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화 〉 79. 우린 부자야!!
* * *
"오빠. 저 잠이 안와요."
"너도?"
샤를과 나는 밤중에 제대로 자지 못했다. 우리 영상을 새로고침하느라 그랬다. 우리의 야동은 영상을 올린 지 하루만에 18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이게 다 얼마야?"
폰허브의 판매자 탭은 조회수 1마다 23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프리미엄 동영상이었으니까).
그러니까 하루만에 400만원이란 소리지.
그리고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올라가는 수치에 입을 떡 벌렸다. 보통 새로고침 한 번에 100명정도씩 올라가니, 1분에 2300원씩 벌고있다는 말이었다.
"오빠, 이거 봐요! 우리 추천 탭에도 떴어요!"
샤를이 울상을 지으며 V를 그리는 모습이 폰허브 검색 탭 중간에 떠 있었다. 남자라면 누구든 들어가보고 싶게 생겼다. 아무래도 폰허브 판매자 등록할 때 샤를의 사진을 보고 제대로 밀어주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마력은 얼마나 벌었어?"
"170에테요! 세상에. 170일분 마력이라니... 오빠, 고마워요!!"
맨 처음 예비군 훈련장에서 계산했을 때, 조회수 1만당 5에테 정도의 마력이 모일 것으로 계산했었다. 영상을 보고 자위할 사람은 조회수의 10%라고 생각했는데,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였는지 거의 두배 가까이 나왔다.
하루만에 170에테. 몸 자체를 재구성하는 육화를 여덟번은 할 수 있는 수치다.
"사랑해요!!!"
샤를은 야동을 찍어줘서 고맙다며 내게 쪽쪽 키스했다. 정말 사랑스러워서 못 견디겠다는 태도였다. 원래대로라면 천하의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할 테지만 샤를에게는 아니다. 뿌듯한데?
"인식저해 마법때문에 예상치의 절반으로 줄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데."
"그러니까요. 게다가 사람들 댓글도 봐요! 엄청 웃겨요!"
사람들은 빨리 다음편을 내달라고 울부짖는 중이었다. 일단 저 이후의 영상은 별 거 없다. 그냥 샤를이 절정할 때까지 아랫도리를 쑤시는 영상일 뿐인데. 이건 대충 올리고 세번째 영상에 힘을 빡 주고 싶다.
"다음 영상은 적당히 작업해서 올리고, 세번째 시나리오를 잘 짜고 싶은데."
대충 작업한다고 해도 컷 구성과 영상 분배등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 라네보 영상 편집 프로그램이 강력하다고는 하지만 아직 익숙치 않아서, 첫번째 영상을 만드는 데 꼬박 5일 내내 걸렸다.
PC방 알바하며 샤를에게 구도 콘티를 만들어주고, 어느 시점에서 컷 전환을 해야할지, 바스트샷을 쓸지, 어디에서 내려다볼지 등... 피시방 일도 사돈 벌초하듯 대충 처리하고 나머지 시간은 카운터에 앉아 일만 했다.
같이 알바하는 영선 누나는 어제 완전히 삐져서 날 쳐다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어쩔수 없다고! 집에 와서도 샤를과의 섹스는 뒷전이었는 걸! 영상 편집만 하며 오 일동안 작업물을 만들었는데!
'아우 씨, 영선누나는 또 어떻게 풀어주냐...'
영선 누나는 맨 처음엔 콘티 작업을 보고 뭐 하냐고 살갑게 다가왔지만, 샤를의 영상을 올릴 준비를 한다고 하자 버림받은 강아지같은 표정을 지었다. 자기는 영상 올릴 생각 절대 없으니까 꿈도 꾸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뭐, 나도 아직 생각은 없었으니까. 영선누나의 애널 괴롭히기만 해도 아직 배리에이션이 한참 남았다. 아직 써보지 못한 성인용품도 한참 남았고. 100cm 극대실리콘절정딜도도 못 넣었으니까.
다만 그저께 밤에, 내일 PC방에서 알바하며 애널비즈로 플레이하고 싶다는 요청을 거절한 게 큰 듯 했다.
'하긴. 주 2회 섹스하기로 했는데 목요일까지 손을 안 댔으면 발정날 만 하지.'
그리고 부끄러움을 참으면서 섹스하고 싶다고 제안까지 했는데, 내가 일해야 된다고 거절했으니까 삐질 이유로는 충분했다.
샤를은 내가 영선누나때문에 겪는 고민을 모르고, 세 번째 영상을 어떻게 만들지 곰곰히 생각중이었다.
"음... 교포 여자친구가 하면서 엄청 부끄러워 할 만한게..."
샤를이 내 귀쪽으로 다가오며 속삭였다.
'똥까시 해드릴까요? 오빠 림잡 정말 좋아하잖아요.'
그러자 내 머릿속에서 번개처럼 다음 시나리오가 떠올랐다. 입술보다 남친 항문에 키스하는게 익숙해진 여자친구. 샤를이 똥까시에 거부감이 없어질 때까지 키스를 금지하는 컨셉으로. 현관문에서 배웅의 키스 대신 배웅의 림잡...
'이건... 100프로... 성공한다...!'
자지가 솟아오른다. 그리고 다른 쪽으로도 머리가 팽팽 돈다. 림잡이라! 영선 누나가 다음에 만족할만할 플레이를 할 수 있겠군!
나는 지체없이 카톡을 보냈다.
[ 영선 누나. 뭐해요? ]
[ 말걸지 마. ]
읽씹도 하지 않고, 꼬박꼬박 대답을 보내준다. 정말 싫었으면 답장도 하지 않았겠지.
[ 내일 알바하기 전에 70cm 애널비즈 엉덩이에 넣고 와요. 옷은 뭘 입어도 괜찮지만. 팬티는 하나 더 가져오시는게 편할 거예요! 누나는 물이 많은 편이니까. ]
누나를 5일간 방치한 사죄도, 변명도 하지 않고 정면돌파! 한참 있다가 답장이 돌아왔다.
[ 속옷은 무슨 색이 좋아? ]
역시. 5일간 방치해 놨어도 어짜피 섹스해 주겠다고 하면 바로 풀리는 누나다! 똑똑하지만 단순하다고! 근데 무슨 색깔 속옷을 입히지?
[ 글쎄요. 누나가 보기에 흥분되는 걸로? ]
누나에게 맡기고 폰을 덮었다. 그러고 보니 밑트임 팬티도 몇 장 사볼까. 엉덩이, 혹은 음부가 갈라져서 팬티를 벗기지 않고서도 섹스가 가능한 속옷이 있던데. 영선 누나의 패션을 전부 몸에 딱 달라붙는 걸로 만들고 나서 살까?
그리고 샤를에게도 입혀주고 싶다. 섹스 목적밖에 없는 천박한 팬티를 입혀 항문으로 섹스하고, 입으로 청소시키고, 그리고 질에다 박고 질싸하고싶다...
내 음흉한 속내를 눈치채지 못하고, 샤를은 우리 영상이 얼마일지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영상, 돈으로는 얼마예요? 4000달러면, 1달러에 1120원이니까. 음... 400만원! 세상에! 치킨 두 마리에 만원 아닌가요?"
그러고 보니 샤를은 옛날통닭밖에 못 먹어봤구나.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찔렸다. 나는 나쁜 생각만 하는 놈이군. 미안해라... 출금하면 맛있는 거 사줄게. 예쁜 옷이랑. 그리고 밑트임 팬티.
"오빠, 이거 출금할려면 얼마나 걸린대요?"
"한 달, 아니면 두 달?"
첫 출금에 KYC 인증이라던가 귀찮은 절차가 많이 붙어있다. 다행히 샤를의 캐나다 여권은 진짜니까 별 상관 없겠지?
"하루만에... 400만원... 세상에... 오빠, 저 차 타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샤를은 자동차라는 것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고 있나 보다. 음. 돈이 좀 모이면 사 볼까. 하지만 목돈을 마련해서 집을 사고싶기도 하고!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돈이 벌리면 뭘 할지 생각했다. 섹스하는 것도 잊고 판매자 탭을 계속 새로고침했다.
가상화폐 중독자들은 섹스하다가도 중간중간 코인 차트를 확인한다던데. 우리가 딱 그런 꼴이었다. 섹스하다 멈추기 싫어서 아예 시작조차 안했지만.
"오빠, 이거 봐요! 돈이 계속 올라요!"
샤를도 오늘만큼은 섹스보다 돈에 관심이 더 있는듯했다. 서큐버스가 섹스를 마다하다니 별 일이네.
"근데, 진짜 인간이 엄청 많네요. 마력이 계속 올라가는 게 느껴져요."
아하, 돈뿐만 아니라 마력도 올라가니까 신경쓰일 법 했다. 샤를도 마계 있을 때 마력을 팔아서 먹고살았다고 하니까. 이렇게나 많은 마력을 가져본 적은 처음인 셈이다. 나는 샤를이 마력을 어디에 쓸 지 궁금해졌다.
"마력 벌면 뭐할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서 섹스?"
그러자 샤를이 머뭇거렸다. 어라? 변신 후 성교가 싫은가?
"아, 싫은 건 아니구요... 연예인으로도, 가수로도 다 변신해 드릴 수 있긴 한데."
뭐가 문제인 거지?
"변신했다 돌아오면 문신들 다 남아있긴 하지만. 오빠가 새겨준 건 아니잖아요. 육체를 재구성하며 새로 만든 거니까. 그게 좀 아쉬울 것 같아서요."
샤를은 얼굴을 붉히며 이유를 말했다. 뭐야, 그렇게 귀여운 이유였어?
"음... 하긴. 지금 누구랑 그렇게 급하게 섹스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솔직히 지금 샤를의 몸은 완벽히 내 취향이었다. 흐드러진 H컵 가슴. 온 몸에 박힌 타투. 그런데 내가 해준 타투가 바뀌는 게 아쉬워서 변신하고 싶지 않다니! 그냥 이대로 놔두고 좀 더 즐겨도 될 것 같은데!!
"헤헤. 조회수가 또 올랐어요! 2300원 더 벌었다."
아직 변신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귀엽잖아. 샤를 옆에 누워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양이처럼 내 품에 파고들어온다. 갑자기 나타나서는 자기가 악마라고 주장하고, 예림이 대신 뭐든 다 해준다고 말한 때가 얻그제같은데.
'벌써 3주정도 지났나?'
샤를을 만난지 벌써 3주째. 샤를 덕분에 영선누나랑도 자는 사이가 되었고. 최근에 샤를이 유다누나랑 연락하는 것 같던데. 곧 볼 수 있으려나?
그러다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다. 예림이는 뭐하고 있으려나.
잠깐 샤를의 머리 뒤쪽으로 폰을 보내서 카톡을 확인했다. 이예림. 카톡 프사 바뀌지 않음. 여전히 멀리서 찍은 사진. 알바할 때랑 똑같네.
'자꾸 남자들이 프로필 사진을 스크린샷으로 저장하는 게 기분 나빠서, 일부러 얼굴이 안 드러나는 사진을 쓴다고 했는데.'
같은 반 음침한 남자애의 폰 사진첩에, 자신의 사진이 캡쳐되있었다고 했지... 그 애는 그 이후로 왕따가 되었지만, 그것보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사진을 보관하는게 싫어서... 멀리서 찍은 사진만 프사로 했다고 하는데...
에이, 생각 멈춰! 예림이 생각을 해서 뭐하냐. 나한텐 샤를이 있는데. 야한 동영상도 찍게 해주고, 똥까시도 해주고, 다른 여자 만나도 용서해 주고. 덕분에 부자도 될 수 있잖아? 매일 이렇게 벌면 한 달에 일억도 벌겠다.
"샤를. 고마워."
샤를을 껴안았다. 이상하게 사랑한다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이게 진짜 내가 원한게 맞는진 모르겠지만. 지금 좋긴 하잖아. 생각하는 걸 미뤄두고 샤를을 쓰다듬었다. 다시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행복한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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