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니, 예림이는 처녀가 아니라니까요!-61화 (61/358)

〈 61화 〉 58. 끄아아악 영선누나 러프나왔다아아악(feat.타투장면)

* * *

"자, 일단 골반 리본 타투는 끝났어요."

유다씨가 문신기를 뗐다.

"으아..."

나는 입을 떡 벌렸다. 흰 골반 양쪽에 자리잡은 분홍 리본. 마치 레이스 속옷에 달려 있는 장식품같다. 눈을 확 잡아끌고, 귀엽고. 포인트를 준다. 샤를이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혔다.

게다가 유다 씨의 솜씨가 꽤 좋았다. 손으로 집을 수 있을 만큼 타투가 생생하다. 당장이라도 타투 위에 키스하고 싶은 욕망을 참으며 쳐다보기만 했다. 타투가 정말 잘 어울렸다. 게다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검은색 속옷. 치마 아래의 모든 장면이 놀랍도록 음란해 보였다.

"오빠, 그렇게 좋아요...?"

치마를 들어올리고, 자신의 허벅지 안쪽까지 보여주며 샤를이 물었다. 이 장면도 모두 폰 카메라에 담는 중이다. 내가 촬영하는 걸 보며 유다씨도 얼굴을 좀 붉혔다. 엄청 좋다.

"이제 가터벨트 타투 작업할 거예요."

유다는 말을 끊고 작업을 진행했다. 새 타투지를 왼쪽 허벅지에 붙이던 유다 씨가 잠시 멈췄다. 오른쪽 허벅지에 벌레 물린 듯한 자국을 발견한 것이다.

"어머, 허벅지에 이건 뭐예요? 벌레 물린 거 아니예요? 혹시 민감성 피부, 이런 거 아니시죠?"

만약 타투에 알러지 반응이 있는 거라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샤를은 고개를 저었다.

"아, 저, 그. 제 남친이 남겨놓은... 아시죠?"

그러자 유다의 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소위 '키스마크'라고 불리는 것들의 존재는 알았지만 직접 눈 앞에서 본 건 처음이다. 짐짓 태연한 척 하며 거짓말을 한다.

"아, 키스마크요. 잘 알죠. 많이 봤어요."

그러면서 허벅지 안쪽을 흘끔흘끔 쳐다봤다.

키스마크란 건 보통은 목에 남기는 거 아냐? 저기에다 키스를 했단 말야? 그럼... 저기에 혀가 닿고, 입술로 빨아서... 저기면 분명히 아랫도리에 얼굴이 닿을 텐데...

남자 경험이 없다 보니, 이런 자극적인 상황에 얼굴이 확확 붉어진다. 유다의 머리는 새하얘지고 있었다. 그, 그럼. 방금 전? 아니 어제 저녁까지 이 둘이 섹스하다 온 거야? 물론 샤를이란 분이 매력적이긴 해. 그럼 진짜로, 둘이 홀딱 벗고. 아니. 이 야한 속옷도 그럼 섹스를 하려고?

세상에. 그럼 타투 끝나면 가서 또 그렇고 그런 짓을 하는 건가?

유다는 옆에 있는 강민을 힐끔거렸다. 그러니까, 저 남자가. 샤를의 허벅지에 키, 키, 키스를 하고. 키스마크를 남긴 건가? 저거 아프진 않을까? 빨리면 무슨 기분일까?

'아, 손이 멈췄다. 안돼!'

왼쪽 허벅지에 타투지를 감던 손은 어느새 멈춰 있었다. 유다는 머리를 흔들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엔 부위가 꽤 넓기 때문에, 세시간에서 네시간은 걸릴 터였다.

먼저 허벅지 외곽 라인을 잡는다. 하얀 허벅지에 바늘이 파고든다. 검은색 잉크가 콕콕, 피부를 파고들며 가느다란 선을 그렸다. 유다는 긴장에 차서 숨을 쉬었다. 언제가 되었듯, 남의 피부에 처음 라인을 새기는 순간은 떨린다. 이 작업을 잘 해야 안쪽을 채우기 편하다.

스페셜리스트의 손은 정확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라인을 따고, 그 다음 아랫선을 따고. 그리고 레이스, 장미, 잎 등의 외곽선을 열심히 그렸다.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게 아닌, 구멍이 많이 뚫린 가터벨트 모양 타투라 라인 잡아야 할 게 많았다. 라인을 다 따내자 팔이 아팠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고 한숨을 쉬었다.

'빈 부분에 채우면 진짜 좆됀다!'

도안 중 살색으로 남아있어야 할 부분과, 잉크를 채워야 할 부분을 헷갈리면 진짜로 좆된다. 살색으로 남길 부분에 빨간색 수성펜을 가져와 색칠을 하자, 제법 멋진 가터벨트 채색 도안이 완성됐다.

이제 검은색으로 면을 채울 시간이다. 먼저 왼쪽 허벅지의 앞면을 먼저 작업한다. 강민은 그 과정을 빤히 바라봤다. 타투 바늘이 조금 깊게 찌르면, 샤를은 입술을 살짝살짝 깨물며 신음을 흘린다. 그렇게 검은색 가터벨트가 흰 허벅지 위에 천천히 올라왔다. 긴 작업이지만 지루한 기분은 하나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타투가 커질수록 발기각도는 더 가팔라진다. 왼쪽 허벅지 앞면에 가터벨트가 완벽하게 자리잡았다.

'와... 진짜 야하다...'

타투고 뭐고, 그냥 작업대에 눕게 하고 미친 듯이 박아버리고 싶다. 하지만 거의 다 됐어. 조금만 참자.

"뒤로 돌아보시겠어요?"

그 다음엔 몸을 엎어서, 허벅지 뒷편에 가터벨트를 새긴다. 그동안 샤를은 손을 뻗어, 꼼지락거리며 팬티 끈을 묶었다.

허벅지 뒤편 가터벨트의 2cm 정도는 면을 채우지 않는다. 팔찌의 벌어진 부분에 해당하는, 신축성을 제공하는 부분이다. 그쪽은 검은색 선 두개로 마무리했다. 실제 가터벨트의 끈 부분처럼 보였다.

유다와 강민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정말,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문신이었다. 아마 길거리에서 이걸 본 남자들은 흘끔거리다가 신호등 기둥에 쳐박던가, 인도 진입 방지용 기둥에 거시기를 박겠지. 그만큼 음란해 보였다.

"자, 다 됐어요. 제가 한 거지만 진짜 예쁘네요."

샤를과 강민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요청사항 남은 건. 왼쪽 허벅지에 컬러 넣는 거였나.

"그런데요, 채워놓고 보니 컬러 있으면 좀 촌스러울 것 같은데요."

"그래요?"

유다의 말에 둘은 왼쪽 허벅지의 가터벨트를 빤히 바라봤다. 실제로 색을 채우면 좀 촌스러울 것 같았다. 이럴 때는 타투이스트의 조언을 듣는 게 유리하다.

"아쉽네요. 샤를이 제가 마무리해주길 바랬는데."

"아, 그건 걱정마세요. 여기 라인 하나 남겨놨거든요."

강민은 가터벨트를 봤다. 말대로 가터벨트의 라인 하나가 올이 나간 것처럼 연결이 안 된 부분이 있었다.

"자, 제가 뒤에서 잡아드릴 테니까. 여기 스위치 켜진 상태로. 힘은 빼시고."

유다가 강민의 손을 뒤에서 잡고, 천천히 인도했다. 강민은 긴장했다. 미녀가 옆에 붙어있기도 했지만, 여기서 삐끗한다면 망한 문신이 될 터였다.

위이잉­ 유다가 작업하던 것보다 네 배는 느리다. 하지만 천천히, 가이드를 따라 손이 움직인다. 기껏 1cm는 될까 싶은 영역에 천천히 색이 차올랐다. 샤를은 눈을 빛내며 타투가 완성되는 걸 쳐다봤다.

강민이 바늘을 뗐다. 검정 선을 완벽하게 마지막까지 채웠다.

"오빠, 고마워요..."

앗. 샤를의 음란 스위치가 들어간 듯 하다. 강민이 새겨주는게 흥분됐는지, 레이스 속옷이 살짝 젖어있다. 그리고 유다도 그걸 봤는지 고개를 휙 돌렸다.

"샤, 샤를. 그. 이제 치마 내리고."

"으앗, 네."

샤를도 허둥지둥 치마를 내렸다. 그러자 모든 문신이 가려졌다. 유다는 찬장으로 가 바셀린 통을 가져왔다.

"바셀린 발라드릴게요. 샤워할 때는 일주일간 꼭 방수 밴드 차고 하시구요. 안 그러면 색 금방 빠져요. 바셀린도 자주 발라주시면 더 예쁘게 남을 거예요!"

"아, 감사합니다."

파란 라텍스 장갑으로 바셀린을 떠서 허벅지, 골반에 조심스레 발라준다. 유다가 주의사항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강민은 정신없이 샤를의 허벅지만 쳐다봤다. 제기랄, 더럽게 야하네!

마무리 작업까지 다 끝난 모양이었다. 샤를이 일어서려는데 유다가 허둥지둥 명함을 건넸다.

"저, 여기 제 휴대폰 번호거든요. 혹시 타투 유지보수 원하시거나. 아니면 남자친구분 타투 하실 생각 있으면 연락주세요."

그리고 샤를에게 물어본다.

"혹시 휴대폰 번호 주실 수 있나요?"

"아, 그럼요!"

샤를이 번호를 꾹꾹 찍어줬다. 나중에 꿈의 부적 값도 받아야 하고. 강민오빠가 이 타투에 질려가면 또 새로운 타투를 새겨볼 수도 있고.

"오늘 예쁘게 타투 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다음에 뵐게요!"

둘은 유다에게 인사를 하고 타투샵을 떠났다.

'아으, 힘들어.'

네시간동안 타투샾에 있었더니 몸이 뻐근했다. 강민은 기지개를 켜며 엘리베이터를 호출했다.

"아, 오늘은 허벅지 타투 안 보이는 게 아쉽네."

"보여 드릴까요?"

샤를은 웃으며 테니스 스커트를 걷어올렸다. 배꼽, 허벅지, 그리고 오늘 새긴 타투들이 모두 보였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주변을 둘러봤다. 누가 오진 않겠지.

"샤를, 너 오늘 진짜 야하다..."

귀에 속삭이며 강민의 손가락이 샤를의 비부를 톡톡 터치했다. 역시 속옷이 촉촉히 젖어 있었다. 샤를은 양 손으로 치마를 들어올린 상태로, 강민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오빠가, 문신기 잡을 때 너무 흥분됐어요... 오빠가 새겨 준 거, 좋아요오­."

꿀꺽. 강민의 침 삼키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그때 띵­ 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후다닥, 샤를은 얼굴이 빨개져 치마를 내렸다. 강민도 손을 빼고 앞을 바라봤다. 사람 한 명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타투샵 옆의 노래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샤를의 쇄골에 있는 생일 타투를 흘끔 쳐다봤다. 제길, 어딜 쳐다보는거야? 물론 보라고 타투한 것도 있긴 하지만.

"휴...들킬 뻔했다."

"진짜로요. 엄청 놀랐네."

"나머지는 집에 가서 할까?"

그러자 샤를이 고개를 끄덕였다. 타투 이후 첫 섹스라니, 둘 모두에게 흥분되는 일이었다.

둘은 사이좋게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둘 사이의 광경을, 입구의 CCTV가 모두 보고 있었다.

'세상에­ 나가자마자, 스커트 걷고. 애무라니. 세상에...'

유다는 페퍼민트 허브티를 술처럼 마셔대며 CCTV를 바라봤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말 음란한 커플이었다. 문을 나서자마자 치마를 걷어올리고 만져대며. 사람이 오니까 그제서야 도망가? 세상에. 한 달 사귄 커플 맞아? 요새 커플들은 다 저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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