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 70.
* * *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은 내가 망설인 탓이다.
이중에 누굴 고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서,
잠깐 어쩔까 망설였다.
그렇게 내가 아무 말도 안 하자,
영애들이 스스로 나섰다.
"사도님 저를..♡"
"아니, 저에게은총을 내려 주세요..♡"
"저도 은총을 받고 싶어요..♡"
나를 보며 애원하던 영애들은, 잠시 후 서로를 타박하기 시작했다.
"저야말로 은총을 받기에 적합한 몸이에요..!"
"당신은 임신시종이 셋이나 있잖아요..?"
"처녀 주제에 감히 은총을 받고 싶다는 건가요..?"
'아니, 기왕이면 처녀가 좋은데..'
내가 어버버하는 사이,
어째 싸울 기색인 영애들.
항상 조화롭고 평온하고 사랑과 친절이 넘치던 학교에서,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비난하는 모습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여러분! 그만! 싸우지 마세요."
그때 나선 것은, 원래 수업을 진행하고 계시던 선생님이셨다.
맨 앞에 빈자리에 앉아 내 자지를 뚫어져라 보시던 선생님
그래,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인걸, 제자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만 있을 리
"싸울 필요 없이, 여기서는 선생님이 대신 은총을 받도록 할게요♡ 하앍하앍♡"
아
교육자란 대체
"아니, 선생님은 아니죠!"
"맞아요! 양보하세요!"
"시끄러워욧! 너희들은 아직 기회 많잖아! 선생님은 아슬아슬한 나이란 말얏! 너희야말로 양보햇!"
빼액 소리지르는 선생님.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미리 군침을 삼키고 계신다.
사실 여러가지로 이런 타입이 좋긴 한데,
너무..
전형적인 엘프다.
아리엘이 나이먹은 것 같은
그렇다고 아리엘보다 예쁜 것도 아니고
가슴도 학생들과 비슷하고
그나마 봐줄만한 건 처절함 정도려나.
아무튼, 드리프트 씨게 꺾은 선생님에게, 영애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우우우!"
"고용되서 월급받는 주제에 무슨 임신을!"
"학생들에게 양보하세요!"
그보다 영애님들, 고상함이 벗겨지고 있는데요..
보다 못한 아르피엘이 나섰다.
"여러분! 오빠 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인가요!"
따끔한 일침에, 웅성거리던 영애들이 부끄러워한다.
"이루리엘 고등영애학교의 학생으로서 부끄럽지 않나요? 남을 헐뜯고 모욕하면 오빠가 돌아봐 줄 것 같나요? 남의 단점을 지적한다고 해서, 자신의 장점이 되지 않는다는 걸 모르시는건 아닐 텐데요!"
맞말로 폭행하는 아르피엘
추태를 부리던 선생님까지도,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인다.
"맞아.."
"우리가 심했어.."
"부끄러운 일이에요.."
반성하는 영애님들.
임신에 눈이 잠깐 뒤집혔지만,
역시나 본성은 순하고 착한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하죠..?"
"누가 은총을 받아야 좋을까요?"
망설이는 학우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아르피엘이 나섰다.
"정정당당하게, 오빠께서 선택해서 결정하도록 하죠. 우리는 그저 우리의 타고난 장점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면 될 뿐이에요"
고개를 끄덕이는 영애들.
"타고난 장점을..!"
"돋보이게 한다..!"
"그러려면 어쩌면 좋을까요?"
아르피엘은 내 쪽을 보고 살짝 윙크를 하더니, 기절초풍할 제안을 했다.
"지금부터, 옷을 벗고,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을 오빠에게 보여주죠. 은총을 받기 적합한 육체인지, 공정하게 선발 받도록 해요."
"옷을 다 벗나요?"
"그건 좀"
'그래 그건 좀..'
내가 생각해도 그건 좀 아니었다.
귀족학교에 영애님들인데
그건 아니지
그러나 아르피엘은 멈추지 않았다.
"싫거나 부끄러운 분은 하지 않으셔도 상관 없어요. 강요하는 건 아니니까요. 다만, 이건 부끄러워 할 일이 전혀 아니에요. 아리엘이 몸으로 보여주었듯이, 이건 절대 천박하거나 음란한 것이 아니니까요. 아니, 오히려 생명을 잉태하는 성스러운 행위라고 해야겠죠."
아냐 부끄러운 거 맞아.
그러나 영애들은 아르피엘의 혓바닥에 홀라당 넘어간 것 같았다.
얘 대체 뭐냐.
당장 남성교단 전도사로 스카우트해도 될 것 같다.
아무튼 납득한 영애들이, 하나 둘 단추를 풀기 시작한다.
"맞아요. 성스러운 일이에요."
"전 벗겠어요."
"저도..♡"
"저도요..♡ 몸에는 자신이 있답니다."
그렇게 벗기 시작한 영애들.
교육을 얼마나 잘 받았는지,
겉옷부터 속옷까지 차곡차곡 개켜서 앞에 쌓아놓는다.
속옷에 대부분 국물자국이 있었던 것은.. 넘어가자.
아무튼 그렇게 네모반듯하게 옷을 벗어놓고,
단정한 포즈로 책상 위에 선 영애들.
교단에 서서 보니,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다만 다들 엘프 기준으론 자신 있으실 몸매들이시겠지만,
내 기준으로는 좀 안타까웠다.
근데.. 이 선생님은 왜 벗으시는 걸까?
"저, 선생님?"
"네? 혹시 저를..?"
"아뇨, 저기 선생님은 안 벗으셔도 되는데..?"
"아닙니다. 저도 지원할게요! 몸이라면 젊은 애들한테 뒤쳐지지는 않아욧!"
"아, 네, 뭐 편하실 대로.."
아무튼 그렇게 완성된 절경.
엘프킨라빈스라고나 할까. 여기서 골라 먹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전부 맛이 바닐라라는 거..
대체 뭘 고르라는 거냐.
'야, 어떻게 하냐?'
아르피엘에게 눈짓을 하자, 아르피엘이 눈빛으로 대답했다.
'오빠 맘대로 하세요♡ 헤헷, 저 잘했죠?'
'아니.. 잘하긴 했는데, 이걸 어쩔 거야 이제. 다들 자기가 선택 받을 거라고 믿고 있는 것 같은데?'
'저도 몰라요♡ 그냥 막 해버려요! 오빠♡'
일을 벌려놓고 쏙 빠지는 아르피엘.
지는 이미 임신했다 이거지..
알몸으로 당당히 선 영애들이라니.
스트레스 풀리는, 참으로 고마운 광경이긴 한데,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매우 난감하다.
'저를 골라주세요'
'아니 저를'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거, 누굴 고르면 나머지 영애들이 가만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안 그래도 요새 험한 꼴을 볼 뻔 했는데,
쓸데없는 곳에서 원한을 살 수는 없다.
나는 진지한 자세로, 알몸으로 선 영애들을 한 명씩 살펴보았다.
'웃으면 안 되 절대'
히죽거려지는건 어쩔 수 없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꾹 눌러 참으며,
고귀한 영애들의 속살을 마음껏 주물럭거린다.
"음, 영애는 가슴의 탄력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보지털의 부드러움과 윤기도 매우 우수해요."
"앗..♡ 사실 자신 있는 부위였어요..♡"
"다음 영애는.. 아, 젖꼭지의 감도가 좋군요."
"응흣..♡ 가, 감사합니다."
"아니, 온 몸의 감도가 좋은 건가요? 벌써 보지가 축축하네요."
"아.. 아까 은총을 내려주시는 장면을 보고 흥분했어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아주 임신에 최적화된 몸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영애는, 보지가 아주 예쁘게 생겼네요."
"네..넵..♡"
"은총을 받기 아주 적합한 보지에요. 오, 가슴도 물방울 모양으로 아주 우아하네요."
"넵.. 보지와 가슴은 자신있답니다..♡"
그렇게 정신 나갈 것 같은 논평을 하며,
교실 안을 돌며 모든 영애들의 가슴과 보지를 맘껏 주물럭거린다.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너무나 고귀하게 보지와 가슴을 만짐당하는 영애들.
성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불평 한 마디 없이 다들 칭찬에 기뻐할 뿐이었다.
"자 그러면.. 다 본 것 같네요."
"앗 잠시..!"
"엣..?"
"절 빼먹으셨는데요..!"
"아, 선생님.."
"저도 심사해주셔야죠..♡"
"아.. 네.."
"자, 어서 보지와 가슴을 만져주세요..♡"
"아.. 네에.."
나는 조금 질려서 형식적으로 보지와 가슴을 심사했다.
"음, 가슴의 탄력이 나이에 비해 아주 훌륭합니다. 모양도 잘 잡혀 있고요."
"감사합니다..♡"
"보지도 아주 쫄깃해 보입니다."
"넵♡ 실제로도 쫄깃해요..♡"
"에.. 그럼 이걸로 심사는 마무리하도록 하지요."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초 집중하며 결과를 듣는 영애들.
아, 선생님도 한 명 포함이다.
에로리나는 이 여교사가 좀 부끄러웠는지, 살짝 째려보았지만,
선생님 엘프는 애써 눈길을 무시하며 날 바라보았다.
'확실히 저건 좀 심하지..'
아무리 임신이 급하다고 해도,
에로리나는 업무 중에는 안 된다며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했다.
그게 교육자로서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이 선생님은.. 학생들을 제치고 먼저 임신하려 달려든다.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에, 심사 결과, 고귀한 엘프 영애분들 모두 은총을 받는데 한 분도 부족함이 없으시네요."
"엣, 저는요?"
"아, 선생님도요."
"아, 감사합니다♡ 젊은 애들한테 지지 않을 꺼니까요..♡"
"아.. 네.. 그러시던지.. 마시던지.. 아무튼, 여러분 모두 은총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할 수가 없네요."
"아..!"
"그럼 어쩌죠..?"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안타깝지만, 저는 여러분들 중 누구를 고르는 건 건방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 소중하고, 자격이 있는 분들이세요."
열심히 입을 터는 나
이제 슬슬 결론을 이야기해야할 시점이다.
"여러분 모두에게 은총을 내려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시간과 자원이 허락하지 않네요. 사실상 여러분 모두를 고르는 것 말고는 답이 없기에, 오늘은 여기서 그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앞으로 남성 교단에 열렬한 믿음을 보여 주신다면, 곧 개인적으로 은총을 드릴 기회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주물럭거리고 아무것도 안 사겠다는 말이지만,
어쨌든 다 자격은 있다는 말에 영애들은 아쉬워하며 아까워했다.
"아"
"아깝네요"
"아 굳이 고르셨다면 아마 저였을 것 같은데"
"아니, 저였을 거예요."
"제 가슴을 가장 오래 만지셨어요."
"제 보지가 예쁘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저는 감도가 좋다고, 임신하기 최적화라고 말씀하셨답니다."
내게 들은 칭찬을 자랑스럽게 이야기나누는 영애들.
미안하지만 사실 여러분들은 별로 제 타입이 아니에요..
아무튼 다시 옷을 입기 시작하는 걸 보니, 어떻게 좋게 끝난 것 같다.
이게 어떻게 되나 조마조마하던 에로리나는,
다행히 일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가 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러면 견학은 여기까지로 하죠. 여러분, 유익한 시간 보냈나요?"
예절바른 고상한 영애로 돌아온 아가씨들은,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다음번에 또 견학을 와 주세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언제든 환영입니다♡"
열렬한 성원에, 나는 조금 멋쩍었다.
"아.. 하하. 감사합니다."
겨우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 교실 밖으로 에로리나와 나온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인데,
정작 아가씨들의 수업은 전혀 견학을 못 했다.
아리엘인가 하는 귀엽고 예쁜 아가씨만 임신시켰을 뿐.
교실로부터 조금 떨어진 복도,
에로리나가 내 소매를 붙잡더니, 수줍게 묻는다.
"..어땠어..?"
뭐가 어땠냐는 걸까?
"..뭐가요?"
"그.. 젊은 애들.. 가슴도 작고.. 탱탱하잖아..?"
아.
이제야 이해가 된다.
에로리나는 자신과 은근히 비교했던 것 같다.
"알잖아요? 나 큰 가슴 좋아하는 거."
"그래도.. 혹시 생각이 바뀔 지도 모르잖아..?"
수줍게 물어보는 에로리나.
뭔가 내가 엄청 좋아하는, 노처녀 특유의 처절함이 묻어난다.
"..혹시 복도에서 임신하고 싶어요..?"
"아니..! 그건 아닌데.."
"자꾸 그렇게 자신 없는 척 하면서 유혹하면 확 덮쳐버릴지도 몰라요."
"유혹하는 건 아닌데.."
"그 큰 젖탱이 들고 작은 찌찌가 좋냐고 물어보는 건, 완전 유혹 맞거든요.."
"..그러니까 큰 게 좋다는 거지..?"
"당연하죠. 왕찌찌 누나 임신섹스를 어떻게 참아요? 솔직히 에로리나 당장이라도 임신시켜버리고 싶은데, 학교에서는 곤란하다고 해서 참고 있는 건데.."
"으..흥..♡ 그.. 그렇구나..♡"
뭔가 자신감을 되찾은 에로리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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