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6화 〉 223. 유다 누나, 완전 함락
* * *
"강, 강민아... 괜찮아?"
유다 누나가 혓바닥에 난 피를 눈치채곤 경악했다.
누나를 토닥거리며 안심시켰다.
"괜찮아요. 그냥 살짝 찢어진 거예요."
"그, 그래도 세상에, 어떻게 해!"
누나는 불안에 휩싸여 패닉에 빠졌다.
손을 덜덜 떨며 어깨를 잔뜩 움츠린다.
눈은 두려움으로 이리저리 움직인다.
잘못을 했다는 생각에 어찌할 줄을 모른다.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
"누나. 진짜로 괜찮다니까요."
누나에게 보여주려고 혀를 내미려 했는데, 의외로 깊게 찢어졌는지 따끔한 통증이 달렸다.
거울에 혀를 비춰보며 상처의 크기를 확인했다.
송곳니에 찢겼는지... 꽤 크다.
나도 깜짝 놀라 신음을 흘렸다.
"어우..."
유다 누나의 눈이 긴장과 공포로 거의 점처럼 변했다.
과호흡이 오는지 숨을 쌕쌕 몰아쉬고, 얼굴이 새파래진다.
"많, 많이 찢어진 거지?
잘못했어, 미안해, 잘못했어
버리지 말아주세요, 그러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대 패닉에 과호흡까지. 아, 제발!
어쩔 수 없군. 지금 나한테 힐링 주문도 없고, 진정 주문도 없고. 샤를에게 연락하는 수밖에.
샤를. 지금 장성이거든? 와 줄 수 있어? 유다 누나가 나한테 상처내고 완전히 패닉에 심하게 빠졌어.
진짜요? 잠시만요. 바로 갈게요. 오빠는 많이 안 다쳤어요?
난 괜찮은데 유다 누나가 많이 아파.
지금도 공기중에서 질식할 것 같은 상황이다. 젠장, 이 때 응급치료법이
일단 손에 잡히는 종이봉투를 집어 유다 누나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게 해서 신경계를 이완시키는 작업이다.
맨 처음 유다 누나가 과호흡 왔을때 혹시 몰라서 배워놓은 게 도움이 되네.
"후우, 후우, 후우"
다행히도 유다 누나의 떨림이 서서히 줄어들어간다.
그리고 내 손목의 문신이 파랗게 빛난다.
샤를이 좌표를 추적해서 공간 이동 마법을 펼치는 중.
'박성연한테 듣기로는 공간 이동, 꽤 고위 마법이라고 들었는데.'
그리고 마력을 느끼게 된 나한테도, 주변이 뒤흔들리는 게 생생히 전해진다.
폰허브로 긁어모은 마력이 얼마나 많은지, 서울에서 장성까지 한 번에 공간전이마저 가능케 한다. 게다가 저장된 마력의 백분의 일도 안 썼겠지.
뒷 좌석에 포탈이 열리고 샤를이 엄청나게 당황한 얼굴로 튀어나왔다.
얼마나 급하게 왔는지 이마의 뿔도 숨기지 못한 상태.
나와 유다 누나를 번갈아 살피며, 내 몸에 황급히 손을 대고 이리저리 톡톡 두드린다.
"오빠, 많이 다쳤어요? 교통사고 난 거예요?"
잔뜩 겁먹은 채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다.
"아니. 별 건 아니고. 혀가 좀 이빨에 긁혔어."
피가 줄줄 흘러나오는 걸 보고 이마를 꽉 찌푸린다.
그러면서도 유다 누나를 안심시키려고 말한다.
"이, 이정도면 아무 것도 아니네요. 치유 주문 한 번이면 바로 나아요!
괜찮아요, 유다 언니!"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주문을 걸었다. 따뜻한 빛이 퍼지더니 혀에 새살이 차오르는 느낌이 전해진다.
"아. 이제 됐어. 고마워."
샤를은 내가 다 나은 걸 확인하고는, 손을 펼쳤다. 차 안에 라벤더 향이 후욱 끼쳐온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진정시켜주는 마법의 일종인 듯 했다. 유다 누나를 위한 마법이다.
누나의 덜덜 떠는 손이 멈췄다. 눈물에 젖어 샤를을 멍하니 쳐다봤다.
"샤, 샤를?"
샤를은 유다 누나의 손을 꽉 잡고 걱정스레 물었다.
"언니. 괜찮아요? 무슨 일 있었어요?"
"그, 그게"
"일단 뒷자리로 옮겨가자."
유다 누나를 가운데에 앉히고, 양 옆에서 나와 샤를이 누나의 손을 잡고 진정시킨다. 그제서야 조금 진정하고 샤를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천천히 설명했다.
아버지란 작자가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떻게 자신을 팔아먹었는지, 어떻게 복수했는지. 진정했다고는 하지만 울음이 멈췄다는 뜻은 아니었다. 차 안의 티슈 한 통을 전부 쓰면서 우리 둘에게 다시한번 설명했다.
유다 누나가 이야기를 마칠 무렵엔 샤를도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괜찮아요, 언니, 언니 잘못 아니예요!"
샤를이 유다 누나를 꼭 껴안고 주문처럼 외쳤다.
언니 잘못 아냐. 언니가 잘못한 것 하나도 없어.
누나도 퉁퉁 불어버린 눈으로 엉엉 울었다.
"나, 난 나한테 미안해 할 줄은 알았는데.
그런 인간들도 아니었어.
이제, 나, 난 정말 혼자야.
오늘 연을 다 끊어버린 거라고.
나 어떻게 해? 내가 다치면, 내가 이대로 세상에서 사라지면.
슬퍼해 줄 사람이 있을까?"
유다 누나는 구슬프게 중얼거렸다.
다 쉬어버린 목소리였다.
나와 샤를은 착찹함을 느끼며 누나의 손을 꽈악 쥐었다.
"누나. 우리가 있잖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누나 편 들어줄게요."
하지만 유다 누나는 아직도 서러워했다.
세상에 혼자 남은 아이같다.
이런, 어쩔 수 없나. 여행 끝날 때 쯤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미리 이야기하는 수밖에.
샤를에게 말해도 괜찮냐고 눈으로 묻자 고개를 끄덕거린다.
나는 유다 누나의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
"누나. 우리, 돌아가고 나면. 다 같이 살래요?"
코를 훌쩍이던 누나가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본다.
긴 속눈썹과 빨개진 눈. 정말 사람의 혼을 빼 놓을 정도로 예쁘다.
누나가 떨리는 입술로 묻는다.
"같, 같이 산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머리를 긁으며 내 계획을 말했다.
"아무래도 다 같은 여친이잖아요. 샤를이랑만 같이 지내는 게 좀 그래서요.
그리고 예림이랑 사귀고 나니까 서로 같이 있을 시간도 적어지는 것 같아서.
다 같이 살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영선 누나는 듣자마자 수락했는데. 누나는 어때요?"
"나, 나도! 나도 같이 살래!"
유다 누나는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쳤다.
도저히 믿지 못할 소식이라는 듯 가슴에 손을 올리고, 예상 밖의 기쁜 소식에 허용 한계치를 넘은 듯 불안하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이, 이거 거짓말 아니지? 나도 같이 살게 해 주는 거지?
집, 집세 내가 낼게, 청소도 내가 하고... 작은 방 써도 상관없고..."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을 혼자 중얼거린다.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파져서 누나를 꼭 껴안았다.
"유다 누나. 그러지 마요.
그냥 뻔뻔하게 굴어도 괜찮아요. 낮은 곳으로 내려가지 않아도 돼요.
누난 우리 친한 친구잖아요. 친구끼리 그러는 거 아니에요."
샤를도 질세라 목을 꼭 껴안고 속삭인다.
"맞아요. 언니. 우리 친구 아니었어요?
친구끼리 그러는 게 어디있어요."
하지만 유다 누나는 이런 애정이 당황스러운 듯, 입술을 꼭 깨문다.
"나, 난 그런 거 잘 몰라아, 무서워...
엄마도, 아빠도 다 날 짐짝 취급했는데.
나한테 쓸모없는 년이라고. 마귀가 들었다고"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흘러나온다. 둑이 터진 것처럼. 20년이 넘도록 묵혀온 깊은 슬픔이 바닥에서 흘러나온다.
정말 유다 누나는 울보라니까.
우리 둘은 샌드위치처럼 누나를 꽉 껴안고 계속 속삭여줬다.
"괜찮아요. 누나.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죠?
이제 누나를 괴롭히는 부모랑은 연도 다 끊었잖아요.
우리랑 같이 새로 시작해요. 남자친구도 있고. 여동생같은 샤를도 있고."
유다 누나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머리를 이리저리 젓는다.
눈 아래엔 불신이 가득하다.
성냥팔이 소녀가 집 안으로 들어와 몸을 녹이고, 저녁도 같이 먹자는 말을 들었을 때 이런 모습이겠군.
평생 있을까 말까한 행운에 얼떨떨해 다 거부하는 듯한 모습.
"난, 난 모르겠어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 걸까?
그냥 강민이 네 여친 중 한 명일 뿐인데..."
사랑받을 자격같은건 없다. 그냥 유다 누나니까 괜찮은 거야.
우린 최선을 다해 누나에게 진심을 전했다.
"괜찮아요. 누나.
유다 누나. 자격같은 건 필요없어요.
존재만으로도 사랑받기에 충분한 거예요."
그 말을 들은 누나는 이젠 거의 숨이 넘어갈듯 울었다.
"...그래도 돼? 정말로?
부모따윈 다 잊어버려도 되는 거야?
아프고 싶지 않아... 나, 이러다 벌 받는 거 아닐까?
솔직히 이거 꿈 아니야? 나. 못 믿겠어.
너무, 갑작스럽고. 행복해서..."
우린 말 없이 껴안고 토닥여 줬다.
누나는 그제서야 받아들이고 우리의 손을 부서져라 꽈악 움켜쥐었다.
"고마워, 얘들아, 고마워어"
"괜찮아요. 괜찮아"
그렇게 우린 조용히, 유다 누나의 아픈 기억이 지나가길 바라며.
누나의 차 안에서 한참 동안 달랬다
***
"강민이 너한테 운전시켜서 미안..."
"괜찮아요."
울던 유다 누나는 거의 탈진하다시피 뒷좌석에 몸을 기댔다.
샤를이 옆에서 토닥여 주는 동안 나는 앞좌석으로 가서 운전했다.
보험은 없지만 사고만 안 내면 되겠지.
평소보다 훨씬 안전운전을 해 숙소로 돌아왔다.
기진맥진한 유다 누나를 끙끙대며 업어다 침대에 눕혔다.
유다 누나가 샐쭉 웃었다.
"고마워, 강민아아..."
"그래요. 누나. 좀 쉬어요. 전 씻고 나올"
누나를 쉬게 두려고 일어나는데 누나가 내 목덜미에 손을 두른다.
빨개진 눈꼬리로, 최선을 다해 요염하게 보이려고 하며 입술을 뾰족 내민다.
울거나 이런 고혹적인 모습을 보여줄 땐 가슴이 쿵쿵 울린다.
유다 누나의 외모만 보면 도도하고, 고고한 분위기니까.
울지 않을 때는 정말 노는 누나처럼 보인다.
그런 상태로 내 목을 감고. 숨결이 전해지며 내게 속삭이는 중.
"강민아. 나, 나... 뭐든 해주고 싶은데...
아까 내 문신 만져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꿀꺽.
옆에 있던 샤를도 내 바지를 더듬는다.
"강민 오빠. 유다 언니가 저렇게 말하는데. 두고 씻을 거예요?
저희가 오빠 혀로 다 씻겨 드릴게요..."
내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나를 넘어뜨린다.
바지와 속옷, 양말까지 순식간에 벗겨진다.
샤를은 침대 아래에 무릎을 꿇고 내 발등에 키스한다.
그러며 발가락을 깨물고, 사이사이를 혀로 정성스레 핥는다.
유다 누나도 질세라 다른 쪽 발 앞에 무릎을 꿇는다.
자신의 등에 있는 문신을 잘 보여주는 자세로 최대한 엎드린다.
아직까지 울음기 섞인 눈으로 날 올려다보며 혀를 내밀고 반대쪽 발을 핥는다.
엉엉 우는 여자의 입을 범하는 듯해서 아랫도리에 힘이 절로 들어갔다.
"오늘은 강민이 몸, 혀로 깨끗하게 해 줄게"
둘은 서로 보조를 맞춰 정성스레 핥아 올라온다.
발, 무릎, 허벅지
벌써 내 하반신은 침으로 흥건하다.
둘의 입술이 골반을 덮고, 쪽쪽 빨아들인다.
쾌락에 작게 신음하자 둘은 간절하게 날 바라보며 애원했다.
특히 유다 누나의 반응이 꼴렸다.
대놓고 주인님 플레이를 하진 않았는데, 이전의 야동으로 학습했는지 갈라진 혀를 내밀고 조른다.
존댓말까지 해가며 교태를 부린다.
"강민 주인님, 제가 주인님 똥까시하게 해 주세요 샤를보다, 훨씬 기분좋게 해드릴게요"
예전에 모텔에서 섹스할 때 억지로 말하게 시켰던 것과는 다르다.
그 때는 울먹이면서, '똥까시 하게 해 줘서 고마워' 라고 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내게 진심으로 봉사하고 싶어한다.
샤를도 질세라 내게 애원한다.
"강민 오빠, 제가 오빠 기분 좋은 곳 더 잘 알아요 제가 하게 해 주세요, 침으로 번들거릴 때까지 엉덩이에 딥키스해 드릴게요오"
자지는 벌써 절조없이 겉물을 내뿜으며 꺼떡거린다.
그럼 둘 중... 누구에게 부탁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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