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역전 이세계에서 엘프의 노예가 되었다-79화 (79/140)

〈 79화 〉 79.

* * *

그렇게 허락을 받고, 소녀에게 다가간다.

농촌소녀는 두 손을 마주잡고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부디 아이를 내려 주세요. 간절하게 기도드립니다.."

작게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영애들처럼 곱지는 않았지만 순수하게 맑은 맛이 있었다.

소녀가 놀라지 않게, 적당한 발걸음 소리를 내며 다가간다.

"저기.."

"엣..?"

인기척을 내며 다가갔는데도,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는 엘프 소녀.

고개를 뒤로 돌리자, 주홍빛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물론 나이로 따지자면 엄청 눈나겠지만,

저 엣되어보이는 얼굴을 보니 도저히 눈나라고는 할 수가 없다.

어슴푸레한 빛이 감도는 신전 안,

살랑이는 촛불에 비친 소녀의 피부에선, 파릇한 생명력이 넘쳐흐른다.

"기도를 열심히 드리시는 것 같던데.."

조금 경계하며, 거리를 둔다.

"네에.."

"혹시 무슨 사연이 있나요? 전 이곳의 그러니까.. 신관 같은 겁니다."

"아.."

신관이라는 말에 경계를 푸는 그녀.

내가 약한(..) 남자여서 그렇겠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순진해 보였다.

"저.. 아기를 가지고 싶어서, '남성의 신' 께 기도를 드리고 있었어요.."

"아기를 가지고 싶다고요?"

"네.."

"주변에 혹시 남자라도..?"

"주변에 아는 남자는 없어요.."

"아.."

"저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작은 농장을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도저히 남자를 만날 형편은 안 되서.."

하긴 그런 것 같긴 했다.

신전에 오는 엘프들은 대체로 깔끔하게 차려입는 편인데,

이 소녀는 혼자 작업복 차림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옷은 남루하지만, 맑은 눈은 시릴 듯이 푸르다.

"기도를 열심히 드리면, 혹시나 '남성의 신' 님께서 아기를 주시지 않을까 하고, 틈틈이 와서 기원을 올리고 있어요."

"음.."

기도를 한다고 과연 아이가 생길까?

본인도 아니라는 걸 알 텐데..

"혹시 아이 만드는 데 좀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나요?"

내가 그렇게 슬쩍 운을 던지자,

소녀는 순진한 겉모습에 걸맞지 않게 냉큼 달려든다.

"아, 그러면 감사하죠..!"

'너무 쉽게 넘어오네..? 이건 좀 실망스러운데..'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소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신관님께서 같이 기도해주시면 더욱 효과가 좋을 거에요."

순간, 자지에 발딱 피가 몰린다.

'기도? 섹스가 아니고? 이 상황에서, 기도를 하자고?'

이건 진짜다.

뭘 모르는 진짜 순진한 소녀다.

추잡하기 그지없지만, 입 안에 입맛이 싹 돌며,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름이 뭔가요?"

"올리비아에요. 성은 없어요."

보이는 그대로,

귀족이 아닌 평범한 농촌 처녀였다.

그것도 아마 약간 혼기를 놓친.

자세히 보니, 헐렁한 작업복 상의에 가려져 그렇지, 볼륨도 꽤나 있었다.

'..작진 않네..'

겉으로 보기에는 잘 안 드러나지만, 확실히 작지는 않았다.

윤곽으로 짐작컨데 최소한 아르피엘 이상은 될 것 같다.

나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으며,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올리비아, 그, 기도만 하면 아기가 생기나요?"

"아.. 아마도.. 남성이 여성에 깃들면 아기가 생긴다고 배웠어요. 기도를 열심히 하면 깃들지 않..을까요..?"

"으음. 깃든다는 게 어떤 건지 아나요?"

"대충은 알아요.. 하지만 어머니께서 자세히는 안 알려 주셨어요."

대충 안다고는 하는게 어떤 것일까.

"대충 안다는 게 어떤 뜻이에요?"

"아.. 아기..를.. 만들려면.. 여자가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고.. 들었어요.."

아주 모르는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장난스럽게 물어보았다.

"왜 그렇게 말을 더듬어요?"

"그, 저.. 남성분과 이런 이야기를 해본 건 처음이라.."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신관님께 이상한 소리를 했네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볼을 붉히는 올리비아는 순진한 매력이 넘쳤다.

"아뇨. 이해해요. 남자와 만난 적이 별로 없나 보군요?"

"네.."

"혹시, 처녀인가요?"

"아.. 그런 건 왜.."

말을 흐리는 올리비아.

나는 진지하게 다시 묻는다.

"신성한 힘으로 아기를 만들려면, '꼭 알아야' 하는 중요한 점이니까.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그렇다.

내가 꼭 알고 싶었다.

대충 봐도 200% 확실하지만,

그래도 내가 유니콘이 아닌 이상은 본인에게 확인해 봐야 확실한 법.

올리비아는 순진하게도 순순히 대답을 해 주었다.

"..맞..아요.."

대충 다 들었지만, 저 목소리로 그 말을 하는 게 듣고 싶어서 못 들은 척 되묻는다.

"네? 뭐라고요?"

"..부끄럽지만, 이 나이까지 처녀가 맞아요.."

"아, 그렇군요."

'역시 그렇군요' 라고 하려다, 부끄러워 할 것 같아서 역시는 빼고 말했다.

"그러면 혹시, 자위 같은 건 해본 적 있나요?"

'살짝 너무한 질문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것도 그냥 순진하게 대답해 줄 것 같아서 한 번 질러봤다.

대답은, 예상보다 더 순수했다.

"자위요? 자위가 뭔가요?"

먹는 건지 하는 건지 그게 뭔지 감도 안 잡힌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마음 속으로 은총(..)을 내려줄 것을 결심했다.

아니 솔직히 이건 너무하잖아.

맨날 '하악하악 주인님♡' 이러다가 이런 순수한 소녀를 만나게 되면..

물론 '하악하악 주인님♡'이 싫은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매일 먹으면 질리기 마련.

가끔은 이런, 청량한 느낌이 필요했다.

"자위가 뭔지 모르는 건가요?"

"네에.."

조금 민망해하는 올리비아.

나는 만족스러웠다.

자위도 모르는 처녀를,

내 자지로 더럽히고 조교해, 임신시킨다.

뒤틀린 시커먼 남성의 욕망이 꿈틀거린다.

"아주 좋아요. 다 좋지만.. 음, 하룻밤을 같이 보내려면, 가르쳐 줄 것이 많겠네요."

"네..? 그게 무슨.."

"하룻밤 같이 보내 줄게요."

"에..?"

올리비아는 대체 무슨 말인가 하나 깜짝 놀랐다.

"저하고요?"

"네."

올리비아는 당황하더니 나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하룻밤을요..?"

"네."

"그건.."

"맞아요. 하룻밤을 같이 보내서 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뜻이에요."

너무나 소중한 기회를 그냥 주어버리는 것에, 당황하는 올리비아.

"저.. 괜찮으시겠어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괜찮아요. 올리비아가 그동안 한 기도가, '남성의 신' 에 닿은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래도.."

"아, 그리고 저는 '남성의 신' 에게 특별한 축복을 받아서, 올리비아를 한 번에 임신시켜줄 수 있으니까요."

"에..? 그런 게 가능한가요?"

"뭐.. 여러 조건들이 맞아야 가능한 건데.. '처녀' 고, '자위' 라는 걸 해본 적이 없어야 하거든요. 올리비아가 마침 딱이네요. 그냥 운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뭔지도 모르고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며 감사해하는 올리비아.

너무도 순진하게 따먹어주는 것을 감사해하는 것에,

내 마음 속 음습한 욕망이 들끓는다.

솔직히, 이 세계에서 돈 주고 남자를 경험하는 일은 드물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런 자위도 모르는 동정녀는, 정말 드문 존재다.

게다가 가슴도 큰 것 같아!(중요)

이런 엘프는 절대 놓칠 수 없었다.

"아니에요, 올리비아. 올리비아가 매일 정성껏 기도를 드렸기 때문이에요. 감사는 '남성의 신' 께 드리도록 해요."

"네..! 앞으로도 부지런히 '남성의 신'께 감사를 드릴게요..! "

참으로 기특한 처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이 아이를, 어디서 따먹어야 할까?

"그러면.. 어디로 갈까요?"

"아.. 저, 좀 멀긴 하지만 저희 집으로..! 신관님을 모시기엔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 해서 모실게요..!"

"집이요?"

"네, 작은 농가에요.."

농가.

농가에서 순진한 농촌처녀랑..

훅 당긴다.

그러고 보니 홀어머니가 계시다고도 한 것 같은데..

1+1?

1+1+1=5?

나는 결심을 굳혔다.

간다.

이건 가야 한다.

"부족하긴요, 전혀 부족하지 않아요. 그러면, 갈까요?"

* * *

올리비아의 집은, 마도전동차를 타고도 꽤 멀리 있었다.

'영원의 도시' 를 벗어나 외곽으로 향한다.

울창한 숲이, 끊임없이 펼쳐져 있다.

포장된 도로에는, 가끔 보이는 마력망을 연결하는 탑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이쪽이에요."

숲을 한참을 가로지른 후에야,

작은 평야에 도착했다.

황금빛 곡물로 가득 찬 들판에는,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농가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었다.

올리비아를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올리비아의 탄탄한 엉덩이가 앞에서 씰룩인다.

살집이 좀 있는 엉덩이에선, 풍요로움이 느껴졌다.

"여기에요."

도착한 곳은 소박한 농가.

안에서는 저녁을 준비하는지, 그릇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저 왔어요!"

밝은 목소리로 소리치는 올리비아.

그릇을 놓는 소리와 함께, 문간으로 향하는 발소리가 들인다.

문이 열리며, 올리비아처럼 주홍색 머리카락을 한, 풍만한 엘프가 나온다.

'호오..!'

올리비아도 좋긴 하다.

좋긴 한데.

엄마는 왜 저렇게 예쁘냐.

엘프 기준으로는 전혀 미인이 아니겠지만,

내 눈에는 엄청 섹시한 누님이셨다.

반들거리는 엘프 특유의 매끄러운 피부에,

가슴도 엄청 크고(중요).

얼굴도 통통하니 귀여운 마망.

느긋하니 포용력이 넘치는 느낌이다.

"왜 이렇게 늦었니? 어머.."

조금 걱정스럽게 물어보다, 옆에 있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시는 어머님.

"남성분이 이런 곳에는 왜..? 혹시 길을 잃으셨나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올리비아가 나서서 설명을 했다.

"아냐, 엄마. 이 분은 남성교단의 신관이신데, 나하고 하룻밤을 보내주신데."

"응..? 그게 무슨 소리니? 하룻밤을 보내주시다니?"

"아기를 만들어 주신다고 하셨어."

"아기? 대체 무슨..? 아기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건 줄 아니? 영문을 모르겠구나.."

"따님 말씀이 맞아요. 저는 따님을 임신시켜드리러 온, 남성교단의 신관입니다."

뭐, 사도도 신관은 신관일 테니 거짓말은 아니다.

"에..? 이게 무슨..? 진짜인가요?"

"네. 따님께서 그 동안 '남성의 신'께 열심히 기도를 드렸는데, 우연히 시간과 조건이 맞아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아니.. 하지만..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순진한 올리비아와는 달리, 어머님은 터무니없는 횡재를 바싹 경계하시는 눈초리였다.

"혹시 교단에 뭘 바쳐야 하는 거면.. 저희는 드릴 것이라곤 아무 것도.."

"아뇨, 아니에요 어머님. 교단은, 그리고 저는 아무 것도 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순전히, 따님의 정성에 '남성의 신' 께서 은총을 내려주시라고 하신 거에요."

"에.."

"아, 그래도 따듯한 저녁 식사는 대접 받았으면 합니다만."

내가 빙그레 웃으며 순진한 척 말하자, 올리비아의 어머니는 어쩔 줄 몰라 했다.

믿기에는 너무나 형편 좋은 이야기.

그러나, 무슨 속셈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야 내가 원하는 건 진짜로 올리비아(와 어머님)뿐이었으니까.

"이, 일단 들어오세요."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준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아직 무슨 속셈이 있는지 좀 미심쩍어 하는 느낌이지만,

곧 내 순수한(?) 마음을 이해시켜 드릴 수 있을 것이다.

맛있는 저녁식사의 냄새가 풍겨온다.

방 안은, 깔끔한 엘룬드 저택과는 다르게 생활감이 넘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지저분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나무로 된 벽에는 말린 화환이 걸려 있고,

밋밋한 벽에는 자수를 놓은 천이 장식되어 있었다.

더할 나위 없이 가정적인 느낌이다.

'이런 분위기를 이제 와서야 느껴보다니.'

보통 이세계 전이, 그것도 야한 쪽이라 하면,

전이된 첫날밤에는 이런 시골의 농가에서 시골처녀와 응응하게 되는 게 왕도 전개가 아니던가.

이제와서야 싶지만, 그래도 이런 분위기를 맛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앉으세요. 아 식기를 한 명 분 더 차려야.."

아무래도 오랫동안 두 사람만 생활해서였는지,

올리비아의 어머니는 내가 쓸 식기를 한참을 뒤져 찾아냈다.

기색을 보니, 올리비아 뿐만 아니라 올리비아의 어머님도 남자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셨던 것 같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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