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 146. 본격적인 니모나의 영상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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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부터 니모나의 침실에 쳐들어갔다. 옷장을 뒤져 가며 촬영에 적당한 옷을 찾는다.
"옷은 보자... 이런 바이크 수트는 안돼요. 너무 발랑 까진 사람처럼 보이잖아. 적당히 기 세고, 그러면서도 천박하지 않게 보일만한 게..."
"야! 옷에 손대지 말라고!"
니모나가 신경질을 부리며 싫어하는 티를 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게다가 니모나도 막상 촬영 직전이 되자 떨리는지 말리는 손에 힘이 없다. 계약서 때문에 더욱 그렇다.
계약서에 명령에 절대복종하지 않을 시 성당기사단에 알리고 처벌 요청이란 조항까지 있으니까. 니모나는 지금 집행유예중인 범죄자 같은 신세다. 말 하나, 행동 하나 조심해야 하는 신세. 지금도 큰 소리만 내지 내게 손댈 엄두를 못 낸다. 잔뜩 겁먹은 니모나에게 촬영할 때 잘 하라고 엄포를 놓았다.
"지현이라고 부를 거구요. 촬영할 때 알아서 분위기 보고 말해요. 괜히 못 하겠다, 안 된다 깽판치지 말고. 촬영 길게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셔도 되는데, 그럼 니모나 씨 손해겠죠? 저야 니모나 씨랑 오래 섹스하면 좋으니까 그냥 하고싶은 대로 하세요."
내 말에 니모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간다. 필사적으로 괜찮은 척 하려고 노력하지만 무력한 모습이었다.
'뭐야. 처음 만났을 때는 엄청 떽떽거리고 자신감고 넘치길래 오늘 반항할 줄 알았는데?'
뭐, 나야 좋지만. 계속 옷을 고르며 니모나에 대한 신경을 껐다.
그리고 니모나는 강민의 옆모습을 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얼굴은 순둥하게 생겼으면서... 뭐, 뭐라고 한 거야...?'
마음대로 하라고 풀어주면서, 거기에서 나오는 손해는 다 니모나의 몫이라고 위협하는 꼴, 그리고 깽판이라는 거친 단어까지. 마계에서 살면서 위협이란 건 당해본 적 없는 니모나의 등에 땀이 흘렀다.
강민은 모르겠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섹스 전의 강민은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가학적이고 상대방을 자신의 통제 아래에 놓으려고 하고, 최대한 부끄럽게 만들기 위해 유들거리거나 위협하거나.
샤를이나 영선, 유다처럼 전부 서브미시브 + 디그레이디 + 피학 취향이 붙어있는 여성들과 함께하다보니 버릇처럼 붙어버린 취향이었다. 독하고, 강압적인.
강민의 원래 성향 자체도 강압적이었는지라 화학적 작용처럼 대폭발하는 중이다. 하지만 니모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성향으로 따져보면 니모나는 남들을 지배하고 떠받들어지는 것을 더 좋아하는 도미넌트 성향이었다. 강민의 취향과는 상극으로, 조교하려고 하면 거칠게 반항하고 거부하는 측이다. 지금도 속으로 욕을 퍼붓는 중이다.
'저게... 계약서만 없었다면... 아니, 차라리 처음 만났을때 패 주기라도 할걸... 그럼 나한테 저렇게 깝치진 못할텐데.'
지금도 섹스에 대한 두려움은 잊고 강민의 태도에 대해 분노하는 중이다.
강민은 그것도 모르고 옷 고르는 데만 집중하다가 굳어 있는 니모나의 모습을 흘끗 살폈다.
얼굴은 빨갛게 붉히고, 화가 났는지 숨을 씩씩 내쉰다.
강민은 속으로 빙긋 웃었다. 맨 처음부터 두려워하며 굳어 있는 사람은 유다 누나로 충분하다. 니모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니모나가 더 반항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한다. 낚시에서 저항 없이 끌려나오는 물고기는 손맛이 없다고 낚시꾼들이 싫어한다. 펄떡펄떡 날뛰어야 낚는 재미가 있지. 그리고 니모나는 물고기 신세다.
'너무 빨리 부드러워지면 재미 없으니까.'
촬영과 온갖 부끄러운 플레이를 통해 니모나를 완전히 부드럽고 달콤하게 바꿔 놓을 생각이다. 냉동 버터와 설탕을 합쳐 부드러운 크림을 만들듯.
강민의 입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하지만 니모나는 강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채, 자신감을 그러모아 팔짱을 낀 채 당당하게 노려봤다.
"그래서? 촬영용 옷은 정했어?"
"그럼요."
좋은 게 있네. 아이보리 홀터넥 원피스. 가슴은 U자형으로 깊게 파여있고 골지 재질로 몸에 쫙 달라붙는다. 미시룩보다 홀복에 가까운 형태. 물론 이대로 입힌다면 너무 노출도가 강하고 야해 보인다.
하지만 얇은 가죽 점퍼 하나를 어깨에 둘러준다면 어떨까? 인스타에서 자주 보이는 셀럽보다 훨씬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완성. 거기에 샤넬 백까지 옆에 들려준다면?
금방이라도 빨강 페라리에서 내릴 법한 우아한 이미지의 미녀 완성! 내 코디에 니모나는 어이없다는 듯 내뱉었다.
"너 뭐, 호스트라도 하니?"
그것보단 어떤 옷을 입혀야 배우의 매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해 주면 좋겠네!
준비를 마치고 니모나와 같이 1층의 커피숍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니모나가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패션을 보고 이마를 정말 깊게 찡그렸다. 밭고랑이 생길 정도.
"대체 그 옷을 입는 저의가 뭐야?"
형광색 스판 반바지. 검은색 아디다스 반팔. 목에 두른 금색 체인 목걸이. 그리고 손목을 두르고 있는, 감출 생각조차 없는 레터링 + 룬 타투.
누가 봐도 양아치다.
그것도 조폭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도 아닌 겉다리. 일수가방을 들고 여자 후리고 다닐 법한 똘마니! 요새 유행하는 '비실이 일진버전' 이런 거 있잖아!
나도 솔직히 이런 복장은 부끄러워! 나도 말을 더듬으며 설명했다.
"저... 제 채널에선 제 이미지가 쓰레기 양아치, 날라리 남자친구거든요. 여자친구한테 피임약 먹이면서 노콘 섹스하고. 문신 강제로 시키고."
니모나의 표정이 혐오로 물들었다. 음. 채널 컨셉 정말 잘 잡았어... 원래 싫어하는 대상한테 울면서 당하는 게 꼴리잖아? 그런 점에서 지금 니모나의 표정은 완벽했다. 벌레를 보는 듯한 표정!
이따 촬영하면서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되는구만!
니모나와 같이 1층 커피숍의 구석 자리로 향했다. 최대한 눈에 안 띄는 자리면 좋겠다. 여기서부터 촬영 시작할 생각이니까 사람도 없으면 좋겠는데...
다행히 오전 중의 커피숍은 더럽게 한가하다. 남자 알바생 하나만 열심히 대걸레질을 하는 중. 니모나에게 물어봤다.
"커피는 뭐 드실 거예요?"
"헤이즐넛. 시럽 두 펌프 넣어서. 아이스."
흠. 좋아.
나는 카운터에서 주문했다.
"헤이즐넛. 시럽 두 펌프 넣어서 핫으로.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진동벨을 받아 구석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녹화를 시작했다. 잠시 후, 음료를 받아와 내밀었다. 자신의 음료를 본 니모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가 분명히 아이스라고 했는데? 네가 잘못 주문한 거야?"
나는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알바가 잘못 들은 것 같은데. 가서 바꿔 오시죠?"
"짜증나네... 이런 주문도 제대로 못 내오고."
잔뜩 찌푸린 얼굴로 카운터로 향한다. 앞에 서 화난 목소리로 알바를 부른다. 규격 외의 미녀의 등장에 얼어 있는데 그 위로 까칠한 목소리가 더해진다.
"저 핫이 아니라 아이스로 시켰거든요. 이런 것도 제대로 못해요?"
그러자 알바생이 당황하며 나와 니모나를 연신 바라본다. 앗차. 촬영 시작했으니 니모나가 아니라 지현이지? 알바가 뭔가 변명하려고 해봤지만 지현이 연신 쏘아붙였다.
"샤람 짜증나게 만들지 말고 그냥 바꿔줘요. 무슨 아이스랑 핫을 헷갈려 "
"네, 네에..."
알바생은 잔뜩 찌그러진 채로 핫 음료를 받고 새로 아이스 음료를 만들었다. 울상이 된 얼굴, 삐질삐질 침을 흘리는 이마.
음. 찔린다... 이따가 기프티콘이라도 쥐어줘야겠어. 하지만 덕분에 완벽한 초반부 영상이 완성됐다.
순해 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신경질적이고 알바생에게 짜증내는, 성격 나쁜 여자. 이런 유부녀가 노예 계약으로 묶여서 처녀 관통 당한다면 조회수가 하늘을 찌르겠지.
침을 꿀꺽 삼키면서 그 모든 과정을 촬영했다. 이걸 가지고 촬영 초반부를 만들 생각을 하니 형광색 반바지를 뚫을 정도로 자지가 솟아오른다.
최대한 참으며 촬영을 속행했다. 커피를 가지고 돌아온 지현을 컨셉대로 윽박질렀다.
"그래서, 돈은 어떻게 갚을 건데?"
앞에 앉아 아이스 헤이즐넛을 마시는 지현을 보며 대사를 쳤다. 니모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촬영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 상태.
나는 신경쓰지 않고 카메라를 보며 계속 말했다.
"안녕하세요. 경민입니다. 제가 사실은 건물주인데요. 여기서 커피숍 하는 우리 지현 사장님이 돈을 더 못 내시겠대요."
내 컨셉은 아버지 건물을 물려받은 건물주 양아치(재수없음, 자지 큼, 샤를 남친)이다.
그리고 카메라의 초점을 지현에게 맞췄다. 어제 설명했던 대로, 니모나의 설정은 성지현(28세, 커피숍 사장, 유부녀, 빚 많음)이다. 과연 내가 설정한 컨셉대로 잘 따라 줄까?
"...대출에다가. 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서 줬잖아요. 이제 더는 못 드려요."
완벽했다.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빨대를 뽑아 이빨로 잘근잘근 씹으며 위협했다.
"그건 우리 지현 사장님 사정이고. 지금 1년 넘게 월세가 밀렸잖아요. 벌써 4500만원에. 금융권 빚까지 더하면 1억 넘지 않아요? 보증금은 진작 다 까먹었고."
커피숍 사장 지현의 이마가 일그러졌다. 난 거기에 말을 더했다.
"이번에 남편도 뇌출혈로 반신불수 됐다면서요. 사장님이 자꾸 자리를 비우니까 장사가 더 안되지. 게다가 장사는 안 되고. 남편 병원비 대는 것도 힘들 텐데."
비웃으며 사실을 들이댄다. 지현의 표정이 새하얗게 변했다가 분노로 새빨개진다.
"그래서, 뭘 원하는 거예요?"
"저번에 이야기했던 거, 기억나요?"
계약서 하나를 카메라에 들이밀고 사악하게 웃었다.
[ 김경민은 성지현의 배우자 치료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
[ 그 대가로 성지현은 김경민의 성노예가 된다. ]
[ 김경민의 집에서 입주 성노예로 활동하며 반항할 시 모든 채무를 즉시 법정 최고이자 47%로 가산하여 정산한다. ]
대한민국 헌법에 어긋나다 못해 그 즉시 폐기될만한 불법적인 계약서. 하지만...
"어때요? 여기에 도장 찍을 생각은 생겼나?"
성지현은 거부할 수 없다. 분노로 부들대며 계약서를 노려봤다. 입술을 덜덜 떨며 말한다.
"여기에 싸인하면... 내 남편 입원비. 보장해 주는 거지?"
"속고만 살았나? 지현이 너 생활비까지 대준다니까."
그러자 지현이 이를 악물고 엄지에 인주를 찍어 도장을 찍었다. 나는 만족스럽게 계약서를 살펴보다가 명령했다.
"그러면... 오늘은 일단. 여기서 보지 까봐."
"뭐?"
지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난 용서 없이 말했다.
"원피스 치마 올리고, 팬티는 내리라고. 싫으면 그냥 빚 다 갚던가."
으득. 지현의 이빨이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번도 성경험 없는 악마에겐 무리한 명령이려나? 하지만 알 게 뭐야. 난 하드코어한 섹스를 하고, 영상을 당신 남편에게 보내줘야 한다고.
지현은 한참 동안 얼굴을 쳐박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수행해야 할 터. 이를 악물고 속옷을 무릎까지 끌어내린 후 골지 원피스를 들췄다.
눈은 알바생한테 고정한 채, 불안한 듯 힐끔거린다. 그러며 빠르게 내게 속삭인다.
"쓰레기같은 새끼... 좋냐...?"
좋아 죽지. 나는 웃으며 공공장소에서 비부를 드러낸 지현의 아랫도리를 응시했다.
골지 원피스 아래로, 거뭇거뭇한 보지털이 보인다. 박성연과 섹스는 한번도 안 했는지 털 정리도 엉망이다.
좋아. 오늘 성지현의 첫 퀘스트는.
빌라 쇼파에서 보지털 면도 후, 백보지 인증이다.
상상만으로 웃음이 새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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