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5화 〉 222. 예배당에서
* * *
교회 안은 찬양이 한창이었다. 모두 서서 주님의 은혜에 대해 노래를 불렀다.
오직 한 명. 내 손을 잡고 있는 유다 누나만이 노래를 부르지 않고 연단을 노려봤다.
주변 사람들은 이질적인 우릴 불편해하며 흘끔흘끔 쳐다본다.
우린 복장도, 외모도, 행동도 맞지 않는 이방인이다.
사람들의 시선과 유다 누나 사이에 끼인 나도 죽을 맛이었다.
대체 부모님한테 어떤 복수를 하려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찬양 중간에 뛰어들어가 문신을 드러낸다던가.
아니면 연단으로 올라가 목사와 멱살잡이를 한다던가...?
혹시 몰라 연단 위를 살폈다. 사태가 안 좋아져서 내가 대신 싸워야 할 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연단에선 머리가 새하얗게 센 할아버지가 예배를 주관하는 중이었다.
유다 누나 아빠 나이대라면 사십대 중후반이여야 하는데. 너무 늙었는데?
"저 분이 누나 아빠예요?"
그러자 유다 누나가 머리를 저었다.
"아니. 저사람은 정목사.
저기 옆에 앉아있는 사람 보여?"
연단의 벤치에 있는 깔끔한 양복을 입은 남자를 가리킨다.
유다 누나처럼 훤칠하게 잘 생겼다. 자세히 보니 얼굴에서 유다 누나의 콧날이 보인다.
예상보다 더 젊어 보이네. 그래도 싸우면 이길 수 있겠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유다 누나가 뛰쳐나갈 타이밍만 기다렸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가만히 앉아서 설교를 듣는다.
머리가 하얗게 센 목사의 이야기는 부드럽게 이어졌다. 아주 평온한 보통의 설교였다.
그리고 아멘, 으로 기도를 끝마치고 부목사가 연단에 선다.
그 순간 유다 누나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지금 이 타이밍인가?
그러나 아직도 아니다. 누나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우릴 신경쓰지 않고 예배는 계속 진행된다. 부목사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어깨를 딱 펴고 성경을 읽어내려간다.
"여러분. 성경 봉독하겠습니다. 창세기 22장 1절에서 2절 말씀입니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라. 내가 지시한 산에서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 아멘"
"아멘."
유다 누나 아버님의 목소리는 낮고 동굴처럼 울렸다. 모르는 사람이 듣는다면 믿음직하고 듣기 좋은 목소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러분. 신앙은 가장 아끼는 것마저 포기하고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병으로 쓰러진 자식일 수도 있고, 소중한 재산일 수도 있습니다. 맨 처음에 소중한 것을 잃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왜 이런 재앙이 닥쳤는지 원망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은 원대하고도 깊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를 예비하십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잃은 것을 생각하며 아픔에 연단을 올려다본다. 상실의 슬픔에 눈을 감고, 머리를 숙이며 아멘이라고 읊조린다. 아버지는 계속 이야기했다.
"여러분. 여러분도 인생에 수많은 시련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 주님의 안배입니다. 주님은 여러분께 시련을 주시고, 그 시련을 통해 거듭난 당신을 귀하게 쓰시려는 의도입니다."
말을 하고는, 슬픈 듯 손수건을 꺼내 자신의 눈가를 닦았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제게도 딸이 있었습니다. 저는 주님의 은혜로 태어난 제 딸을 가장 귀하고 아름답게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 딸은 불행한 사고로 제 곁을 떠났습니다. 저는 그 사고 앞에서 주님께 물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슬픈 일이 있어야 하는지, 어째서 제 딸아이를 데려가셨는지."
예배당 안은 격한 탄식과 한숨으로 가득찼다. 아버지의 표정은 정말 슬퍼 보였다. 깜짝 놀라 유다 누나를 바라봤다.
"누나, 혹시 동생이라던가... 있어요? 진짜로 죽었어요?"
유다 누나는 분노에 가득 차 씹어먹듯 말을 뱉었다.
"난 외동이야."
그럼 저 부목사란 인간. 집 뛰쳐나간 유다 누나는 이미 죽은 사람 취급하고 예배에 써먹고 있단 말이야? 흉악함에 입을 떠억 벌렸다. 하지만 아버지란 작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뻔뻔하게 눈물 젖은 얼굴을 들어 외쳤다.
"그 때, 주님께서는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 남은 자들을, 죄인을, 딸아이를 떠나게 만든 자들을 오직 용서하고 사랑하라..."
"서로 사랑하라."
사람들은 고개를 박고 중얼거렸다.
좋은 말이다. 저게 모두 거짓말이라는 점만 뺀다면 말이지.
설교가 절정에 다다랐다. 아버지란 작자는 주먹을 질끈 쥐고 들어올려 목소리를 높인다.
"낟알 한 알이 떨어져 살면 낟알 한 알로 끝입니다. 그러나 낟알 한 알이 떨어져 죽으면 한 다발의 보리가 생깁니다. 제 자식은 하나의 낟알로 죽었고, 이제 보리 이삭으로 돌아와 저를 보듬어 줍니다. 딸의 영혼은 제게 말합니다. 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을 위해 낟알로 죽겠습니다. 제 한 몸 바쳐 여러분들의 영혼을 구원으로 이끌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 제 딸아이 덕분입니다. 제 딸이 제게 깨달음을 주었으니, 저도 여러분을 사랑으로 이끌어 구원으로 향하겠습니다. 아멘."
"아멘, 아멘!"
부목사의 연설에 감동해 훌쩍훌쩍 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유다 누나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감동적인 설교가 끝나자 정목사가 다시 연단으로 올라왔다. 유다 누나 아버님의 설교에 감동했는지, 어깨를 두드려 주며 자리로 보낸다. 꽤나 돈독해 보인다. 그리고 설교를 들은 사람들도 감동의 박수를 쳤다.
몇백 명의 만족한 사람. 그리고 두 명의 상처받은 사람이 여기 남았다.
머리가 허옇게 센 목사는 인자하게 웃으며 예배당 안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친절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
“혹시 말씀하실 형제자매님 있습니까? 소중한 것을 잃은 형제자매님이 있다면. 저희가 기도드리겠습니다.”
다행히 사람들은 눈치를 보며 손들기를 꺼려했다. 한국 사람들답군.
유다 누나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속삭였다.
"누나. 기회 지금밖에 없어요."
하지만 유다 누나는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으면서도, 움직이지 못하는 중이었다.
배신감과 충격으로 덜덜 떤다. 젠장할. 어쩔 수 없군. 나는 손을 들었다.
"저, 제가 말해도 괜찮겠습니까?"
목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내 포마드 머리와 귀걸이를 보며 못미더워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정목사는 외모에 대한 편견은 없는지, 옆의 전도사에게 마이크를 주고 내게 전달했다.
손에 마이크가 들려지자 머리가 새하얘진다. 젠장. 어떻게 하지? 하지만 수많은 팀플으로 단련된 입은 저절로 내 허리를 펴게 만들고, 입을 움직인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강민이라고 하구요.
지금 마이크를 받은 이유는, 소중한 것을 잃은 사람을 알기 때문입니다.
십 이년간 부모에게 학대당한 사람이 있는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잃어버린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사람은, 모든게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슬퍼합니다."
유다 누나가 간신히 숨을 고르며, 내 손을 붙잡고 덜덜 떤다.
제발. 내 질문이 이어질 동안 숨 좀 돌려요!
다행히 목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내 불행에 공감해 주며, 입을 연다.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부모의 잘못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부모를 고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원망할 때도 있을 겁니다. 왜 나에게 이런 부모를 주었는가.
어찌하여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인가.
원망하겠죠. 고통에 몸부림치겠죠. 슬플 겁니다."
목사는 말을 고르며 턱을 신중히 매만졌다.
아무래도 목사는 꽤 정상적인 사람인가보다.
"그러나, 이미 주어진 고통을 피할 방법은 없습니다.
고통을 붙잡고 있지 마십시오. 고통을 던질 수 있는건 당신밖에 없습니다. 부모를 떠나 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당신을 미워하는 부모를 반면교사로 삼을수밖에요. 내 부모처럼 살진 않겠다, 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줄 것이라고.
삶이 레몬을 준다면, 그걸로 레모네이드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최선의 한 잔을 만드십시오.
이런 말밖에 해 줄 수가 없군요. 하지만,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삶이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시시한 옛 격언이다.
하지만 그만큼 유용하기도 하고.
유다 누나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아버지를 노려본다.
손을 내밀어 마이크를 달라고 한다.
그래.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봐요. 유다 누나.
유다 누나가 일어나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작지만 또렷하게. 내 손을 꽉 붙잡고.
용기가 전해지길 바라며, 손을 붙들고 같이 연단을 노려봤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까 신정우 부목사가 이야기했던 딸, 신은혜입니다."
그러자 예배당 안이 웅성거린다.
잠깐만. 저거 은혜 아녀?
엉? 그러네? 고3때까지 부지런히 우리 교회 나왔었잖어.
아까 딸, 죽었다고 하지 않았어?
우린 죽었는갑다 했지. 갑자기 안 보이고, 부목사님도 끝끝내 얘길 안 하는디!
아무래도 유다 누나의 본명은 은혜인가보다.
하긴. 유다라는 이름을 기독교 집안에서 지을 리가 없지.
그리고 12년간 부모님의 손에 끌려 교회에 나왔으니 교회 사람들도 다 알고 있겠구나.
교인들은 재미있는 사건에 경악하면서도 흥미를 느끼며 우릴 쳐다본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유다 아버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간다.
사람들을 황급히 둘러보며, 어떻게 이 사달을 헤쳐나갈지 생각하는 듯하다.
유다 누나는 자신의 왼쪽 귀걸이를 만지작거리며 목사에게 물었다.
"목사님께서는, 딸이 귀걸이를 하고 들어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자, 잠깐만요. 은혜 양. 내가 듣기로는... 사고가 있었다고...
아닙니다."
목사님은 유다의 애비를 바라보며 당혹스러워하다, 이내 추궁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닿고는 한숨을 쉬었다. 유다 누나의 옷이라던가 낼름거리는 혀를 보며 대략적인 걸 짐작한 모양.
사실을 밝혀내는 건 미뤄두고 유다 누나의 질문에 답을 한다.
"귀걸이를 하는 건 자신의 자유 아닙니까. 딸은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지요."
그러자 유다 누나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렇죠? 그런데, 저기 앉아있는 신정우 부목사는 저한테 왜 그랬을까요? 제가 초등학교때 처음으로 귀걸이를 하고 들어온 날. 얼굴이 시뻘개지더니 제 귓불을 붙잡고, 귀걸이를 그대로 뜯어내 버리더군요."
뭐, 뭐?
나와 목사의 얼굴은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나는 유다 누나의 귓가를 살폈다.
진짜로, 왼쪽 아래에. 귓불이 찢어진 자국이 새하얗게 남아있다.
나조차도 안할 짓을. 자기 딸한테?
"거, 거짓말입니다! 목사님, 아닙니다!"
신정우는 일어나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소리쳤다.
하지만 교인들은 이미 유다 누나의 말을 똑똑히 듣고, 사건을 흥미롭게 쳐다보는 중이었다.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뛰쳐나갔어요. 나한테 미안해 할 줄 알았는데."
유다 누나는 말하며 내가 입혀준 스카쟌을 벗어던진다.
온 몸을 가득 메운 문신들. 피어싱이 드러났다.
천박한 아름다움에 예배당 안의 모든 눈길이 여기로 쏠렸다.
나비, 뱀, 꽃, 리본 총천연색의 타투에 교인들의 시선이 붙박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유다 누나는 마이크를 붙잡고 목이 찢어져라 소리질렀다.
"당신이 미안해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아빠! 덕분에 이렇게나 잘 컸어!
봐! 만족해? 내가 좋아하던 것들, 전부 갈갈이 찢어놓고! 가둬서 화초처럼 키웠지?
이제 속이 시원해?"
하지만 유다 누나의 손끝에 있는 아버지란 작자는 딸에게는 관심조차 없고, 목사에게 필사적으로 항변하는 중이었다.
“목사님. 제 딸이 맞긴 합니다만, 하지만 제 설명좀 들어 보세요!”
"아니, 부목사! 자네, 지금까지 대체 뭘 숨겨온 건가?"
목사도 단단히 화가 난 듯 신정우를 향해 소리지른다.
유다 누나는 그걸 씩씩대며 노려보다, 내 손을 붙잡고 성큼성큼 뒤로 돌았다.
"누, 누나. 지금 가게요?"
"됐어. 이야기 끝났어. 어짜피 저 인간 꿈은 정목사 되는 거야.
오늘 일로 다 끝장이야. 가자."
뭐, 그러시겠다면야.
나는 유다 누나의 손에 끌려 떠나며 뒤를 흘끔흘끔 봤다.
아직도 목사와 드잡이질을 하는 중. 이제 편안히 떠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끝이 아니었다. 문을 나서서, 차로 향하는데 유다 누나의 엄마로 보이는(몸매와 턱선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여자가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막아섰다.
교회 안은 사람들의 눈이 쏠리니 그런 건가.
짐작이 맞는 듯, 그녀는 분노로 소리쳤다.
“망할 년, 망할 년 같으니... 배은망덕한 년, 널 키워주고 먹여주고, 재워준 아빠한테, 대체 무슨 짓거리야!!!"
유다 누나는 눈물을 닦아내며 소리쳤다.
“키워주면, 키워주면 다야? 엄마도 똑같아! 엄마도, 그 날 응급실 가서, 뭐라고 했어! 귀 찢어진 거 사고라고, 꼭 숨기라고 그랬잖아! 아빠랑 한통속으로. 결국 목사 부인 되는게 엄마 낙이지? 나는 둘 다 똑같이 싫어, 그 집에서 지내는 12년간, 정말 지옥 같았어! 둘 다 마귀보다 더 악독하다고!”
그러자 엄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분노로 부들부들 떨며, 비틀비틀 다가온다.
그러며 유다 누나의 손을 꽉 움켜쥐고, 씹어뱉듯 말했다.
“너, 이거, 다 사탄이 들어서 그래. 은혜야. 기도하자. 기도하면 다 괜찮아질거야. 이런 지저분한 문신들도, 다 사탄의 농간 때문이야... 그래, 우리 착한 은혜가, 이럴 리가 없잖아”
“그놈의 사탄, 사탄! 제일 마귀같은 게 누군데!”
유다 누나는 분노로 이성을 잃고 소리질렀다. 손을 확 뿌리치고 밀어낸다.
엄마는 비칠비칠 밀려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당황한 날 유다 누나는 끌고 걸었다.
“차 타."
"누, 누나..."
"차 타!!"
유다 누나는 시동을 걸고, 차 앞을 가로막는 엄마를 피해 엑셀을 콱 밟았다.
총알처럼 튀어나간다. 백미러로 달려오는 엄마가 있었지만, 서서히 멀어진다.
아무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달리고 나서야, 유다 누나는 핸들에 고개를 쳐박고 엉엉 울었다.
"난, 난 최소한. 내게 미안한 마음은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날, 예배 재료로 써먹고. 이럴 줄은, 정말, 몰랐어"
"유다 누나..."
내가 어쩔줄 몰라하며 등에 손을 둘러줬다.
그러자 유다 누나는 눈물 범벅이 된 채, 엉망이 된 얼굴로 날 쳐다본다.
"봐. 난 정말 구제 불능이야.
부모란 새끼들, 정말 싫어. 용서조차 못하겠어.
아무도 날 사랑한 적 없잖아. 부모도 날 싫어하는데, 누가 날 좋아하겠어,
강민아. 그러니까. 나, 사랑하지 마... 사랑하지 말고. 물건 쓰듯 다뤄. 그래야 버려질 때 충격도 없잖아. 제발. 제발"
아, 젠장.
정말 미치겠군.
나는 유다 누나를 껴안고 깊게 키스했다.
하지만 누나는 격렬한 슬픔에 울면서, 몸을 떤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제어할수조차 없는 슬픔의 파도에 떠밀려 이까지 덜덜 떠는 중.
콱. 이빨이 내 혀를 깨문다.
비릿한 피 맛이 흘러나온다. 아마 좀 잘렸을 수도 있겠는데.
입 안에서 퍼지는 불길한 아픔에 이마를 찡그리면서도 유다 누나를 꽉 껴안았다.
절대, 버리거나 하진 않겠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