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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예림이는 처녀가 아니라니까요!-5화 (5/358)

〈 5화 〉 4. 섹스할때 좀! 부끄러워 하라고!

* * *

머릿속에 용암이 끓는 것 같다.

예림이가 좁은 아랫도리를 유지하겠다고, 자기가 아프지만 참아보겠다고 말했을 때부터 극도로 흥분했는데, 자길 더 괴롭혀 달라니.

이번에는 일부러 끝까지 삽입하지 않고, 물건의 절반 정도만 넣었다가 뺐다가, 입구 부분에서 열심히 장난을 쳐 봤다.

"아으, 아아아... 오빠. 저 죽어요."

예림이의 손이 꼭 조이며 나를 더 강하게 안았다. 안으로 더 깊숙이 박아 달라며 나를 잡아당겼다.

"좋아? 예림아, 이렇게 두꺼운 걸로 박히니까 아주 질질 싸네."

예림이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내 부랄 아랫 부분까지 애액으로 젖어 흥건했다. 미끈미끈한 속살을 즐기며 깊숙이 쑤셔넣고 좌우로 허리를 비볐다.

"하으으! 오빠, 오빠, 오빠...! 아픈데...진짜 너무 좋아요... 더 세게, 더 세게 해주세요!"

마스카라가 뭉개진 눈으로 날 쳐다보며, 빨간 입술에서 애달프면서도 달콤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전남친들이 자주 안해줬나봐? 겨우 이 정도로 좋다고 하고."

아까 샤를이 말해준 예림의 남성 편력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생각을 지워버리려 이를 악물고 뿌리까지 집어넣었다가, 귀두까지 빼냈다가 다시 박는다. 격렬한 2행정 피스톤처럼 허리를 움직이자 예림의 검은 눈동자가 몽롱하게 변하며 눈꺼풀 위로 들려올라간다.

"아, 오빠, 오빠, 저 가요! 아으, 아아아아!"

박은 지 1분정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예림이는 벌써부터 눈을 뒤집고 가벼운 절정의 언덕을 넘었다. 허리를 덜덜 떨며 예림이 외쳤다.

"오빠, 오빠. 좀 더. 좀 더 해주세요!"

아마 진짜 예림이었다면, 여기서 잠깐 멈춰달라고 했겠지. 아무리 남자 경험이 많아도 간 직후에 좀 더 섹스해달라고 하겠어?

갑자기 머릿속이 차가워진다. 이건 예림이가 아니라 예림의 모습을 한 음마일 뿐이다.

내가 허리를 멈추자, 샤를이 의아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샤를, 너는 좀 참을 줄도 알아야 해. 너무 야하게 굴면 설 것도 안 선다니까."

자지는 바짝 서 있으니 설득력 없는 소리다. 하지만 내가 샤를이라고 부른 이유는 가벼운 시위다. 너는 예림이가 아니지만, 그래도 예림이인 척이라도 해보지?

그러자 샤를이 손을 뻗어 내 볼을 감쌌다. 그리고 내 뺨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오빠는 여자를 모르면서, 왜 그렇게 환상을 가져요?"

그리고 스스로 허리를 조금씩 움직였다. 자지가 손으로 주물러지는 것처럼 꾹꾹 사방에서 압박을 당한다.

"예림이는요... 한번 가는 걸론 만족 못하는 개변태예요... 오빠. 좀 더 쑤셔 주세요. 아프지만 엄청 기분 좋아요..."

제기랄! 끝까지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허리를 깊숙이 넣고 맷돌처럼 허리를 돌리자 찔꺽거리는 상스러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예림이는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좋아 죽겠다는 감창 소리만 더 질렀다.

맨 처음에 아프다고 할 때는 되게 흥분됐는데, 예림이가 한번 가고 나니 아프다는 소리조차 하지 않는다.

"오빠, 더 세게! 더, 더!"

예림이 눈을 감고 신음을 흘린다. 야하긴 하지만, 뭔가... 팍 식네...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고는 있지만 빨리 싸고 끝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기분이 싫은 건 아니다. 분명히 좋긴 한데 더 꽁냥꽁냥 하는 분위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이건 내가 생체 딜도가 된 기분이다.

아무래도 계속 같이 있게 된다면, 연기 제대로 하기 조항이라도 계약서에 넣어야겠어... 란 생각을 하며, 피치를 올렸다.

"으윽..."

입에서 신음이 나왔다. 가기 직전의, 척추에서 뇌를 타고 오는 쾌감. 소름이 돋듯 허리 위로 전기가 통한다. 내가 싸기 직전이라는 걸 깨닫자 예림이가 내 허리를 꽉 붙들고 아랫배를 밀착했다.

"오빠, 안에, 안에 싸 줘요!"

울컥, 울컥. 요도를 타고 정액이 쏟아져 나온다. 흠뻑 젖은 예림의 질 안에 액체가 더해지는게 느껴졌다.

"후우...후우..."

다리가 저리다. 안 쓰는 근육을 처음 써 봐서 그런가? 질내에서 성기를 빼내고 침대에 눕자 땀이 흐르고 몸이 후들거렸다.

아, 그러고 보니 잠자리에서 매너있는 남자는 휴지로 닦아주고 좋았다고 이야기해 주는 게 매너라고 했지.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의 휴지를 몇 매 뽑아 예림에게 다가갔다.

"예림이 넌 괜찮아?"

예림이는 힘들어하는 것처럼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혀는 맛있는 것을 먹은 것처럼 윗입술을 날름날름 훑고 있었다.

연기좀 더 잘할 수는 없어? 갑자기 확 깨네! 뭔가 사기당한 기분이야... 휴지로 닦아나 줘야지.

"이걸로 좀 닦아."

그러자 예림이 내 손을 매몰차게 탁 쳤다. 그리고는 사타구니에 자신의 손가락을 가져다대고 꾹 눌렀다. 심지어 계속 여운을 즐기려는듯 손가락을 살짝 집어넣고 위아래로 쓰다듬었다. 이쯤 되면 물구나무도 서겠군. 이런 젠장.

섹스 후 남자가 상처받지 않게 하는 행동 목록같은 건 없나... 그런게 있으면 이 서큐버스에게 보여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다, 갑자기 전화벨이 징징 울렸다.

[ 레온PC방 매니저 전영선누나 ]

잠깐, 지금 몇시지? 시계를 본 나는 경악했다. 벌써 세시 15분이라고? 출근 전에 딸딸이나 한번 치고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나타난 샤를 때문에 한시간 십오분동안 뒹군 것이다.

전화를 받기 두려워 거절 버튼을 누르고 바로 톡을 보냈다.

['ㄴ나 지금인남여 바로 갈게여']

1 표시가 사라지고 분노에 가득찬 대답이 돌아왔다.

['5분. 늦으면 바디블로 꽂는다?']

아, 진짜 망했다. 이 누나가 지각 제일 싫어하는데. 왜 하필 오늘 내 뒷타임인거야. 나는 헐레벌떡 티셔츠를 껴 입었다. 땀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만 샤워할 시간따윈 없다.

"좆됐다! 야, 샤를. 나 일하러 갔다 올게! 넌 뭐, 어떻게 할거야?"

그러자 샤를이 손을 휘휘 저었다.

"아, 잠시 전 마계로 돌아갔다 올게요. 언니한테 인간이랑 계약을 맺었다고 인사도 하고. 짐도 좀 챙겨 올테니까. 오늘 밤에 다시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요!"

예림이 내 사타구니를 쳐다보며 음흉하게 웃었다. 좀 청순한 척좀 해주면 안되나? 그러면 나도 훨씬 흥분될 텐데.

그런데 잠깐, 뭐지? 계약서에는 인간계에 머무를 권리를 얻는다고 했는데. 그게 내 집을 이야기하는 거야?

하지만 그걸 따지기에는 지금 알바에 늦은 게 더 급했다. 제기랄, 매니저 누나가 나한테 개지랄할텐데!

"일단 알바 갔다 와서 이야기할게!"

나는 손을 흔들고 집을 나섰다. 마계에 어떻게 가는 지 궁금하긴 하지만 어짜피 가끔 볼 수 있을 텐데.

그리고 같이 살면... 음... 좋잖아. 근데 원룸에서 침대랑, 이불이랑...식비는 어떻게 하지? 밥을 먹긴 먹나? 정기만 먹고 사는 건가?

PC방까지 자전거를 미친듯이 밟으면서도 머릿속은 샤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찼다. 운전도 개판으로 하다가 배불뚝이 회사원을 횡단보도에서 쳐 날려버릴 뻔 했다. 아저씨의 욕설이 들려왔지만, 그래도 영선 누나보단 덜 무섭지.

4층 계단을 엘리베이터로 타지 않고 허겁지겁 뛰어 올라가자, 입구에 심기 불편해 보이는 여성 한명이 나를 쏘아봤다.

"너 내가 지각만 하지 말라 그랬지."

숏컷에 금발로 탈색한, 톰보이 느낌의 미녀. 아디다스 저지와 트레이닝 복. 어깨에 걸쳐맨 큰 보스턴 백. 러시아의 동네 양아치를 생각나게 하는 패션이다. 문제는 이 양아치의 괴롭힘 대상이 나라는 거지만.

"죄송해요 누나."

내가 머리를 숙였다. 누나가 내 팔뚝에 가볍게 훅을 날렸다. 퍼억 소리가 크게 나고, 나는 고통이 올라오는 팔을 붙잡고 신음소리를 냈다.

"엄살은."

엄살이라니! 지금 스텝 밟으면서 허리 회전까지 더했잖아! 전국대회 우승자 출신이 이렇게 폭력을 막 써도 되는 겁니까?

내가 항변을 하자, 인상을 팍 찌푸리며 내 머리에 딱밤 한대를 더 날렸다. 호두가 쪼개지는 소리가 났다. 눈물이 핑 돌았다.

"누나 운동 가야 하는데 늦었잖아. 좀 성실해서 좋게 봐줄라 했더니, 꼭 이렇게 실망을 시켜야겠어?"

아니, 미안하긴 한데 이렇게 두들겨 팰 것까진 없잖아요! 내가 허리를 숙이고 아픔에 몸부림치는데, 누나가 내 머리를 툭툭 쳤다.

"너 씨바 머리에 까치집 이거 뭐야. 엉? 알바가 아주 그냥 장난이지?"

영선 누나가 내 귀때기를 잡고 쭈욱 당겼다. 아파파파파! 예림이랑 섹스하면서 침대를 이리저리 굴렀더니, 머리가 뒤지게 헝클어졌다. 아픔에 비명을 지르자 급식 잼민이들이 이쪽을 보며 낄낄 웃었다.

부끄러움에 얼얼한 귀때기를 잡고 눈물을 글썽거리자, 영선누나가 한숨을 푹 쉬더니 가방에서 뭘 꺼냈다.

"야, 이거 줄테니까 가서 머리 감고 일해. 쓰고 나면 빨아서 갖고와. 나 간다. 시재는 맞춰봤으니까 한번 더 맞춰보고. 안맞으면 연락하고."

두툼한 타올이 내 손에 쥐어졌다.

누나는 내게 타올을 던지고 성큼성큼 가게 밖으로 나갔다. 성격은 좀 지랄맞지만, 그래도 속마음은 착한 편 아닐까?

맘에 안 들면 두들겨패는 손버릇도 나쁘고, 가끔 운동용 스포츠브라만 입고 일해서 눈길을 어따 못 두게 하는 것도 나쁘고, 술버릇도 나쁘지만, 그래도 착한... 아니, 이 정도면 나쁜 사람인가?

"씨바...오천원 비잖아..."

역시 나쁜 사람이다. 내 개인적인 추정으로는 뭔가 삥땅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사람이 뒤지게 빡대가리가 아닌 이상 시재 계산을 어떻게 매번 틀리지?

돈이 궁한가? 나는 뻘생각을 하며 손님이 나간 자리의 키보드를 빡빡 닦았다.

'근데 마계는 대체 어떻게 가는 거지?'

혹시나 해서 나무위키를 켜고 마계 항목을 쳐 봤다. 항목 하나가 눈에 띄었다.

[ 지옥의 입구 ]

흠. 뭔가 흥미로운 제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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