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9화 〉 265. 정실은 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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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림이의 학교 근처에서 데이트였다.
놀라게 해 주려고 강의 끝나는 시간에 들어가서 손을 흔들자 예림이가 말 그대로 폴짝폴짝 뛰었다.
"오빠! 뭐야! 나 데리러 온거야?"
토끼처럼 후다닥 달려와 날 껴안으며 몸을 부볐다. 향수 냄새가 확 퍼지고 가슴이 뭉클거렸다(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내가 예림이 남자친구라니 행복하구만!
강의실 안의 몇몇 남자들은 나와 예림이가 껴안고 있는 걸 보고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예림이 정도라면 모두의 짝사랑이 될만한 외모지.
친구들은 어깨를 툭툭 쳐주며 데리고 나갔다. 위로하는 말이 다 들렸다.
야. 저렇게 예쁜데 남친이 없겠냐. 생각을 좀 해라.
솔직히 너는 네 주제를 알아야 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지.
시발... 사랑했다...
"가자. 예림아."
예림이의 손을 붙잡고 펠리셰이드에 올라타자 주변 남자들은 거의 발작 수준에 가깝게 차를 노려봤다.
나중에 들어보니 에타에 글도 올라왔다던데.
프어문 스타분 남친 학교왔던데. 차끌고다니네요? 직장인?
남자도 어려보이던데? 금수저일듯.
ㅆㅂ 이게나라냐?
여튼 예림이는 데리러 와줘서 기뻐했다. 내 볼에 새처럼 쪽쪽 뽀뽀했다. 우리 둘 다 히죽히죽 웃는 중.
"고마워, 오빠! 남친 있다고 그래도 남자들이 자꾸 음료수 올려놓고 그래서 껄끄러웠거든. 학기 초라 그런지 더 그러네. 오빠가 와 줬으니 그런 일은 좀 줄겠지."
예림이는 옆자리에서 하이힐을 벗고 자신의 발을 만지작거렸다. 오버니삭스와 빨강 검정 체크치마, 흰색 스웨터. 오늘 데이트 날이라 엄청 예쁘게 입고 왔네.
예림이를 힐끔거리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뻔 했다. 다시 운전에 집중하며 물었다.
"피곤하겠다. 고생했어. 먹고싶은거 있어?"
"음...! 저기!"
"아. 좋다."
예림이는 모스버거를 한 입 크게 베어물었다. 아이스크림을 띄운 메론 플로팅 소다도 쪼옥. 한껏 행복한 얼굴로 오물거리며 내게 물었다.
"오빠는 복학 안해?"
"안 해. 요새 영상 편집하는 것만으로도 죽겠는걸."
"우우..."
예림이는 복잡한 표정으로 햄스터처럼 볼을 우물거렸다. 뭐, 남자친구가 폰허브 배우 및 영상감독, 편집팀이라고 하면 좀 그렇겠지. 한국에서 그렇게 떳떳한 직업은 아니기도 하고.
예림이가 슬쩍 내 옆구리를 찔렀다.
"오빠, 한달에 수익이 얼마나 나? 돈 필요하면 차라리 우리 아빠 회사쪽 들어오는 건 어때? 안그래도 프로그래머 찾고 있던데."
피식 웃었다. 컴공 다니며 프로그래머라. 이젠 도저히 하고싶지 않은데. 이번 달 수익이, 보자...
"월급 3억 맞춰줄 수 있어?"
"3, 3억????"
예림이는 입을 떡 벌렸다. 연봉도 아니고 월 3억이라고? 하는 표정이었다.
"우리 아빠 회사 매출이 40억대라던데... 순이익이 일년에 36억?"
손가락을 꼽아보며 계산해봤다.
예림이가 폰허브 때문에 아픈 꼴을 당해서 굳이 이야기는 안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이야기는 해 줘야겠지.
"이번에 북한산 쪽에 집 산 것도 대출 30% 이하야."
"읏, 으으"
이 이야기는 계속 하긴 좀 그렇다. 남들 눈도 있고. 주제를 돌렸다.
"그보다 우리 모레 이사인데. 짐은 다 쌌어?"
"응. 오늘 오빠랑 가서 짐 옮겨싣고 하면 될 듯?"
"부모님은 뭐라고 안 하셔?"
이번에 새로 구입한 집에서 예림이도 같이 살기로 했다. 부모님 허락은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네.
내 물음에 예림이가 씨익 웃으며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자취한다고 하면 집 와보고 그래서 복잡하니까, 기숙사 들어간다고 거짓말하고 나왔어."
"엥?"
예림이가 꺼낸 종이엔 정말로 대학 총장 직인이 찍혀 있었다.
"샤를이 전산상으로도 기숙사에 넣어줘서 괜찮아."
반짝반짝 웃는 예림의 모습에 말없이 메론 소다만 마셨다.
악마하고 어울리니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됐군.
'아니면 내가 악마여서 이렇게 되는 건가?'
동그라미가 된 양심이 내 심장을 비비탄처럼 때렸다.
크윽. 예림이 부모님... 죄송합니다...
남자친구가 쓰레기인 탓에 교통사고도 나셨었고.
이젠 딸이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하고 동거를 위해서 기숙사 입학까지 조작이라니.
대신 예림이가 슬퍼하지 않게 잘 할게요...
마음속으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며 예림이의 손을 잡았다.
"그럼 이제 모레부터는 같이 사는거네?"
예림이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사귄지 100일 되려면 아직 좀 더 있어야 하는데, 벌써 동거라니.
머리를 흔들어 부끄러움을 떨치려고 한다.
"오빠랑 매일 같이 붙어있는 건 좋으니까. 그리고 언니랑, 샤를도 있구."
사실 예림이도 동거 생각에 엄청 신나한다.
하렘 멤버 넷과 친해져서 잘 놀러다니기도 하고.
나 빼고 예림, 영선, 샤를, 유다 넷이서 최근엔 여행도 갔다온 모양이던데.
샤를이랑 맨 처음에 나쁜 관계로 시작했다가 샤를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니 마이너스에서 플러스가 된 셈이라, 훨씬 친밀도가 높다. 친하게 지내고 있다.
'뭐, 덕분에 난 좋지만.'
넷이 놀러갈 동안 미카엘과 아나이스. 니모나까지 해서 셋이서 엄청 섹스하기도 했고.
"그래도 다들 의외로 쉽게 결정했네."
정상적인 가족이 있는 건 영선 누나와 예림이뿐이라서 그런가?
속으로 대략적인 방 배치를 구상해봤다. 미카엘과 아나이스가 같은 방 쓰고.
니모나는 독방 쓸거고. 예림, 영선, 샤를, 유다 이 넷은 각방 쓰려나? 아니면 둘둘?
사실 모두 각방을 줘도 손님용 방이 남을 정도지만, 하렘 멤버끼리도 친하게 지내야 나중에 끔찍한 결말을 피할수 있을 것 같다. 나이스 보트라던가. 서로 질투하고 싸우면 큰일이잖아.
'나중에 어머님 초대는... 할 수 있으려나...?'
집에 데려왔던 여자들 전부와 동거한다는 사실을 밝히면 매질당할것같은데.
"아, 몰라! 나중에 생각해! 그보다 영화 시간 다 됐어. 가자."
예림이와 같이 영화관으로 향했다. 마블 시리즈의 신작이었다. 암흑의 베네딕트 컨버비치가 어벤저스를 모조리 쓸어버리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우리 둘다 영화를 보면서 손 잡고 장난치느라 영화의 내용은 십분의 일도 이해하지 못했다. 서로 얼굴 보면서 웃고, 팝콘 먹여주고, 손바닥 간지럽히고. 뽀뽀하고.
영화관에서 이러는 것도 재밌네. 특히 마지막에 볼 뽀뽀 대신 입술에 키스하자 예림이의 표정이 녹아가는 게 너무 좋았다.
엔딩 크레딧의 불빛으로 눈이 반짝이고, 촉촉한 입술에선 안타까운 한숨이 새나오는 예림.
멍한 표정의 예림이를 데리고 나와서, 다음 선택지를 제시했다.
"드라이브 할래? 미리 북한산 집 한번 구경시켜줄까? 아니면 팔당댐?"
하지만 예림이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다른 걸 하고싶은 듯 했다. 양손으로 내 팔을 꽉 껴안으며 속삭였다.
"오빠아..."
코로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리며 가슴을 내 팔에 문지른다.
자기 입으로 말하긴 부끄러운지 눈치만 팍팍 주는 예림이가 너무 귀여웠다.
치맛자락 안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꽈악 움켜쥐었다. 예림이의 입에서 달콤한 한숨이 훅 끼쳐왔다.
손가락 끝에서 레이스 재질이 느껴지는 걸 보니 예림이도 오늘 꽤 기대한 모양이었다.
드라이브따윈 집어치우고 바로 상층의 모텔로 직행했다.
알바생은 '저 새끼 또 왔네' 라는 표정으로 입을 떡 벌렸다.
'아, 왜?'
여기 모텔이 스위트룸도 괜찮고, 시트 관리도 빡세고. 머리카락도 꼼꼼히 청소해서 좋다고.
물론 영선, 유다, 예림, 샤를, 미카엘. 계속 바꿔가며 드나들기도 했고.
한 번에 둘을 데리고 들어가기도 했으니까.
들어올 때마다 알바생이 멋진 표정을 지어주니까 멈출 수가 없다고.
예림이는 목까지 빨개진 채 내 옆구리에 딱 붙어 얼굴을 가린다.
하지만 내숭도 잠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허리를 껴안고 키스하자 혀를 엄청 옭아왔다.
침대로 직행해 씻지도 않고 예림이의 스웨터와 브래지어를 벗겼다.
"오빠아♥♥"
예림이는 가슴 애무를 기대하며 날 애타게 불렀다.
예림이의 약점은 가슴. 유두를 깨물어주거나 빨아주면 몸을 덜덜 떨며 교성을 뱉는다.
젖소처럼 가슴이 크니까 그런 건가?
하지만 오늘은 가슴 애무를 하는 대신 바로 치마를 들췄다.
"앗, 안돼♥, 오빠, 보지 마아♥"
예림이는 부끄러워하며 다리를 배배 꼬았다.
예상대로 예림이의 보라색 레이스 팬티는 흠뻑 젖어있었다.
아까 엉덩이를 움켜쥐었을 때 손끝에서 끈적한 게 느껴지더니.
"예림아. 아까 영화관에서 키스하면서 이만큼 젖은 거야?"
짙은 보라색으로 젖은 팬티를 살살 깨물어주며, 아래의 보짓살과 클리토리스를 괴롭혔다.
예림이의 발가락이 구부러들며 달콤한 비명을 질렀다.
"흣, 오빠랑 같이 있으면 젖는걸 어떡해♥"
"예림아. 너 진짜 변태다."
그러자 예림이는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눈물을 훌쩍거렸다.
그렇다고 아예 싫어하는 건 아니다. 다리를 조금 더 벌려 내가 쉽게 보빨해줄 수 있도록 하며 앙탈을 부린다.
"오빠가, 이렇게 만들었잖아아♥, 맨날 야한 뽀뽀하고, 아래도 엄청 두꺼워서 자꾸 생각나게 하고, 야한 것도 엄청 잘하는데엣♥, 일주일에 겨우 두번 만나니까 이렇게 되는건데 어떻게 해♥"
자지나 섹스라는 직접적인 단어를 피하는 게 순진한 예림이다웠다. 도저히 참지 못하고 팬티를 벗겼다. 그러면서도 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과 치마는 입힌 채. 뒷치기 자세로 바꿨다.
"이것도♥, 이것도오 맨날 부끄러운 자세 시키고♥, 옷도 자꾸 입혀놓고 섹스하고오♥"
예림이는 뒷치기 자세를 취할 때마다 부끄러워했다. 엉덩이라던가 애널이 빤히 보이고, 자기는 날 못 보는데 나는 예림이를 관찰할 수 있으니 더욱 그렇다.
뒤치기를 하면 허리까지 발갛게 물들어서 부끄러워하는 게 너무 좋았다.
"예림이가 부끄러워하는 게 좋은걸."
빨강 체크무늬 치마의 아랫단을 돌돌 접어 허리 밴드에 끼웠다. 치마를 입었으면서 애널과 보지를 모두 노출하는 부끄러운 복장의 완성이다.
"피임 마법 걸어줄게."
허리에 날개 모양 문신이 새겨진다. 천박한 문신이 그려지는 감각에 예림이는 고개를 손에 박고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허리 각도를 내렸다. 내 자지를 받아들이기 쉽게 하는, 엉덩이를 잔뜩 치켜들고 허리는 내린 뒷치기 자세.
제법 야한 포즈를 하게 됐다. 손을 뻗어 가슴을 움켜쥐며 바로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전희따위 필요 없을 정도로 푹 젖어있는 예림이의 질내에 삽입하자 내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오는 음탕한 목소리를 냈다.
"오빠앗♥, 앗, 좋앗♥ 깊엇♥, 굵어어어엇♥♥♥"
특히 유두를 손가락으로 살살 긁어주며 뒷치기하는 걸 좋아한다. 예림의 질척하고 조여주는 보지를 즐기며 귓가에 속삭였다.
"예림아. 아직 100일도 안 됐는데 이렇게 밝히다니. 좀 실망이다."
"죄송해욧♥, 죄송해욧♥, 오빠앗, 하지만 오빠가 너무 잘하는걸♥"
예림이는 야한 말을 하면 내가 더 좋아한다는 걸 알기에 허리를 꿈틀꿈틀 움직이며 연신 죄송하다고 말했다.
뒷치기. 청소펠라. 예림이에게 똥까시 해주기. 질싸한 것 닦아내고 보빨. 69자세, 가슴에 키스마크 남기기, 펠라치오, 젖치기, 입으로 콘돔 씌우기 연습 등 생각나는 건 모두 해보며 끈적한 섹스를 즐겼다.
아직도 이 중 몇몇 행위는 부끄러워하며 목까지 붉히는 반응이 너무 좋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다섯 번째 질싸를 마치고, 우리 둘은 땀에 젖어 침대에 누웠다.
쪽, 쪽.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여운을 즐기며 키스하다 예림이 물었다.
"오빠... 몇시야?"
"어... 여섯시 사십분...? 어, 어???"
우리 둘은 후다닥 일어났다. 예림이는 어떡해, 어떡해를 연발하며 후다닥 옷을 입었다.
오후 네시에 들어와서 대실 시간을 꽉 채우고는,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모텔을 나왔다.
"이런. 늦겠다...!"
차를 타며 우린 반쯤 패닉 상태였다. 예림이는 열심히 차 안에서 엉망이 된 화장을 고쳤고 나는 운전에 집중했다.
"아우, 립스틱, 립스틱 이랑, 팩트는 또 어디갔어!"
왜 이러냐고?
예림이 부모님을 뵙는 저녁식사 자리인데 늦으면 안 되니까!
도로교통법을 어기기 직전까지 엑셀을 밟아 겨우 도착했다.
예림이의 집 앞에서 예림이 내 머리를 정리해주며 날 토닥였다.
"오빠. 너무 긴장하지 마..."
어떻게 긴장을 안 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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