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 6.
* * *
"뭣?"
셀렌디네 대장은 놀리는 건가 해서 화가 울컥 났다. 예전에 실수 한 번 한 것 때문에 고된 현장직을 계속하는 신세, 낙이라곤 일과 끝나고 술 한 잔과 견과류 한 줌. 그래서 나오는 건 가슴과 엉덩이의 군살뿐. 그걸 뭐 만지고 싶다니. 그런 남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너, 적당히 해라."
이레네 장로도 반쯤은 놀리는 거라고 생각했는지 은근히 능글맞게 굴었다.
"왜 그러나 대장? 가슴 만지는 게 소원이라는데 함 만지게 해 주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남자한테 가슴 만지고 싶다는 이야기 또 듣겠나?"
셀렌디네는 짜증이 좀 나서 사납게 내뱉었다.
"노예한테 손을 대는 건 금지입니다."
나는 되물었다.
"노예가 손을 대는 건 괜찮다면서요?"
"아.."
셀렌디네 대장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안 그래도 나이가 나이라 자꾸 나오는 가슴이 신경 쓰이는데 그걸 가지고 저렇게 놀리다니.
"그래, 만지고 싶으면 만져라."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가슴랜드 자유이용권을 발급받은 것처럼 손을 뻗었다. 겉보기만큼 무게감있는 가슴은 과연 손 위에 묵직하니 흘러 넘쳤다.
"오우야."
내가 가슴에 손을 받치고 옵파이뵤잉뵤잉을 시전하자 이레네 장로는 큭큭 웃었다. 원래 세계로 따지면 뱃살 가지고 흔들면서 노는, 참으로 거시기한 장면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너 적당히.."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 셀렌디네가 화를 내려고 할 때, 내 민첩한 손이 셀렌디네의 옷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흡..!"
풍만하기 그지없는 부드러움의 바다 속에 외롭게 떠오른 연분홍빛 섬. 나는, 그 섬에 가고 싶었다. 남풍에 바다를 질주하는 범선처럼 내 손가락은 앙큼한 가슴의 살집을 파고들어가 앙증맞고 단단한 돌섬에 닿았다. 거북의 등껍질을 어두만지듯 내 손가락은 섬을 휘돌며 맴돌았다.
"야.. 너.."
"왜요? 싫어요?"
"무슨 남자가.."
애초에 이 세계에서 애무를 해주는 쪽은 보통 여자였다. 남자가 애무받다 찍싸고 끝나는 게 보통 전부였는데, 이렇게 남자에게서 욕망이 진득하게 담긴 애무를 받아보는 것은 셀렌디네로서는 처음 있는 경험이었다.
"오우야오우야. 진짜 변태네.."
한편 이레네 장로는 못 봇 꼴 본다는 듯이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원래 세계로 따지자면 중년뱃살에 탐닉하는 쎄끈녀랄까. 어디 망상에나 나올법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옴뇸뇸뇸뇸뇸."
목표를 정확히 표착한 손가락을 찝어올려 셀렌디네 대장의 옷 밖으로 민감한 부위를 꺼낸 나는 쿨감 풀로 맞춘 초가스처럼 입으로 잔뜩 포식을 했다. 그리고 옴뇸뇸뇸뇸 소리가 들릴 때마다 이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필사적으로 예쁜 꼭지를 빨았다.
"읏, 야. 그..그만..!"
딴것보다 장로 앞에서 다 보이고 있다는 생각에 셀렌디네는 저항을 해 보았지만, 귓가에 속삭이는 말에 저항은 사르르 수그러들어버렸다.
"정말 그만해요? 이런 기회 많지 않을 텐데. 옴뇸뇸뇸뇸뇸"
"아.. 아읏..!"
셀렌디네의 이성의 끈이 끈어질락말락 하는 와중에, 문득 자기가 왜 여지껏 현장에서 뺑이를 치고 있는지가 떠올랐다.
'또, 또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지. 이러다 내가 흥분해서 덮치기라도 하면..!'
셀렌디네는 힘을 써 가슴에 붙어있는 남자를 떼어냈다.
"그만해라! 애무 멈춰!"
나는 멈추라면 진짜 멈추는 착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하던 것을 딱 멈추고 떨어졌다. 셀렌디네는 지가 멈추라고 해놓고선 허탈해했다.
"어.. 진짜 멈췄네.."
"멈추라면서요?"
셀렌디네는 멈추랬다고 진짜 멈추는 놈이 어딧냐는 억울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 잘 했다."
"네. 한잔 더 따라드릴까요?"
"그, 그래."
나가 꼬로로록 술을 따르자 셀렌디네는 속이 타는지 원샷을 해 버렸다.
"후우."
그리고는 옷 밖으로 삐져나온 가슴은 주섬주섬 정리해(?) 집어넣었다. 이상하게도 그 장면이 되게 꼴렸다.
"너 진짜 취향이 어마어마하구나?"
한편 이레네 장로는 내가 진심이었다는 걸 알고 감탄했다.
"그쪽 일 하면 돈 엄청 잘 벌겠는데."
"칭찬 감사합니다."
"남자가 그렇게 달려드는 건 처음 보네 진짜."
"그런가요?"
"음. 아주 장래성이 있는 친구야. 한 잔 하겠나?"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나는 깍듯하게 잔을 들어 이레네가 주는 술을 받았다. 청량한 향기가 나는 술을 한 모금 마셔보니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가며 알큰한 술기운이 올랐다.
"엄청 좋은데요?"
"르블랑 20년산이네."
"그게 뭔가요?"
"백포도, 정령과, 배즙으로 빚어서 20년 가까이 숙성시킨 일품이지."
"가볍고 좋네요. 산뜻하니."
"산뜻해? 이야. 꽤 독한 편인데 이거."
"글쎄요. 소주라고 이거보다 독한 걸 많이 마셔 봐서."
"소주? 처음 듣는 술인데."
"뭐, 별로 맛은 없는데 빨리 취하는 게 있거든요."
이레네와 내가 노가리를 까는 동안 셀렌디네 대장은 마음이 정리가 안 돼 한동안 씩씩거리고 있었다.
'또 건들뻔했네. 휴.'
'근데 진짜 이딴 가슴이 좋나?'
'멈추라고 진짜 멈춰?'
온갖 생각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가운데 애꿏은 견과류만 오독오독 씹혀나갈 뿐이었다. 나는 죽상을 하고 있는 대장을 슬쩍 놀려보았다.
"뭐 아쉬우세요?"
셀렌디네 대장은 묘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더니 잔을 쓱 내밀었다. 나는 군말없이 한 잔 따랐다. 내 번뜩이는 지성을 써서 추론을 해 보자면, 고작 이 정도 술이 독하다는 취급이라면 엘프의 주량을 얼마 안 될 것이 틀림없었다. 대장을 들었다 놨다 살살 약올리긴 했지만, 솔직히 나도 몸에 불이 붙은 상태였다. 저 괘씸한 가슴을 쭈물쭈물했는데 어떻게 멀쩡할 수 있으랴. 아직도 손가락에 딴딴해진 그것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
"자. 한 잔 더."
나는 음흉한 속셈을 숨기고 방긋방긋 웃으며 술을 계속 따랐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근데 레오 저자식은 커버쳐준다고 뒤로 빠지라고 했더니 의자에 고개 쳐박고 또 자고 있네.
그래. 자라.
지금부터는 어른의 시간. 이제 어린이는 잘 시간이다.
이윽고 밤이 깊고, 술자리는 더더욱 농밀해졌다.
원래는 이레네 장로나 셀렌디네 대장이나 이렇게 진창 퍼마시려던 건 아니었다. 남자노예를 두고 반주나 좀 하며 엉덩이 조물락거리다 파하고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술자리 분위기가 훅 뜨면서 계속 마시게 된 것이다.
두어 시간 후. 상 위는 완전히 개판이 되어 있었다. 안주는 식탁에 널부러지고 술병은 테이블 높이만큼 쌓였다.
"나드어 가슴 나오고 쉬퍼서 나온 거 아이거든!"
내 적절한 주량 컨트롤에 이레네 장로는 먼저 녹아웃 되어 쓰러져 있었고 셀렌디네는 딱 따먹기 좋게 술에 꼴은 상태였다.
"알아요. 알아요. 오구오구."
"너 쒸. 남자주제에 괘씨임해! 어딜 감히 가슘을 그러케 만지됴아듀거!"
"씁.. 뭐라는 거야.."
"머? 너 나 뮤시하냐? 앙? 이나이 먹도록 노예나 자브러다닌다고? 앙? 아앙?"
"아오. 술버릇 나쁘네."
"씌! 머? 너 내가 확 따먹어뿐다? 까불지마 이누마!"
"왜요. 나 따먹고 싶어요?"
"따머고야 싶지.. 근데 그러면 안데.."
딱 내가 원하던 상태였다. 심적으로 헤롱헤롱 무방비해진 상태. 나는 냉철한 이성을 발휘해서 신묘한 마인드 콘트롤을 시작했다.
"따머그면 나 망해. 망해으어어응. 근데 따먹고는 시따!"
"오구 오구 그랬져요?"
"우웅.. 따머고시퍼!"
"더 솔직히 말해봐요."
"남자 따먹고 싶드아!"
"더 크게요!"
"떽뜨하고 띱다!"
"잘했어요 셀렌디네."
"뭘?"
"뭔진 몰라도 암튼 다 잘했어요."
"나 잘했져?"
"오구오구 잘했쪄요."
"나 잘했따! 씬난다!"
"셀렌디네, 일루 와요. 안아 줄게."
"후응."
셀렌디네는 꼴아서 달뜬 얼굴로 내 품에 안겼다.
"진짜 내 찌찌가 조아?"
지금이다. 마음이 완전 풀린 상태. 이떄 충격을 주면 일시적으로 멘붕이 오게 된다.
"야."
"왱?"
"그 추잡한 찌찌가 좋겠냐?"
"에..?"
셀렌디네는 배신이라도 당한 듯 충격받은 얼굴이었다.
"그나마 빻은 얼굴보다는 니 늘어진 찌찌가 봐줄 만한 거야."
"가. 갑짜기 왜구랭.."
울 것 같은 얼굴이 된 셀렌디네. 음주와 심리적 충격으로 순간적으로 심적인 주도권이 넘어온 것이다. 나는 셀렌디네의 뺨을 붙잡고 명령했다.
"닥치고 찌찌나 빨리 꺼내. 덮쳐 줄테니까."
"왜구랭? 무서버.."
꼴았어도 마지막 자존심은 있었는지 셀렌디네는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 옷을 확 끌어내렸다.
"너 볼 거라곤 찌찌뿐인데 뭘 망설이냐? 이리와. 덮쳐 준다니까."
나는 그대로 셀렌디네를 품에 않고 찌찌를 조물락거렸다. 순간적으로 넘어간 주도권에 당황한 셀렌디네는 그냥 가슴을 내주고야 말았다. 쪼물쪼물꼬집꼬집. 아. 이 감촉. 100% 자연산! 지난 두어 시간 동안 얼마나 그리웠던가. 자고로 찌찌는 큰 게 최고였다.
"으읏.."
"뭐야. 너. 누가 맘대로 흥분하래?"
"하, 하지만 쯰쯰를 먄지는걸.."
"찌찌만진다고 흥분해?"
"뇨, 뇨자는 다 그런 거야. 어쩔 수 없어!"
"변명하지마. 추잡한 게. 허벅지 벌려봐."
"시, 시러. 무섭게 하면 시러!"
"사실 좋잖아. 다 알아. 당장 다리나 벌리라고."
나는 명령하면서 단단한 꼭지를 훅 비틀었다.
"아흣!"
셀렌디네는 전율하며 다리에 힘이 풀렸다.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무슨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머리가 멍 하니 달뜬 상태에서 명령만이 웅웅 울려퍼졌다.
"허벅지 열어."
"눼.."
"뭐야. 뷰지가 왜 이렇게 젖었어?"
"마, 만지니까.."
"만지면 무조건 젖어? 너 변태야?"
"아니.. 하지만.."
"변명하지마. 질질 흐르는구만."
나는 셀렌디네의 팬티속으로 손을 푹 집어넣었다. 농후한 치즈 같은 향기가 물씬 풍겼다. 꼬릿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뭔가 성욕을 돋구는 사향 같은 향기였다.
"이거 뭐야."
"머가요..?"
"이거 뭐냐고. 내가 잡고 있는거."
"뷰..뷰지요.."
"그냥 뷰지야?"
"아뇨 젖은 뷰지요.."
"왜 젖었어?"
"흥분해쩌요."
"누가 맘대로 흥분하래? 가슴만 소처럼 큰 게."
"하지만.."
"말대꾸하지마."
"눼.."
"잘못했지?"
"뭘요..?"
"지멋대로 뷰지 적시고 흥분했잖아."
"그게 왜.."
나는 억울해하는 셀렌디네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아. 이놈의 괘씸한 빵뎅이. 꼭 한 번 때려보고 싶었어.
"잘못했지?"
"눼에.."
"납득 못 하는 목소린데? 엉덩이 대."
"에엣?"
셀렌디네는 싫은 건지 아닌 건지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뭔가 이상했다. 마치 컵라면 국물 마지막에 마시듯이 호로록 남자에게 마음이 들이켜지는 괴상한 느낌이었다.
"빵뎅이 맞을 때마다 숫자를 센다. 알겠나?"
"네에.."
'찰싹'
"하나!"
'찰싹'
"듈!"
'찰싹'
"셋!"
나는 찰짝이는 감촉에 전율했다. 이 못된 빵뎅이, 괘씸한 빵뎅이는 내가 물리적인 충격을 줄 때마다 고혹적인 파동함수를 따라 파르르 떨리면서 붉은 낙인을 그래프에 새겨갔다.
'찰싹'
"넷!"
'찰싹'
"다섯"
"몇 대 맞았지?"
"다섯 대요."
"그럼 제멋대로 보지 적신 죄로 다섯 대만 더 맞는다. 다시 하나!"
'찰싹'
"하나"
'찰싹'
"둘"
'찰싹'
"셋"
'찰싹'
"넷"
'찰싹'
"넷"
'찰싹'
"네엣..아흣..!"
'찰싹'
"네엣..!"
나는 때리던 것을 멈추고 붉게 부풀어오른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야."
"네..?"
"그렇게 맞는 게 좋냐? 넷을 몇 번을 하는 거야?"
"아뇨.. 그게.."
"너 술 다 깼지?"
"아.."
"이 가슴만 늘어진 못 써먹을 년."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셀렌디네의 뺨따구를 잡아 키스하며 혀를 깨물었다. 짭쪼름한 아몬드와 호두 같은 맛이 났다.
"팬티 벗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