끈발끈하다.
진짜 굶주린 누님들이 많구나.
여기저기 다니며 기도를 듣다 보니 안 설 수가 없었다.
그래도 여긴 성스러운 장소,
빨딱 선 채로 걸어다닐 수는 없었기에,
최대한 억누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문득 눈에 엄청난 누님이 들어온다.
일단 가슴.
가슴이 진짜 크다.
지금까지 맛본 엘프 중 가슴 탑이라면 소피엘과 세피아였는데,
대 놓고 비교해볼 순 없어도 그보다 반 컵 이상 컸다.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은 어마어마한 몸매.
그러면서 허리는 잘록하고, 엉덩이는 다시 빵빵하다.
입은 예복의 엉덩이 부분이 터질 듯이 팽팽한 것이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우효..! 대박..!"
너무 박음직스러워 나도 모르게 터진 함성에, 조용히 하라는 시선이 쏟아진다.
나는 재빨리 망토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곳은 성스러운 곳, 조용히 기도를 올리는 게 맞다.
아무리 사도라고는 해도, 이런 곳에서 우효우효하면 안 되는 것이다.
내 우효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쭉빵한 폭유 누님은 눈을 감고 계속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대체 어디서 이런 괘씸한 임최몸이 튀어나온 걸까.
솔직히 건드릴 상황은 아닌데, 참기가 힘들다.
나는, 얼굴이나 볼 생각으로 슬쩍 옆에 섰다.
'와우..!'
약간 핑크빛이 도는 뽀얗고 깨끗한 은발이 면사포 밖으로 흘러내린다.
청순한 느낌 가득한 긴 은발 생머리.
아련한 그레이프 후르츠 향이 풍겨온다.
촛불에 비치면 핑크색으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은발은,
청량한 느낌의 푸른 은발인 우리 남성교단 대신관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뭔가 되게 암컷스럽다고 해야 할까.
몸도 그렇고.
아무튼 되게 섹스러운 누님이다.
'와, 이거 못 참겠는데.'
내가 세레니아에게 속삭이자, 세레니아가 고개를 갸웃한다.
'저 분은.. 저 분이 마음에 드시는 건가요?'
'응. 좀 심하게 마음에 드는데? 솔직히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데, 나 빨딱 서 버렸어.'
세레니아는 뭔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듯 뭔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잠깐이나마 사도님께 의심의 마음을 품었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뭐? 뭔데 그래.'
'저게 그 분이십니다.'
'앙?'
'그 분이세요. 에이드린 에오론드. 사도님께서 찾으시던 분입니다.'
'아니.. 그건 할망구..아니 할머니.. 구백 살 넘는다고 하지 않았어?'
'저 가슴을 보세요.'
나는 눈을 비비고 '조모님' 의 옆가슴을 다시 한 번 훔쳐보았다.
아무리 봐도.
자지가 빨딱빨딱.
축 늘어진 가슴이 뭐..?
누가 그딴 개소리를 했단 말인가.
얼탱이가 없었다.
'아니.. X나 씹 탱탱한데?'
'X나 씹은 무슨 뜻인가요?'
'아, 엘프 말에는 이런 욕이 없어서 그런가.. 전에 히키코모리도 그렇고, 번역이 완벽하게 되는 건 아닌가 보네..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아무튼 가슴이 엄청나게 탱탱하다고!'
'크고 늘어진 게 아니고요? 엘프들 기준으로는 늘어졌다고 할 만한데요.'
'뭐? 저게? 미쳤냐? 저 크기에 저 정도면 엄청 탱탱한 거지. 수술했다고 해도 믿겠다.'
'수술.. 요?'
'아 그런게 있어. 하여간 내 기준으로는 완전 합격이야 합격. 진짜 마음에 드는데?'
'그렇군요. 그러면 혹시 '은총'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실까요?'
'응 가능. 쌉가능. 아니 내리게 해줘. 부탁할게, 어떻게 안 될까?'
내가 막 붙잡고 늘어지자, 세레니아가 오히려 좀 당황하는 눈치였다.
'흐음, 구백 살 넘으신 분께 이렇게 은총을 내리고 싶어하실 줄은..'
'내가 잘못 알고 있었어. 나 지금 충격받았다고. 엘프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예뻐?'
'예쁜.. 음.. 뭐.. 아무튼 그렇습니다, 사도님 기준으로는 아름답다고 해야 하려나.. 물론 특별히 관리를 잘 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기 마련이라 저런 느낌이 되시죠.'
'엘프 최고!'
'에..?'
'아, 미안. 아무튼, 가서 이야기를 하면 되는 거지?'
'네. 아마 오늘은 스케쥴을 바꿔 오전에 오신 모양인데, 이걸 잘 됐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잘 됐지! 와. 나는 무슨 할머니를 상대해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런.. 엄청난 밀프엘프눈나라니..'
슬금슬금, 그녀 옆으로 다가간다.
톡 쏘는 듯한 그레이프 후르츠의 향기가, 가까이 가자 녹작한 우유향에 녹아든다.
이것은, 자몸 요거트.
충분히 숙성된, 향미 깊고 농축된 향기였다.
'어우 엄청 꼴려..!'
향기만으로 이렇게 흥분시키는 여자는 처음이었다.
성당이고 뭐고 당장 팬티 찢어버리고 짐승처럼 교미하고 싶다.
촉촉한 고대보지에, 내 달아오른 대포를 박아 넣고 싶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나를 가장 흥분시키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 그녀의 가슴.
가슴이 진짜 엄청 크다.
저 가슴을 마구 주무를 상상만 해도, 쿠퍼액이 옴찔옴찔 새어나올 정도다.
'역시 쪼꼬미보다는 거유지..'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쪼꼬미도 못 먹을 건 아니지만,
그것은 삼겹살에 상추같은 것.
소화 잘 되라고 껴서 겸사겸사 같이 먹는 거지 그것만 먹으면 억울한 것이다.
'아, 일단. 회유.. 회유를 해야지.'
잠깐 목적을 잊고 있었는데,
목표는 섹스가 아니라, 에오론드 저택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이렇게 저렇게 회유하는 과정에서 그 쪽으로 흘러가면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목표.
일단은 저택에 대한 정보가 먼저였다.
나는 정신을 다잡고, 살짝 에이드린 에오론드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에..?'
눈을 감고 기도를 올리던 그녀는,
내가 옷자락을 잡아당기자 눈을 떴다.
눈이.
눈이 너무 아름답다.
연한 핑크빛이 도는 눈은,
너무나 포근하고 부드러웠다.
얼굴 자체도 예쁘지만,
깊은 눈망울에서 마치 남자를 빨아들이는 힘이 흘러나오는 느낌이다.
일단..
일단 정체를 밝히고..
저택에 대한 걸 이야기해야 하는데,
내 입에서는 전혀 딴 소리가 나왔다.
"저랑 섹스하실레요?"
순한 눈동자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그야 그렇겠지.
기도드리는데 갑자기 와서 섹스하자니.
그게 지성을 지닌 생물체가 할 법한 소린가.
나도 말을 다하고 나서야 시간차로 뒤늦게 골이 띵해져 왔다.
저게 첫 만남에 할 말인가.
아무리 남녀역전이고 살짝 미추역전이라고 해도,
첫만남에 섹스하실레요? 라고?
짐승이냐?
뭔가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아, 말을 덧붙여 본다.
"그, 섹스가 아니라 교배.. 아니 그러니까 임신을 전제로 한 섹스를.."
자지가 뇌를 조종하는 건지,
개소리밖에 안 나온다.
진짜 나 짐승인가?
아니 근데 진짜 이 눈나하고 애만들고 싶어서 돌아버릴것같아아아아
섹스!섹스!섹스!
마치 무슨 신이 조종이라도 하는 것처럼 발정이 난다.
이게 암컷의 기분일까.
눈만 마주쳤는데 허리가 들썩거린다.
"에.. 무슨.. 저하고요..?"
근데.
근데 이게 웬 일.
뭔가.
뭔가 싫진 않은 눈치다.
정말로..?
진짜 좀 부끄러워하는 것 같긴 한데,
도망친다던지 아무튼 싫은 것 같지는 않았다.
이거 설마..?
오예스! 오야스!
나는 기왕 이렇게 된 거,
자지에게 조종석을 잠깐 넘겨주기로 했다.
뇌는 잠깐 어디 넣어 놓고 있자.
"네. 누나 보지에 자지를 박고 싶어요."
노빠구 다이렉트 어택!
어차피 첫 마디가 섹스하자는 말이었으니,
기왕 칼을 뽑은거 마구 썰어버린다.
"아니.. 하지만 나는.. 보시다시피 나이도 있고.."
"전 상관 없어요."
"이런.. 이런 신성한 곳에서.. 그것도 남자가 헌팅을 하는 건가요..?"
"싫은가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누나가 나를 못 참게 만드는걸요."
"아.."
볼은 붉히는 에이드린 에오론드.
볼을 붉힐 만한 대화는 전혀 아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좀 먹혀든 것 같다.
조모? 할머니?
고대보지면 어떠냐 맛있으면 그만이지.
애엄마도 따먹는 마당에 그런 걸 가릴까.
게다가 어찌보면 에이드린은 겉은 정숙하지만 속은 엄청나게 음란한,
그런 겉과 속이 다른 유부녀의 궁극체 같은 것이었다.
물론 음란한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지만,
저런 몸을 하고 음란하지 않을 리가 없다.
마찬가지로, 음란한 유부녀를 유부녀 좋아하는 내가, 거를 수 있을 리가 없다.
아 물론 남편은.. 없겠지? 흐름상 사별했을 것 같다.
있다면.. 음.. 장르가 달라지기에 안타깝지만..
아니.. 하지만 에이드린만은 남편이 있어도 따먹고 싶을 정도였다.
아니 오히려 남편이 보는 앞에서 남편이 주지 못했던 극상의 쾌락을 선사..
허억.. 내가 무슨 상상을..?
순간 타락할 뻔했다.
무서운 여자야. 에이드린..
정신을 되잡고, 교배하자는 제안의 대답을 제촉한다.
"아.. 아무튼 어때요?"
내 의사는 전부 밝혔고, 이제 응답을 해줄 차례.
에이드린은 어쩔 줄을 몰랐다.
그야 갑자기 섹스하자고 하면 당황하겠지.
그것도 이건 거꾸로 따져 보자면 골골대는 할배에게 쌔끈육덕녀가 들이대는 상황.
에이드린은 이게 대체 현실인지 아닌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혹시 뭘 노리고 그러시는 거라면.."
"노리고 있는게 있긴 한데, 그것보다는 일단 섹스하죠."
뭔가 내가 생각해도 주된 목적과 보조 목적이 바뀐 것 같긴 하지만, 상관없다.
우선은 섹스다.
섹스가 먼저다.
"아.. 저.. 싫은.. 싫은 건 아니지만.."
싫은 건 아니라는 소리에 자지가 빨딱 서 버린다.
이건 뭐 눈앞에 당근이 달랑거리는 느낌이다.
"아니지만 뭐요?"
"그.. 그전에 대체 누구신지..?"
"저요? '남성의 신' 의 사도입니다."
내가 정체를 밝혀 버리자 긴장한 건지,
세레니아와 이실리아의 신경이 곤두선 게 느껴진다.
일단 함정은 아닌 것 같다고는 하지만,
헤일리아 에오론드의 조모님인 만큼, 쉽사리 신뢰할 대상도 아니었다.
"아.. 사도님..!"
갑자기 내 손을 꼭 잡는 에이드린.
농담이 아니라 손바닥이 화끈하며, 손가락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임신? 섹스? 뭔가요? 말만 하세요."
"그런 건 아니고.. 저, 일단 저희 저택에 와주실 수 없을까요? 자세한 건 거기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음..?"
저택에 와 달라니.
아무리 들어도 노골적으로 함정 같은 말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세레니아와 이실리아 모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건 미리 정해둔, 빠지라는 신호.
위험하다는 싸인이었다.
나도 똑같이 생각한다.
근데 지금 조종간을 잡고 있는 건 뇌가 아니라 자지였다.
"저택에 가면 교배섹스 하게 해 줄 건가요?"
"에..?"
"말하는 대로 저택에 따라가면, 누나 보지 따먹게 해 줄 거냐고요."
"사..사도님께서 원하신다면.. 저는 거부하지 않을게요.."
발그레 볼을 붉히는 에이드린.
많이 부끄러운지 드러난 앙가슴의 윗부분이 빨갛게 물든다.
그래.
오늘 저녁은 왕가슴 푸딩이다.
꼭대기에 산딸기가 올려진 걸로.
"가죠.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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