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9화 〉 333. 예림이 노출조교 (1)
"읏차..."
자동차 안에서 기지개를 쭉 폈다.
예림이의 중간고사가 끝난 김에 데이트도 할 겸 태우러 왔지만.
시험 종료시간이 끝났는데도 나오질 않았다.
'마지막 과목은 레포트 발표로 기말고사를 대체했다던데.
발표가 오래 걸리나-?'
전화를 해 볼까, 생각할 무렵에 예림이가 치마를 나풀거리며 달려오는 게 보였다.
상의는 내 취향이 들어간 오프숄더 드레스. 윗가슴이 다 드러나는 형태였다.
"오빠, 많이 기다렸지!"
"아니. 별로 안 기다리긴 했는데.
무슨 일 있었어? 늦었네?"
"아, 교수님이 제 발표 듣고 마지막에 불러가지고.
혹시 대학원 갈 생각 있냐고 물어보시던데?"
대학원이라고? 이야기만 들어도 무시무시하군.
"무슨 전공으로?"
"사학과 쪽으로 해 볼 생각 있냐고 물어보시던데.
고민이야."
"흠."
나는 신음을 흘렸다.
예림이는 학업에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결혼은 최대한 미루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원에 가게 된다면 앞으로 4-5년은 더 늦어지겠지.
걱정스러운 얼굴로 예림이를 지켜보자 예림이가 웃었다.
"왜. 오빠.
결혼 더 늦어질까봐?
나랑 그렇게 결혼하고 싶어?"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예림이가 날 떠날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벌레들이 꼬일까봐 걱정이다.
지금도 창 밖에서 남자들이 차 안을 힐끔거리고 있지 않은가.
예림도 주변을 보며 인상을 팍 찌푸렸다.
"아우, 또 따라왔네.
조별모임 같이 했는데 계속 사적으로 연락하던 놈, 번호 물어보는거 거절했는데 들이대는 놈, 자꾸 음료수 갖다놓는 놈-"
마지막 수업이라고 용기를 내서 예림이에게 집적대려는 놈들이 한가득이었다.
지금도 이런데 대학원을 가면 어떻게 되겠어?
걱정으로 속이 탔지만 예림이는 태평하게 내 뺨을 잡았다.
"잠깐만. 오빠. 입술좀 빌릴게."
쪼옥. 부드러운 복숭아 같은 입술이 겹쳐졌다.
상큼한 과일 향이 나는 것 같다. 창 밖의 남자들 얼굴이 일그러진다.
예림인 한쪽 눈을 살짝 떠서 보고는, 남자들이 아직도 남아있자 좀 더 진한 키스로 넘어갔다.
예전이라면 부끄러워할 딥키스였다.
혀를 쪽쪽 빨고 입천장의 꺼끌거리는 부분에 타액을 바르며, 서로의 침을 교환한다.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향과 온기에 속절없이 얼굴이 녹아간다.
'씨발...'
'인생 좆같네...'
남자들은 예림이가 나와 키스하는 걸 보기 힘든지 시무룩해져서 자리를 터덜터덜 피했다.
내 여자친구라고. 훠이, 훠이!저리 꺼져!
남자들이 다 물러나고 나서도, 예림은 키스를 계속했다.
아예 차량 운전석을 뒤로 젖혀놓곤 내 위에 반쯤 누운 상태로, 와이셔츠 안으로 손까지 집어넣는다.
"잠깐만. 예림아- 남들 다 보는데-"
"그래도, 나, 오빠랑은 어디서든 뭐든 다 할 수 있어-."
예림은 키스를 멈추곤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배시시 웃었다.
"난 완전히 오빠한테 꽂혔는걸.
여자친구도 많고, 전부 임신시키고, 정말 낮부끄러운 야동만 찍어서 파는 남자친구지만.
나 구하려고 필사적이고, 잘생겼고, 대화도 잘 통하는걸.
오빠랑 있으면 얼마나 행복한데."
그러며 내 아랫도리를 만지작거렸다. 천천히 올라오는 텐트를 확인하며 예림이 속삭였다.
"그러니까 오빠. 너무 걱정하지 마.
결혼 안 해도. 내가 대학원을 가든, 유학을 가든-
내 마음은 항상 오빠를 보고 있으니까."
"그, 그래?"
예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붉혔다.
느린 손놀림으로 지퍼를 내려 팬티에 덮힌 자지를 툭 튀어나오게 하며 귀두에 바람을 후우 불었다.
"그리고-
이런 흉악한 물건으로 나 맨날 괴롭혀 놓고.
오빠 덕분에 내 취향도 완전 뒤틀렸거든?
내가 오빠 버리고 다른 사람이랑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아?
저번에 300일 기념으로 뭐 했는지 기억 안나?"
나는 입을 다물었다.
예림이한테 고등학교 시절 교복을 줄여서 입혀놓고, 수갑으로 묶어놓은 채 앞 뒤 전부 범했었지.
게다가 그냥 섹스가 아니고 과외선생과 학생 컨셉 섹스였다.
'교복 줄여입은 것도 나 보라고 입은 거지?
이런 개 변태 교복 입은거, 강간해달라고 입은 거 아냐?'
'선생님, 하지 마세요, 싫어요, 선생님 이런 사람 아니잖아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오늘 임신시켜 줄게. 고딩보지에 싼다, 씨발년아, 수정해, 수정해!'
'흐윽, 흐으윽...선생님, 너무해요, 나빠요-'
'어차피 너 강간했으니까 인생 끝난거나 마찬가지야.
예림아. 오늘 첫경험 아예 못 잊게, 앞뒤처녀 한번에 깨줄게.'
'경찰에 신고 안할게요, 선생님. 제발. 다른 사람한테 말 안할테니까-
싫엇, 싫어어엇-! 선생님, 싫어요, 안돼엣, 엉덩이는 안돼에에엣-!'
그때 했던 아찔한 대사들이 아직도 기억난다.
하지만 그때 예림이 너도 엄청 흥분해서 애액을 줄줄 흘리고, 엄청나게 가버렸었잖아?
아무래도 영선과 같이 했던 스튜디어스 컨셉 섹스가 배덕적인 즐거움을 줬는지, 컨셉 섹스- 혹은 코스프레 섹스를 할 때마다 예림이의 반응이 유독 좋았다.
그리고 지금도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기대한다.
뭐, 예림이한테 이런 취향 심어줬으면 책임져야겠지?
"예림아. 대시보드 한번 열어볼래?"
예림이는 침을 꼴깍 삼키며 열었다.
그리고 나온 옷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예림이 너.
다른 여자친구들처럼 진짜 하드코어한 섹스는 안 해봤지?
오늘 전부 체험하게 해줄게-"
***
예림에게 고백했던 조원 중 한명인 경주는 쓰라린 속을 붙잡고 번화가를 걷는 중이었다.
'시발, 예림이 존나 이뻤는데...
남친 새끼, 부러워 뒈지겠네.
키스하는 거 보니까 별별 거 다 해봤을 것 같은데.'
부러움에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어차피 시험도 다 끝났겠다. 오늘은 존나게 취한 다음 집에 가서 폰허브나 보며 딸치고 자야지...'
요새 폰허브에 한국 여자들이 많이 올라왔는데, 특히 은근히 예림이를 닮은 여자도 있어서 자주 신세를 졌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편의점에서 싸구려 스트롱 레몬 하이볼 두 캔을 샀다. 13도짜리, 500ml, 빨대를 하나 꽂아 쪼옥 쪼옥 마시며 하염없이 거리를 걸었다.
가게에 들어가고 싶지도 않았다. 세상의 커플들을 보며 불합리한 고성을 지르거나 흐리멍덩한 눈으로 노려보며 길가에 앉아 술을 마신다. 취한 노숙자같은 몰골이었다.
술도 약한 경주는 금세 취기가 올라왔다.
'시발, 벌써 다 떨어졌어?'
휘청거리는 발을 이끌고 다시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여자 한 명과 부딪혔다.
"꺄악!"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같기도. 휘청거리던 경주는 소리를 내질렀다.
"씨발! 앞 좀 제대로 보고 다녀!
대체 어딜 보고 다니길래-"
그리고 여자를 본 순간 말을 잃었다.
선글라스를 껴서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옷이 파렴치하기 그지없었다.
10cm는 될 것 같은 하이힐. 망사 스타킹. 그리고 엉덩이 절반을 드러내는 미니 핫팬츠.
골반 옆에 묶여있는 팬티 끈. 유륜이 보일 정도의 아슬아슬한 언더붑 오프숄더 티셔츠-
피부가 까맸다면 정말 모범적인 변태 갸루 패션이었겠지만 어울리지 않는 우유빛깔 피부였다.
심지어 몸매도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였다. 이 정도면 오늘 조별과제 발표를 맡았던 예림이에 비견될만큼의 몸매였다.
그런데 앞의 여자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허둥댔다.
"괜, 괜찮으세요?"
목소리를 억지로 내리까는 듯했다. 물론 경주는 언더붑과 핫팬츠 사이로 삐져나오는 형광색 속옷에 정신팔려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다.
"참 나, 그딴 선글라스를 쓰고 있으니까 앞도 제대로 못 보고 부딪히지..."
그러면서도 눈은 미친듯이 여자의 몸을 훑었다. 정말 먹음직스런 몸매였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를 할 거면 선글라스는 벗고 하는 게 어때요?"
맨 얼굴을 보고싶다는 흑심 가득한 말이었다. 앞의 여자는 화들짝 놀라며 선글라스를 붙잡았다.
"죄송합니다, 근데 제가, 이걸 벗을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사정은 무슨 사정!"
경주는 버럭 화를 내며 손을 뻗었다. 취기로 인해 손이 막 나갔다. 예림이에게 차인 울분을 풀 겸 멋대로 나가는데-
"적당히 해라."
옆의 남자가 툭 손을 쳐냈다.
경주는 몸을 움찔하며 남자를 살폈다. 180에 가까운 키, 옷 아래로 느껴지는 잘 단련된 상체, 그리고 여자의 허리를 감은 팔-
아무래도 남자친구인 것 같았다. 경주는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죄, 죄송합니다."
"쓸데없이 귀찮게 하긴.
야. 넌 계산하고 와."
여자에게 한 가득 뭔가를 안긴다. 여자는 손가락으로 엉덩이 골 사이에 끼인 핫팬츠를 정리하며 카운터로 다가갔다. 면도기, 콘돔 네 박스, 로션을 내려놓는다.
등 뒤에서 봐도 여자의 목덜미까지 빨개지는 게 느껴졌다. 알바생이 찍을 때마다 몸이 기어들어가듯 줄어드는데-
"뭘 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거칠게 밀어붙였다. 경주는 고개를 숙이고는 쩔쩔맸다.
"아니, 보려던 건 아니고..."
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투명 비닐봉투 안에 물건을 챙긴 여자의 손을 붙잡고 가게를 나갔다.
순식간에 알바와 둘이 남게 된 경주는 멍하니 뒤만 바라봤다.
여자의 뒷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담아놓고 싶었다.
"와, 손님. 저 여자 개 쩌네요.
진짜 뭐하는 사람이지?
심지어 콘돔도 열 두개나 사갔어-"
***
"오빠, 어떻게, 어떻게 해-
방금 마주친 사람, 조별과제 조원이었단 말야-"
예림은 거의 새빨개진 토마토같은 몰골로 발을 동동 굴렀다. 울고 싶었다.
이런 부끄러운 옷을 입고 대학가 근처를 돌아니는 것만으로 불안감에 죽을 것 같았는데.
진짜로 얼굴 아는 사람을 만나버리다니-
하지만 강민은 태평했다.
"왜. 예림이 너 몸매랑 가슴 보느라 아무 것도 못 본 것 같은데?
그리고 이 정도면 유다나 샤를, 영선 누나가 겪은 거엔 한참 못미치잖아.
자꾸 못하겠다고 그러면, 이번엔 선글라스도 뺏을 거야?"
"흑, 아아-"
예림은 부끄러움에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강민은 아직 플레이를 끝내지 않았다.
"자. 카드 줄테니까.
우리 모텔에서 먹을 치킨 사와.
치킨 받을때까지 카운터 옆에서 서서 기다리는 거 잊지 말고?"
예림은 너무나 부끄러워서 발가락 끝까지 오므라드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강민이, 시켰으니까-
그리고, 시키면 다 해야 되니까-
얼굴을 푹 숙이고 번화가의 치킨집으로 걸어갔다.
지나가는 남자들이 자신의 엉덩이를 힐끔거리는 걸 느끼면서,
태연한 척 휴대폰을 하지만. 속으로는 제발 얼굴 알아보지 말라며 필사적으로 되뇌이면서.
나체에 가까운 몸을, 대학교 근처의 거리에서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