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5화 〉 231. 샤를의 뿔에 구멍을 뚫자♥
* * *
샤를은 하렘 멤버중 가장 마음이 편한 상대다.
악마라고 하기엔 너무 순진하고 착하다.
처음 만났을 때 거짓말 하지 않았냐고? 몰라. 다 잊어버렸어. 용서했어. 샤를은 그런 적 없어.
게다가 샤를이랑 있으면 반응이 재미있다.
마계에서 건너왔으니 어딜 가도 신기해하며 기뻐한다.
게다가 섹스도 제일 가학적으로 해도 괜찮고.
아나이스랑 섹스하는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단 말이지.
그런 생각을 하며 샤를의 허리를 껴안았다.
“샤를. 그럼 출발할까?”
“네, 꽉 잡아요!”
파직. 파지지직
우리 주변에 푸른 번개가 친다.
마력이 들끓으며 이적을 행사한다.
샤를이 장거리 텔레포트로 한 번에 장성으로 온 것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할 셈.
이번 여행의 장점은 운전을 할 필요조차 없단 거다.
원래라면 내가 운전하려고 했는데. 샤를이 극구 거절했다. 피곤하지 않냐면서.
‘역시 샤를이야. 내 생각뿐이잖아.’
그 순간 시야가 일그러지는 감각과 함깨 세상이 압축된다.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에서 무수히 많은 차원을 넘나들듯 세상이 비틀리다가 툭. 하고 발이 바닥에 닿았다.
어지러움같은 건 없었다. 신기함에 주변을 둘러보며 여기가 어딘지 살폈다. 바닷바람 냄새가 코를 스친다.
“샤를. 여긴 어디야?”
그러자 샤를이 방긋 웃는다.
“저. 바다 본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그래서 한번 봐보고 싶었어요”
“그랬어?”
바다 좋지. 샤를이 여행지를 다 골라놔서 편했다. 심지어 에어비앤비로 별장을 미리 빌려놨다며 내 손을 붙잡고 안으로 들어간다.
내가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좋네.
그런데 별장 앞에 붙은 주소가 좀 이상했다.
경상북도... 울릉군...?
섬...?
음... 아니겠지?
날 가둬놓고 텔레포트가 불안정해서 못 나가겠다며.
폭풍 불러오고 그런 거 아니지, 샤를...?
일말의 불안함을 느끼며 난 별장에서 짐을 풀었다.
"오늘은 뭐 하고 싶어, 샤를?"
"음, 글쎄요 그건 생각은 안해봤는데."
샤를은 어딘가 찔리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뭔가 아주 사악한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한 사람처럼.
"샤를, 믿고 있으니까.
나쁜 짓 하면 안 돼."
"당, 당연하죠! 절대 안 해요!"
샤를은 호들갑을 떨며 고개를 이리저리 저었다.
믿어도 괜찮겠지?
샤를에 대한 칭찬으로 말을 돌렸다.
"오늘도 예쁘네."
오늘의 복장은 요양 온 귀한 집 아가씨처럼 흰색 원피스와 레이스 챙 모자.
청초한 분위기를 뿜뿜 내뿜고 있다.
게다가 거리낌없이 내놓은 뿔은 배덕감을 더한다.
뭐, 우리만 있으니 상관 없겠지.
누가 이상하게 생각하면 코스프레 촬영중이라고 둘러대면 되겠지.
실제로 지금 샤를은 촬영 나올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푸른 풀밭을 걷기만 해도 그림이 된다.
청초한 은방울꽃처럼 통통 튀니까. 예쁘네.
하지만 이렇게 순진해 보이니까 못된 장난을 치고 싶다.
“샤를. 원피스 걷어올려 볼래?”
“여, 여기서요?”
샤를이 치마 끝단을 붙잡고 얼굴을 확 붉혔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이따가 숙소 들어가면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괜찮아. 걷어봐.”
머뭇거리다가 샤를이 흰 원피스 자락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허벅지의 가터벨트 문신이 드러나고, 흰 원피스를 배경삼아 속옷이 드러난다.
완벽한 검은색 팬티. 레이스의 가운데엔 꽃을 닮은 검정 자수가 이리저리 새겨져 있다. 흰 원피스 위에 올라와 있으니 피사체가 더욱 강조된다.
흰 도화지에 먹물 한 점을 떨어뜨린 것처럼.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팬티의 가운데 부분이 아무것도 없다.
소위 말하는 갈라팬티. 팬티를 입고 있어도 보지와 항문을 모두 드러내게 되는 이벤트 속옷이다.
신혼부부라던가 불타오르는 커플들이 많이들 입지.
그리고 샤를은 나와 외출하며 양구멍 모두 드러나는 변태 속옷을 입고 왔다.
이게 무슨 의미겠는가? 지금 당장이라도 섹스하고 싶다는 말이겠지.
샤를도 내 눈빛을 보곤 가볍게 입술을 깨문다. 서큐버스답게 같이 흥분한 것.
바다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돌려 내 쪽으로 온다. 손목을 잡아끈다.
“바다는 이따 가요. 지금은 오빠랑, 섹스하고 싶어요”
벌써부터, 아찔한 2박 3일 여행이 될 것 같다
***
샤를은 강민의 손을 잡아끌고 집 안으로 돌아왔다.
오늘 해 주려던 플레이가 머릿속을 가득 채워 도저히 진정이 안 된다. 원래는 저녁때 속옷 입고 이벤트해주려고 했는데, 자신도 모르게 야한 속옷을 택했다.
어쩔 수 없다. 지금 시작하는 수밖에.
“오빠. 오늘 제가 원하시는 거 뭐든 해 주신다고 하셨죠.”
샤를은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감추며 물었다.
지금 자신이 하려는 플레이는 마계에서 해도 정신 나갔냐는 소리를 들을만한 짓이다.
“저희 마계에선, 패션처럼 하는 플레이거든요 해 주실 수 있죠?”
새빨간 거짓말이다. 하지만 강민 오빠는 그것도 모른채 고개를 끄덕인다.
“뭐. 나야 해 줄 수 있지.”
“그럼 일단... 준비좀 할게요.”
샤를은 별장 가운데에 있는 기둥 아래에 방수포를 깔았다. 아마 이 플레이를 하게 되면 백프로, 온 몸의 구멍에서 물이란 물은 다 쏟아내게 되겠지.
준비하는 손이 덜덜 떨린다. 강민은 그것도 모르고 태평하게 바라봤다.
‘뭐.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라면... 관장이라던가. 그런 거겠지? 옷 입고 하는 거면 인두를 쓰는 건 아닌 것 같고. 샤를이 저렇게 운을 띄울 정도면 꽤 하드할 것 같은데. 기대되네.’
강민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건 다음 준비에서였다. 샤를은 손을 뒤로 모으고 결박을 부탁했다. 수갑으로 찰칵 소리가 날 때까지 손목을 조이자 샤를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진다.
마계에서 패션처럼 하는 플레이라는데. 뭐지?
게다가 샤를의 다음 부탁은 더 이상했다.
“이제... 목이랑. 기둥이랑 연결해서 머리 못 움직이게 해 주시겠어요?
제가 많이 날뛸지도 모르니까...”
“...샤를? 무슨 플레이를 하려는 거야?”
하지만 샤를은 말해주지 않으려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기둥에 묶어놓은 바인더에, 자신이 차고 있는 목 초커를 결합하면 알려준다고 말했다.
강민은 뭔가 찜찜함을 느끼면서도 찰칵. 자물쇠를 채웠다. 샤를을 결박하고 시작한다는 흥분감이 뻐근하게 머리를 뒤흔든다.
“오빠...그럼 이제. 저거 꺼내보시겠어요?”
샤를이 옆에 둔 작은 가방을 열어봤다. 그리고 나온 물건을 강민은 잠깐동안 이해하지 못했다.
드릴이다.
드릴과... 나무 합판 같은 곳에 둥글고 큰 구멍을 내기 위한 홀커터.
순간적으로 강민의 머릿속에 예전에 봤던 만화가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샤를의 뿔과 드릴을 번갈아 쳐다봤다.
‘잠깐, 이거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
샤를의 뿔에 구멍을 내는 거라고?’
소름이 등허리를 달리는 게 느껴졌다.
입 안에 침이 말라가는 느낌이다.
흥분인지, 공포인지. 너무 가학적이라서 꺼려지는건지 모를 감각.
강민은 바싹 마른 입술을 적시며 물었다.
“저, 샤를. 네 뿔 있잖아. 안쪽에 신경은 없는 거지? 그냥 손톱같이 잘라도 안 아픈거지?”
보통 뿔에는 두 종류가 있다.
사슴처럼 뿔 안에 혈관과 신경이 없어서 매 해 똑 떨어졌다 새로 자라나는 뿔이 있고.
소처럼 뿔 안에 혈관과 신경이 존재해 자르면 피가 나는 뿔이 있다.
샤를의 뿔은 사슴 비슷한 종류일 거야란 믿음을 갖고 물었지만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아니, 저으려다가 목이 바인더에 걸려 움직이지 못한다는걸 깨닿고는 말했다.
“신경은 있는데요. 아프진 않을 거예요. 저번에 썼던 고통을 쾌락으로 변환하는 마법을 쓸 거니까.”
어. 세상에.
그러니까 샤를의 뿔에 구멍을 내는 건. 치과에서 이빨에 드릴로 구멍을 뚫는 것과 비슷하다.
옛날에는 고문으로도 쓰였을 텐데.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덜덜 떨며 모든 걸 털어놓을만한 고문이다.
상상만 해도 더럽게 아프잖아!
내가 덜덜 떠는 걸 보고 샤를은 살짝 웃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힌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마법 쓸테니까, 괜찮아요.”
“이거, 너무 심한 거 같은데...
진짜로 마계에서 패션 맞아?”
샤를은 침을 삼켰다. 사실이 아니다.
이건 마계 내에서 최하급의 노예들이나 죄인들에게만 하는 시술이다. 받은 자에게 모욕을 주고 이 자의 신분을 알려주기 위한 벌이다.
하지만 샤를은 강민이 자신의 뿔을 맘대로 다뤄주길 바랬다.
이건 자기만 할 수 있는 플레이니까.
‘그리고 문신도 맨 처음엔 벌이었잖아?
지금 와서는 패션이고. 그러니까 뿔에 구멍 뚫는 것도 나중엔 패션처럼 될 거야’
도서관에서 알게된 사실이다. 문신은 맨 처음에 범죄자들에게 새겨넣던 징표였고, 받는 사람에겐 치욕과 수치심을 안기는 도구였다고.
그걸 읽는 순간 강민오빠가 좋아할만한 사실이네, 하고 웃었는데. 그걸 응용해 뿔에 구멍 뚫는 플레이까지 발전하게 된 것.
샤를은 두려워하면서도 열기가 맺힌 눈동자로 강민을 올려다봤다. 도도하게 턱을 치켜올리자 뿔이 강조된다.
“강민 오빠.
저, 오빠 섹스용 장난감이잖아요.
제 뿔에 구멍 뚫어서 오빠 소유인거 확실하게 해 주세요”
샤를의 말에 강민의 자지가 꺼떡 솟아올랐다.
청바지 안에서 자리를 찾아 흉폭하게 움직인다. 살아있는 장어 한마리가 꿈틀거리는 듯 하다.
샤를은 그걸 보며 허벅지를 딱 붙여 문질렀다.
강민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저렇게나 반응이 좋을 줄은.
“봐, 오빠. 역시 좋아할 줄 알았어
빨리, 빨리요.
아픈 척, 싫은 척 해드릴 테니까.
오빠는 제가 엉엉 우는 거 좋아하잖아요.”
솔직히 샤를에게도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플레이였다. 하지만 강민이 기뻐하는 걸 보고 싶다.
그러니까, 오빠. 빨리 해 주세요 최대한 빨리 끝내 주세요
샤를의 마음 속 외침을 들었는지 강민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왔다.
손가락으로 드릴의 스위치를 누르자 위잉, 위이잉 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앗, 아아’
샤를은 두려움에 떨며 마법을 발동시켰다.
아픔을 쾌락으로 바꾸는 마법.
솔직히 이 다음에 일어날 일은 상상도 가지 않는다.
꿈에서도 겪어본 적 없는 최악의 플레이다.
창관을 밥 먹듯 다니는 가학적인 손님조차도 혀를 내두를 만한 하드코어 플레이.
‘하지만 강민 오빠한테라면. 뭐든 해 주고 싶어’
샤를은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빙빙 도는 드릴이 샤를의 뿔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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