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0화 〉 157. 풀파티와 수영복
* * *
쇠뿔도 단김에 뽑으랬다, 바로 연락을 돌렸다.
[ 풀파티 티켓 받았거든요. 수영복 사러 가는 거 어때요? ]
영선 누나야 당연히 승락. 유다 누나는 조금 주춤거렸다.
[ 수영복...? ]
평소에도 가디건 등으로 팔을 가리는 패션을 고수하는 유다 누나니까.
노출이 많은 수영복이라니 조금 꺼려지는 듯.
하지만 우리와 놀러가고 싶었는지 잠시 뒤 수락했다.
[ 그럼 여섯시에 아울렛에서 봐요! ]
수영복이라. 다들 무슨 수영복을 사려나. 좀 기대되네!
***
“저, 혹시 게임 하나 안 할래?”
여섯시, 다들 모였는데 유다 누나가 아울렛의 입구에서 주저하며 말했다.
평소에 얌전한 유다 누나가 먼저 제안을? 의외다. 우리 모두 무슨 일이야? 하며 시선을 집중했다.
“뭔데요?”
말하는 게 부끄러운지 한 손으로 다른 손을 감싸고 몸을 꿈틀거린다.
“음. 오늘 수영복 고르는 거 있잖아. 강민이가 1등으로 꼽은 수영복 고르는 사람은 풀파티 가서... 강민이랑 제일 처음으로 자는 거, 어때?”
잔다고 에둘러서 표현했지만 의도는 명확했다.
어차피 이번에도 호텔 알바갔을 때처럼 4P 섹스할 건 명확했고, 유다 누나는 이번에도 호텔에서처럼 맨 먼저 날 차지하고 싶은 듯 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언니.”
영선 누나도 조용히 열의를 불태운다. 호텔에선 처녀 상실 섹스를 하면서도 중간으로 밀렸으니까. 이번엔 맨 먼저 자고 싶어했다.
하지만 샤를은 혼란스러워 했다.
“으음... 그러니까. 수영복이란 게. 종류가 엄청 많은 거죠?”
으음. 거기서부터 설명해야 하는 건가... 중세쯤에 살다 온 샤를에게 수영복이란 건 좀 낯선 개념인가보다.
”그리고 강민 오빠가 좋아할 거라면... 그냥 노출 많은 거 사면 이기는 거 아니예요?”
“컥, 커헉!”
나는 마시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뱉었다. 샤를의 말이 너무 정곡을 찔렀다. 하지만 내가 노출 많다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야!
필사적으로 항변했다.
“아니거든! 잘 어울리는 수영복이 좋은 거야!”
그러자 영선 누나가 실실 웃으며 내 옆구릴 찔렀다.
“너 내가 돌핀팬츠 입고 알바할 때면 엉덩이에 구멍 날 정도로 쳐다보지 않았니?”
어허! 유언비어 자제하십시오! 다행히 영선 누나는 금방 게임으로 관심을 돌렸다.
“어찌됐든 재밌겠다. 딱 한번 심사로 끝인 거야! 강민이가 일이삼등 다 정하는 거다?”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로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았다.
셋 모두 넓디 넓은 수영복 매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최선을 다해 고른다.
‘그 동안 내 수영복이나 볼까?’
샤를이 마법으로 키워준 자지때문에 딱 붙는 건 엄두도 못내고, 한 사이즈 큰 트렁크형으로 골랐지만.
“미친... 이래도 티가 난다고?”
빅팜만한 두께의 물건이 자기주장을 강렬하게 뿜는다. 결국 두 사이즈 큰 걸로 할 수밖에 없었다.
“강민 오빠! 다 됐어요!”
계산까지 마치자 셋이 날 불렀다. 피팅룸 앞의 의자에 앉아 감상할 준비를 했다.
일단 맨 처음은 영선 누나였다.
“오...”
천을 걷고 나온 영선 누나의 몸매에 감탄을 흘렸다.
최근에 나랑 미친듯이 운동 + 섹스를 해서인지 몸매가 더욱 음란해졌다. 저 허벅지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싶어진다.
하지만 일단 수영복부터!
영선 누나의 선택은 흰색 세퍼레이트 비키니였다. 내가 ‘흰 옷이 잘 어울린다'고 한 말을 기억하고 있네.
비키니의 끈 부분은 금색 체인으로 되어 있다. 갈색으로 탄 피부 + 흰 비키니 + 골드로 포인트를 줬다.
게다가 특히 눈에 띄는 건 금색 지퍼다.
어디에다 쓰는 용도인 건진 전혀 모르겠지만, 아랫부분을 따라 뒤쪽까지 싹 열 수 있게 지퍼가 달려있다.
‘내가 좋아할 걸 알고 골랐네...’
저 지퍼를 열고, 수영복 입은 상태로 박으면 짜릿하겠는데?
천의 면적도 꽤 작다. 삼각형 모양의 천이 골반 위쪽을 통해 체인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하복부가 훤히 드러나는 디자인.
뒤쪽으로 돌자 윗엉덩이까지도 다 보인다.
게다가 타지 않은 흰 부분까지 대비되서 너무 좋은데?
“누나, 진짜 좋은데요?”
“그, 그치?”
영선 누나가 기쁜 듯 고개를 끄덕인다.
별 이변이 없다면 영선 누나가 우승할지도?
카운터의 알바생에게 내 카드를 건네고 결제를 부탁했다.
오늘은 내가 다 사줄 테니까, 다음 타자! 샤를 등장이요!
샤를이 천을 걷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말을 잃었다.
저건... 어...음...
“이, 이건 아닌가요?”
“아니지.”
“아니야.”
유다 누나는 말 없이 얼굴을 붉히고 눈을 가렸다.
샤를이 입고 있는 건 그냥 검정색 끈이었다.
도리토스 크기의 삼각형 천 세 개와 끈으로 이루어진... 끈.
허벅지와 골반 양 쪽의 타투 면적이 수영복보다 넓다.
저런 건 프라이빗 풀에서라면 모를까, 풀파티에 입고 나가기엔 너무한 물건이다.
게다가 샤를은 자신의 가슴 크기는 아예 고려조차 안 한 모양이었다.
“샤를. 잠깐 움직여 볼래?”
“왜 그러는...꺄악!”
몸을 살짝 움직이자 바로 가슴이 움직여, 분홍빛 유두가 세상에 ‘안녕!’하고 인사한다.
샤를이 얼굴을 붉히고, 피팅 룸의 커튼을 촤악 닫았다.
“그러니까 마이크로 비키니는 가슴 작은 사람이 입어야지.
샤를 네가 입으면 두 걸음마다 벗겨질 걸.”
“이... 이럴 줄 몰랐어요...”
샤를은 앉아서 가슴을 가리고 울상이 됐다. 무릎 사이로 삐져나온 가슴이 뭉클뭉클 모양을 바꾼다.
역시 H컵이 넘으니 저렇구만.
“이건 못 입겠네. 샤를이 꼴등일 것 같다.”
그러며 계산을 부탁했다. 영선 누나가 날 의심스레 바라봤다.
“계산은 왜 하는데?”
“너무 천박하잖아요.”
저런 물건은 세상에 없어야 해.
빨리 사서 없애버려야지.
마지막은 유다 누나. 솔직히 방금 샤를의 노출 임팩트가 너무 커서 뭘 봐도 감흥이 없겠
“젖...젖소 유다입니다...”
유다 누나가 커튼 뒤에서 몸을 내밀었다.
젖소무늬 비키니.
이런 옷을 입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지 얼굴에서 빨갛게 불이 난다.
정면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바닥만 쳐다보는 중.
유다 누나도 D컵이니까 상당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매일 옷 벗은 상태로 봐서 몰랐는데 비키니를 입은 상태로 보니까 웅장하다.
몸 곳곳의 문신들이 꼴림을 더했고, 가장 포인트는 목에 종 달린 초커까지.
아무래도 이 게임을 하자고 제안할 때부터 생각해왔던 모양이었다.
이기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다니.
우리 셋 다 말을 잃었다. 특히 자기가 입어놓고 부끄러워 한다는 점이 특히 꼴린다.
뿔 머리띠 씌워 놓고 뿔잡펠 마렵다. 스플릿 텅으로 핥아 주면 기분 째질텐데.
잠깐동안 망상 세계를 헤엄치다 현실로 겨우 돌아왔다.
“유다 누나 우승. 샤를이 꼴등입니다.”
“응. 인정할게...”
샤를에게 새 수영복 하나를 사주고 경기를 마무리했다(검은색 비키니, 금색 링 포인트).
이제 내일은 저녁에 반얀트리 체크인하고! 풀파티를 실컷 즐기고!
스위트룸에서 질펀하게 섹스해야지!
***
“저쪽 엘리베이터 이용하시면 됩니다.”
체크인 할 때 스위트룸 가는 층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는 건 처음 알았다.
나같은 흙수저가 이런 걸 어떻게 알겠어!
“세상에...”
키를 찍고 들어가자 정말 별세계였다.
이전의 정선 하이원 리조트 호텔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
조명도, 침구도, 어메니티도 모두 두 세 급간은 위로 보였다.
“남산 타워다!”
우리 넷 모두 유리창에 달라붙어서 남산의 경치를 감상했다.
반얀트리 스위트룸에서 보이는 남산 타워는 참 멋지구나!
게다가 슬슬 어둑어둑해지고 있어서 서울 시내가 예쁘게 드러났다.
“영선 누나 덕분에 호강하네요. 이런 데도 다 와보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자 영선 누나가 씨익 웃었다.
“뭘. 평소에 내가 더 고맙지.”
그러며 룸 가운데에서 자신의 윗옷을 하나 둘씩 벗어던진다. 나 보라고 저러는 건가?
“어차피 저녁에 다 볼 거잖아?”
부끄러움도 없나! 대놓고 스트립쇼를 하며 수영복으로 갈아입는 모습에 기겁을 하고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부끄러움도 없고 말야!
하지만 유다 누나는 부끄러움이 너무 많아서 탈이다.
“나, 나 이거 말고 래쉬가드 입으면 안될까아...?”
유다 누나는 쩔쩔매며 부탁했지만 영선 누나와 샤를이 완강하게 안 된다고 했다.
“언니. 어제 그거 입고 이겼으면 수영장에서도 젖소 비키니 입어야죠! 젖소 유다잖아요!”
샤를의 공격에 유다 누나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젓는다.
“저, 젖소 유다라고 하지 마... 부끄러워...”
아무래도 어제 용기를 끌어모은 듯 주저주저한다. 하지만 결국 젖소 무늬 비키니를 착용할 수밖에 없었다.
“...와우.”
반얀트리 스위트룸에, 수영복을 입은 세 명의 미녀가 나란히 섰다.
솔직히 무슨 잡지 모델들 놀러온 것 같네. 나 너무 복받은 거 아냐?
“그럼 갈까?”
영선 누나가 유다 누나를 끌고 움직인다. 유다 누나는 부끄러워하며 몸을 가리려고 하지만 괴력에 이리저리 끌려갈 뿐.
그때 샤를이 내 귀에 속삭였다.
“오빠... 제가 맨 마지막에 섹스하니까, 원하는 거 다 해드릴게요...”
청소 펠라든, 카바나 안에서 야외섹스 하자고 하든, 뭐든 다 받아줄 테니까.
샤를은 그렇게 속삭이고 내게 팔짱을 꼈다.
이런. 벌써 서버리면 안 되는데!
우린 가운 하나씩을 두르고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벌어진 광경에 입을 떡 벌렸다.
미칠 듯이 쿵쿵거리는 음악. 화려한 네온 조명. 벌거벗은 사람들.
내려앉는 저녁놀. 술과 노래, 달콤한 공기와 튀기는 물방울.
백조 튜브를 들고 뛰어가는 사람들. 느긋하게 풀사이드에 앉아있는 외국인들(엄청 많았다).
지나가며 우리에게 물총을 뿌려대는 사람들(뭔가 말이라도 한번 걸어보고 싶어서 그랬겠지). 몸을 휘감는 부드러운 밤바람.
모든 것이, 천국같은 꿈결처럼 우리 사이를 흘렀다.
“우와...”
우리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화려하기로 유명한, 반얀트리 풀파티 축제의 시작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