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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예림이는 처녀가 아니라니까요!-23화 (23/358)

〈 23화 〉 22. 둘이서 같이 샤워하면 뭘 해야할까?

* * *

"오빠, 그렇게 너무 빤히 보면 부끄러워요."

예림이는 몸에 두른 타월을 엉덩이쪽으로 내려 감고 날 보며 웃었다. 파괴력이 강하다... 내가 가슴을 열심히 쳐다볼 동안 얼굴을 폼클렌징으로 씻는다. 청초한 민낯이 드러났다. 그런데 뒤에서 봐도 옆가슴이 보일 정도니, 가슴이 정말 크긴 하네.

"들어갈게요­"

타월을 걸어놓고, 앉아있는 내 다리 사이로 들어와 등을 돌리고 앉았다. 잡티 하나 없는 매끄러운 등판, 운동을 많이 했는지 모양 좋게 올라간 엉덩이. 가느다래서 깨물어주고싶은 목덜미. 그러고 보니 이렇게 느긋하게 몸을 본 적은 없구나.

등 뒤에서 끌어안고 목덜미에 키스하자 예림이가 간지러운듯이 웃었다. 귀 뒤, 어깨, 목덜미. 곳곳에 가볍게 입을 맞추어 가는데 가슴이 콩닥댄다. 이렇게 느긋하게 예림이를 껴안고 있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목에 키스하는 것도 좋네요."

예림이가 몸을 돌리더니, 이번엔 자기가 키스를 시작했다. 욕조에 몸을 기대게 하고 이마, 볼, 목덜미, 눈 밑... 내 얼굴에 전부 도장을 찍어놓겠다는 듯이 쪽쪽 소리를 내며 부드러운 입술로 눌렀다.

그러나 키스를 하고 난 예림은 엄청 심란한 표정이었다.

"강민 오빠, 오빠 제 거죠? 영선 누나랑 바람 안 피울 거죠?"

샤를은 영선 언니의 취향과, 그리고 방금 키스하면서 읽어낸 오늘 아침 사건을 바탕으로 추리했다. 영선언니, 위험한데. 진짜로 강민 오빠한테 사귀자고 할 지도 모르겠어.

강민은 분명 예림이를 좋아하긴 한다. 그러나 샤를은 자신이 진짜 예림이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진짜 예림이와 사귀고 있다면 영선을 쳐다보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난 예림이의 대용품인걸. 그 사실이 샤를의 가슴을 쿡 찔렀다.

아마 예림이와 사귀는 중이었으면 애널 섹스같은 마이너한 취향이 있다는 것도 절대 밝히지 않았을 것이다. 서큐버스니까 괜찮지? 란 마음으로 샤를의 양쪽 구멍을 쑤셔대며 마음대로 다루고, 펠라를 받으면서 유두를 꼬집고, 걸레같은 년이라고 매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난 강민 오빠를 붙잡아 둘 방법이 몸밖에 없는걸...'

샤를은 입술을 깨물었다. 서큐버스라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자신은 튕겨나온 혜성이자 길 잃은 부랑자다.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신세. 언제나 져 줘야 하는 약자. 제발 계약해달라고 애원하고 강민이 벗으라면 벗고, 강민이 인간계를 떠나라고 하면 떠나야 한다.

그래서 영선이 강민을 원한다는 사실이 더욱 불안했다. 만약 강민이 영선 언니랑 진짜로 사귀게 된다면. 사귀지 않더라도 섹스 파트너로 지내다가 정이라도 든다면. 그래서 자신을 쫓아낸다면...

일부러 더 밝게 물었다. 영선 언니랑 안 잘 거지? 하지만 강민의 반응은 농담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어, 글쎄... 잘 모르겠는데... 만약 그런 일이 있으면 둘 다한테 잘 하면 안 돼? 어짜피 예림이 너랑은 지금 맨날 섹스해주고 있잖아."

강민은 가벼운 질문으로 생각하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샤를은 속으로 떨리는 불안을 삼켰다. 그러면서 평온한 척 대답한다.

"무슨 바람 난 남친같은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제가 예림이처럼 해줘, 영선언니도 꿈에서 등장시켜 줘. 애널섹스든 똥까시든 다 해주는데, 너무한 거 아니예요?

게다가 오늘 밤에도, 영선언니가 꿈에서 오빠 원하는 대로 다 해줄건데. 오빠 너무해!"

"에이, 예림이가 나한테 잘 하는 건 알지."

여전히 태평하다. 예림은 입을 열었다.

"오빠..."

오빠, 계약서에 내 허락 없이 다른 여자랑 자지 않는다고 써 주면 안돼요? 라는 말을 하려다가 샤를은 말을 삼켰다. 강제적인 조약으로 묶어놓으면 분명히 정 떨어질거야. 샤를은 애써 웃었다.

"아니에요, 알았어요! 에휴. 내가 다 이해해 준다! 알았어요. 대신 나한테 소홀하면 안돼요?"

샤를은 언제나 져야 하는 쪽이다.

"아, 당연하지. 그리고 영선 누나랑 잘 일이 있겠어?"

아마 거의 99%확률일 텐데. 최대한 미루기라도 해야지. 샤를은 강민을 껴안으며 눈물이 날 것 같은 얼굴을 숨겼다. 따뜻한 물이 찰랑거리고, 쿵쿵 울리는 오빠의 심장소리가 들린다. 가슴 위에 머리를 올려놓고 가만히 들었다.

쿵쿵 소리가 점점 커진다. 예림이 붙어 있으니 떨려서 박동수가 빨라지는 것이다. 쿵. 쿵. 쿵. 심장 소리가 북처럼 울렸다. 몸은 솔직하네. 샤를은 피식 웃었다.

"강민 오빠, 저랑 있으면 떨려요?"

"당연하지. 어떻게 안 떨리겠어?"

샤를은 껴안고 있던 손을 더욱 조였다. 강민이 조심스레 등에 손을 올려 쓰다듬는다. 샤를은 한참 있다가 입을 열었다.

"오빠, 나 사랑해요?"

"당연...당연하지."

샤를은 고개를 들어 강민의 얼굴을 봤다. 얼굴을 빨갛게 붉히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샤를의 마음속에 용기가 천천히 차올랐다. 그래, 사랑한다잖아. 얼굴도 이렇게 빨갛고.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해! 나 없으면 죽고 못 살 정도로 푹 빠지게 만들어 보겠어.

"오빠, 일어나 보실래요?"

샤를은 심란한 마음을 털어내고 웃었다. 다가올 미래의 일은 미래의 내 몫으로 남겨두고! 지금은 인간계 생활을 충분히 즐기며 최선을 다할래! 지금도 오빠 되게 설레하고 있잖아. 나는 걱정하지 않겠어! 난 샤를이고, 자랑스런 챠르쉴라의 동생이자 미치르의 딸이야! 오빠도 결국 내게 반하게 될 걸!

샤를은 꿈 속에서 배우기만 하고, 부끄러워서 한번도 못 한 것들을 강민에게 해주기로 했다. 어차피 남자들은 야한 거 좋아하지?

"여기 비누는 정말 향기가 좋네요."

예림이가 바디샴푸를 짜서 거품을 잔뜩 냈다. 어? 샤워 타월이 있는데. 하지만 나를 뒤돌게 시킨 후 손으로 허벅지부터 꼼꼼하게 닦아준다. 그러자 사타구니의 물건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허리좀 숙여 봐요, 오빠."

예림의 말대로 순순히 허리를 숙였다. 뒤에서 예림이 아­하고 혀를 내밀었다. 혀 위에 바디워시를 살짝 짜내더니 내 엉덩이에 얼굴을 가져다댔다.

"깔끔하게 해드릴게요."

혀에 올라간 바디워시가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며 웅얼거리는 발음으로 말하고, 혀를 세워 내 엉덩이로 침입했다. 혀는 엉덩이 안쪽을 싹싹 청소하고 거품을 잔뜩 낸 손은 불알과 기둥 양 쪽을 미끄덩거리며 어루만진다.

이렇게 양 쪽으로 당해본 건 처음이다. 아찔한 쾌감이었다. 특히 바디워시가 윤활유 역할을 대신해서, 혀가 엉덩이 안을 매끄럽게 움직였다.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아 욕실의 벽을 짚었다.

"기분 좋아요­?"

엉덩이에 혀를 박고 웅얼거리자 혀가 복잡하게 움직였다. 자지가 더욱 빳빳하게 섰다. 혀는 꿈틀거리며 내 안을 닦아주고 손은 부드럽게 불알 뒷편을 쓸어내린다. 왼손 끝은 귀두를 붙잡고 꽉꽉 조였다, 풀었다 하며 흥분시켰다.

천국에 올라와 있는 기분이었다. 예림의 정성스러운 딥키스는 한번도 끊김 없이 이어졌다. 코로 숨을 내쉬어가며, 내 항문에 봉사하는 게 일생일대의 기쁨인 것처럼 쪽쪽 빨아댔다. 항문, 음낭, 귀두... 세 곳을 동시에 공략당하자 머리가 얼얼할 정도였다.

쭈웁, 쭈웁. 거품과 침이 섞여 음탕한 소리를 낸다. 정신이 몽롱했다. 감미로운 비단 이불 속에 싸여 있는 느낌이다. 성감대 세 곳이 부드럽게 자극당하자 사정감이 치솟고 있었다.

"예림아, 나올 것 같아."

그러자 예림이가 자신의 손 위에 불알 주머니를 놓고 부드럽게 굴렸다. 언제쯤 사정할 지 가늠하는 듯. 핥는 듯한 손길을 느낀 음낭이 벌벌 떨렸다. 이런, 나온­

사정하기 직전, 내 엉덩이쪽에서 앞편으로 예림이가 건너왔다. 잔뜩 치솟은 거품투성이 자지를 손으로 당겨 자신의 입까지 높이를 맞춘다. 직전까지 엉덩이에 봉사하던 입으로 내 자지를 삼켰다. 바디워시로 범벅돼서 미끈미끈한 입 속의 상태는 자지가 녹아내릴 지경이었다.

뷰릇, 뷰르르릇­ 걸쭉한 정액이 자지에서 튀어나왔다.

어제 화장실에서 입에 싸낼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게다가 사정이 끝난 후에도, 불알을 쥐고 있는 예림이의 손이 리드미컬하게 움직였다. 부드럽게 쥐어줄 때마다 남아 있는 정액이 요도를 타고 밀려나왔다. 예림이 남은 정액을 짜내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꼴깍 입 안으로 삼켰다. 입 안에 남은 바디워시와 섞여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다.

"하아..하아...그렇게까지 안 삼켜도 되는데..."

"오빠한텐 뭐든 다 해주고 싶어서요..."

예림이는 장시간의 봉사에 제대로 다물어지지 않는 입으로 미소를 지었다. 아헤가오같은 표정이었다. 숨을 제대로 못 쉬어 빨개진 눈가, 벌어진 입. 입 옆에 잔뜩 엉겨붙어서 좆물거품처럼 보이는 바디워시.

이만큼 싸내지 않았으면 바로 또 발기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

입을 헹궈낸 예림이가 곁에 붙었다. 욕조 안은 따뜻해서 노곤노곤해진다. 특히 아까의 양쪽 모두에 봉사하는 격렬한 애무를 겪고 나니 더욱.

"이런 건 어디서 배웠어?"

"...언니한테 말로만 들었어요. 직접 해 본건 처음이라서. 어때요...? 진짜 기분 좋으셨나요?"

강민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석연찮은 표정이었다. 이건 샤를이 배운 건가... 음... 남자한테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사실이겠지?

샤를은 억울함에 얼굴을 붉혔다. 마계에서 창관에 있었지만 직접 남자랑 잔 건 한번도 없는데!! 전부 꿈 속이었는데! 강민의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

"저 진짜 처음 해보는 거거든요!!! 부끄러워도 해줬더니만! 됐어요!!"

오빠 마음에 들려고 잘 해줘봤자 소용없네! 강민은 나가려는 샤를을 말리려고 쩔쩔맸다. 못 믿은게 아니라니까! 나는 아무 말도 안했어! 하지만 삐진 예림을 달래는 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둘은 온수에 삶아지기 직전까지 가서야 욕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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