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 11.
* * *
"자. 약속."
내가 세끼손가락을 내밀자, 에로리나는 부끄럽다는 듯 손가락을 걸었다.
"그러면 약속도 다 했고.. 이제 뭘 해볼까나? 에로리나. 일단 그 묵직한 슴탱이나 좀 꺼내 봐요."
"스, 슴탱이?"
"가슴요."
"으, 응."
에로리나는 민망해하면서 느적느적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었다. 하얀 블라우스 안에는, 속옷으로 꾹 눌려진 묵직한 슴가가 봉인되어 있었다.
"브라도 엄청 작은 거 차고 다녔네. 이러면 가슴 답답하지 않아요?"
"블라우스 단추가 자꾸 터져서.."
오우야. 터져서 꽉꽉 눌러담았다고? 굿이다. 내가 그 꽉꽉 눌린 마지막 봉인을 해제하자 진한 버터 향기 같은 것과 함께 술기운에 붉게 익은 탐스러운 빅젖 두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흉하지 않아..?"
"전혀요."
나는 오우야오우야하며 손으로 중력의 과실을 느껴보았다. 손에 가득 담기는 그 묵직한 열매에는 하루의 노동이 온전히 스며든 향취가 제대로 담겨 있었다.
"킁킁킁킁"
슴가에 코를 파묻고 킁킁대는 내 모습을 보며 에로리나는 당황해했다.
"앗 냄새는 맡지 마.."
난 에로리나의 손목을 붙잡고 저항을 꺾었다.
"누나. 좀 얌전히 있어."
헬스로 다져진 근육이 여기서 힘을 발휘했다. 에로리나는 갑자기 반말을 쓰자 뭔가 가슴이 심쿵하는 느낌이었다.
'뭐지? 남자가 이러는 건 처음 봐.'
에로리나가 일단 힘에서는 밀려도, 마력을 쓰면 충분히 떨쳐낼 수 있었지만, 에로리나는 마력을 쓸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할 이유가 없었다.
"아.."
나는 묵직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가슴을 핥았다. 이건 원래 세계로 따지자면.. 음.. 좀 그러니까 넘어가자. 아무튼 난 에로리나를 구속하고 슴골탐험을 개속했다.
"킁카킁카. 촵촵."
"그렇게 냄새 맡지 마.."
나는 달아오른 에로리나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도발했다.
"싫은데?"
"제발.. 이상한 냄새 나니까.."
"이상한 냄새? 아냐. 버터나 바닐라같은 농후한 냄새야. 엄청 좋은데..?"
"그거 나이든 엘프 냄새야.."
에로리나는 부끄러워서 죽으려고 했다. 아. 이 냄새가 체취였구나. 그러고 보니 레오 같은 젊은 엘프한테는 츄파츕스같은 과일향이 났고, 셀렌디네 같이 농익은 엘프에게선 이런 향이 났던 것 같다.
"그러네. 누나 냄새구나. 아주 좋아."
"제발.. 아읏..!"
내 혀가 가슴에 맺힌 연분홍빛 몽오리를 휘돌자 에로리나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좋아? 되게 민감하네. 누나 엄청 귀엽다."
"아.."
내가 봉오리를 잘근거리며 가슴을 조물락거리자, 에로리나는 어쩔 줄을 몰랐다.
"아읏..!"
입술을 앙다무는 에로리나의 얼굴은 정말이지 에로 그 자체였다. 나는 에로리나의 가슴을 받치고, 괜히 에로리나를 구박했다.
"누나. 누가 이렇게 괘씸한 가슴 달고 다니랬어? 응?"
"에..?"
"남자 흥분시키는 못된 가슴 같으니라고."
내가 그렇게 말하며 장난으로 가슴을 찰싹찰싹 때리자, 에로리나는 업소 아가씨에게 여자 흥분시키는 못된 뱃살 운운하는 소리를 들은 아저씨처럼 당황스러워했다.
"너 진짜.."
나는 에로리나가 말할 틈을 주지 않고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그녀의 몸을 소파로 강하게 밀었다.
"아.. 읏..!"
소파가 삐걱이는 소리와 내가 에로리나의 가슴을 애무하는 소리만이 방 안에 음란하게 울려퍼졌다.
"앗.. 아읏..!"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가슴에 파묻혀 슴캉스를 즐기고 있는데 어디선가 뾰롱뾰롱하는 새소리가 들렸다.
"아.. 새소리가.."
에로리나는 엄청 안타까워했다.
"새소리가 왜? 쯉쯉"
"저거 한 타임 다 끝났다는 신호야."
나는 물고 있던 젖꼭지에서 입술을 쪽 땠다.
"아. 아쉽네."
"저기, 혹시 연장 안 될까?"
나긋나긋한 존댓말 모드로 돌아온 나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모르겠네요. 한번 사장님께 물어보실래요?"
사실 원래 업소의 매너대로라면 내가 물어보러 나가야 했겠지만 막 들어온 신입인 내가 그런 것까지 알 리가 없었다. 그보다 막 하는데 중간에 끊기니까 엄청 기분이 찝찝하다.
뭔가 태우다 만 느낌.
"아, 응. 잠깐만 기다려."
에로리나는 내 침으로 범벅이 된 가슴을 다시 주섬주섬 챙겨(?)넣었다.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좀 다잡고 나갔던 에로리나는 잠시 후 축 쳐져서 돌아왔다.
"뒤에 대기가 있데.."
"아이고. 안타깝네요."
"응.."
에로리나는 아쉽다는 듯 나를 꾹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오늘 정말 좋았어. 지금 가진 돈이 얼마 없어서 많이는 못 주지만.."
뭘 쥐어주길래 고개를 돌려 슬쩍 보니까 5골드짜리 금화였다. 팁인가?
"뭘 또 이런 걸 다."
가슴 만지고 팁을 받다니, 여긴 대체 무슨 세계인가. 노예인게 좋은 건 아니었지만 이런 세계의 노예라면 얼마든지 될 수 있었다.
"그럼.. 다음에 봐."
"네. 들어가서 푹 자요. 에로리나."
나는 에로리나의 통통한 빵딩이를 툭툭 쳐주며 배웅을 했다. 벌써 한 타임이 끝난 건가. 음. 7골드중 내 몫은 4골드, 그리고 팁으로 5골드를 받았으니 한 타임에 9골드를 번 셈이다.
내 몸값이 1만 5천 골드였나. 하루에 이렇게 열 타임을 뛴다고 하면 대략 167일 정도면 노예에서 해방될 수 있다.
길긴 하지만.. 못할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보다 이거 일이 너무 쉬운 거 아닌가? 아, 근데 일단 사정제한부터 풀어야 하겠구나. 아니면 그 전에 말라 죽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가슴을 애무하면서 쥬지가 잔뜩 발끈발끈해져있는 상태였다.
"진짜 안 나오는 건가?"
잠깐 테스트(?)를 해볼까 하는데, 클라리스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바지를 내리려다가 화들짝 놀라 다시 올렸다.
"음..? 뭐 하던 중이었나요? 아무튼, 첫 일은 어땠어요?"
나는 방긋 웃었다.
"아주 좋았어요."
"저분은 상당한 흑우.. 아니 좋은 손님이셔서 괜찮을 것 같았어요. 손님이 다 저런 분만 있는 건 아니니까 너무 마음 놓지는 말고요."
"아, 네."
"그러면 뭐 달리 궁금한 거 없나요?"
"혹시 차는 어떻게 끓이는 거죠?"
"아, 그건 좀 있다가 제대로 알려드릴게요. 시간이 좀 걸리니까."
"알겠습니다. 에 또, 그냥 여기서 손님 기다리면서 있으면 되는 건가요? 쭉?"
"일층의 방은 손님 받을 때만 쓰고요, 평소에는 위층에 따로 대기실이 있으니까 거기서 쉬고 있으면 돼요. 2층에서는 간단한 식사나 음료도 제공하고 있어요."
하꼬업소라면서 의외로 복지가 괜찮다.
"아, 혹시 제가 밖에 나가서 손님을 모아오거나 하는 건 안 되나요?"
"안 될 건 없지만.. 보통 남자들이라면 부끄러워서 그런 거 잘 안 하려고 하죠."
"그렇군요."
"오늘밤은 좀 바쁠 것 같네요. 아, 그리고 다음 번에 손님이 연장하려고 하면, 직접 나와서 물어봐야 해요. 손님을 이리가라 저리가라 하는 건 안 됩니다.
"아, 네"
"그리고 예명 말인데요."
"예명이요?"
"업소에서 쓸 이름이요."
"아."
"리 군이니까, 리우 어때요? 약간 하이엘프 느낌 나는 이름이에요."
"리우? 좀 이상한 것 같긴 한데, 상관없어요."
"좋아요. 그러면 앞으론 가게에서 리우라고 부를게요."
"네."
"그러면, 다음 손님 들어오시기 전에 차 끓이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클라리스는 빠르게 차 끓이는 법을 알려주었다. 물 넣고 차 넣고 우리고 건지고 뭐 난 차맛으로 승부할 생각은 없으니 대충 흘려들었다.
"다음 손님은 좀 까다로운 분이니까. 주의하세요."
클라리스는 그 말을 남기고 나갔다. 나는 클라리스가 연습으로 끓여 준 차를 홀짝이며 소파에 앉았다.
"이거 꽤 맛있네."
새콤달콤하면서도 청량한 민트향이 톡톡 느껴지는게 상당히 좋은 차였다. 비교해 볼 겸 내가 끓인 것을 살짝 마셔보니, 어째 맛이 좀 요상했다.
"물 조절을 잘못했나? 물 양은 비슷한 것 같은데."
입맛을 쩝쩝 다시는데 누가 들어왔다.
"안녕."
짧고 시크하게 인사를 던지는 두 번째 손님은.. 상당히 키가 작았다.
"음?"
지금까지 봐온 엘프들은 키가 작다면 미성숙한 느낌이었는데, 이 엘프는 달랐다. 키가 작으면서도 가슴은 꽤 크고 몸매도 오동통했다. 쪼그만게 엄청 귀엽네. 근데 이건 엘프라기보다는..
"드워프?"
무심코 중얼거린 말에 키 작은 손님이 싸납게 반응했다.
"뭐 임마? 너 이 자식 뭐라고 했냐?"
우와. 여기 와서 엘프가 험한 말 하는 거 처음 들었어. 하지만 이 쪼꼬미가 험한 말을 해도 그냥 소형동물이 캬악거리면서 털을 잔뜩 세우는 것처럼 보여서, 전혀 무서워 보이지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반대로 너무 귀여웠다.
"너 초면에 엄청 무례하네?"
화내는 데 미안하게도 오동통한 볼따구를 쭉 잡아당기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미안해요. 너무 귀여워서요."
"뭐?"
쪼꼬미는 유난히 틱틱댔다.
"야. 난 나보고 귀엽다는 거 별로 안 좋아해. 한 번은 봐 줄테니 다음부턴 그 말 하지 마라."
하면 어쩔건데 싶었지만 난 순순히 굽히고 들어갔다.
"아 네."
나는 킁. 하고 콧바람을 내뿜으며 소파에 푹 눌러앉는 쪼꼬미 앞에, 공손하게 내가 탄 차를 내밀었다.
"드세요."
"음."
쪼꼬미는 호록호록거리며 차를 마시려다가 기겁했다.
"읍, 이거 맛이 왜 이래?"
나는 오만상을 찡그리는 쪼꼬미를 보고 속으로 웃음이 나왔지만 꾸욱 눌러참았다.
"어라, 어디 이상한가요?"
"아니 뭔가 밍밍한 게, 누가 탄 거야 이거?"
"제가 탔는데요?"
"안 마셔 봤어?"
"아뇨. 마셔봤어요."
"맛이 어떻든?"
"이상하더라구요."
"근데 왜 그걸 날 줘?"
"놀리려고요?"
내가 싱긋싱듯 웃자 쪼꼬미는 화가 났는지 왁 소리를 쳤다.
"야! 너 내가 우습게 보이냐?"
아 이거 진심으로 터진 거다. 근데 귀여운 걸 어떻하나.
"이게 진짜. 뭐 이딴 업소가 다 있어? 내 당장.."
발끈하는 쪼꼬미는 발을 탕탕 구르며 성질을 부렸다.
근데 그것도 귀여워.
큰일이다.
나는, 여성으로서는 풍만하고 육덕진 스타일이 좋지만, 애인으로서는 레오나 이 쪼꼬미 같은 귀여운 스타일이 더 좋았다.
아니 레오는 아니지. 레오가 왜 나와.
아무튼 저 볼따구는 반칙이다. 나는 방을 나가려는 쪼꼬미를 통째로 들어, 그대로 볼에 키스했다.
뭐, 키스라기보다는 한 입 베어물었다는게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어? 너 뭐하는.. 아..? 아야야야야!!"
내가 볼을 깨물고 살짝 잘근거리자 쪼꼬미는 기겁했다.
"아야! 아야! 아야야야 너 뭐..! 왜 볼을 씹..! 으아! 벼, 변태다..!"
뭔가 발버둥치려는 쪼꼬미의 몸에서 희끄무레한 빛무리가 뭉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게 마력인지 뭔지 하는 건가.'
내버려두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나는 비장의 수단을 썼다. 뜨끈뜨끈한 쪼꼬미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꼼지락꼼지락꼼지락꼼지락
"너 뭣.. 뭣하는 푸흣 푸흡..! 푸흐흐흣! 푸흐헤헤헤헤헤헷!"
간지럼을 태우자 화내다가 웃음을 터트린 쪼꼬미는 어쩔 줄 몰랐다.
"아 큰일났다."
"푸헤헤헤헷!"
"이거 너무 재밌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멈출 수가 없었다.
"푸헤헤헤헤헤헥! 푸헤헤헤헤헥! 헤에에에엑! 끄윽! 푸헤엑! 흐이익!"
소파에 눞혀놓고 온몸을 간지르니까 쪼꼬미는 아주 좋아 죽으려고 했다. 웃다웃다 숨이 너머가 눈물이 나올 정도로.
"그, 그만.. 제발... 후히힉.. 제발..! 잘못..! 잘못했..!"
눈물이 맺힌 쪼꼬미의 눈가를 보니 심장이 꿍하며 가학심에 불이 붙었다.
"그만..! 야..! 무슨..!"
나는 쪼꼬미의 신발을 벗기고 양말을 벗겼다. 오동통하니 귀여운 발가락이 꼬무락거리며 움찔댔다.
"제발.. 아니..!"
나는 발목을 붙잡고, 쪼꼬미의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꺄하하하하하핫! 꺄하하하하항핥핡!"
쪼꼬미는 경련까지 해 대며 숨이 멎어라 웃어댔다.
' 큰일이네. 이 쪼꼬미, 누군진 모르겠는데 괴롭히는게 너무 즐거워.'
움찔거리는 쪼꼬미의 몸을 보면서 내 쥬지는 엄청나게 딴딴해져 있었다.
미니 에로리나입니다.
4장 작가님(instagram:@km4jng)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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