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 37. 영선 누나의 스트립쇼
* * *
"누나.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어디 가요? 왜 이렇게 예쁘게 하고 왔어요?"
나는 모른척하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선누나는 당황하면서도 기쁜 듯 허둥거렸다.
"그, 그냥. 이런 것도 좋겠다 싶어서. 어때?"
"잘 어울리네요! 가끔 그렇게 하고 오면 좋겠다."
말 그대로였다. 오늘 오는 손님마다 영선 누나의 옷차림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야, 너도 그런 옷 입을 줄 알아? 누나 오늘 뭐 선봐요? 별일이네? 특히 잠깐 들른 돼지 사장은 영선의 모습을 보고 말까지 더듬었다.
영선누나는 사람들이 옷을 칭찬해 줄 때마다 웃으면서도 나를 흘끔거렸다. 어때, 나 예쁘지. 그러니까 빨리 저녁에 놀러가자고 말해. 라는 듯한 몸짓이였다.
그렇게 해 줄 수야 없지! 칼자루는 내가 잡고 있어야 한다고!
'아, 저 눈치없는 새끼. 내가 계속 주변에서 알짱대도 눈치조차 못채네!'
영선은 몸이 달아서, 강민이 가까이 오자 노골적으로 어필을 했다.
"아 이렇게 입고나와도 딱히 할 일이 없네. 아까워라."
이쯤 되면 강민이가 뭐라고 이야기해줄법 한데. 힐끔힐끔 봤지만 강민도 역시 딴청을 피웠다.
"그러게요. 어떻게 한담. 누나 누구 부를 사람 없어요? 전 예림이랑 놀까 했는데. 오늘 예림이 피곤하대서. 잘 모르겠네요."
영선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꼭 내가 먼저 이야기해야 받아주겠다 이거지. 가슴은 쿵쾅쿵쾅 두방망이질치고 입은 간신히 용기를 짜냈다.
"너, 오늘 약속 있니? 혹시 누나랑 술 마실래?"
나는 다 알고 있었지만 씩 웃었다.
"어? 진짜요? 누나 나랑 술마시려고 이렇게 입고 온 거예요? 우와!"
"딱히, 그런 거 아니거든."
영선누나가 고개를 홱 돌렸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감출 수 없다. 뭐, 이 정도면 영선누나 입장에선 충분히 용기낸 거겠지.
"좋아요. 그럼 퇴근하고 같이 가죠."
꾸욱! 강민이 보지 못하는 카운터 매대 밑에서 영선이 주먹을 꾹 쥐었다. 됐다! 계획의 70%는 이제 달성했어!
'그럼 이제, 집에 들어가서 술 먹고. 꼬시기만 하면 된다...!'
둘이 같이 퇴근하는 걸 본 호준 매니저 형과 다른 알바생이 수군거렸지만, 영선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빨리 강민이를 집에 데려갈 생각밖에 없었다. 집 앞 편의점에 들르자 강민이 웃으며 말했다.
"밖에서 안 먹어요?"
"누나 요새 돈 없어. 그리고 밖에 시끄럽잖아."
강민은 진작 눈치챘다. 완전 노골적이네. 뭐, 속아 주지. 치킨은 이미 시켰고... 소주 여섯 병 팩이랑 주전부리를 골랐다. 매대 옆에 서자 영선이 계산하려고 카드를 꺼냈다.
그러다 영선의 눈에, 카운터 옆에 있는 물건 하나가 눈에 띄었다.
'아차...!'
영선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콘돔. 이걸 잊어버리고 있었다. 영선은 카운터 알바생을 쳐다봤다. 그리고 강민이를 쳐다봤다.
"아, 강민아. 나 초코우유도 먹고 싶어. 가져와."
"알았어요."
강민을 유제품 칸으로 보낸 뒤, 잽싸게 3개입 콘돔을 매대에 올렸다. 포장지에 그려진 토끼가 윙크를 한다.
'먼저 찍어 주세요.'
새빨간 얼굴로 재촉했다. 릴 담배 사러 나올때마다 말 거는 알바생인데. 나중에 이걸로 이상한 소리 하면 죽여야지. 알바생은 별 말은 안했지만 큼 하고 숨을 들이켰다. 바코드를 찍자 영선이 봉투 깊숙한 곳에 쑤셔박았다. 이렇게 하면 안 보이겠지.
"계산해주세요."
강민이 가져온 초코우유까지 집어서 계산하고, 카드를 건넸다.
"줘요. 제가 들게요."
강민은 영선이 들고 있는 봉투를 뺏어서 들고 자취방으로 올라갔다. 일주일 사이에 몇 번째야? 꿈에서 너무 많이 와서 현실이랑 헷갈리네.
둘이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유리창 너머로 보고 있던 알바생이 폰을 꺼냈다.
[ 야우리 편의점온다는 예쁜누나 ㅆㅃ
오늘 남자랑 콘돔사서 집들어감
술먹을세끼구함
담배 사면서 말도텄는뎃ㅂ
담배피러나왔을때 나도피러나가고그랬는데
오늘 옷도 원피스 입고존나예뻣는데슴도크더라]
[ 아무고토모하죠?내가먼저좋아했는데?ㅋㅋㅋㅋ ]
[ 그러니까 진작에 ㅋㅋㅋㅋㅋㅋㅋ 고백공격했어야지 오늘술머먹냐? 형이쏜닼ㅋㅋㅋㅋ ]
[ 아 존나 힐링되네 오늘 밥한그릇 뚝딱이다 ㅋㅋㅋㅋ ]
집에 들어간 영선은 책상다리로 앉으려다가, 다리를 모아서 접었다. 이런 원피스를 마지막으로 입은 게 언젠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앉을 수도 없고 불편하다.
"누나, 짠!"
강민은 벌써 과자를 뜯어 세팅하고, 잔을 가져와 소주를 권했다. 영선은 주는 대로 마셨다. 그리고 또 자작해서 마셨다. 술을 먹지 않으면 도저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어떻게 하면, 섹스하자고 말할 수 있을까...술 한 병을 비우고도 부끄러움이 가시지 않았다. 영선은 주저주저하다가, 예림이 이야기를 통해 섹스로 넘어갈 계획을 세웠다.
"너, 오늘 낮에 다 알면서 모른 척 한거지. 일부러 나 쳐다도 안보고."
"뭘요?"
강민은 알면서 딴청을 피웠다.
"내가 옷 이렇게 입고 온 이유! 예림이한테 들었을 거 아냐!"
"몰라요."
나는 싱글싱글 웃으며 영선누나를 놀렸다. 의외로 재밌네. 영선 누나가 목소리를 좀 더 올렸다.
"너, 너. 사실은 예림이가 사촌동생 아니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영선의 목울대가 꿀꺽 침을 삼켰다.
"지, 진짜로 섹파 맞아? 예림이랑?"
"맞아요. 왜요?"
영선의 손이 긴장에 차 자신의 팔을 문질렀다. 여기까지 왔으면 말할 수밖에 없다. 떨리는 목소리로 강민에게 말했다.
"나, 나랑도. 섹파 해주면, 안돼?"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얼굴이 확확 붉어진다. 같이 알바하는 후배한테, 섹파 해달라고 애원하는 꼴이라니... 하지만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았다. 이미 강민이 옆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하복부는 큥큥 저려오며 젖는 중이었다.
하지만 강민은 능글능글하게 웃었다.
"왜요? 저는 예림이만으로도 충분한데."
영선 누나의 얼굴이 울상으로 일그러졌다.
강민이 채택한 전략은 애태우기였다. 뭐든 들어준다고 할 때까지 절대 허락하지 않겠어! 일단 동영상 보고 자위하게 만드는게 첫번째 목표다.
두번째 섹파로 삼는 건, 예림이도 그렇게 싫어하진 않는 것 같으니까...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냥 섹파면 재미 없지. 예림이처럼 하드코어한 것까지 해 준다고 해야 섹파로 받아주겠어!
영선누나의 태도로 봐서는 금세 매달릴 것 같았다. 예상대로 영선은 자신의 세일즈 포인트를 어필하기 시작했다.
"아, 아니. 그래도. 나 꽤, 꽤 예쁜 편이잖아. 남자친구도 한번도 안 사귀어 봤고. 그, 운동하는 여자들은 보통 조, 조임도 꽤 좋다고 하고..."
술자리에서 들은, 언니들이 이야기하던 음담패설 중 하나를 이야기해 본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민과 하고 싶다. 지금 당장.
"모르겠네에... 예림이는 내가 해달라고 하면 뭐든지 다 해주는데. 동영상도 찍게 해주고. 제가 애널섹스 하고 싶다고 하면 관장도 알아서 해 놓고, 그렇거든요."
강민이 또 튕겼다. 영선은 침을 꿀꺽 삼켰다. 관장과, 애널섹스. 예림과 강민이 무슨 플레이를 하는 지 정확히 몰랐는데, 너무나 취향 저격이다. 아. 강민이가 지금 애널로 섹스하자고 하면. 바로 해 줄 텐데... 사실 꿈 생각하면서, 오늘 출근하기 전에 혹시 모르니까 관장도 하고 나왔는데...
"강민이 너, 애널 섹스 좋아해? 나, 나도 해줄 수 있어. 진짜야."
"그걸론 부족하죠. 영상도 찍게 해주고. 밖에서 하자고 해도 받아주고. 그 정도는 되야 생각해 볼텐데."
영선은 갈증에 목이 타들어갔다. 왜 자꾸 거절하는데에! 꾹꾹 저려오는 아랫도리에, 영선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나, 나도. 나도 할게. 나도 강민이 네가 시키는 것, 진짜 다 할게."
"거짓말. 누나 자기 맘에 안 드는 건 안 할 거면서."
"아냐, 진짜야아..."
"그럼. 내가 다른 남자 데려와서 누나랑 하게 하면. 받아줄 거예요?"
영선의 몸이, 상상만 해도 싫다는 듯 움츠러들었다. 눈에 눈물이 살짝 고였다.
"싫어어... 그건 싫어...그것만, 그것만 빼고 다 할게..."
강민도 그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런 억지 주장을 하면 여자는 보통 부끄러워하고, 싫어하고, 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 그 광경이 너무나 흥분된다. 강민의 자지가 바지 아래로 부풀어 올랐다. 영선의 눈이 꾸욱 움직이는 바지를, 흥분에 가득차 추적한다. 두려움과, 흥분.
다른 남자를 데려와도 되냐고 물어봤을때 화를 내지 않았다. 예상보다 저항이 훨씬 약했다. 이 정도면 정말 간절하게 강민을 원하는 듯 했다. 강민도 침을 꿀꺽 삼켰다. 웬만하면 다 받아주겠네.
"그럼 일단, 일어서서 원피스 벗어봐요."
"여, 여기서?"
거실에서 형광등도 다 켜져있는데. 최소한 방 안에 들어가서, 불은 끄고... 하지만 강민이 이마를 살짝 찌푸리자 영선은 허둥지둥 일어났다.
"아, 아냐. 할게. 할게."
그리고 무릎으로 손을 뻗어 원피스를 들어올린다. 허벅지를 지나 골반쪽을 지나가자 가터벨트, 그리고 예쁜 하얀색 속옷이 드러났다.
"오, 누나 오늘 예쁜 속옷 입었네요?"
"그, 그런말 하지 마아..."
뱃속이 뜨거워진다. 마치 불덩이 하나가 자궁 근처를 맴도는 것 같았다. 영선은 빨리 옷을 올렸다. 탄탄한 복근과 세로로 길게 갈라진 배꼽. 그리고 C컵 가슴이 드러났다. 예림이랑 비교했을 땐 훨씬 작지만, 그래도 꽤 큰 편이다. 모양도 예쁘고.
영선이 벗은 원피스를 발 아래에 내려놨다. 강민의 눈이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살피고 있다. 꿈에서나 가능할 줄 알았는데.
"그럼 누나, 이제 팬티 벗어봐요."
영선은 부끄러움과 흥분으로 몸을 떨었다. 아, 이제 정말로. 강민과 할 수 있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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