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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예림이는 처녀가 아니라니까요!-317화 (317/358)

〈 317화 〉 312.언니를 부르자(3)

* * *

검은 물의 표면이 출렁거리고, 길고 새하얀 손가락이 튀어나왔다. 수면 아래의 괴물이 손을 뻗는듯한 광경에 숨을 멈췄다. 그리고 주변의 공기를 윙윙 울리게 만드는 고함이 터져나온다.

"샤를­! 그 남자, 누구야­!"

검은 물 너머의 여자, 샤를의 언니 챠르는 분노하는 중이였다. 손목이, 팔목이, 어깨가 차례대로 물 건너에서 나왔다. 공포 영화에서 사다코가 등장하듯. 보라색 머리는 바람 한 점 없는데 펄럭였고 눈엔 흉흉한 기운이 가득했다.

'진짜 살해당하는 거 아냐?'

"누가, 누가 감히­ 서큐버스에게, 그따위 짓을!"

임신이란 말을 입에도 담기 싫은지 돌려서 말했다. 내 손목의 마력 공유 문신에서 찌직거리며 불꽃이 튀었다. 아무래도 정말 분노한 모양인데?

하지만 급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마력이 게이트를 유지하느라 미친듯이 빨려나가는 중이었다. 언니를 모셔왔으니 닫아야겠지!

"성연 씨! 일단 게이트부터 닫아요!"

"알겠네!"

성연의 도움을 받아 마력 공급을 끊자 게이트가 찌직거리며 무너져간다. 허공에 뚫려 있던 검은색 구멍이 서서히 줄어드는 걸 보고 챠르는 깜짝 놀라며 손을 뻗었지만 방도가 없다. 전 세계 사람의 마력을 빌려 유지하던 게이트를 유지할 방도는 없다.

게이트가 닫히자 챠르는 아득, 이를 갈며 주변을 노려봤다.

"지금 뭐하는 짓인지는 몰라도­! 지금. 서큐버스를 강제로 임신시키려는 거지? 내 몸에 손 대기만 해봐!"

자신을 보호하려는 듯 몸으로 손을 감싼 채 몇가지 룬 문자를 옆에 띄운다. 불안에 가득 차 보였다. 아무래도 샤를이 묶여서 범해지며, 임신하는 부분을 본 거라면 당연한 반응이겠지.

"언니, 그런 거 아니야!"

샤를은 절박하게 외쳤지만 챠르는 듣지 않았다. 오해가 더 심해지기 전에 양 손을 들고 말을 걸었다.

"저, 잠시만요­ 드릴 말씀이 있는데­"

하지만 역효과였다. 내 얼굴을 본 챠르는 눈을 번쩍 뜨며 마력의 화살을 쏘아냈다. 무수히 많은 마력 줄기가 푸른 번개가 쏟아지듯 허공을 수놓았다. 하지만 나에게 닿기 직전 샤를의 방어 마법에 의해 파스스 옆으로 흘렀다. 챠르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고함을 질렀다.

"너구나, 이 짐승 같은 새끼! 찢어 죽여주마! 네가, 감히 샤를한테 그따위 짓을, 그따위 짓을!"

"언니, 멈춰! 그만해! 언니가 내가 맞는지 의심하니까 그런 거잖아! 언니를 인간계로 데려오려고 그런 거야! 진정해!"

하지만 챠르가 들고 있던 폰에서 동영상 몇 개가 넘어가고, 온갖 하드코어한 영상들이 연이어 재생됐다. 요도구 고문, 간지럼 고문, 음뇨 등등­ 챠르의 눈이 뒤집혔다.

"너, 너­ 그래, 마력을 쓰는 걸 보니 최면 마법같은 거라도 주워 배운 모양인데­ 내 귀여운 동생이 이럴 리가 없지, 이 개자식!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챠르의 몸에서 마력이 풀려나왔다. 저장해 뒀던 마력을 모조리 뿜어내는 모양인지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어둠보다 더 짙은 심연이 몸 주변에 몰려들었고­ 문어의 발처럼 꿈틀거리며 이곳 저곳에 어둠을 뿌려댔다.

"으아, 안 돼, 안 돼­언니! 그만해!"

샤를은 비명을 질렸고. 니모나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달려들었다. 지금 챠를은 꿈을 열려고 하는 중이었다. 서큐버스들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흐뜨러뜨려 상대방의 정신에 끝없는 악몽을, 혹은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달콤한 꿈을 건네는 위험한 마법.

"안 돼, 막아, 막아요!"

샤를의 손에서, 그리고 내 손목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어둠을 불사르는 찬란한 불꽃이 뛰쳐나와 꿈틀거리는 칠흑의 다리를 잘라버리고­ 내 주변에 방벽처럼 일어났지만­

"이 개자식아, 서큐버스를 임신시키고 곱게 죽을 줄 알았어­?"

바락바락 악을 지르는 챠를의 마지막 목소리를 배경으로, 내 다리가 촉수에 붙잡힌 후.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

"안 돼, 안 돼!"

샤를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성연, 니모나, 그리고 성당 기사단의 수녀들 모두 얼굴이 새하얘져서 달려갔고, 샤를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 이거 어떻게 된 건가?"

성연은 처음 보는 현상에 손톱을 물어뜯었다. 챠르와 강민은 겉으로 보기엔 얼핏 잠이 든 것 같았지만, 아무리 세게 잡고 흔들어 봐도 반응이 없었다. 마력을 떨어뜨려 반향을 점검해봤지만 부딪힐 벽이 없는 곳에서 초음파를 발사한 것처럼 돌아오는 반응이 아예 없었다.

"이, 이거­ 둘다 꿈의 세계로 가 버린 것 같은데요­?"

니모나가 내놓은 분석에 샤를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예전에 영선의 머릿속에 만들었던 꿈의 궁전처럼­ 둘은 꿈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비켜 봐요."

샤를은 둘의 손을 잡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영선의 꿈 속으로 들어갔던 것처럼, 언니의 궁전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이 안에 있는 둘을 구해서 나오면 행복한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겠지. 바보같은 언니­ 내 말이나 좀 듣고 행동하지,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꽉 감았다.

그리고 눈을 다시 떴고, 경악하고 말았다.

"뭐, 뭐야?"

압도적인 크기의 꿈의 궁전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프랑스에서 봤던 베르사유 궁전의 크기만한 곳에 들쭉날쭉한 크기의 건물들이 이곳저곳 배치되어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아무렇게나 크기를 결정하고 던져놓은 것처럼, 목을 젖혀도 보이지 않을 크기의 빌라도 있었고 겨우 사람 둘 들어가면 끝일 것처럼 보인 집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입구는 없었다. 샤를은 벽을 더듬거리다 힘이 쭉 빠졌다. 들어갈 곳이 없다고­?

"언, 언니가 만든 건가­?"

하지만 건물들을 살펴본 샤를은 언니가 만든 게 아닌 걸 깨달았다. 이 곳은 ­ 자신이 갔던 여러 장소가 섞여 있었다. 강민이 항상 데리고 가던 호텔, 북한산의 집, 옛날에 살던 원룸, 알바하던 피시방, 부모님의 집까지­

"아무래도­ 내 마력과 기억이랑 섞여서, 거대한 궁전이 되버린 것 같은데?"

언니가 건설했다면 이렇게 거대하게 구축할 수는 없을 터였다. 아무래도 자신의 마력이 언니의 마력과 충돌하고, 강민의 마법진과 공명하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린 샤를은 창문이나 벽이 보일 때마다 탕탕 두드려 봤지만­

건물들 안에서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부숴 보려 했지만 벽은 완강하게 거부했다. 게다가 찾아볼 건축물들이 몇십채가 넘는 상태. 지금 둘 모두 꿈을 꾸는 상태로 건물 중 하나에 들어가 있을 텐데. 찾으려면 오래 걸릴 듯 했다.

'게다가 문이 없는 걸로 봐선 언니가 궁전 안으로 들어오는 걸 거부하는 상태고...'

무리하게 깨고 들어갔다간 셋 모두 위험에 빠질 수도 있을 터였다. 샤를은 일단 둘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 강민의 위치를 탐색해 봤지만­

"이런..."

여기 있는 건물 전역에서 강민의 기운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강민의 마력까지 합쳐져서 이 세계를 생성한 모양이었다. 결국 하나씩 뒤져가며 찾아볼 수밖에.

그리고, 그 동안 강민과 챠르는­

***

난 침대 위에 묶여 있는 여자의 엉덩이를 살살 문질렀다.

"챠르. 묶여서 엉덩이로 섹스할 준비는 다 했어?"

"이거, 뭐하는 짓이야! 싫어! 당장 풀어어엇!"

레이스 침대 위에 속박된 챠르는 손목을 풀라고 날뛰었다.

하지만 난 손목을 풀어주는 대신 지그시, 엉덩이 사이로 머리를 기울일 뿐이었다.

'젠장, 이거 왜 이래­'

이 꿈에서는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게 불가능했다. 말도, 행동도­

예를 들면 악몽에서 좀비 떼에게 도망치면서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도망치는 것처럼.

'저 문을 왜 안 닫지­?' 생각을 하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계속 달리는 것처럼.

나도 그런 상황이었다.

샤를의 언니 챠르에게 손을 대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챠르를 범하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아마 이 곳은­ 영선 누나의 자취방인 것 같아.'

레이스 침대를 보면 예전에 영선 누나랑 꿈 속에서 첫 섹스할 때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챠르가 온 몸에 매달고 있는 붉은색 가죽 구속구까지.

"너, 너어­ 이거 당장 풀어!"

"음, 엉덩이로 섹스하는 건 싫다면서 준비는 착실히 해놨네?"

챠르에게 이죽거리며 물었다. 어느새 챠르의 보지엔 분홍색 복싱용 테이프가 꼼꼼하게 발라져 있었다. 챠르도 그걸 보며 이를 아득 깨물었다.

"너, 너­ 이따위 섹스를 샤를이랑 했던 거야?"

'그 땐 샤를이 아니라 영선이었는데.'

대답 대신 혀로 더욱 깊숙하게 리밍을 시작했다.

다른 여자들을 괴롭힐 때처럼, 혀의 넓은 부분으로 지그시 핥아 풀어준 다음 서서히 안쪽으로 들어가는 애무.

"히깃, 흐긋, 하아앗­!"

챠르의 몸은 금방 반응했다. 서큐버스다운 음란한 몸뚱이였다.

벌벌 떠는 발가락과 뻐끔거리며 보지의 테이프를 떼어내려고 새어나오는 애액.

꿈처럼 몽롱한 상태로 계속 혀를 움직이자 챠르가 소리지른다.

아무래도 동생을 범한 상대에게 똑같이 범해진다는 게 정말 싫은 듯 하다.

"그만, 그만해! 이 짐승같은 놈아!"

'미안해요!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아서 어쩔 수가 없다고요!

그래도... 여기가 꿈의 세계라 다행이지­

만약 현실에서 샤를 언니랑 몸을 섞었다면 진짜 샤를 보기 곤란했겠는데?'

머릿속으로는 자매덮밥을 생각했지만 막상 마주치니 절대 못 할 것 같다.

날 죽이겠다고 날뛰는 샤를의 언니와 자매덮밥...?

머리에 총맞지 않은 이상 하면 안 되겠지.

현실에 돌아가면 어떻게 사과해야 할 지 생각하는동안.

손은 이미 바지를 내리고 두꺼운 귀두를 챠르의 애널에 들이미는 중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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