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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예림이는 처녀가 아니라니까요!-113화 (113/358)

〈 113화 〉 110. 얼음 키스

* * *

샤를은 집에 돌아와 강민에게 내일 유다 누나 집에 가야 한다고 전했다. 섹스할 계획을 짰다는 말은 빼고.

“강민 오빠. 내일 저녁에 유다 누나가 집 정리하는 것좀 도와달래요. 무거운 게 있나본데?”

“음? 알았어.”

강민은 가볍게 승낙했다. 샤를은 그런 강민의 눈치를 슬쩍 봤다. 딱히 아쉬워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유다와 뭘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태도.

‘헤헤­ 유다 언니랑 자거나 말거나, 그렇게 상관 없나봐아­’

강민은 실제로 별 생각이 없었다. 어제 샤를의 앞뒤를 그렇게 즐겨 놓고 그 다음날 새 여자 생각이 나겠는가. 강민의 관심은 다른 데 쏠려 있었다.

“샤를. 오늘 이렇게 배에 글자 쓴 채로 돌아다니니까 어땠어?”

“되게 신경쓰이고 무서웠어요...”

버스를 타고 돌아올 때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옆에 서 있는 남자가 자신의 배 쪽을 쳐다볼 때마다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리고 바람만 조금 불어도 치마가 뒤집어질까봐 전전긍긍해야했다. 강민은 웃으며 샤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음번엔 더 제대로 해 볼까? 목줄같은 것도 차고.”

샤를의 얼굴이 빨개졌다. 좋다, 싫다를 말하는 것도 부끄러웠다.

“몰라요...오빠 하고싶으면, 하면 되잖아요.”

“알았어. 이런 것도 다 해 주는 여자친구도 있고. 좋다.”

‘여자친구...’

샤를은 그 말이 주는 울림을 느끼며, 속으로 샐쭉 웃었다. 여자친구래. 여자친구­

“배에 낙서 지워지기 전에, 한번 더 할까?”

강민은 샤를을 침대에 쓰러뜨리고 물었다. 서큐버스가 왜 섹스를 거절하겠는가. 샤를은 대답 대신 자신의 원피스를 걷어올리고, ‘성욕해소용 오나홀' 이라는 글자를 보여주며 얼굴을 붉혔다.

“저는 오빠 오나홀이니까­ 마음껏 써 주세요­♥”

강민은 그 날 오후 샤를의 질내에 두 발 쌌다.

***

그 다음 날. 영선 누나와 아침 운동은 별 일 없었다. 살찍 삐진듯한 태도 말고는 괜찮았다. 그마저도 운동 끝날 즈음엔 상쾌한 표정이었다. 운동으로 땀을 빼니 스트레스도 모두 사라진 모양. 운동을 마친 후 쿨다운 운동을 하며 영선 누나가 아빠 이야기를 꺼냈다.

“아, 그저께 우리 아빠랑 마주쳤어?”

“네. 엄청 무서우시던데.”

두꺼운 팔뚝. 곰 같은 인상. 길에서 마주치면 피해가고 싶은 인상이었다.

“아냐. 그렇게 무섭진 않아! 민간인한테 폭력을 쓰진 않는다고!”

딸을 괴롭히는 남자는 민간인이 아니라 죽여야 할 범죄자 취급을 하고 두들겨 패시지 않을까? 난 등 뒤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영선 누나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말했다.

“우리 아빠가 이번에 아르바이트 할 사람을 찾거든. 좀 얌전한 대학생 둘 정도면 괜찮겠다고 하셔. 강민이 너한테 생각 있냐고 물어보시던데. 강민이 네 인상이 우리 아빠 마음에 들었나 봐.”

잘 됐네. 그런데 알바? 무슨 알바지?

“고등 체스복싱 대회 진행 보조야. 이번에 체스복싱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데, 고등부 쪽을 아빠가 담당하게 됐단 말이야.”

체스복싱 대회?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조합인데. 대략적인 설명을 들어보니 4분간 체스를 둔 뒤, 2분간 복싱을 해서, 둘 중 하나라도 먼저 이기면 승리하는 조건이랜다.

어이가 없었지만 영선 누나의 말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나름 인기있는 스포츠라고 했다.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그런 걸 고등학생들한테 시킨다고...? 그러자 영선 누나가 샐쭉한 표정을 지었다.

“복싱 재미있는데 왜 그래! 하여튼, 정선 하이원 호텔에서 열린단 말이지. 먼 데에서 열다 보니 알바생 구하기도 힘들고.”

정선이라...

“얼마 준대요?”

“이틀 간 30만원. 다음 주 주말인데. 은근 재밌다? 정선 가면 카지노도 가볼 수 있고. 경치도 좋고. 호텔 숙박도 무료거든...”

호텔 숙박이 무료라고 은근히 말하며, 내 손을 붙잡고 달라붙어 온다.

아하. 나는 샤를이랑 모텔에서 잤으니까. 나 데리고 호텔 가서 같이 자 보겠다? 거기서 분위기 잡고 날 유혹한 다음 질내사정을 노리는 거군. 어떻게 할까. 답은 정해져 있었다.

“다음주 주말이요? 좋아요. 샤를이랑 같이 가면 되나?”

“응응! 우리 버스 타고 같이 갈 거야!”

영선 누나는 엄청 좋아했다. 내가 속으로 무슨 사악한 생각을 하는 지도 모르고.

후후. 좋아. 어울려 주지. 그 날 첫날밤을 보내긴 하겠지만 완벽하게 내 취향으로 보내야 할 걸. 아마 영선누나는 엉엉 울지도 모르겠다. 다음 주 주말은 그럼 영선 누나의 처녀를...

세상 순진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그럼 누나, 내일 또 봐요!”

“응, 내일 봐!”

영선 누나는 가려다가 돌아와, 내 귀에 생리 거의 다 끝났다고 속삭이고는 후다닥 달려갔다. 내일은 영선 누나랑 즐겁게 놀 수 있겠네. 좋아.

집으로 돌아와 샤를과 같이 영상 제작 작업을 했다. 시간은 금세 흘러 저녁이었다.

“샤를. 이제 출발할까?”

“네. 유다 누나가 일 도와주고 나선, 자고 가라던데요.”

샤를이 자신의 귀걸이를 끼우며 말했다. 좋네! 같이 술 마시면 좋겠다!

버스를 타고 오피스텔로 갔다. 꿈 속에서 본 것과 똑같구나. 문 앞에서 벨을 눌렀다.

“왔, 왔어?”

인터폰으로 유다 누나가 당황해서 말했다. 문이 열리자 윗도리에 트레이닝복을 입은 유다누나가 나왔다. 여름인데 덥지 않나? 에어컨을 세게 튼 건가? 집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저희 왔어요. 짐 옮겨드릴 건 어디 있어요?”

근데 집이 엄청 깔끔한데? 내가 뭘 옮기는 걸 도와주면 되는 거지?

그러자 샤를이 쓱 나섰다. 유다누나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며 나한테는 기다리라고 말했다.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는 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어요!”

“부, 부끄러워서...”

옷이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생각하고 있는데 샤를이 유다 누나를 데리고 내려왔다.

숨이 턱 막혔다. 새빨간 얼굴로 가슴과 아랫도리를 가리고 시선을 돌린 유다 누나.

보라색 베이비돌 잠옷을 입었는데 더럽게 야했다. 브래지어와 레이스 팬티, 베일까지 일체형. 음란함 그 자체인 연보라색 속옷. 어깨 아래로 내려온 레이스 베일 사이로 모든 문신이 훤히 보였다.

지금까지 유다 누나의 문신은 팔에 장미, 가슴쪽에 달과 고래밖에 못 봤다. 하지만 팬티라인 있는 하복부에 나비 문신까지. 유다 누나는 내가 어딜 쳐다보는 지 알고는 황급히 손바닥으로 가렸다.

“이, 이건. 그냥 자유로워 보일려고...”

입술이 마르는지, 연신 두 갈래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놀랄 정도로 음란한 광경이었다.

‘이 둘 데리고...수영장이라도 간다면 진짜 시선 폭발이겠다...’

유다 누나가 매일 가디건 류로 가리고 있어서 그렇지, 베이비돌 잠옷 차림으로 보니 영선 누나보다 가슴은 더 큰 듯 했다. 골반은 작지만. 슬렌더에 가슴만 크다니. 아주 못된 사람 아닌가?

근데 짐 나르는 거 아니었어? 대체 갑자기... 왜...? 샤를을 쳐다보자 내게 살짝 윙크했다.

아, 그거구나.

오늘 유다 누나랑 자는 날이구나.

그걸 깨닿자 갑자기 하반신에 피가 몰렸다.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고 어찌할 줄 몰라했다. 다행히 샤를이 올라가서 기다리라고 말해줬다. 위에 올라가 보니 아로마 향초가 켜져 있고, 낮은 조도의 스탠드가 반짝거렸다. 그리고 침대와 베개 두 개, 이불.

아하, 여기서 술 마시고 잘 거다­ 그때 샤를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가방에 있는 편한 옷 입어요!”

가방? 샤를이 챙겨온 가방을 열자 반바지에 반팔이 들어있었다. 이런 것까지 다 챙겨온 거야? 나는 멍하니 옷을 갈아입고 위쪽을 더 살폈다.

3개들이 콘돔이 있네.

유다 누나... 오늘 진짜 날 잡았구나.

나도 모르게 몸이 뻣뻣해지는 기분이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자 샤를과 유다 누나가 술을 들고 올라왔다.

4캔 만원짜리 외국 맥주. 육포. 오징어 등의 건어물.

우린 삼각형으로 둘러앉아 일단 맥주 한 캔을 땄다. 제 정신으론 못 있겠다. 나는 반을 비워버리고는 헛기침을 했다.

“음, 유다 누나. 속옷이 예쁘네요.”

“그, 그래?”

유다 누나가 얼굴을 붉히며 몸을 배배 꼬았다. 샤를이나 영선 누나와는 또 전혀 다른 반응이라 신선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벌컥벌컥 맥주를 마셨다. 한 캔을 다 비워버리자 샤를이 생긋 웃었다.

“언니. 강민 오빠 빌려가셨을 땐 주로 뭐 했어요?”

“키, 키스...”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목덜미까지 빨갛다.

키스라는 말을 들은 샤를은 생긋 웃었다. 그러며 맥주를 담았던 얼음통에서 얼음 하나를 꺼냈다.

“이거, 캐나다에서 하던 게임이거든요.”

그러며 자신의 입 안에 얼음을 쏘옥 집어넣고는 내게 다가왔다. 나는 저항도 못하고 입술을 내줬다.

혀와 혀가 섞이는데 부드러우면서 차갑다. 셔벗을 깨문 듯한 감각. 입 안의 점막은 차가운 벨벳같은 감각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뭐, 뭐야? 이거?'

난생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다. 나는 얼떨떨하게 계속 키스했다. 유다 누나는 침을 삼키며 우리 둘의 키스를 빤히 쳐다봤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샤를은 입을 뗐다. 얼음은 어느 새 내 입 안으로 넘어와 있었다. 크기는 살짝 줄어들어 있었다.

샤를은 요염하게 웃으며 눈짓했다.

"오빠. 이제 유다 언니한테, 키스로 넘겨주시면 돼요. 넘겨줄 게 없는 사람이 지는 거고. 벌칙은 걸리면 알려드릴게요."

나는 얼음을 물고 멍하니 유다 누나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다가가 입 안으로 얼음을 건넨다. 바로 주는 건 아니었다.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 혀를 쪽쪽 빨고, 피어싱을 깨물고. 차가운 얼음이 새로운 감각을 깨우는지, 키스를 할 뿐인데 신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한참 뒤 나도 입을 뗐다. 유다 누나는 자신의 양 갈래 혀 사이에 얼음을 끼워놓고,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뱀이 보석을 혀 끝으로 물고 있는 듯한 포즈.

유다 누나는 다시 샤를에게로 다가가 키스했다. 이번엔 샤를이 좀 더 대담하게 반응했다. 유다 누나와 키스하며 몸 곳곳을 어루만지기 시작한 것이다. 남자가 아니라 여자가 만지니 더 흥분되는지, 베이비돌 속옷 너머로 유두가 볼록 튀어나왔다. 내 시선을 눈치채고 유다 누나는 황급히 가슴을 가리려 했지만 샤를이 제지하며 입을 뗐다.

"언니. 강민 오빠랑 키스할 때도 이렇게 유두 바짝 세웠어요?"

유다 누나는 불타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아주 작게 끄덕였다.

나랑 키스하면서, 브래지어 안에선 저런 상태였구나.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샤를은 그 대답에 만족한 듯 계속 키스했다. 얼음이 두 바퀴를 더 돌고 나서야, 유다 누나의 입에서 사라졌다. 황급히 샤를에게 키스했지만 남아있는 건 물 조금뿐.

"버, 벌칙이 뭐야...?"

유다 누나는 어깨를 감싸며 물었다. 샤를은 요염하게 유다 누나의 목을 감싸고 침대 위로 넘어뜨렸다.

"저런. 언니가 걸리셨네요오­"

샤를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입이 떨어지고, 벌칙을 알려 준다.

"걸리지 않은 둘한테, 30분간 키스당하는 벌칙이예요­"

30분간, 키스­ 그 말을 들은 유다 누나의 눈동자가 몽롱하게 변하고, 유두가 더욱 바짝 솟아올랐다.

아무래도 유다 누나는 키스를, 정말 좋아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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