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6화 〉 232. 강민 오빠, 고마워요, 진짜 사랑해요♥♥♥♥♥(샤를완전함락)
* * *
그 순간 강민이 드릴을 멈췄다.
샤를은 자신도 모르게 안심하는 표정으로 강민을 올려다봤다.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바로 표정을 바꿨지만 강민은 눈치챘다.
아주 찰나의 표정이었지만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표정인데 못 볼 리가 없다.
강민은 한숨을 푹 쉬며 드릴을 내려놨다.
“샤를. 이거 흔한 플레이라는 거 거짓말이지.”
“아, 아니예요”
“샤를. 우리 거짓말 하지 않기로 했잖아.”
강민의 말에 샤를은 멈춰서 움찔거렸다.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들고오다니 비겁했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 어쩔 수 없이 울먹거리며 말했다.
“알았어요. 거짓말이긴 해요 그래도 오빠한테 이런 플레이 해 주고 싶었어요. 오빠, 그냥 해 주시면 안 돼요?”
샤를은 눈물로 촉촉해져 올려다봤다. 강민은 어지러움에 눈을 꽉 감았다.
‘에효. 내 탓이지 어쩌겠냐.’
강민은 자신의 하드한 취향을 탓하며 샤를의 목줄을 풀고 수갑까지 풀었다. 샤를은 강민이 구속을 해제하자 화났다고 생각했는지, 패닉에 빠져 몸을 떨었다.
“잘못, 잘못했어요. 거짓말해서 죄송해요 저 버리지 마세요”
두려움에 질려 손까지 싹싹 빈다. 강민은 샤를을 탓하지 않고 꽉 안으며 속삭였다.
“샤를. 이런 플레이 안 해줘도 돼. 무서워하면서까지 할 필요 없어. 이런 거 없어도 나는 샤를 사랑하는걸.”
샤를은 멍하니 듣고 있다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뿔이 강민의 옆머리를 가볍게 쳤다.
“싫어요 해 주고 싶어요. 저만, 저만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다른 언니들이랑 똑같은 건 싫어요 나, 오빠한테 특별한 한 명이 되고 싶단 말야”
샤를이 덜덜 떨며 애원하는 걸 보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이게 하렘을 유지하려고 한 사람의 숙명이겠지.
하지만 이 참에 말해줘야겠다. 샤를과 다른 연인들은 모두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예전 일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샤를. 넌 언제나 특별했어. 다른 사람이랑 절대 똑같지 않아.”
하지만 샤를은 믿지 못하고 내 팔을 세게 꽉 쥐었다.
“거짓말, 거짓말 오빠, 다른 여자들한테도 이런 이야기 하죠?”
“절대 아니거든. 예전에 기억나? 나 예비군 갔을때?”
샤를을, 다른 연인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섹스가 아니다. 그 사람과 있었던 추억들이 특별한 거지.
“버스도 못 찾고 걷느라 샤를 발 완전 상처로 엉망이었잖아. 그때 얼마나 미안했는지. 그리고 차도 없는 나 스스로를 얼마나 원망했는지 몰라.”
“...그랬어요?”
당연하지. 그땐 폰허브 영상도 안 찍어서 돈도 없고. 같이 예비군 훈련받았던 사람 차 얻어타고 오면서 엄청나게 자괴감이 들었었다.
내가 돈이 많았다면. 이런 고생은 안 시켰을 텐데. 최소한 내가 관심이라도 더 있었다면. 하고 자책을 했지.
샤를은 내 눈치를 흘끗흘끗 살피며 기어들어가듯 말했다.
“그런 생각 했었구나... 몰랐어요.”
“그런데 저녁에 치킨 사줬을 뿐인데. 엄청 좋아하는 네가 얼마나 귀여웠는지. 엄청 울었으면서 겨우 그 정도에 화 풀려서 웃는 모습이 아직도 훤해. 그 때 네가 얼마나 착한지, 이해심이 많았는지.”
“하, 하지만 진짜로 화 다 풀렸던 거라서...”
샤를은 자신이 겨우 먹을걸로 화가 풀렸다는 사실이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닌걸. 샤를과의 추억이 계속해서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리고 성당 기사단한테 잡혀가기 전에. 나한테 거짓말한게 무섭다고 유다 누나한테도 전전긍긍하면서 상담하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안쓰럽지.”
등을 껴안고 쓸어주자 샤를이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훌쩍였다.
“우우 잘못했어요.”
“괜찮아. 괜찮아.
그리고 샤를은 항상 투정도 안 하고. 놀러가는 거. 먹는 거. 새로운 걸 할 때마다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샤를 넌 모르지? 그 때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제가 그런 표정을 지어요?”
사랑이란 그런 거다.
자신도 모르던 장점을 발견해 주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하고 싶어지고.
행동 하나하나가 귀여워 보이고.
난 샤를을 사랑한다.
“샤를 너한테 새로운 걸 해 줄 때마다 항상 기대돼. 이번엔 어떤 표정을 지을지. 얼마나 신나할지.
그 표정. 계속 보고 싶어 이런 섹스같은 걸로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샤를의 눈가에 눈물이 차오른다. 꽉 껴안으며 속삭여 줬다.
“섹스만으로 널 좋아하는 게 아냐. 샤를.”
샤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쳤다.
“흑, 으흑, 오빠, 흐아아앙미, 미안해요.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나 혼자 지레짐작해서 미안, 미안해요”
샤를은 울음을 참지 못하고 펑펑 울었다. 안심감과 강민을 못 믿었다는 죄책감이 섞여 흘러나왔다.
나는, 오빠가 그런 줄도 모르고 혼자 의심하고. 또 거짓말하고.
그랬는데도 날 따뜻하게 토닥여 주다니. 가슴 속에 얹힌 돌덩이가 찌르르 쪼개지고, 돌덩이에 난 틈으로 사랑이 스며든다.
샤를은 강민이 으스러져라 꽉 껴안았다. 떨림이 멎을 때까지 강민이 토닥거리자 간신히 울음을 멈췄다.
숨을 쌕쌕 몰아쉬며 강민에게 기댄다.
“오빠, 진짜로 사랑해요.”
“나도. 샤를.”
간신히 진정되자 샤를은 눈가를 훔치며 몸을 일으켰다.
“헤헤, 원래는 오늘 오빠한테. 뿔에다 구멍 뚫어서. 여기에 콘돔도 묶게 해주고 할 생각이었는데.”
“괜찮아.”
솔직히 좀 끌리긴 하지만 샤를이 이렇게 묶여서 엉엉 울면서. 무서워 할 정도면 안 하고 싶다.
그런데 내가 거절하자 샤를이 재차 권한다. 분위기가 아까와는 좀 달랐다.
“그래도 오빠. 조그맣게 해보면 안 될까요? 진짜로 못 박는 구멍정도 크기로. 마음까지 다 먹고 왔는데”
무서워서 못 견디겠다는 게 아니라 진짜로, 한번쯤 해보고 싶은 듯한 분위기로 변해 있었다. 음. 진짜로 샤를... 괜찮은 건가?
내가 망설이자 속삭였다.
“오빠가 안 뚫으면 나중에 다른 언니한테 부탁할 거예요. 그땐 아픈 티도 안 내고 잘 받을건데.”
이런 젠장할!
샤를은 어느 새 악마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날 쳐다본다.
눈물자국 가득한 눈이지만 악마는 악마다.
내게 이런 플레이를 시켜주려는 건 아마 사랑 때문이겠지.
한숨을 푹 쉬었다.
결국 언젠가 구멍 뚫을거라면 내 손으로 뚫는 게 낫다. 샤를에게 단단히 당부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멈출거다?”
“네. 알았어요!”
샤를은 구속구가 모두 풀린 상태로 얌전히 무릎을 모았다. 올려다보며 눈빛을 반짝거린다.
‘이상해 방금 전까지 엄청 무섭고 떨렸는데
강민 오빠가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말해주니까, 이젠 무섭지가 않아.’
평소에 섹스할 때 워낙에 쓰레기처럼 굴다 보니 조금만 신경써줘도 마음이 두근거린다.
샤를은 오히려 기대감까지 느끼는 중이었다.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거니까 가슴까지 떨려온다.
강민을 올려다보는 눈빛은 무한한 신뢰로 반짝거렸다.
‘젠장.’
그걸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진짜로 새로운 걸 기대하는 눈빛.
어쩔 수 없지. 물론 나도 궁금하긴 하니까...
샤를의 뿔을 붙잡고 드릴 끝부분을 천천히 가져다댔다.
위잉, 위이이잉
콘크리트 벽에 드릴을 갖다댈 때와 비슷한 감촉이 강민의 손에 전해진다. 샤를의 뿔도 그것과 비슷한 강도인가보다.
여기까진 괜찮은지 아직도 얌전히 무릎을 꿇고 있다. 조금 더 힘을 실어 누르자 좀 더 깊숙히 들어갔다.
“흐그으으읏♥♥♥?”
강민의 상상과는 다른 신음이 아래에서 흘러나온다.
샤를도 놀랬는지 자신의 입을 가리고 강민을 올려다봤다.
“샤를, 괜찮아?”
“네, 넷 괜찮아요
오히려 기분이 이상해요”
샤를은 온 몸에 달군 철사같은 흥분이 흐르는 걸 느끼며 발가락을 열심히 꼼지락거렸다.
‘방, 방금 뭐지?’
한 순간. 겪어본 적 없는 짜릿한 충격이 클리토리스부터 척추, 유두, 경추, 뿔까지 타고 번개처럼 흘렀다.
새빨갛게 달군 철사가 온 몸을 꿰뚫은 것처럼. 몸의 신경이 어디에 있는지 자각하게 만든다.
강민과의 섹스도 흥분되긴 하지만 이건 차원이 다르다. 혹시 인간계에 존재한다는 마약이란 게 이런게 아닐까?
샤를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를 핥으며 애원했다.
“오, 오빠 멈추지 말아주세요. 좀 더 세게 눌러주세요.”
“알았어.”
강민은 미심쩍음을 느끼면서도 드릴을 힘줘서 밀었다.
겉 부분을 벗겨내고 심층부로 진입하는 순간
“으극, 아앗, 하아아아아아아아앗♥♥♥♥♥♥♥♥”
샤를은 전에 없을 정도로 날카롭고 달콤한 교성을 질렀다.
아마 여기가 별장이 아니었다면 숙박객이 깜짝 놀라 다 튀어나올 정도.
그뿐만이 아니다. 얼굴은 천박하게 풀려서 눈을 까뒤집는 아헤가오 표정으로 변했다.
너무 큰 쾌감에 얼굴 근육이 녹아내리는 중.
겨우 1/3정도만 진입했는데 이 정도라니. 강민은 드릴을 멈추고 당황해 물었다.
“샤, 샤를. 괜찮아?”
“괜, 괜찮아요오오옷♥♥♥♥♥♥♥♥♥, 그냥, 너무, 기분 죠아서♥♥♥, 으깃, 으그으으윽♥♥♥♥♥♥”
샤를은 자기도 모르게 천장을 쳐다보게 되는 눈을 최대한 내리깔려고 했다.
‘오빠, 오빠한테 이런 꼴을 보여줄 순 없엇’
하지만 저항할 수가 없다. 누군가가 뇌 속에 달콤한 주사액을 집어넣은 다음, 손가락을 쑤셔넣고 빙빙 돌리고 있는 것 같다.
입에서 침이 흐를 것 같다. 보지는 순식간에 철퍽거리고. 괄약근도 말미잘처럼 꿈틀거린다. 온 몸의 근육들이 일어나 환희의 비명을 지른다.
속살도 까뒤집힐 것 같다. 그냥 강민이, 자신의 속과 안을 바꿔서 뒤집어 줬으면 좋겠어 혓바닥에선 이상한 맛이 느껴진다. 미각이 이상해질 정도의 압도적인 쾌감.
‘고통 전환 마법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어’
마법을 쓰지 않았다면 끔찍한 고통으로 울며 방바닥을 뒹굴고 있겠지. 그만큼 강렬한 통증이다 보니 쾌감도 죽을 정도로 강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마계에서, 뿔에 피어싱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서큐버스도’
이런 강렬한 쾌락을 겪자 기억난다.
뿔에 고리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서큐버스.
주인에게 목줄을 잡혀서 피학적인 표정을 짓던.
그때는 그냥 큰 죄를 지은 죄인인 줄 알았는데.
그 서큐버스는 이런, 강렬한 쾌락을 즐기고 있던 거였구나
쾌락의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리는데 멀리서 강민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주 멀리서. 톡. 머릿속에 던지듯.
“샤를. 마저, 한다? 진짜 괜찮지?”
이걸, 이런 쾌락을. 더. 더 주겠다고?
“네엣, 괜찮아요♥♥♥♥♥♥♥♥♥♥♥♥♥♥♥♥♥♥♥♥♥♥♥♥♥♥♥♥♥♥♥♥♥♥♥”
샤를은 크게 소리지르며 대답했다.
그리고 드릴이 파고든다. 뿔의 절반을 넘어. 뒤쪽으로 구멍을 내며 빠져나온다.
뇌의 신경을 모조리 긁어내는 듯하다.
눈 앞이 환해졌다. 어두워졌다가. 저절로 입이 열리고 교성이 튀어나온다.
이 쾌락이 이어진다면 샤를은 영원히 비명을 지르는 악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으곳, 으앗♥♥♥♥♥♥♥♥♥♥♥♥♥♥♥♥♥♥♥♥♥♥♥”
그러나 그 생각마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샤를은 눈을 까뒤집고 화려하게 절정했다.
청초한 아가씨의 얼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AV 표지로 쓴다면 너무 과하게 아헤가오 표정을 지은 거 아냐? 하고 욕을 먹을 얼굴.
입에선 침이 줄줄 흐르고 검은자위는 거의 사라져간다.
'안돼에엣, 오빠한테 이런 얼굴 보여줄 수는 없는데'
필사적으로 표정을 가다듬으려고 하지만 모든 근육들이 샤를의 기대를 배신한다.
그리고 아래쪽의 근육도 저절로 풀린다.
샤를의 흰색 원피스 아랫도리가 짙은 색으로 물들어간다.
배변판 위로 투명한 물이 쪼르르 흐른다.
뿔에 구멍이 뚫리며 압도적인 쾌락에 실금해 버린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