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니, 예림이는 처녀가 아니라니까요!-10화 (10/358)

〈 10화 〉 9. 아카식 레코드

* * *

"세상에, 여긴 대체 어디야?"

"아카식 레코드. 세상 모든 지식의 보관소. 자의식이 있는 모든 생명체의 기억이 흘러들어오는 곳이죠. 다행히 인간계에서도 연결이 잘 되네요!"

나는 샤를의 말을 귓등으로 넘기며 눈이 휘둥그레져 살펴봤다. 끝없이 들어찬 책, 푸른 빛의 회랑, 바닥에 깔린 비단 융단. 꿈같은 곳이였다. 나는 감탄을 하며 눈 앞의 광경을 살펴봤다.

...도저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광활한 곳에서 내가 원하는 마법을 어떻게 찾아낸단 말야?

"샤를, 여기에서 뭘 어떻게 찾아? 다 둘러보려면 10년은 더 걸리겠는데?"

책장의 끝은 보이지 않고, 도서관 안은 지평선이 보인다. 옆에 있는 사다리를 타고 좀 올라가 봤지만, 올라가는 동안 머리 위로 책장이 더 쌓였다. 2m쯤 올라갔다 포기하고 내려오자, 예림이 내 손을 잡으며 내려오는 걸 도와줬다.

"쓰고 싶은 마법의 종류를 생각하면, 관련된 서적을 여기로 가져다 주는데요. 저는 일단... 면직물 형태 변형 마법좀 찾아 볼게요. 아, 그리고 검색하는 데에도 마나가 드니까요! 조심해서 사용해요!"

하긴, 이런 광대한 도서관에 접속만 해도 마나가 엄청 들 법 했다. 피쳐폰을 사용하던 시절에 인터넷 접속 버튼만 눌렀다 하면 알이 엄청 나가지 않았는가. 마력을 허투루 쓸 수는 없지. 뭘 검색해볼까, 고민하고 있는데 샤를이 한숨을 내쉬었다.

"의복 템플릿이 너무 많아서 통합 팩으로 받으려면 마나가 너무 많이 들어요."

샤를의 설명이 이어졌다. 음, 그러니까. 천을 들고 직조 마법을 사용하면 옷을 만들어준다 이거지. 하지만 브래지어를 만드려면 해당 브래지어의 디자인 탬플릿이 있어야 하고, 드레스를 만드려면 드레스 템플릿이 있어야 하고. 속옷을 만들려면 속옷 탬플릿이 있어야 하고. 통합 팩은 배우는 데 엄청 많은 마나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이 탬플릿 판매자는 낱개로는 엄청 비싸게 받네... 일단은 가사 마법 하나만 배워야겠어요. 제 속옷이 아직 덜 말랐다고 했죠? 건조 마법을 배워야 하나?"

"잠깐만, 우리 집 세탁기엔 건조 기능도 있다고! 굳이 마력을 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다른 걸 검색해보면 어때?"

샤를을 말리며 나도 마법을 검색해봤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금을 만드는 마법.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금술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나! 예림의 말대로라면 여기에서 금을 만드는 마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그렇게만 되면... 알바따윈 그만두고 평생 떵떵거리며 살겠어!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연금술이란 단어를 생각하자마자 몇십개의 책장이 내 눈앞으로 날아왔다. 가득가득 차 있었다. 샤를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연금술 파트는 대부분이 쓰레기 마법밖에 없어요. 사람들 리뷰 봐봐요. 속았다는 것만 가득하잖아요. 저야 마계에서 유명한 마법만 뒤져보고 있으니까 괜찮지만, 강민 오빠는 골라내는 동안 마력 다 써버릴걸요."

아카식 레코드의 인터페이스는 인터넷 상점을 닮아 있었다. 해당 마법을 구매하는 데 드는 가격, 구매한 사람들의 평점, 사용 후기... 후기 하나를 골라 읽어봤다.

이 연금술로 생성된 액체를 만진 삼촌이 얼마 뒤 비소+수은 중독으로 돌아가셨어요. 이 마법의 제작자는 정말 쓰레기같은 놈입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리뷰였다. 그럼, 어디 보자...

"평점 4.5 이상의 연금술 리뷰만 보여줘."

그러자 단 한권만이 남았다. 하지만 예림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봐요. 배우는 데에만 1000에테에, 시동에는 1만에테 이상 들어요. 연금술이란 건 바보들이나 시도하는 일이죠."

1만 에테... 하루 4번씩 섹스한다고 하면 2500일...?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로또가 당첨됐다는 거짓말에 속은 기분이군. 설상가상으로 샤를이 나쁜 소식을 전했다.

"둘러보는 데에만 마력을 다 썼네요... 이런. 접속이 끊기겠네."

뚝. 오래된 TV 화면의 브라운관이 꺼지는 것처럼 세상이 쑥 사라졌다. 검은 허공에서, 앉아있는 침대로. 나는 눈을 깜빡거렸다. 토할 것 같은 기분이 올라왔다. 예림이도 똑같은 걸 느끼는 지 이마를 감쌌다. 한참 후 예림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카식 레코드에 접속해 보신 기분이 어때요?"

"...다음 번엔 마력을 많이 모아서 가보자."

거기에서 마력을 모아오면, 뭔가 엄청난 마법을 쓸 수 있게 될지도? 평소에 판타지 소설을 탐독해 오던 나로써는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다. 뭔가 대단한 마법까진 필요없어! 하지만 은행 잔고 조작이라던가, 누군가 숨겨놓은 물건을 찾는 마법이라던가.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마법이라던가. 그런 게 있다면 인생 피는 거 아냐!

지금 시간은 오전 열한시 반. 알바를 가려면 아직 네 시간은 남았다.

"알바 가기 전에, 마력 채워주고 갈까? 아까 약속도 했으니까."

아직 환한 대낮이지만 뭐 어때. 예림이가 기쁜 듯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바지를 먼저 벗고, 윗도리를 벗으려고 한다. 하복부의 매끈한 라인이 돋보였다. 침을 꿀꺽 삼켰다.

"티셔츠는 입고. 엎드려 볼래?"

예림이가 엎드리자 모양 좋은 엉덩이가 봉긋 솟아올랐다. 내 어깨보다 조금 좁지만,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탄력이 넘쳤다. 지금 당장 삽입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옷장에서 수건을 꺼냈다.

"허리 들어볼래?"

플랭크 자세로 허리를 띄웠다. 그 아래에 수건을 깔고 넓게 펼쳤다. 이제 지금부터 할 플레이라면 침대가 더러워 질 수도 있으니까.

"오빠, 뭐 하려구요?"

대답 대신, 침대 아래의 서랍에서 도구 하나를 꺼낸다. 친구가 예전에 생일선물이랍시고 준 오나홀용 러브젤이다. 예림의 티셔츠를 등 위쪽까지 걷어올리고 엉덩이 위에 듬뿍 러브젤을 짜냈다. 그리고 넓게 펴바르며 엉덩이를 주물렀다. 아래 깔린 예림에게서 가벼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음, 아..."

둥글게 펴바르며, 중간중간 거칠게 엉덩이를 쥐어짠다. 연약한 피부에 금세 새빨간 손자국이 남는다. 엉덩이가 이리저리 모양을 바꾸며 예림에게 쾌감을 전달했다. 눈을 감으며 내 애무를 즐긴다.

"마사지받는 기분이 어때?"

"앗, 응... 좋아요. 좀 더, 허벅지 쪽도... "

엉덩이 주변은 이미 젤로 번들번들하다. 예림이가 목적을 눈치채지 못하게, 허벅지와 엉덩이 전체에 젤을 바르며 목적지에도 살짝 살짝 손가락을 스친다. 하얀 엉덩이 사이의 분홍빛 국화꽃 무늬에 젤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그러자 예림이 뭔가 느꼈는지 불안하게 뒤를 돌아봤다.

"잠깐, 잠깐만요. 강민오빠, 설마..."

말하는 대신 중지를 살짝 항문에 집어넣었다. 예림이가 깜짝 놀랐는지 엉덩이가 움찔 튕겼다. 날 바라보며 당황해 말한다.

"잠깐만요! 여긴 꿈에서도 안 해봤단 말이예요! 그리고 여기로 하려면 관장도 해야 하는데..."

한번도 안 해봤다고? 오히려 좋았다. 그 말을 듣자 머릿속에 피가 확 올라왔다. 그럼 내가 예림이 후장 아다 깨주는 거네? 억지로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너 몸 얻은 지 하루도 안 지났잖아. 아직까지 화장실 한 번도 안 가지 않았어? 그럼 이번이 관장 없이 엉덩이로 섹스할 마지막 기회인 것 같은데."

예림이가 입술을 깨물었다. 너도 알고 있었잖아? 내 야동 취향 중에 절반, 아니 80% 이상이 그쪽인데. 남친 있는 여자가 엉엉 울면서 앞뒤로 범해지는.avi 품번 [avd­942].

"알긴 알았지만... 이렇게 뻔뻔하게, 빨리 요구할 줄은 몰랐어요."

"샤르아이스는 내가 원하는 형태의 성적 만족을 제공한다. 아냐?"

어차피 예림이랑 완전히 같은 존재도 아니고, 거칠게 대해도 거절 없이 다 받아주는 게 서큐버스의 장점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내 온갖 성벽을 받아줘야겠어.

"무릎 꿇고 엎드려."

명령하자 예림은 입술을 꼭 깨물고, 무릎을 꿇고 후배위 자세를 취했다. 엉덩이를 잔뜩 치켜올리고 상체는 침대 바닥에 딱 붙듯이 엎드렸다. 손 위에 머리를 얹는다.

그러고 보니 아다 여친 특징이 후배위할 때, 허리를 안으로 말지 않고 밖으로 마는 게 특징이랬지.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있으면 더 아픈 지도 모르고. 그런 점에서 예림의 자세는 완벽에 가까웠다. 남자를 받아들일 때 아프지 않고 기분 좋게 하기 위한. 꿈 속에서 많이 봤나보네.

뭐, 이 정도로 익숙하면 내 맘대로 해도 되겠지. 러브젤을 좀 더 짜 자지에 처덕처덕 발랐다. 가지처럼 두껍고 흉악한 물건에 끈적한 윤기가 더해졌다.

예림의 뒤편으로 다가가, 나도 무릎을 꿇고 허리 높이를 조정했다. 자지 끝 부분을 후장에 살짝 갖다대 조준을 끝내고, 허리에 힘을 줘 천천히 밀어넣는다. 엎드려 있는 예림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힘이 잔뜩 들어간 괄약근의 반응으로 보아 엄청 긴장한 듯 했다.

자지의 끝 부분이 겨우 2cm쯤 들어갔을까, 예림이 고통에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뱃속에서부터 짜내는 듯하다.

"오빠... 바로는 안 돼요... 일단은... 손가락으로 풀어주세요..."

하지만 흥분으로 가득찬 나에게는 짜증만 날 뿐이었다. 빨리 쑤셔서 엉엉 울게 만들고 싶은데. 엎드려 있는 예림이를 타박했다.

"왜. 어짜피 너 서큐버스잖아. 이런거 좋아하는 거 아냐?"

"그게 아니라...진짜로 아파서... 그래요..."

깜짝 놀라 예림을 보자, 눈꼬리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미안, 미안..."

순간적으로 정신이 확 들었다. 내가 대체 뭐하는 짓이람. 자지를 빼고 예림의 옆에 누웠다. 달래 주려고 키스를 하자 눈물 맺힌 눈으로 나에게 키스해 왔다. 한참 혀가 얽히다가 예림이 얼굴을 뺐다.

"미안. 내가 너무 급했지. 이건 다음에 준비되면 하자."

그러자 예림이 고개를 흔들었다. 손을 뻗어 베개를 끌어당겼다.

"어차피 나중에 하려면 관장도 해야 하니까... 그리고 약속했잖아요. 오빠가 원하는 건 정말 뭐든 해주기로. 침대 아래로 내려가봐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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