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화 〉 63. 굿나잇 키스
* * *
유다 누나는 내 엉덩이를 보지 않으려는 듯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그래서 거리감을 못 잡는 중이었다. 너무 멀리 떨어져서 똥까시를 하려니 어려울 수밖에 없지.
"누나, 얼굴 조금만 더 앞쪽으로요."
그러자 뜨거운 숨이 확 가까이 다가왔다. 피부를 간지럽히는 감각이 훨씬 커졌다. 그리고 혓바닥이 닿는 면적도 더 넓어진다.
하지만 아까 펠라치오를 해 줄 때와는 다르게, 혀가 긴장해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흠. 어떻게 말해야 잘 핥아줄까?
"누나. 엉덩이가 아니라 입술이라고 생각하고 키스해 봐요."
유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미 감고 있는 눈이었지만 정말 부끄러운지 주름이 더 깊어졌다. 자기 입으로 림잡을 해보겠다고 했으니 거절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아, 알았어..."
바닥을 받치고 있던 손을 들어서 내 양쪽 엉덩이에 올린다. 아까 키스할 때 뺨을 잡던 것처럼. 그리고 천천히 내 항문 속으로 혀를 밀어넣었다.
"큿"
저절로 입에서 신음이 나온다. 샤를이 해 주는 깊은 림잡과는 다른 쾌감이었다. 혀를 깊숙히 넣진 않았지만 양쪽으로 벌리며 항문을 핥아주는 중이다.
입에 키스를 받을 때부터 느꼈는데, 혀가 하나에서 둘이 되면 쾌감이 두 배로 늘어나지 않는다. 제곱으로 늘어난다.
혀가 위아래로, 양옆으로, 시계방향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였다. 회음부를 쓸어주거나 괄약근 주변을 핥아주는 테크닉은 없지만 엉덩이 속에 혀를 넣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게다가 피어싱이 안쪽을 살짝살짝 긁는 게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부드러운 벨벳 손수건에 박힌 유리 큐빅처럼 항내를 긁어준다.
"누나, 피어싱 진짜 느낌 좋아요"
영선 누나가 내 등을 쓰다듬어 줄 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누나의 손바닥엔 풀업때문에 굳은 살이 있는데, 내 피부를 쓸어줄 때면 까슬까슬하고 부드러워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유다 누나의 혀는 그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피어싱은 굳은살보다 단단하고 혀는 피부보다 부드럽다. 그렇게 극한의 쾌감을 주는 혀가 훨씬 민감한 부분에 들어와 있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쾌감이었다.
혀가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며 침으로 항문을 적시고, 구석구석 쓸어준다. 참아보려 했지만 자지가 한계까지 발기됐다.
"으윽."
유다 누나가 내 신음소리를 듣고는 엉덩이를 핥던 눈을 살짝 떴다. 그리고 피가 몰려 바짝 선 기둥을 보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음낭을 애무해 주려는 듯, 얼굴을 올렸다가...
"미안... 더는 못 하겠어..."
뒤로 물러섰다. 입술과 엉덩이 사이에 침이 주욱 늘어졌다 끊어진다.
누나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훌쩍였다.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 무서워서인지 부끄러워서인지 알 수 없었다.
"누나, 괜찮아요? 너무 무리한 거 아니예요?"
처연해 보이는 미인이 우니 더욱 불쌍해 보인다. 뒤에서 지켜보던 샤를도 깜짝 놀라 토닥거리며 달랬다.
아무래도 트라우마가 슬슬 다시 올라오나보다. 뭐, 정신과 치료도 한 번에 끝나진 않고 오랜 기간을 들여야 하니까. 여기서 더 하는 건 무리려나.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요. 괜찮아요."
나도 달래며 옆에 붙어 어깨를 쓸어줬다. 유다 누나에게 똥까시 받으면서 샤를한테 펠라 받는 걸 상상했었는데 무리였네. 유다 누나가 우는 게 내 탓인 것 같아서 미안했다. 샤를도 누나를 꼭 껴안으며 속삭였다.
"괜찮아요, 언니. 잘 했어요. 봐요, 오빠도 완벽하게 섰잖아요?"
유다 누나는 눈물이 맺힌 눈으로 내 아랫도리를 흘끔 쳐다봤다. 피가 빳빳이 몰려 몽둥이처럼 커진 물건이 꺼떡거렸다. 히익, 신음을 내며 흉악한 자지에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날 쳐다봤다.
"강, 강민아. 진짜로 섰네. 나 잘 한거지? 매력 없는 거, 아니지?"
그리고 샤를의 품에 안기며 유다 누나는 내게 연신 사과했다. 날 보지 않고 샤를의 어깨에 매달려서, 목소리로 사과한다. 아무래도 날 쳐다보는 것조차 힘든 듯 했다.
"미안, 강민아. 내, 내가 세웠으니까 입으로 마저 해 줄려고 했는데. 못 하겠어..."
"괜찮아요, 누나. 충분히 잘 했어요."
유다 누나를 사이에 끼고 샌드위치처럼 서로 딱 붙어 안아줬다. 샤를이 눈으로 물었다.
'오빠, 여기까지 하는 게 어때요?'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더 싸고 싶긴 하지만, 꿈이니까 깨고 나서 샤를이랑 한번 더 하지 뭐. 패닉 온 사람 앞에서 섹스하는 것도 좋은 효과는 못 낼 것 같으니까.
"누워요. 누나."
유다 누나가 진정하고 날 쳐다볼 수 있을 정도가 되자, 우리 셋은 이불 하나를 덮고 누웠다. 유다 누나는 벌거벗은 사람 둘에 껴 있는 기분이 이상한지, 연신 몸을 왼쪽으로 돌렸다가 오른쪽으로 돌렸다가 했다. 레이스 잠옷이 스치는 통에 발기할 것 같다. 누나, 그러지 마요... 기껏 죽여 놨는데.
"이제 좀 괜찮아요?"
아랫도리에서 느끼는 감각을 무시하려고 질문을 던졌다. 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아. 근데 이렇게 누가 안아주는 거... 좋다... 너무 오래되서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또 안쓰럽구만. 샤를이 꿈틀거리며 누나에게 좀 더 다가갔다. 그리고 허리를 껴안고는, 입술에 쪽 키스해 준다. 유다 누나도 거절하지 않고 답례로 키스를 돌려준다.
음, 여자 둘이서 키스하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하네. 본격적인 딥키스는 아니고, 서로 타액만 살짝 교환하는 정도다. 근데 계속 주고받네?
유다 누나, 여자랑 키스하는 것도 괜찮나 본데? 남자 여자 안 가리는 바이섹슈얼인가? 하나의 의혹을 슬쩍 밀어두자, 누나가 몸을 돌려 내 쪽을 바라본다.
"미안, 강민아. 더 잘 하고 싶었는데."
"괜찮아요."
나한테도 다가와,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달콤한 향이 났다. 바닐라 에센스인가? 갓 구운 과자처럼 향긋한 냄새.
샤를은 누나의 뒤에 붙어 목에 쪽쪽 키스하는 중이다. 나는 가볍게 입술을 깨물거나 피어싱을 살짝 핥아 주고, 입 안에 넣어서 굴렸다. 혀에 닿는 이질적인 감각이 참 좋았다.
꽤 오래 그러고 있다가, 누나는 입을 떼고 우리 둘 사이에 반듯하게 누웠다. 나는 팔베개를 해 주고 샤를은 허리께를 토닥토닥 해 줬다. 유다 누나가 졸린지 눈을 부볐다.
"이러고 있으니까 되게 안심된다. 잠이 솔솔 와..."
"그럼... 잘까요...?"
"그래요..."
유다 누나가 더 깊은 잠 속으로 빠지려는지 하품을 하앙 했다. 입 안의 갈라진 혀가 수줍게 움직인다. 그러고 보니까 입 안을 보여주는 건 친근함의 표시라던데.
누나는 졸린 눈으로 머리 위를 더듬더듬 만졌다. 내가 대신 손을 뻗어 스탠드의 불을 꺼 줬다. 그러자 오피스텔은 어둠 속에 휩싸였다. 요람처럼 포근한 어둠이었다.
"그럼 다들, 좋은 꿈 꾸세요."
샤를이 끝을 맺었다.
***
유다는 멍하니 일어났다. 오피스텔 복층 위의 침대. 방금 전까지 여기서... 샤를이랑 강민이랑. 같이 껴안고 있었는데.
일어나서 혼자인 걸 깨달으니 엄청난 한기가 몸을 감쌌다. 분명히 여름이고, 바깥 온도도 30도가 넘는데 왜 추울까.
잠에서 깨어난 유다는 침대 주변을 살펴봤다. 혹시 먹다 남은 맥주캔, 자신이 펠라치오를 하고 뱉은 휴지가 있을까? 하지만 깔끔했다.
"진짜... 꿈이구나아..."
1층으로 내려와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마시며 무의식적으로 주방 안을 훑었다. 아무도 없다. 유다는 어젯밤을 생각했다.
'누가 껴안아 준 건... 진짜 오랜만이네... 꿈에서지만 참 좋았지.'
그러자 어제 있었던 일이꼬리에 꼬리를 물고생각났다. 꿈 속에서 해 본 키스와 펠라치오. 두꺼운 강민의 대물. 림잡이라고 부르던 건 부끄러워서 의식적으로 멀리 밀어놓고, 강민의 아랫도리에서 꺼덕거리는 물건을 생각했다.
강민의 자지와 비슷한 크기인 건 휴지심? 그것보다 더 두꺼운 것 같은데.
주방 한 구석에 버리려고 놔둔 휴지심을 살짝 들어서 가늠해본다. 중지와 엄지로 잡아 봤을 때 닿는다. 그렇다면, 강민이하고 섹스하면 이것보다 더 두꺼운 게 내 보지로 들어온다는 거야?
베이비돌 드레스를 걷고, 팬티 위로 대 보자 두려움이 몰려왔다. 찢어지는 거 아냐...?
"으음... 일단... 꿈 말고,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일까..."
유다는 오컬트를 쉽게 믿는다. 타로카드도 한 달에 한번씩은 보고, 사주도 자주 본다. 그런 면에서 샤를이 준 부적은 유다를 속여넘기기 충분했다. 이렇게나 진짜같은 꿈이라니. 그렇다면 진짜로 샤를이랑, 강민은 나랑도 이런 걸 할 의향이 있다는 거겠지?
물을 다 마신 유다는 휴대폰을 붙잡고 끙끙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레 친구가 되는 거지? 먼저 DM을 보내본 건 일 연락 말고는 없었다. 친구가 되자고 권하는 건 이상하고. 어떻게 하지. 턱을 괴고 한숨을 쉬었다.
찰랑거리는 은발이 흔들렸다. 피어싱이 있는 혀를 들어 이빨 위로 미끄러뜨리고, 볼 안쪽을 문질러 봤다. 입 속에서 색다른 자극이 느껴진다. 좋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자주 하는 방법이지만 이번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생각의 방향을 돌려 본다.
"그러고 보니. 샤를은 깔끔하게 털도 정리했었지."
연분홍빛으로 빠끔 열려있던 보지. 강민이가 브라질리언 왁싱을 좋아한다고 했지.. 나도 커플 사이에 끼어들려면 왁싱을 해야 하나? 겨드랑이 제모야 하지만 아랫도리 왁싱은 또 다른 문제다. 유다는 여러가지 고민을 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아... 뭐라고 연락하지... 모르겠어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