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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이세계에서 엘프의 노예가 되었다-64화 (64/140)

〈 64화 〉 64.

* * *

내가 그런 걱정을 하는 동안,

세피아는 조용히 코트를 벗더니,

오른손에 감고 마력을 주입했다.

'에..?'

정석적인 호신술이긴 하지만,

상대는 칼이다.

마력은 우세하다고 해도,

방어하는 것 이상은 어려울 것 같은데?

"도..도..도망쳐.. 빠..빨리 신고해줘.."

아닌게 아니라 본인도 무리인 걸 아는지,

식은땀을 흘리며 그렇게 말하는 세피아.

아이고, 이 눈나야. 지금 폼 잡을 때가 아닌데..

그래도 날 위해서 나서는 게 참 기특하고 귀엽다.

'그나저나 이것들은 대체..'

어쩌면 내가 너무 안일했는지도 모른다.

실제 내용이야 어떻든, 내 몸값은 하룻밤에 60만 골드까지 오른 상황.

확정 임신 가능이라는 걸 믿지 않는 엘프들도 많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내 몸이 가지는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해도 좋았다.

즉, 어떤 정신 나간 놈이 이상한 생각을 품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소리다.

'일단 혼을 내줘야지.'

일단 정력으로 자지를 만든다.

그 자지에, 정력을 두배세배 주입해 잔뜩 부풀린다.

야구방망이 크기의 자지.

거꾸로 잡으니 귀두 부분이 딱 잡기 편한 손잡이가 되었다.

"에..?"

"저게 뭐야..?"

난데없이 몽둥이가 튀어나오자 엘프들은 당황했다.

세피아도 마찬가지였다.

"무..무슨..?"

"덤벼!"

나는 그렇게 말하며 다짜고짜 밀고 들어갔다.

덤비라고 해놓고 내가 덤빈 것이다.

문신엘프들은 잠깐 어쩔 줄을 몰랐다.

나는 연약한 남자이자 유괴할 대상인데,

이렇게 덤빌 줄을 몰랐던 것 같다.

"어어.."

쎈누나 한 명이 단검을 들고 가로막아보지만, 내 좆매의 길이가 더 길다.

게다가 아직은 나를 찌를 생각은 없었는지, 반격할 자세도 아니었다.

'카쾅!'

마력이 깃든 단검과 좆매의 정력이 부딪히며, 불똥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난데없는 폭발에 단검을 놓친 쎈누나엘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이다.

"흐럅!"

이해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배때지에 한 예쁜 나비문신에, 좆매 풀스윙을 날린다.

"끄헉..!"

좆매에 담긴 정력이 자궁에 쌓인 마력과 반응했는지,

때린 것 이상으로 거칠게 튕겨나가는 쎈 눈나.

벽에 몸을 부딪혀, 주르륵 흘러내려 쓰러진다.

예상 외의 상황에, 다른 쎈누나들이 당황한다.

"뭐야, 썅!"

"좆 같네.. 이럴 거라는 건 못 들었는데..?"

이제 유괴가 문제가 아니었다.

쎈누나들은, 단검을 고쳐들고 본격적으로 나를 포위했다.

남자라고 봐주고 이런 거 없이, 100% 담가버릴 의도가 보인다.

'씁.. 일단 선빵은 좋았는데..'

일단 날린 것 좋았는데, 이 눈나들 만만치 않다.

앞으로 한 명 정도는 더 날려버릴 수 있겠지만,

그 빈틈을 나머지 둘이 치고 들어올 것이다.

"끄으.. 씨발.."

거기에 더해 벽에 처박힌 나비문신 눈나도 정신을 차렸다.

"그 새끼 이상한 힘이 있어..! 봐주지 말고 담가버려!"

제가 김치입니까? 담그게?

이상한 힘이란 말에 다른 쎈누나들이 더욱 긴장한다.

이제 남자고 뭐고 이상하면 바로 푹찍해버릴 것 같다.

'아니 내가 몸값이 얼만데 그냥 푹찍을 한다고?조금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주면 안 될까?'

유괴하러 왔으면 유괴를 하라고.. 상해사건 만들지 말고..

그러나 쎈누나들은 나를 일단 살려서만 데려가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

전혀 봐주는 거 없이, 나를 포위해 들어온다.

'젠장.. 이거 쉽지 않겠는데.'

일이 더럽게 돌아간다.

옆에 세피아는 어떤가 봤더니,

입 꾹 다물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내 앞에 서서 쎈누나들을 가로막는다.

'오우야.'

무서워하는게 뻔히 보이는데,

그래도 나를 지키려 한다.

쫌 감동이다.

일단 지금 포지션으로 보면,

세피아가 몸으로 막는 동안, 내가 처리하는 각이었다.

뭐 이론상으로는 말이다.

세피아는 코트에 마력을 불어넣어, 찌르는 검을 붙잡을 준비를 한다.

여차하면 몇 군데 찔리는 걸 각오하고서라도 반격까지 할 생각이었다.

쎈누나들도 그런 각오를 아는지, 섣부르게 다가오지 않았다.

몇 걸음 거리에서 위협적으로 단검을 휘두르는데,

휘두를 때마다 마력이 공기를 가르며 섬칫한 소리를 낸다.

'씁.. 누구 도와줄 사람 한 명만 있어도..'

가게에서 좀 떨어진 뒷골목,

인적은 드물다.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소리쳤다.

"누구 없어요! 사람 살려! 강도다!"

쎈누나들은 당황했다.

"어.. 씨팔..!"

선빵은 지가 때려 놓고서,

이제와서 피해자 코스프레다.

혹시라도 사람이 오면 곤란해지는건 그쪽이었다.

저쪽은 정장 입은 커플,

이쪽은 몸에 그림을 좀 많이 그린 4인조.

딱 봐도 어느 쪽이 나쁜 놈인지는 뻔하다.

"빨리 덮쳐!"

누군가 한 명이 소리치자,

다함께 단검을 세우고 돌격한다.

그런데 그 순간.

"네 이년들! 감히 이분이 누구신 줄 알고!"

우다다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엘프가 있었다.

은빛 반짝이는 머리카락,

위엄 넘치는 대신관 의복,

그리고, 손에는 성스러움 넘치는 커다란 지팡이.

..아마 저 지팡이, 도난품이겠지.

그렇다.

발암물질.

구타유발깐프.

세레니아 페이엘이었다.

대체 얘는 어디에 숨어있다가 이렇게 타이밍 좋게 나타나는 거냐.

"..저건 또 뭐야?"

당황하는 쎈누나들.

세레니아는 거침없이 달려와,

아까 쳐박혔던 나비문신 쎈누나를 그대로 홈런을 쳐 버렸다.

거의 5미터 이상 날아가 두 번째로 쳐박힌 쎈누나.

이번에는 다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지팡이를 돌려 고쳐잡고,

위풍당당하게 소리치는 세레니아.

"사도님을 건드리다니! 각오는 되어 있겠지!"

쎈누나들은, 조금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잰 또 뭐야.. 씨발.."

울고 싶든, 웃고 싶든,

세레니아는 자비가 없었다.

그대로 돌격해, 액션영화처럼 휘두르는 단검을 피하며,

지팡이로 두 명을 날려 버렸다.

펑펑 마력이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골목에 차곡차곡 쌓이는 쎈누나들.

근데 저 지팡이, 대체 뭘까?

좆매보다도 성능이 우월한 것 같은데?

"씨이발..! 대체 뭐야!"

마지막 한 명 남은 쎈누나는 엉덩이를 쭉 빼고 도망칠 기회를 엿보지만,

세레니아는 도망치게 놔 둘 생각이 없었다.

"회개하라!"

회개할 기회 따윈 주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세레니아.

자루로 발을 걸어 중심을 잃게 만들고, 그대로 풀스윙으로 날려버린다.

"쿠엨­"

생명이 짓눌리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마지막 쎈누나­

죽지는 않았겠지? 나 문신한 쎈누나들 은근 좋아한단 말이야.

Suicide Girls에 맴버쉽도 가입했었다고­

"­흥! 같잖은 년들."

세레니아는 별 것 아니었다는 듯이 손을 탁탁 털었다.

"괜찮으십니까? 사도님?"

"..너.."

"네?"

"폐급이라고 생각했던것 절반은 취소할게."

사실 폐급 정도가 아니라 좀 더 나쁜말이었지만­

하지만 칭찬에도 세레니아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이해가 잘 안가는 칭찬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마 본인은 자기자신이 폐급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했던 적 없었던 것이 아닐까.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사도님을 노리는 놈들이 생길 것 같아서, 한동안 사도님을 몰래 지키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그러면 교단의 일은?"

"카렌이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음, 뭐, 잘했다고 해야 하나 이걸.

대신관이 교단을 내버려두고 나를 스토킹하고 있었다니.

"언제부터 따라다닌 거야?"

"자선행사 할 때 쯤 부터니까, 꽤 되었습니다."

"..어? 그렇게 오래?"

한마디로 그동안 내내 경호했다는 거 아닌가?

뭐지 이건.

좀 감동이긴 한데­

그래도 되는 건가?

아니 잘 한 건 맞긴 한데..

"그러면 오늘도..?"

"네. 아침부터 아까 밤에 공원에서 정령새에게 빵을 뜯어주실 때까지 계속 경호 중이었습니다."

'빵먹자. 구구구 하는거 본 건가..'

뭔가 민망하다.

"아.. 그러면 그 동안 계속 보고 있던 거야?"

"네. 밤낮으로."

"밤낮으로? 온종일 내내?"

"네. 저도 미욱한 몸이지만 축복을 받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할 수 있는 거하고 하는 거하고는 좀 다르지, 대체 왜 그렇게까지?"

"아무래도 요새 거금을 주고받고 하다 보니, 소문이 여러 모로 퍼졌고, 그것 때문에 사도님을 노리는 흉악한 시도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뭐.. 직감, 아니 신성한 계시가 번득였다고나 할까요."

그럴 듯 하다.

상당히 정확한 판단이었다.

"..너도 생각이라는 걸 하긴 하는구나?"

"..물론이죠?"

아마 가치관이 매우 괴상하게 뒤틀리기는 했지만,

세레니아의 판단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면 습격받을때도 보고 있었어?"

"네."

"바로 안 도와주고 뭐 했어?"

"아 그건.."

뭔가 세레니아가 설명을 하려는데, 골목에서 헐레벌떡 수도경비기사단원 둘이 나타났다.

"여긴가요? 범죄현장이?"

"..신고를 하느라고 조금 늦었습니다. 네. 여기 맞습니다. 기사님들."

"아니.. 이건..?"

"감히 남성교단 사도님을 유괴하고 위해를 가하려고 한, 사악한 자들입니다."

"유괴..? 사도..? 교..교단이요?"

어느 세계에서나 그렇지만, 종교가 얽히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세레니아는 쎈누나들을 발로 툭툭 차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렇습니다. 분명 배후가 있을 겁니다. 반드시 사주한 게 누군지 밝혀내야 할 겁니다."

대신관의 말에, 기사 둘은 얼어붙었다.

단순한 강도가 아니라, 종교지도자를 노린 테러.

세레니아는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네..넵! 반드시 철저히 수사하여 사주한 자를 밝혀내겠습니다!"

"저도 미욱한 몸이지만,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서포트를 해서 돕도록 하지요. 아, 사도님께선 계속 데이트를 하시죠. 오늘은 더 이상의 위협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 그.. 그래."

기사들은 쎈누나들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해 갔다.

세레니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기사들 앞에 서서 떠나갔다.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서포트..? 저거 뭐 고문 같은 걸 하지는 않겠지..?'

기사들은 몰라도, 세레니아는 하고도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세레니아가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기사들이 말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음.

뭐, 잘 되겠지.

'죽이진 않을 거라 믿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뒤돌아섰다.

코트를 팔목에 둘둘 감은 세피아가, 멍하니 서 있었다.

"이제 우린 데이트 계속할까요?"

"아.. 그..그래..!"

"좀 놀랬죠?"

"조..조금.."

"나 지켜주려고 한 것 같던데.."

세피아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중얼거렸다.

"아..아냐.. 나..난 아무것도 모..못 했어."

아무것도 못 했다고는 하지만,

직접 봐서 안다.

좀 떨기는 했어도, 당당하게 맞섰다.

몇 군데 찔릴 각오를 하고서.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에이. 눈앞에서 다 봤는데. 멋있었어요."

그렇게 칭찬을 하자, 세피아의 볼이 빨게진다.

그렇다.

몸 바쳐 남자를 지킨다.

여자로서 나름 그럴 듯한 일을 한 것이다.

"그러면 이제.. 어디 가기에는 너무 늦었고, 공원이나 한 바퀴 산책할까요?"

"으..응..!"

* * *

호수에 접한 공원길.

주홍빛 마력등이 길을 점점히 밝히는 가운데,

검은 바단결같이 찰랑이는 호수를 옆에 두고,

세피아와 나는 걸었다.

"이..이..이런 일이.. 마..많아?"

"글쎄요. 지금까지는 별로 없었는데, 앞으로는 많을 지도 모르겠네요."

"히..히..힘들겠다.."

"그러게요. 좀 걱정이네요."

세피아는 뭐라 위로의 말을 할까말까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나는 입을 꾹 다문 세피아게게, 은근하게 속삭였다.

"그런데, 세피아..?"

"으..응?"

"이렇게 으슥한 곳에 남자하고 둘만 있는데.. 뭐 하고 싶은 거 없어요..?"

내가 짖궃게 물어보자, 세피아는 순간 움찔한다.

"아..아..아니.. 벼..별로.. 그..그런.."

"솔직하게 말해봐요..?"

세피아는 고개를 떨구고 한참을 고민하더니, 힘들게 한 마디를 꺼냈다.

"소..손을.. 자..잡고싶어.."

딱 예상했던 수준이었다.

나는 빙긋 웃으며, 약을 올렸다.

"고작?"

"에..?"

"그 정도로 되겠어요?"

"..그..그럼?"

살짝 흥분한 세피아.

나는 싱긋 웃으며, 팔을 내민다.

"팔짱 정도는 껴야죠."

"아..파..팔짱.."

뭔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

참으로 귀엽다.

대체 뭘 생각했던 걸까?

"왜요? 뭐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아냐.."

부끄러운지 고개를 팩 돌리는 세피아.

나는 세피아의 손을 깍지끼고, 내 쪽으로 팔짱을 끼게 한다.

커다란 가슴이 팔꿈치에 꾹 눌려 온다.

예상 외로 팔과 몸이 상당히 많이 닿는 자세였다.

세피아의 숨이 조금 거칠어진다.

남자하고 닿았다고 흥분한 것 같다.

나는 세피아에게 달콤하게 속삭였다.

"이 정도로 흥분하면, 이 다음은 어떻게 하려고요?"

팔짱으로 끝인 줄 알고 살짝 실망했던 세피아는,

다음이 있다는 말에 눈이 반짝였다.

"다..다음..?"

*세레니아 페이엘(남성교단 대신관 세탁.ver)

*세레니아 페이엘(니트.ver)

미니 세레니아 둘입니다.

4장 작가님(instagram:@km4jng)작품입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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