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 54. 너의 이름은
* * *
'그리고 나는 강민 오빠를 좋아하는 걸까?
나는 강민오빠한테 뭐든 다 해주고 있지만, 그게 사랑일까? 강민 오빠는 뭐든 다 해주는 날 뭐라고 생각할까?'
샤를은 사랑을 처음 하는 존재답게, '이게 진정한 사랑인가'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었다. 자신이 읽었던 소설에선 뭔가 대단하고 세상에 종이 치는 듯 묘사했는데 실제로는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었다.
'차라리 오빠랑 계약 관계가 아니었더라면.그럼 나에게 옷을 가져다 줬을 때 반했을텐데.
그 땐 정말 기뻤지... 날 생각해서 챙겨준 선물은 언니한테 말고는 받아본 적 없었단 말야.'
샤를은 그때를 다시 생각했다.
옷을 받았을 땐 정말 뛸 듯이 기뻤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시무룩해졌다.
'내가 몸으로 잘 해주니까, 섹스 파트너 잃기 싫어서 어느 정도 되돌려주기만 하는 거 아냐?
옷 선물도 그런 느낌으로 해준 거고... 강민 오빠는 나를 좋은 장난감 정도로 생각할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진짜 예림이는...'
예림이를 생각하자 꾸욱 마음이 아파왔다.
'넌 인간으로 태어나서 좋겠다. 강민오빠가 널 진심으로 좋아해 줘서. 강민오빠는 날 좋아하긴 하지만, 예림이 널 원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강민이 해준 것들을 생각해 봤다. 맨 처음에 선물로 준 옷, 예쁜 속옷, 같이 영화를 보며 깔깔대던 저녁, 밥은 먹었는지 심심하지 않는지 살펴주는 연락, 그리고 타투...
이게 강민 오빠의 사랑인지 의심이 들었다. 진짜 예림이가 타투를 한다고 하면 말리지 않았을까? 강민 오빠는 어쩌면 내 몸만 원하는 건 아닐까?
불안했다. 과연 진짜 예림이 나타난다면.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린다면. 울음이 올라왔다. 복잡한 생각이 차올라 샤를의 머리끝까지 뒤덮기 적전...
"샤를, 나쁜 꿈 꿨어?"
강민이 몸을 돌려 샤를을 껴안았다. 꿈에서 옛날의 샤를이 얼핏 보인 것 같았다. 꿈을 겪고 나서야,샤를은 예림과 다른 존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정확한 꿈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다. 꿈이란 것은 움켜쥔 모래처럼 손 사이를 스르르 빠져나간다. 하지만 샤를의 과거가 슬펐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눈을 떴는데, 옆에서 불안한 숨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고향 생각이라도 하는 건가 싶어 자신의 어깨를 빌려 줬다.
"울지 마. 마력 벌면 게이트도 열어서 보고싶은 사람도 부르자. 언니 있댔나? 언니도 볼 수 있을 거구..."
강민은 상냥하게 샤를의 어깨를, 머리를 쓰다듬었다.
'따뜻해...'
샤를이 원하던 형태의 위로는 아니었다. 오빠가 사랑한다고 말해 주면 정말 기쁠 텐데.
하지만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지자 울음이 잦아들었다. 특히 머리부터 허리까지 연거푸 쓸어주는 상냥한 손길. 이런 토닥거림이 얼마만이었지?
창관의 꿈 속에서 포옹할 땐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 샤를을 껴안고 있었지, 강민처럼 샤를을 달래 줄 목적은 아니었다.
"안 울었어요. 괜찮아요."
샤를은 강민을 껴안고 편안한 숨을 내쉬었다. 모든 안아줌은 안김이다. 강민을 껴안고 있자 마음이 편해지는 게 느껴졌다. 마음 속에 다짐이 차오른다.
'그래,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하자. 강민 오빠는 야한 거 좋아하고. 나 어떻게 대해줘도 좋으니까.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잖아.
하지만, 강민 오빠가 날 진심으로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 그럼 나도 정말 기쁘고 행복할 텐데...'
맨 처음에 계약으로 시작한 관계라 더욱 불안하다. 어쩌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게 아닐까 싶었지만 이미 단추를 사백개쯤은 더 끼우고 난 뒤다. 다시 풀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방법은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샤를은 강민의 품에 머리를 좀 더 묻었다. 강민의 품에선 좋은 향이 났다. 마계의 침대와는 다른, 포근한 곳.
밤도 둘을 돌봐 주는 듯 고요하게 내려앉았다.
***
"으음..."
나는 기지개를 쭉 뻗었다. 되게 깊은 잠을 잤네. 눈을 뜨자 어젯 밤의 유다씨가 생각났다.
유다 씨 타투샵에서 나쁜 일이 있었구나. 안 됐다. 직접 섹스하는 건 포기해야 하려나... 영선 누나처럼 꿈으로 연결됐을 때 섹스한다고 해도 트라우마가 그 정도라면 꿈이 무너질 것 같은데.
안쓰러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간질간질한 머리를 긁으며 생각했다. 그 다음에 꿈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샤를이 나왔던 것 같은데. 머릿속을 빠져나가는 꿈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언니가 있고. 뭐였지?
아, 모르겠다! 생각을 포기하고 옆에 누운 샤를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좋은 향이 올라왔다. 샤를은 왜 이렇게 향기롭고 보들보들하고. 풍만하고. 섹시하고. 색기가 넘칠까?
살짝 벌어진 입을 쳐다봤다. 보통은 먼저 깨서 저 입으로 봉사해 주는데 뭔가 아쉽네. 샤를도 오늘 깊은 잠을 자고 있는듯했다.
"샤를, 자?"
대답이 없다. 그럼 오늘은 내가 먼저 해볼까?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샤를을 보자 못된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특히 흰색 박스티 사이로 보이는, 쇄골에 박힌 생년월일을 보자 흥분이 머릿속을 채웠다.
내가 하고싶은 대로 타투까지 해 준다니. 벤틀리에 왜 스티커를 붙이나요? 묻는 사람이 있지만 내 벤틀리니까 내 마음대로 한다는데. 어쩌겠어! 내 소유물인걸 자랑하고 싶으니까 더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지.
어제 샤를과 섹스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침 발기의 각도가 더욱 가파르다. 반바지를 거의 송곳처럼 뚫을 정도였다. 방해가 되니 바지는 일단 벗고. 그 다음엔...
샤를이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돌핀팬츠를 내렸다. 새하얀 허벅지, 그리고 연파랑색 속옷. 이런 속옷은 불편해서 잘 안 입는다고 해놓고선. 예뻐서 마음에 드나보네.
비부를 감싸고 있는 속옷 위에 부드럽게 키스하자, 샤를이 몸을 움찔 떨었다. 향긋한 냄새가 났다. 이 정도로는 안 깨네. 느긋하게 쪽쪽 키스를 하자 습기가 느껴졌다. 속옷의 색깔이 천천히 진해진다.
팬티도 내리자, 가느다란 실이 늘어진다. 정말 물도 많고 느끼기도 잘 느끼는 우수한 보지다.
"으와..."
벗겨놓은 내 입에서 감탄이 나온다. 브래지어는 없이 입은 박스티는 거대한 가슴 위에 얹혀 천천히 오르락 내리락 하고, 목 틈 사이로 쇄골의 타투가 보인다. 그리고 아랫도리는 아무런 잡티 없이 새하얗게 뻗어 있다. 그리고 아랫도리 사이의 계곡은 유일한 분홍색이어서 더욱 눈에 띄었다.
아침부터 이런 호화스러운 광경이라니.
샤를이 나에게 해주는 것처럼 다리 사이로 들어가 분홍빛 주름을 천천히 핥았다. 도톰한 외음부를 타고 올라가 클리 위를 붓처럼 간질이다가, 다시 보지 아랫부분으로.
한참을 애무해서 보지가 침 범벅이 될 즈음, 살짝 들뜬 샤를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일어났어요...?"
대답 대신 클리토리스에 쪽 뽀뽀했다. 허리가 움찔 튀어올랐다. 애무에 저항하지 않고 다리를 좀 더 벌려 내 혀를 받아들였다. 침을 잔뜩 모아 보지 안쪽으로 흘려보내고, 질척질척한 계곡을 혀로 이리저리 희롱한다. 샤를이 내 머리에 가볍게 손을 얹고 핫♥, 하읏♥ 따위의 신음을 내뱉었다.
한참 애무받던 샤를은 아랫도리 안쪽이 달아올랐는지 검지와 중지로 보지를 양 쪽으로 당겼다. 끈적끈적한 꿀물이 줄줄 흘렀다.
"그러고 보니 오빠, 어제 섹스 안해줬어요. 오늘은 어제 안한 만큼 싸 주세요."
자지를 조르는 샤를. 하지만 좀 더 괴롭히고 싶다. 샤를이 벌리고 있는 보지를 무시하고, 다리를 내 어깨에 얹었다. 그러자 보지 아래에 있는 국화꽃 모양의 주름이 드러난다.
"하으으으읏♥!"
내 혀가 주름 위를 핥자 샤를의 달콤한 비명이 울렸다. 그러며 동시에 손가락으로는 자신의 클리를 쓰다듬는다. 엄청나게 흥분했는지 철벅철벅 소리가 들렸다.
"하읏, 아아아앙, 부끄러워요♥ 눈은 감고 해줘요♥, 강민 오빠, 보지 마아♥"
자신의 항문이 벌렁거리는 게 부끄러운지, 내 머리를 꼬옥 붙잡는다. 하지만 이렇게 부끄러워 하는 게 좋은걸. 복숭아 향이 나는 엉덩이 사이를 혀로 괴롭히자 샤를의 비명이 더욱 커진다.
"샤를. 똥까시 받으니까 좋아?"
"몰라, 몰라아아앗♥, 너무 부끄러워서, 아무 생각도 안 들어요, 좋은지 안 좋은지 모르겠어어♥"
혀로 쓸어줄 때마다 엉덩이 구멍이 뻐끔거린다. 혀를 넣어서 쪼옥 빨아주자 아랫도리의 두 구멍 모두 야하게 입을 벌리고, 어느 쪽이든 삽입을 기다린다. 진득하게 녹아내린 양쪽 구멍에서 입을 떼고, 짖궃게 질문했다.
"샤를, 어느 쪽으로 하고 싶어?"
그러자 샤를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우물쭈물하며 말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오빠, 이제 저 샤를이라고 불러주네요...?"
엥. 그렇네? 어제 꾼 꿈의 여파인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샤를은 예림이 말고 진짜 이름으로 불린 것이 기쁜지 후훗, 하고 웃었다. 그리고 내 질문에 자신의 엉덩이 구멍을 양쪽으로 벌렸다. 핑크색 항문이 양쪽으로 늘어나며 음란하게 뻐끔거렸다.
"오빠, 엉덩이로 하고 싶죠? 보지랑 애널 중 어디로 섹스하고 싶냐고 물어봤을 때, 애널로 섹스하고 싶다고 대답하면 엄청 기뻐할 거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내 취향을 잘 아는 거지?
"특히, 제가 마음 속으로는 보지로 하고 싶어도 말은 애널이라고 대답하는게 흥분돼죠?"
이야기만 들어도 흥분된다. 내 취향에 맞춰서 억지로 애널로 받아준다는 상황 자체가 엄청나게 꼴리는 거지. 하지만 샤를은 부끄러워하며,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항문을 덮듯이 가렸다.
"저도, 엉덩이로 섹스하겠다고 대답하고 싶은데 준비가 안 됐어요오... 나중에, 간편한 애널용 마법 찾아놓을 테니까. 오늘 아침은 앞보지로 섹스하고 싶어요오..."
자지가 더욱 크게 솟았다. 원래 보지는 한 군데밖에 없는데.
앞보지라는 단어가 너무 흥분된다. 게다가 매번 관장하기 귀찮아서 애널 섹스를 참고있지만, 애널용 마법이라.
"알았어. 샤를. 꼭 준비해 놔야 해?"
그리고 샤를의 입술에 키스하며, 쿠킹호일 심만한 자지를 보지에 갖다댔다. 샤를은 눈을 반짝거리며 내 목을 껴안는다. 그럼 오늘 모닝 섹스는 어떤 체위로 해볼까.
'그러고 보니 CAT 체위라는 게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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