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2화 〉 179. 예림이랑 섹스 각이냐?
* * *
"으음... 강민아...?"
유다 누나가 눈을 비비며 침실에서 나왔다. 샤워 가운 안으로 음탕한 빨간색 속옷이 비쳤다.
솔직히 한번 더 섹스하고 싶긴 한데. 일단 밥부터 좀 먹여야지.
"맛있다아"
스크램블 에그를 곁들인 베이컨. 버터에 구운 빵. 딸기잼. 우유. 간편하지만 유다 누나의 마음에 꼭 들었는지 오물오물 삼킨다.
"누나. 아프진 않아요?"
어제 피어싱을 한 클리토리스에, 자기 전 소독 연고까지 발라줘서인지 깔끔하게 아물어가는 중이었다.
"응, 응 괜찮아."
유다 누나는 얼굴을 붉히며 괜찮다고 말했다. 어제 있었던 격렬한 섹스가 다시 생각나네.
특히 갈라진 팬티를 입은 상태로 섹스한 건 진짜 야했다. 뭐랄까, 속옷의 목적이 진짜로 남자의 자지를 화나게 만드는 것에 특화되어 있다고 해야할까.
"누나. 바로 갈 거에요?"
밥을 다 먹고 은근슬쩍 누나 옆에 붙어서 귀를 깨물며 물었다.
피어싱을 이빨로 깨물고 당기자 흣, 하앙 하는 귀여운 신음을 내뱉는다.
"모, 몰라아"
도저히 못 참겠다.
"누나. 식탁 잡아봐요."
의자에 앉은 상태로, 등받이를 앞쪽으로 돌렸다. 샤워 가운을 걷어내자 갈라진 빨간 팬티 사이로 보지가 훤히 드러난다.
"강, 강민아아 여기선, 부끄러운데에"
"괜찮아요."
안심시키며 귀를 깨물고, 클리토리스에 박힌 피어싱을 이리저리 굴렸다. 유다 누나의 보지가 금세 젖어든다. 의자에 앉혀놓고 허리를 당겨 삽입한다.
"흐윽 하아아 부끄러워, 으읏"
신혼부부처럼 꼴리면 바로 섹스하는 라이프다. 의자에 앉은 상태로 하는 변형 뒷치기. 앞뒤로 허리를 흔들며 애널을 살짝살짝 문질렀다.
"누나, 다음번엔 여기로 섹스할 거에요 알았죠?"
"흑, 아아앗"
싫다는 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힌다. 정말 괴롭혀주고 싶군.
"다음에 올 땐 준비해서 와요 알았죠?"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반응에 만족하며 더욱 격렬하게 피스톤질을 했다.
훤히 개방된 부엌에서 섹스를 한다는 게 누나를 흥분했는지 물이 평소보다 더 많이 흘렀다.
유다누나도 휘둘리는 걸 참 좋아한단 말이지.
자기가 생각할 필요 없이, 남이 억지로 해도 괜찮으니까 하는 수동적 스타일.
"누나, 좋아요?"
"응, 좋아, 좋아아!"
한참 자지를 받아들이던 누나의 질이 덜덜 떨리며 절정을 알린다. 나도 질내에 정액을 시원하게 싸질렀다.
"흐읏, 하아"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신혼부부같지 않아요?"
"지, 진짜아?"
솔직히, 남편을 위해서 야한 속옷 입어주고. 요리해주고. 물론 남편이라면 아내 클리토리스에 피어싱을 하진 않겠지만 매일매일 눈 맞으면 떡치고.
유다 누나는 신혼부부라는 말이 기쁜지 헤실헤실 웃었다. 자지를 빼고 같이 목욕하러 들어갔다.
"있지... 내 문신, 좀 그렇지 않아? 좀 싸보인다던가..."
자신의 문신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물어봤다. 물에 젖은 장미와 고래 문신이라.
좋은데, 왜요.
"엄청 예뻐요. 나는 누나 문신 다 좋은걸?"
"헤헤, 그래에?
커플 문신도 하고 싶다아"
유다 누나는 웃으며, 내 손목에 새겨진 문신을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자신의 이름을 문지르며 웃다가, 샤를의 이름으로 넘어가자 표정이 안 좋아진다.
"샤를은 언제쯤 돌아온대?"
"예림이랑 같이 프랑스 가면요? 다음 주 주말에 비행기편 끊어놨어요.
그러고 보니 아직 여권도 안 만들었네."
더럽게 귀찮네. 비행기도 타 본적 없다가 갑자기 프랑스라니. 난이도가 너무 높다.
"너무 걱정하지 마 다 잘 될거야"
유다 누나는 나한테 기대며 목에 쪽쪽 키스했다. 갈라진 혀가 목을 핥았다. 진정이 전혀 안 되는데?
한번 더 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슬슬 예림이 부모님한테 병문안 가 봐야할 시간이다.
같이 점심도 먹는 게 낫겠지? 이야기도 좀 하고...
"누나. 저 먼저 가 볼게요. 같이 나갈래요?"
"응!"
누나는 문신을 훤히 드러낸 채 앉아 머리를 말렸다. 색기가 넘친다.
참 이쁘단 말이지.
그렇게 누나를 택시 태워 보내고,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하아 예림이 얼굴 보고 무슨 이야길 하냐."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예림이가 포도 좋아했으니까 병원 지하에서 샤인머스캣 한 박스를 사고, 아메리카노랑 카라멜 마끼아또.
"아이구, 강민이 왔니."
내가 들어가자 예림이의 부모님께서 날 반갑게 맞아줬다. 내 손에 들린 박스를 보고 뭐 이런걸 사왔냐고 타박하시면서도 분위기가 좋다.
그런데 예림이가 너무 달라붙네. 보호자용 침대에 앉아 있는데 옆에 딱 달라붙는다.
오늘 보니까 화장도 했고 옷도 묘하게 신경쓴 것 같다.
영선 누나의 말이 사실이었나 아니, 나같은 죄인을 뭐하러 좋아하는데!
하지만 예림은 곁에 앉아서 이것저것 열심히 물어봤다.
"그러고 보니까. 오빠 여권은 있어요?"
"아니, 아직 없는데."
"여권? 자네 어디 나가나?"
아버님이 물어봤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 제가 프랑스에 갈 일이 있어서요. 2주 뒤에 갈 겁니다."
"프랑스라, 거기 좋지.
여권 만들고 하려면 일찍 준비하는 게 좋을 텐데?"
아버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그, 그런가? 나 같은 촌놈으로는 처음 듣는 소리였다.
그러자 예림이 아버님에게 경쾌하게 말했다.
"아빠. 오빠 여권 만드는 데 도와주고 올까요? 사진 찍고, 구청 갔다오고."
"오, 그거 괜찮겠구나.
우리야 이제 몸이 불편하지도 않으니까. 일 있으면 전화할테니 둘이 사이좋게 갔다오너라."
"아니, 괜찮습"
예림이 나를 꽉 꼬집었다. 비명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생각해 보니 심심하지 않고 좋겠네요. 예림이도 바깥바람 쐴 겸 같이 갔다올게요."
"그래. 예림아. 오빠랑 같이 놀다 오렴."
예림의 어머니가 덧붙였다. 재미있는 걸 발견한 것처럼 우리 둘을 힐끔힐끔 쳐다본다.
내가 예림이와 병실 밖을 나서자 안쪽에서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 우리 예림이가 아무리 봐도 관심있는 거 맞죠?"
"그러게. 아이고. 평생 남자 이야기 한 번을 안 하고, 밤 열시면 들어와서 좀 나가 놀라고 해도 말을 안 듣더니.
어디서 저런 참한 청년을 데려와서"
양심이 따끔거린다.
부모님이 거기 계신 건 제 탓도 상당부분 있는데
하지만 예림은 신경쓰지 않는 듯,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쭉 폈다.
"솔직히. 병원은 이제 너무 지겨워요.
오빠랑 바람 좀 쐬려고. 부른 거거든요."
나는 멈칫거렸다.
"그, 그래도 너무 미안한데"
예림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도, 오빠 없었으면 그 무당이란 놈 때문에, 가족 몇 명이 더 파탄났을지도 모르잖아요."
듣자하니 경찰들과 피해자 가족이 예림이에게 찾아와서 너무 고맙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박지철이란 놈은 정말 악독한 놈이었다.
약취유인, 사기, 성매매를 시키기 위해 감금, 폭행, 사기 등등...
"오빠 탓에 일어난 일이지만, 오빠가 직접 해결하기도 했고.
부모님도 크게 다치신 건 아니고 오빠도 나쁜 뜻으로 그랬던 거 아니니까 용서할게요.
하지만 한번만 더 미안하다는 말 꺼내면 진짜 화낼 거예요."
"...알았어."
"알았으면 제 말이나 잘 들어요.
오늘 여권 사진 찍으러 가면 되겠네. 저도 여권 페이지 다 써서 새로 만들어야 해요."
그러며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았다.
카페 알바하던 시절이 떠올라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옛날 샤를처럼 웃으며 나를 올려다본다.
"오빠 손 잡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그, 그래"
알바 끝나고 바래다 주던 때 같네.
우린 병원 근처의 사진관으로 향했다. 여권 사진 만들 거라고 이야기하자 부산스럽게 준비한다.
예림이 날 이리저리 뜯어보다 머리카락을 매만져 준다.
"오빠는 머리 까는 게 더 어울려요."
아, 샤를도 그런 말 했었는데.
사진을 찍고 정신을 차려보니 식당에 들어와 있었다.
샤를이라고 생각하니 이야기도 술술 나온다. 몇 달간 못 본 사람이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예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다, 파스타를 말며 날 노려봤다.
"오빠. 여자 진짜 많이 만났나보다.
예전이랑 완전 달라졌어.
옛날에는 나랑 말만 하면 더듬거리고 버벅거렸는데."
그 때에는 귀여웠는데 하며 한숨을 푹 내쉰다.
"그, 그런가?"
머리를 긁었다. 예림이 파스타를 오물거리다 꿀꺽 삼키고, 갑자기 돌직구를 던졌다.
"근데 오빠. 진짜로 샤를이라는 악마가.
내 모습으로 나타난 거예요?
내가 오빠 이상형이라서?"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지금도 엄청 설렌다.
샤를이 본 모습으로 돌아간 이후로 좀 아쉬웠는데 진짜 예림이랑 이러고 데이트하고 있으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예림이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렇게 좋았으면.
차라리 한번 더 고백을 하지!"
"야. 나한테 너는 닿을 수 없는 그런 공주님이었다니까?
내가 무슨 염치로 한번 더 말을 해. 차라리 거절을 하지 말던가!"
"아니, 좋아했으면 한번 더 해 볼 법 하지 않아요?
그렇게 안 좋아했던 거 아냐?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유혹한다고. 그거에 홀랑 넘어가고."
말을 하던 예림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똑같이 생긴 사람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그건 뭐지? 생각하는 표정.
그러다가 생각을 정리했는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오빠...
저, 그 영상들 봤거든요."
또 사레 들릴 뻔 했다.
폰허브 영상 생각해보니 남에게 보여줄 종류는 전혀 아닌데.
예림이도 얼굴이 로제 토마토 소스보다 새빨갛다.
"오빠는... 그런 게... 좋아요?
막 여자한테 그 때린다거나, 낙서하거나"
샤를과 한 하드코어 양구멍 낙서범벅 섹스, 오나홀 대용 섹스, 니모나와의 섹스.
예림이도 그것들 모두 다 봤겠구나!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아니 그건 그냥. 폰허브에서 그런 영상들이 조회수가 높아서. 인기 끌려고 컨셉잡고 한거야.
다 샤를이 찍자고 해서 한 거라고."
여기서 샤를의 이름을 팔아먹지 않으면 평생 고개를 못 들고 살 것 같다.
예림은 다행히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아...
솔직히 저 걱정했거든요. 오빠가 저런 변태면 어떻게 하지.
엄청 걱정했는데 아니라니까, 진짜 다행이다!"
야한 것에 내성이 없는지 바로 화제를 돌렸다.
같이 온 영선 누나는 누구인지. 유다 누나의 문신이라던가. 그 사람들과는 무슨 사이인지.
복싱 챔프라던가, 문신해주는 타투이스트라는 걸 설명하자 헤에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빠, 그... 병원에서. 영선 누나랑... 그... 무슨... 걸..."
아, 제발...
섹스 이야기다.
남녀가 섹스이야기를 하면 나중에 잘 확률이 80%가 넘는다고는 하지만.
이건 그냥 추궁일 뿐이다.
어질어질해지는 머리를 붙잡고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아... 그건, 그 누나랑 원래.
서로 윈윈하는 그런..."
이야기할수록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 기분이다.
예림이도 머리가 어지러워지는지 콜라만 연신 들이켰다.
그러다가 한숨을 푹 쉬었다.
"안되겠어요, 오빠... 이건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말 못하겠어.
술이라도 좀 마시면서 이야기할래요?"
그게 낫겠다.
내 등은 지금 땀으로 흠뻑 젖어 홍수가 쏟아진다.
제발, 뭐라도 마시면서 이야기하게 해줘!
우린 그렇게 가까운 포차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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