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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예림이는 처녀가 아니라니까요!-59화 (59/358)

〈 59화 〉 56. 층간소음

* * *

내 밑에 거의 삼십분 가량 깔려있었더니 힘든 듯 했다. 이런, 미안해라.

"아, 미안해, 자세 바꿀게."

내 몸을 치우고, 샤를의 다리를 벌리게 한 다음 그 사이로 들어갔다. 샤를이 표정이 좀 더 편안해졌다. 평범한 정상위지만 CAT 체위에서 느끼던 무게가 없으니 훨씬 나은 듯 했다.

나도 허리를 마음껏 움직일 수 있으니 좋고.

"하윽, 학, 아흐으으으­­♥♥♥"

찔꺽, 찔꺽찔꺽! 결합부에서 상스러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까 움직임이 덜할 땐 소리가 거의 없었지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티가 났다. 흘러넘치던 애액과 한번 싼 정액이 합쳐지며 질 안에서 거품이 일어난다.

"오빠, 소리, 소리 나는거 부끄러워♥♥ 좀만 천천히 움직여줘♥"

"소리나는게 야하고 좋은데?"

샤를이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쪽쪽 키스를 해왔다. 아침부터 이어지는 격렬한 정사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보지는 아직도 내 자지를 꽉꽉 물어주고 있다. 좀 더 허리를 퍽퍽 박으며 물었다.

"샤를, 아까 그 체위가 좋아? 아니면 지금 이렇게, 내가 격렬하게 박아주는 게 좋아?"

간헐적인 신음소리를 내던 샤를이 다리로 내 몸을 꽉 조이며 대답했다.

"기분은, 아까가 더 좋은데. 지금이 더 흥분돼요. 오빠가 기분 좋으면 나도 좋아아­­­♥♥♥"

그러면서, 능숙하게 내 허리놀림에 맞춰서 다리를 조인다.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속살의 감촉에 두번째 사정감이 올라왔다.

최대한 참아보며 샤를의 귓불을 꼭꼭 깨문다. 샤를이 싸기 전까진 안 싸야지! 좀 더 느끼게 만들기 위해 혀로 귓속을 콕콕 찌르자 허리가 뱀처럼 휘었다.

"아, 아흣, 아아아♥♥♥"

귓속 애무는 처음 겪는건지 바들바들 떨었다. 귓속을 혀로 콕 찌르면 보지가 꼭 조인다. 반응이 귀여웠다.

"아흐, 오빠아♥ 귓속, 찔러주는 거 좋아♥♥♥, 머릿속이랑, 보지랑 둘 다 자지로 괴롭혀 주는 것 같아아♥♥♥♥"

그렇단 말이지. 귀 안쪽에 숨을 불어넣으며 자지도 동시에 푹푹 찔러넣자 샤를의 교성이 더욱 커졌다. 이제 숨쉬기도 힘든지 쌔액거리는 교성이었다.

"오빠, 나 또 가아요옷­♥♥♥♥"

샤를의 절정과 동시에, 내 정액이 자궁으로 밀려들어간다. 뷰릇, 뷰르르릇! 두 번째 사정이지만 정액의 양은 더 많은듯하다. 사정의 여운을 즐기며 목덜미에 뽀뽀를 퍼부었다. 샤를도 힘든지 내 몸을 껴안고 천천히 숨을 쉬었다.

침대 시트가 온통 땀투성이었다. 이건 이따 나가기 전에 세탁 돌려야겠네... 하지만 손하나 까딱할 힘이 없다. 샤를의 위에서 천천히 자세를 바꿔 옆으로 눕자 내 몸에 착 안겨왔다.

"오빠... 많이 힘들었어요?"

온통 땀투성이인 내 몸을 손가락으로 쓸더니 언제 가져다 놨는지, 침대 옆의 협탁에서 수건을 꺼내 내 몸을 천천히 닦아줬다. 목덜미, 가슴팍, 배, 허벅지... 축 누워있는 내 자지를 손으로 들고, 남아 있는 액체를 꼼꼼히 닦아 준다.

"수건 하나 더 있어?"

"여기요."

샤를은 수건을 하나 더 꺼내며 살짝 웃었다. 나도 수건을 받아 몸을 닦아준다. 가느다란 목, 그에 비해 만지면 터질 정도로 커다란 가슴. 옆으로 누워 있는 자세라 모양 좋게 움직인다. 가슴골과 밑면에 찬 땀도 서서히 닦아낸다.

흠, 무슨 냄새가 나려나? 수건을 코 앞으로 가져가자 샤를이 얼굴을 붉히며 내 가슴팍을 쳤다.

"변태! 냄새맡지 마세요!"

흠, 자몽 향이 나는데... 좋은 향기였다. 얼굴이 빨개져서 내 가슴을 치는 샤를도 귀엽군. 다시 수건으로 몸 아랫부분을 닦는다. 특히 보지 부분은 애액과 정액으로 엉망진창이었다. 꼼꼼히 닦아주자 샤를이 긴장하고 있던 몸에 힘을 풀었다.

"아으... 허벅지가 뻐근해요. 운동이라도 해야겠어..."

그러며 자신의 오른쪽 허벅지를 봤다. 이제 대여섯개의 키스자국이 점점이 올라온다.

"이따가 타투 받으러 가야 하는데, 유다 씨가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나빴어. 일부러 그런거지?"

샤를은 허벅지를 만지며 울상을 지었다. 나는 머쓱하게 목을 긁었다. 아니, 음. 샤를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면 귀여울 것 같아서.

그러고 나자 우리 둘은 침대에 누워 한참을 껴안고 있었다. 체력이 조금 회복되자 옷을 입고 부엌으로 걸어갔다. 베이컨과 계란. 식빵은 다 먹었고... 그럼 스크램블이랑, 프라이 하나. 좋아.

"전 씻구 나올게요오­"

샤를은 옷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 동안 나는 아침밥을 차린다. 음, 좋은 향기­

"우와! 오늘 아침은 베이컨이예요?"

나올 시간에 맞춰 베이컨을 준비해 놓자, 샤를의 눈이 반짝거렸다. 코가 킁킁거리는 걸 보니 정말 신나는 듯 했다. 그리고 잘게 나눠진 계란을 보자 흥미를 표했다. 한 입 먹어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음! 부드러워! 계란이랑, 우유를 섞은 거예요?"

잘 맞추네. 이런 반응때문에 샤를한테 밥을 사주는 걸 멈출 수가 없다니까. 샤를은 금세 포크로 베이컨을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세상에! 안 짜! 베이컨이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를 먹는 예림은 정말 행복한 듯 했다. 나도 적당히 먹고 씻으러 들어갔다.

"준비하고 있어­?"

샤를은 어느새 거울 앞에 앉아 화장중이었다. 고데기로 머리에 컬을 주고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중이었다. 그런데 아랫도리에 입고 있는 게 뭐지?

처음 보는 테니스 치마다. 내가 빤히 보고 있자 예림이 앉아서 치마 끝단을 살짝 들어올린다.

"저번에 외출했을 때, 이뻐서 사 왔어요. 오빠 취향에서 본 것 같은데, 어때요?"

엄청 좋다. 흰색도 좋고, 분홍색도 잘 어울렸을 것 같은데. 아니지, 검정 터틀넥이니까 분홍은 좀 그러려나?

H라인 스커트도 좋은데. 아무래도 영선 누나의 옷 중에서 그런 여자여자한 건 부족한 듯 했다.

전부다 레깅스, 돌핀팬츠 류니까 뭔가 좀 아쉽네. 이런 스커트는 처음 보다 보니 아주 좋다!

나중에 영선누나한테도 치마 선물해 줘야겠다.

PC방에서 치마 입고 알바하러 오면 같은 타임 알바생이라던가, 손님들 전부다 뒤집어지겠지.

"오빠, 잘 어울리냐니까요."

샤를이 뾰로통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차, 생각에 너무 빠져 있었다.

"응. 너무 예뻐서 말도 못하고 봤네? 피부가 하얘서 그런가? 흰색이 정말 잘 어울린다."

"말은..."

그러면서도 기분 좋은지 다시 몸을 돌렸다. 립스틱을 바르는 입꼬리가 높게 올라가 있다. 좋아서 웃는 건가? 영선 누나 생각에 잠깐 빠져 있었다는 건, 절대 밝히지 말자­

마스카라까지 다 바르자, 평소보다 훨씬 고혹적으로 변한 샤를이 있었다. 머리에도 컬이 들어가 있고, 평소의 예림이보다 섀도우를 더 썼는지 좀 더, 야함이 뭉클뭉클 묻어난다고 해야 할까. 눈꼬리도 좀 더 길고.

"화장좀 바꿔 봤는데, 어때요?"

"응, 이뻐. 엄청."

강민은 모르겠지만, 이 화장은 길에서 손님들 끌어모을때 쓰던 화장이다.

꿈만 꾸게 해주는 것뿐인데도 남자들은 더 야해보이는 서큐버스에게 몰려들었다. 이상하게도 말야.

하여튼, 성공이야! 샤를은 손을 꼭 쥐었다. 문신이라던가, 노출 많은 옷을 좋아하길래 혹시 화장도 이런 스타일 좋아할까? 싶어서 해 봤는데 대성공이다.

'좀 야해보이면 헤벌레 해가지구­ 이 여자 저 여자 다 쳐다보고 다닐 것 같아서. 걱정된다.'

샤를은 살짝 불만이었지만 참았다. 강민의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은 자신이었으니까. 강민도 어느새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었다. 블랙진, 짭 닥터마틴 부츠, 무지 티셔츠. 모나미 같긴 하지만 집 근처의 중고 가게 매장에서 구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강민의 어머님도 옷은 제대로 차려입어야 무시를 안 당한다고 그랬으니까. 겉으로 그럴싸해보이면 됐지. 흔한 건 괜찮아.

하지만, 묘하게 구질구질하게 느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강민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자 샤를이 강민을 봤다.

'음, 짭이란 거 눈치챈건가?'

전혀 아니었다. 샤를은 강민의 머리를 손질해줘야겠다는 생각중이었다. 왜 맨날 머리를 내리는 지 모르겠어!

"앉아 봐요, 오빠."

샤를이 나를 의자에 앉히고는 드라이기를 들었다. 위잉­ 머리를 말려가며 모양을 잡고, 왁스를 손에 비벼가며 모양을 잡아줬다. 가르마를 타며 머리를 넘기고 이마를 드러낸다. 오, 나름 괜찮은데?

"창관에서 일하던 인큐버스들도 다 머리하고 나왔는데. 남자도 꾸며야 해. 오빤 머리 깐게 더 나아요. 시원시원하잖아."

윽, 이러고 있으니 샤를이 아니라 예림이같잖아. 나는 머리를 휘둘렀다. 카페 구석에서 머리좀 다듬어 보자고, 빗으로 장난치던 예림이가 생각났다.

얜 샤를이야. 정신차려! 그런데 샤를이 날 보고 눈썹을 찡그렸다.

"흠... 오빠, 살 좀 빠진 것 같기도 하고."

매일 운동을 해서 그런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챈 듯, 샤를이 내 팔뚝을 툭 쳤다.

"응큼하긴!"

"서큐버스는 야한 남자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우, 그건 맞지만..."

샤를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귀여워라!

"음, 늦겠다. 나가자!"

집을 나서고 문을 닫는데, 샤를이 갑자기 내 허리에 손을 감았다. 그리고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며 웃었다.

"오빠, 밖에 나가면 키스 못하니까요. 히히"

아이고! 귀여워라! 오늘 아침까지 내 아래에서 엄청 야한 신음소리 내던 서큐버스가 맞아? 그 갭에 정신을 못 차리며 키스를 했다. 그런데 옆집에서 문이 벌컥 열렸다.

"저, 아침에 좀 조용히좀 부탁 드립니다. 여자분 목소리가 너무..."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뻘쭘한 정적이 흘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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