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 3. 서큐버스도 괴로워하는 대물
* * *
"오빠 되게 부자인가봐요. 어디 영주 아들이라도 돼요?"
영주? 뭐지? 삽입하려던 걸 멈추고 내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예림이 이불을 만지작댔다.
"보통 이런... 깃털을 쓴 이불은 평민들은 못 쓰는 거잖아요."
평민이라니. 재수없는 부잣집 아가씨가 쓸 법한 단어다.
하지만 영주란 단어는? 영주가 있던 건 중세시대 이야기 아닌가?
그러고 보니 아까... 인간계에 오는 게 오랜만이라고 했던가??? 잠깐. 이 악마 도대체 몇 살이야? 내가 막 600살 넘는 할머니하고 섹스한 건 아냐???
불길한 마음을 꾹꾹 누르며 질문했다.
"혹시 너...몇년도 생이니?"
"마계력 말고, 예수 태어난 거 기준으로 하면..."
머리가 띵해졌다. 예수... 예수 태어난 거 기준이래... 씨발... 내가 그럼... 혹시 2000살 가까이 먹은 악마랑 한겨? 외모는 젊으니까 상관 없나? 취향인가?
예림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당당하게 외쳤다.
"2001년 1월에 태어났으니까... 20살 조금 넘었네요!"
깜짝 놀랐네! 나보다 두 살이나 어리잖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다가 이상한 걸 느꼈다. 영주와 평민을 이야기하면서 스물 한살밖에 안 됐다고? 마계에서 대체 뭘로 사회 공부를 한 거지?
알고 있는 정보의 편차가 엉망진창이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발기는 이미 풀려버렸다. 대신 마계라는 곳에 흥미가 생겼다.
"혹시 말야, 그...마계...라고 하나? 거기에서 인간 사회를 배울 때, 뭘로 배워? 한국말은 또 언제 공부했고?"
그러자 예림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누구한테 배운 적은 없어요. 영주랑 평민은 옛날 소설 읽어서 알고 있는 거구. 한국말은 게이트를 넘어올 때 마력을 내고 언어 습득한 거에요."
호... 게이트라... 신기한데? 내가 예림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자 예림이 신나서 말했다.
"그래도 저, 소설 보면서 인간계 공부는 많이 했어요! 리어 왕이란 소설에서 그러더라구요! 돼지치기들은 돼지랑 같이 자고. 헛간에서 뒹굴고. 지푸라기를 덮고 잔다고요. 평민도 밤중엔 불도 못 켜고, 촛불은 아까워서 못 쓴다구요.
저도 그거 보면서, 인간도 악마랑 다를 게 없네. 그랬거든요. 저같은 하급 악마들은 촛불도 없어서, 해 떨어지면 아무것도 못하거든요.
근데 강민 오빠 방은 촛불이 몇십개는 있는 걸 보니 완전 부자죠? 그렇죠?"
예림이 자기가 땡잡았다는 듯이 웃으며 내게 기대왔다. 음, 어, 설마 얘가 계약을 서두른 게... 이런 이유도 있는 건가? 내가 부자처럼 보여서?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몰라서 머뭇거리자 예림이 이불을 끌어올리며, 같이 누웠다. 내 팔에 달라붙어 빤히 나를 쳐다봤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요새는 그, 평민도. 다 이런 집에 살거든? 혹시... 네가 읽던 소설이랑. 지금이랑 몇년 차이가 나는 지 알고 있니?"
예림이가 눈을 깜빡였다. 틱톡에 나오는 예쁜 모델이 눈을 깜빡이는 것 같다. 순진무구한 예림의 대답이 돌아왔다.
"차이가 많이 나나요?"
나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글로만 인간 사회를 배웠는데, 그게 자그마치 600년? 전이라... 조선 시대 사람이 현대로 타임슬립을 한다면 뭐부터 설명해야 하지?
일단 휴대폰을 켜서 리어 왕을 검색해 봤다. 셰익스피어가 썼다는 건 알고 있고, 시대는 1600년이라. 400년 전이었군.
"일단... 리어 왕이 400년 전의 소설인데. 일단 왕이라던가 영주가 사라진 지는 한... 200년 됐나?"
하지만 예림의 정신은 리어 왕이 아니라 내 휴대폰을 향해 있었다. 예림이 손을 뻗어 화면을 쭉쭉 내리며 탄성을 뱉었다.
"이건 뭐에요? 마법? 책?"
확대도 해보고, 다시 줄여보며 샤를이 정신없이 쳐다봤다.
"아티팩트인가? 팔란티어?"
이러고 있으니 예림이 아니란 건 확실히 알겠네.
"이건 휴대폰이라는 건데...멀리 있는 사람과 이야기할 수도 있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동영상을 볼 수도 있고."
예림이 인터넷이 뭔지 설명을 요청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어... 월드 와이드 웹?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손을 허공에 휘휘 젓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누워 버렸다.
에휴. 그냥 말을 말자. 내가 데리고 다니면서 알려 주는 게 낫겠지.
"그냥 내가 차차 알려줄게."
근데 얘는 어디 묵으려나? 악마도 밥을 먹나? 내가 궁금증이 너무도 많아 말을 잃자, 예림이 내 허리에 손을 두르고 나를 꼭 껴안았다. 부드러운 허벅지의 감촉이 그대로 느껴진다. 금방이라도 발기할 것 같군.
예림이 그걸 느꼈는지, 내 사타구니 사이로 손을 가져가 음낭을 손으로 살살 쓰다듬으며 내 귀에 속삭였다.
"사실 저 인간을 보는 것도, 인간계에 오는 것도 처음이예요. 그래서 게이트에 뛰어들 때 걱정 많이 했거든요."
걱정할 게 뭐가 있지?
"마녀사냥꾼이 함정을 파 놓은 거라던가, 성당기사단한테 잡히면 큰일난다던가. 제 할머니도 자기 할머니한테 들은 거라고 하면서, 저한테 겁을 진짜 많이 줬어요. 인간계로 가면 조심하라고."
아니, 대체 몇년 전의 이야기야? 마녀 사냥? 성당 기사단?
"근데 언니가, 게이트가 보이면 무조건 뛰어들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말했거든요. 우리 같은 하급 악마들이 팔자 피려면 그것밖에 없다고. 어디로 가든 여기 마계보단 낫다고 그랬는데."
예림이 내 가슴쪽으로 고개를 숙여, 내 유두를 천천히 혀로 핥았다. 간지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서 손은 기둥을 잡고 위아래로 살짝 움직였다.
내 분신을 완벽하게 키워놓고 예림이 침대에 누워 다리를 M자로 벌렸다. 검은 민소매 터틀넥 스웨터 아래로 새하얗고 길쭉한 다리가 보색대비를 이루고, 거기에 사람 손을 한 번도 탄 적 없는 것처럼 깨끗한 선분홍색 보지가 포인트를 더한다.
"친절한 분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유혹하는 웃음을 지으며, 촉촉이 젖은 백보지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벌렸다. 양쪽 둔덕을 벌리는 손톱 위에 손질된 네일아트가 눈에 띈다.
"인간계로 넘어오면서 제가 모았던 마력을 거의 다 써버렸거든요? 한 번 섹스한 걸로는 턱없이 부족한데. 오빠도 아직 많이 쌓였잖아요?"
나는 홀린 듯 예림의 다리 사이로 몸을 겹쳤다. 예림이 내 다리 사이의 물건을 보고 침을 꼴깍 삼켰다.
솔직히 나조차도 무서울 지경이다. 아까 중지와 엄지로 살짝 감싸봤는데, 손가락이 한참 부족했다. 골프공도 중지와 엄지로 다 잡혔는데, 이건... 숫제 보온병처럼 길고 두툼했다.
예림이 섬섬옥수를 뻗어 내 거시기를 부드럽게 감쌌다. 한 손으로 기둥 밑을 잡고, 다른 손으로 중간을 잡아도 귀두가 불쑥 튀어나오는 흉악한 크기다.
예림이 떨리는 손으로 귀두 끝을 자신의 보지 끝에 가져다댔다. 촉촉이 젖은 보지의 습기가 마른 선단 끝으로 옮겨온다.
나사의 끝에 기름칠을 해 들어가게 쉽게 만들듯, 자지를 보지로 오물오물 삼켰다가 천천히 빼낸다. 귀두만 삽입했는데도 예림이 허벅지를 부들부들 떨었다.
"잠깐만요... 저도 이 마법을 걸고 해보는 건, 처음이라서..."
제기랄, 아까까지 여유 넘치게 반응하던 예림이가 이렇게 소심해지다니. 머릿속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것처럼 흥분이 타올랐다.
자지를 움켜쥐고 있던 손을 거칠게 치워버리고, 한 번에 거의 뿌리 부분까지 강하게 쑤셨다.
불기둥을 꽂아넣자 예림이 이를 까득 소리날 정도로 깨물며 허리를 뒤틀었다. 쾌감이 아니라 고통 때문이었다.
"아, 아파요! 강민 오빠, 제발, 조금만 천천히!"
예림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눈가의 마스카라가 살짝 번져서 검은 액체가 눈 밑으로 살짝 흘러내린다. 망가져가는 예림의 얼굴 화장을 보고 있자 가학적인 감각이 솟아올랐다.
빌어먹을, 아까 예림이 혼자 좋아서 흥분할 때보다, 두 배는 짜릿하다. 순식간에 몸 끝으로 피가 더 몰렸다.
더 굵어진 자지를 느낀 예림이의 보지가 꽈악 하고 오므라들었다. 촉촉하고 아플 정도로 꾹꾹 조이는게, 사이즈가 세 사이즈는 작은 오나홀에 성기를 집어넣고 있는 기분이었다.
"넓이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긴 하지만... 오빠는 좁은 게 훨씬 기분 좋겠죠? 아프지만... 제가 좀 참아 볼게요."
그 말을 들은 내 아랫도리는 폭발 직전이었다. 뒤로 허리를 쑥 뺐다.
아까보다 훨씬 많이 뺀 것 같은데도, 아직 자지의 절반이 예림이의 안에 들어가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귀두가 보지 끝에 걸릴 때까지 좀 더 뺐다.
거의 뱀 한마리가 빠져나오는 수준이네! 나는 내 자지에 감탄하며 깊숙이 안으로 찔러넣었다.
"히이이이이잇!"
예림이의 비명에 가까운 신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내 등을 안고 있던 손이 오므라들며, 손톱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아파라!
몸을 숙여 예림의 귓가에 속삭였다.
"예림아, 손톱 세우지 마. 깍지 끼고 있어."
"네, 네. 오빠. 죄송해요..."
고분고분하게, 물기 섞인 목소리로 사죄를 한다.
죄송하다고 하며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고, 터틀넥 스웨터를 들어올려 배가 나오게 한 다음 내 배에 맞댄다. 피부가 쓸리며 쾌감이 증대된다.
손톱자국을 낸 손에게는 벌을 주겠다는 듯, 깍지를 꼭 끼고 내 등뒤에서 맞잡았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며 애원했다.
"오빠...오빠 쑤시고 싶은 만큼 쑤셔 주세요... 예림이 엉망으로 뭉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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