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화 〉 64. 영선누나와의 첫 데이트!
* * *
"아으 지금 몇 시지?"
시계를 보자 아침 여섯 시였다. 집에 와서 바로 잠들어서 그런지 정말 개운하게 일어났다. 멧비둘기가 국 국국국 국 국국국 우는 소리도 상쾌하게 들린다. 어젯밤의 일을 생각하자 더욱 신났다.
"유다 누나, 그래도 펠라치오나 림잡까진 해주네."
섹스는 어려워했지만 말이야. 시간이 지나면 꿈속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섹스할 수 있을지도? 영선 누나가 몸이 달아서 연락한 것처럼.
하지만 어제 꿈속에서 못 싸고 어정쩡하게 끝나서 아쉬웠다. 옆에서 아직 자는 샤를의 이불을 들춰봤다. 아직 자고 있네.
다행히 타투 때문에 빨갛게 일어났던 피부는 많이 가라앉았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와, 근데 진짜 섹시하다..."
타투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네. 돌핀 팬츠 아래로 드러난 가터벨트 타투는 자지를 빳빳하게 만들었다. 허벅지를 감싸고 있는 검정 레이스와 장미꽃이 야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섹스하고 싶다.
돌핀 팬츠만 벗기고 티셔츠는 걷어 올려 리본 타투 보이게 하고, 다리를 든 굴곡위로 애널에 질펀하게 싸고 싶은데.
애널섹스용 마법은 아직 못 찾아봤으니 힘드려나? 애널이 안 된다면 그냥 평범한 섹스도 괜찮으니까! 샤를을 깨울까 말까 고민했다.
"아냐, 일단 사진부터 찍어놓자."
예비군 가서 느낀 건데, 사진을 찍어 놓으면 쓸 데가 많다. 자랑하기도 좋고, 보면서 추억하기도 좋고. 이렇게 허벅지에 빨간 자국이 남아 있는 건 정말 한순간이겠지. 사진으로 남겨놔야겠다.
이불로 배만 덮어놓고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폰허브 메인 프로필에 걸어도 될 정도로 귀엽고 섹시하다. 쌕쌕 자는 모습이 너무 무방비해서 귀엽다. 타투도 눈에 확 띈다.
흠, 이 정도면 됐으려나. 그럼 이제... 굿모닝 섹스를...
폰을 끄려고 했는데, 밤사이 온 카톡이 눈에 띄었다. 영선 누나였다. 카톡을 열어서 확인했다.
[ 샤를이랑 아침에 섹스하고 오면 진짜 가만 안 둘거야. ]
[ 지금 섹스하는 중이면 정말 후회한다 ]
[ 쾅쾅 땅을 밟는 라이언 이모티콘 ]
억. 주 2회 만남이니까... 오늘은 일요일이고 마지막 날이니 영선 누나의 연락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톡이 온 시간은 오전 다섯 시였다. 이 누나 아침 일찍부터 얼마나 섹스하고 싶었던 거야? 카톡을 보며 뭐라고 대답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영선 누나가 또 카톡을 보냈다.
[ 읽은 거 봤어. ]
으아아악! 1이 사라지자마자 카톡했어! 나는 깜짝 놀라서 황급히 대답했다.
[ 알았어요. 안 할 테니까 걱정 마요. ]
아무래도 폰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나 보다.
[ 오늘 아침에 집 앞으로 갈게 ]
빨간 하트가 아니라 흰 하트로 보낸다. 남친 여친도 아니니까 쑥스러워서 그런가 본데. 귀여운 면도 있지만 아침 다섯 시부터 일어나서 폰을 계속 붙잡고 있었다는 건 무섭군. 두려움에 덜덜 떨며 폰을 내려놨다.
"그럼 샤를이랑 못 하는 건가...?"
새근새근 자는 샤를을 보니 너무 아쉬웠다. 젠장... 타투 한 샤를이랑 섹스하고 싶었는데... 시무룩해진다. 맛있는 9첩 밥상을 눈앞에 두고 뺏긴 기분이다. 어제 아침에 한 섹스가 마지막이라고?
20년 넘게 아다로 살았던 놈이 배때지가 불렀구만. 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하루 세끼 밥 먹다가 한 끼로 줄어들면 누구든 불평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육욕에 눈이 돌아가 샤를과 섹스한다면 영선 누나가 어떻게 나올지 감이 안 잡혔다. 불알을 으깨버리려 들 지도 모르겠군.
"그, 그냥 참아야지."
젠장! 대신 영선누나 정말 죽도록 괴롭혀 줘야겠어! 어차피 괴롭혀 줄수록 좋아하니까! 이를 갈며 영선 누나랑 할 플레이를 점검했다. 엉엉 울어도 안 멈춰야지.
무슨 옷 입고 나오라고 할지 지정해 줄까 하다가 그냥 영선누나의 센스를 보기로 했다. 하지만 안 봐도 레깅스에 크롭탑이겠지. 노출이 많긴 하지만 의외성이 없단 말야...
영선 누나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 샤를이랑 오늘 안 할 테니까 각오해요 ]
[ 중간에 내가 시키는 거 못하겠다고 빼면 진짜 두고봐 ]
영선 누나라면 톡 받고 아랫도리를 감싸고 있겠지. 나는 한숨을 쉬며 혼잣말했다.
"두고 봐... 오늘 진짜 완전 엉망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샤를은 어쩔 수 없이 포기다. 밤에 돌아와서 섹스할 수도 있지만, 오늘 영선 누나한테 마지막 한방울까지 쥐어짜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샤를은 잊고 영선누나와 할 것들을 정리해 봤다. 오늘 하고싶었던 플레이와 갈 곳을 정리해 보자 생각만으로 자지가 일어섰다. 영선 누나가 울며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다시는 안 만나줄 거란 협박에 굴복하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서큐버스한테 하는 것보다 훨씬 격렬하고 심하게 해 주겠어...
"오빠, 일어났어요오?"
눈을 겨우 뜬 샤를에게 오늘 영선 누나 만나러 갈 거라고 말해주고, 아침을 먹인 다음 다시 재웠다. 오빠랑 섹스하고 싶다고 징징거리긴 했지만 참으라고 겨우 달랬다. 시간은 흘러 아침 아홉 시 되기 10분 전. 창문 밖에서 부산스러운 소리가 났다.
"음, 왔나?"
자전거를 타고 왔는지 끼익 하고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아스팔트에 스키드마크가 났네. 진짜 저 누나, 운동 하나는 미친 듯이 하나 봐.
거기서 멈추지 않고, 쿵쿵거리며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자전거를 이고 내 집까지 올라오는 모양이다. 문을 열자 난간에 자전거를 묶는 누나와 얼굴이 마주쳤다.
"자전거 이거 300만원 넘어서. 훔쳐 가면 곤란해가지고."
아하. 그렇군. 말하며 복장을 점검했다. 평소 입는 얇은 바람막이, 무릎까지 내려오는 5부 바이크쇼츠, 그리고 스포츠브라. 노출이 많긴 하지만 건강한 운동녀같은 느낌을 줄 뿐 '아, 신선하다!' 이런 생각이 들진 않는다. 좀 실망인데.
하지만 내 감정을 눈치채지 못하고, 영선누나는 설레하며 눈을 반짝거릴 뿐이었다.
"준비 다 했지? 바로 우리 집 같이 갈래? 아니면, 그, 샤를 보는 앞에서, 할 거야?"
얼굴을 붉히며 문 안쪽을 슬금슬금 살피려고 한다. 정말 야한 짓 할 생각밖에 없구만! 하지만 오늘은 다른 델 들러야 한다. 구상해놓은 플레이를 하려면 준비할 게 많거든.
"누나, 같이 쇼핑 좀 할까요?"
"으, 응?"
내가 대뜸 손을 잡자 영선 누나가 말을 더듬었다. 평소엔 애널로 박히며 엉엉 울면서, 기껏 손잡는 걸로 부끄러워하다니.
"오늘은 상점가를 들르죠."
"그, 그래?"
그러면서 꼭 잡힌 손이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고, 손가락을 움찔거렸다. 일부러 안 놨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잡고 있고 버스 안에서도 잡고 있고, 내릴 때도 잡고 내렸다. 영선 누나의 말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내 물음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딴소리를 한다.
손 잡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순해지다니. 재미있고 귀엽네.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손을 뺄 수 있는데 계속 붙잡고 있는 거로 보면, 이 상황 자체를 즐기고 있는 듯했다. 내려서 상점가를 걸으며 영선 누나가 작게 중얼거렸다.
"손잡는 거, 묘하게 부끄러워. 나 아빠 말고는 남자 손 잡아본 적 없단 말야. 주짓수 하면서 남자 멱살이라던가, 뺨 클린치까지는 잡아 봤지만..."
...뒤쪽은 못 들은 거로 하자. 내 대답이 없자 영선 누나는 길가의 모텔을 흘끔흘끔 보며 내게 질문했다.
"바로 안 하는 거야?"
아, 누나! 좀!
누나의 말을 무시하고 손을 이끌어 거리의 보세 매장으로 발을 옮겼다. 영선 누나가 한 번도 안 입었던 옷을 입혀봐야지!
저번에 누나가 입고 온 게 베이지 골지 원피스, 숄더 있는 버전, 무릎 위까지 덮는 거였지?
하지만 오늘은 훨씬 노출이 많은 걸 사 줄 생각이다. 매장 하나에 들어가 살펴보다 어울릴만한 옷을 집어 들었다. 내가 집은 원피스를 보자 영선누나는 주저했다.
"자, 잠깐만. 이건 너무 짧지 않아? 그리고 원피스는 나한테 안 어울리는데..."
"아니요. 누나한텐 이런 게 어울려요. 몸매도 운동해서 엄청 좋잖아요. 안 드러내는 게 손해라구요."
"아니... 그래도 이건..."
옷걸이에 걸린 옷을 주저하며 바라본다. 이런. 나는 누나에게 붙으며 속삭였다.
"뭐든 한다고 했잖아요, 영선 누나. 입는 것도 제가 하자는 대로 해야죠."
그러자 얼굴을 붉히고 날 노려보더니 옷을 뺏어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평균적으로 내가 갈아입는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원피스니까 훨씬 빨리 갈아입을 텐데 왜 이렇게 늦어? 어떻게 입는지를 모르는 것도 아닐 거고.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영선 누나가 문을 열고는, 얼굴만 빼꼼 내밀었다. 말도 더듬는다.
"너, 나 놀리지 마... 놀리면 가만 안 둬..."
"안 놀려요"
밖으로 나온 영선누나를 보고 숨을 멈췄다. 일단 겨드랑이가 다 보이는 민소매가 마음에 든다. 날씬하고 오목한 겨드랑이를 안 보여주면 손해지. 그리고 일부러 한 사이즈 작은 걸 골라서, 가슴과 복근 라인, 비부의 둔덕, 엉덩이 라인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내 눈이 훑는 곳을 의식했는지 옷을 잡아당겨 달라붙은 천을 최대한 떼려고 한다. 하지만 완만하게 솟은 비부를 들키지 않으려고 옷을 당기자 이번엔 엉덩이 주변으로 속옷 라인이 도드라진다.
근데 엄청 얇네. 혹시 T팬티를 입고 온 건가? 내 표정을 보고, 영선 누나는 얼굴을 확 붉히고는 소리 없이 외쳤다.
'야, 너무 빤히 보지 말라고! 부끄러워! 이런 거 입히니까 좋냐?'
네이비 H라인 원피스. 아마 내가 고르지 않았다면 누나의 옷장에는 평생 들어갈 일이 없는 옷이다. 심지어 길이도 짧아서, 조심성 없는 영선 누나는 계단을 올라가다 속옷을 훤히 노출하게 될 것이다.
저번에 나랑 첫 경험할 때 입은 골지 베이지 원피스는 무릎 위까지 내려와서 좀 아쉬웠거든. 저 튼실하고 잘 타서 예쁜 허벅지를 안 드러내면 얼마나 손해야!
특히 이렇게 땀을 흘릴 정도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좋았다. 아주 만족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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