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화 〉 1. 이거... 잘 한 짓일까?
* * *
"결정하기 그렇게 어려워요?"
예림이 손목을 잡아끌어 나를 침대로 넘어뜨렸다. 힘은 약했지만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예림을 위에서 덮치는 형태로 넘어지자, 내뱉는 숨이 느껴졌다. 달콤한 과일 같은 냄새. 예림과 이렇게 가까이에서 오래 있던 적은 처음이다.
그녀가 내쉰 숨이 부드럽게 내 턱을 간질였다. 새빨간 입술이 열리고 질문했다.
"결정하기 힘들면, 좀 도와드릴까요?"
예림이 자신의 입술 주변을 혀로 쓰윽 핥았다. 입술을 촉촉하게 할 필요가 뭐가 있지? 키스? 키스인가?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내 예상은 와장창 무너졌다.
그녀는 내 허리에 손을 올리더니, 바지를 쑤욱 내렸다. 속옷까지 한꺼번에 내려가며, 내 주니어가 바지에 한번 걸렸다가 힘차게 튀어올랐다.
"말은 싫다고 해도 몸은 정직하네요?"
"아니, 잠깐만, 갑자기 바지를 벗기면 어떻게 해... 일단은, 단계라는 게..."
그녀는 말을 듣지 않고 내 아랫도리 쪽으로 스륵 내려갔다. 얼굴이 아랫도리 앞까지 다다르자, 잔뜩 흥분한 자지의 끝에 살짝 키스를 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자극이 닿자 거시기가 아플 정도로 부풀어 올랐다.
"오빠는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계세요. 저도 직접 펠라치오를 해 보는 건 처음이라..."
엎드린 자세 그대로 있자, 예림이 입을 살짝 벌려 양물을 삼켜 갔다. 이빨은 닿지 않고 도톰한 입술만 성기를 자극하며, 그대로 뿌리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침을 듬뿍 발라가며 위아래로 천천히 왕복한다. 처음 겪어보는 자극이 너무 강하잖아! 나는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은 사정감을 간신히 진정시켰다.
"이제 저 그냥 보내면, 후회할 것 같지 않아요?"
사까시를 멈추고 다시 올라온 예림이 배시시 웃으며 나에게 물어봤다. 입가의 립스틱이 옆으로 살짝 번져 있는 게 엄청나게 야했다.
"그쵸? 저 안 보낼 거죠?"
내가 아무 말 못하자 예림이 자세를 바꿨다. 나를 눕게 하고, 자신은 내 발치에 무릎을 꿇은 후, 펠라치오할 때 걸리적거리는 머리를 쓸어 올려 귀 뒤로 넘겼다. 그리고 밝은 웃음.
저 모습은 정말... 예림이랑 꼭 닮았네...
예림은 나와 눈을 마주치며 내 허벅지 주변에 쪽쪽 키스를 했다. 살짝살짝 빨아들이며 무수히 립스틱 자국을 남긴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다시 펠라치오를 재개한다. 살짝 치뜬 눈이 나와 마주치며 성감을 더한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혀로 귀두와 기둥 사이의 혈관을 혀로 쓱쓱 쓸었다가 요도 끝에 혀를 살짝 찍거나. 사정감이 급하게 올라왔다.
"입에 싸는 건 아깝잖아요, 안 돼요."
가기 직전, 예림이가 입을 떼며 살짝 웃었다. 입술과 귀두 사이에 끈적한 침이 늘어져 다리를 만들었다. 예림이 가녀린 손으로 슬쩍 훔쳐,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남김없이 삼켰다.
제기랄, 이건 악몽이야! 예림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음란녀일리가 없잖아!
"오빠는.. 섹스할 때도 윗옷은 입는 거 좋아하죠?"
예림이가 터틀넥을 벗지 않고 배꼽이 드러날 정도로만 걷어 올렸다. 오목하게 파인 배꼽, 가느다란 허리. 그리고 그 아래로, 맨들맨들한 음부... 어...? 털이 없다고?
"잠깐, 천연이겠지...? 그치?"
"음? 아뇨. 진짜 예림이는 전남친이 털이 없는게 느낌이 좋다고 해서 왁싱했어요. 해보고 나니까 진짜 편해서 계속 하고 있는 건데?"
알고싶지 않아! 게다가 왜 기승위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건데! 난 정상위가 좋은데!
"아, 정상위도 좋긴 한데. 처음엔 제가 위에서 움직이면서, 알아서 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예림이 조심스레 내 위로 올라탔다. 허리를 한번 움직여서 자신의 음부를 내 자지에 맞추더니, 망설임 없이 쑤욱 내렸다.
"하으으읏...아..."
나는 내 분신이 예림이의 안으로 들어가는 걸 바라보며, 슬픈 기분이 들었다(물론 자극은 좋긴 했다).
엥, 근데. 피가 나고 있다. 뭐지? 결합부에 거품 낀 피가 보인다. 잠깐, 악마라며? 뭐지?
그러자 예림이가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말했다.
"저, 제가 사실은. 남자들에게 야한 꿈만 꾸게 해줬지. 진짜 몸으로 섹스해 보는 건 처음이거든요.조금 아프긴 하네요."
엥? 그럼 이건 처녀인가, 비처녀인가? 심, 기, 체중 기가 비처녀면 완벽한 처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반쯤 처녀? 아니, 근데 처녀막을 이렇게 아깝게 깨도 되는거야??
"원하시면 나중에 또 만들 수도 있어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악마는 악마구나. 하지만 지켜보고 있자, 첫경험이라고 하기엔 이 서큐버스는... 너무 능숙하다.
내 상상 속의 예림과는 너무나 다르다. 예림이는 조신하고, 불 켜져 있으면 부끄럽다고 얼굴을 가리며 불좀 꺼달라고 하고, 아프다고 천천히 좀, 길고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승위로 처녀 상실 후 혼자 허리를 돌리다니! 나는 밝히는 여자는 싫다고! 내 취향을 제대로 읽은 거 맞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분신은 빳빳히 서서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예림(이라고 주장하는 서큐버스)의 안은 오나홀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게 기분이 좋았다. 섹스보다 손으로 하는 딸딸이가 훨씬 기분 좋다는 말은 다 거짓말인가?
'...아니, 근데 내 취향대로 해 준다고 하지 않았나?'
아주 자기 혼자만 즐기고 있지? 나도 뭔가 해 주지! 내 성적 취향은 상대가 울듯 말듯 괴로워 하는 게 취향이다.
예림이 혼자 들떠서 A부터 Z까지 다 해주는 게 편하긴 하지만, 정서적 만족감이 덜하다. 야동을 보면 기승위 자세에서 남자가 움직이면 여자가 괴로워 하던데. 예림이가 허리를 돌릴 동안 나도 거기에 맞춰 하반신을 돌려 봤다.
"오빠, 움직이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한다니까..."
이러어어언 망할 년이! 예림이는 그런 여자가 아니거든! 이 음란녀를 헐떡거리게 해 주지!
이를 꽉 깨물고, 예림의 허리를 강하게 껴안아 내 아랫도리에 음부를 딱 밀착시켰다. 그리고 강하게 힘을 줘 좌우로 허리를 흔들자, 맨들맨들한 외음부와 클리토리스가 내 까슬까슬한 아랫도리에 비벼졌다. 예림이 달콤한 비명을 내질렀다.
"아우우, 오빠, 좋아요...아... 좀 더 세게 찔러 줘요!"
예림이 자신의 새하얀 엉덩이를 더 강하게 내리눌렀다. 그리고도 모자라 가슴을 내 몸뚱이 위에 겹친다. 몸 위에 난 땀이 예림의 검정 터틀넥에 스며들었고, 딱딱한 감촉이 나를 짓눌렀다.
'아직 브라를 차고 있었나?'
예림이 아랫도리를 비비며 쾌락을 탐할 동안, 나는 손을 뻗어 등 뒤로 집어넣어 브래지어를 푸려고 시도했다. 손가락이 등을 스치는 게 간지러운지 예림이 키득거리며 웃었다.
'아다처럼 보이지 않는 법 한 손으로 브라자 풀기...랬지.'
한 손으로 후크쪽을 휘적휘적 저어봤지만, 한쪽만 풀린 후크가 이상하게 얽혔는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기랄, 동정 취급 받긴 싫은데!
예림이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아랫도리는 계속 움직이며 자극을 찾고 있다.
"오빠, 오빠 처음인거 다 알거든요. 기억 안 읽었어도 이 정도면 알겠네."
예림이 등 뒤로 양 손을 넣고 조심스레 후크를 풀었다. 검은 레이스 브래지어가 침대 밖으로 떨어지고, 묵직한 가슴이 출렁거리며 내려왔다.
내 머리 옆에 손을 기대고 가슴을 눈 앞에 들이밀자, 가슴 옆으로 결박당한 듯한 브래지어 자국이 내 눈길을 끌었다. 하얀 피부에 연분홍빛 브라 자국, 그리고 앙증맞게 올라와 있는 유두까지. 정말 완벽한 형태의 가슴이었다.
"가슴도 같이... 괴롭혀 주세요."
부끄러워하는 연기는 정말 엉망이지만, 대사 내용 자체는 괜찮군.
가슴 위쪽까지 걷어올려진 검은 터틀넥 아래로 흰 피부가 대조를 이뤘다. 밤하늘에 뜬 달처럼... 양 손을 올려 부드럽게 쥐어봤다.
유두를 손가락으로 살짝 꼬집자 예림이 허리를 부들부들 떨었다.
"아, 오빠, 좋아요... 좀 더 세게 해도 괜찮아요."
유두를 양 쪽으로 굴려 주자 예림이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허리를 더 강하게 찍어댔다. 흥분이 극에 달한 듯 했다. 좀더 세게 쥐었다가, 살짝 쥐었다가. 손 가득 차는 부드러운 감촉에 나도 더욱 흥분이 올랐다. 금방이라도 쌀 것 같았다.
"오빠... 갈 것 같죠? 안에다 싸도 괜찮은데...!"
잠깐, 안에다 싸도 된다고? 임신할 지도 모르는데? 눈 앞의 예림이가 악마라는 사실은 그 때 까맣게 잊어버렸다. 질싸하면 좋됀다, 라는 학교 선배들과 무수히 많은 매체에서 본 교육자료가 내 머릿속을 헤집었다.
'질싸는 안 돼!'
싸기 직전 좆을 빼내려고 하자 예림이 기겁하며 위에서 나를 엉덩이로 꾸욱 눌렀다.
"아깝게 왜 밖에 싸요! 빨리 안에다 싸 줘요! 남자한테 질싸당하는 게... 꿈이었다구요!"
예림이 헐떡거리며 나를 타박하고, 자신의 질벽을 꾸욱꾸욱 조였다. 손으로 피니시를 해 주는 것보다 더 빡빡하게 조여들었다.
"아, 아, 아...! 강민오빠, 저, 갈 것 같아요! 안에다, 안에다 싸 주세요!"
그리고 머릿속도 흥분으로 터져나갈 것 같았다.
사랑하는 예림이가 곱디 고운 얼굴을 쾌감으로 일그러뜨리며, 내 질내사정을 받아준다니.
귀두의 끝에서 폭발하듯 정액이 뛰쳐나왔다.
불알 끝에서부터 정액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몇 번이고 약동하며 질내에 듬뿍 싸질렀다. 짝사랑녀에게 질싸할 수 있는게, 이렇게 행복한 기분이라니.
내 몸에 기대오는 예림을 꼭 껴안으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뿌릴 기세로 깊숙이 안을 찔렀다.
"오빠, 진짜 기분 좋았어요."
예림이가 내 뺨에 쪽 뽀뽀를 하며 몸을 옆으로 굴렸다. 자지가 쑥 빠져나오고, 백탁액이 살짝 삐져나오자 예림이 가랑이 사이를 가렸다.
"아휴, 아까워라."
...저런...천박하다 못해... 끔찍한 행동이라니...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예림이 턱을 괴고 엎드려 나에게 재잘재잘 말을 걸었다.
"오빠, 기분은 어땠어요?"
뭐... 솔직히... 진짜 좋았지.
"좋았죠? 또 하고 싶으시죠? 근데 저랑 또 섹스를 하려면 말이에요..."
예림이가 자신만만한 태도로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종이를 들이밀었다. 뭐지? 필기체로 눌러 쓴 핏빛 한글 계약서다. 불길한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음, 이번 섹스는 맛보기용인데요. 여기 계약서에 지장만 찍으시면, 앞으로도 저를 마음대로 유린하실 수 있는데. 제가 진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다 핥아 드릴 거구."
계약? 내가 무슨 계약을 해야 하는데? 마지막에 덧붙인 서비스가 좀 흥미가 동하긴 하지만, 악마와 수상쩍은 계약을 하고 싶진 않은데.
"아니, 무슨 계약인데? 파우스트처럼 영혼을 가져간다, 뭐 그런거야?"
그러자 예림이가 손을 파닥파닥 저었다.
"아휴, 그건 완전 불공정 계약이라서... 지금은 아예 안 써요! 지금은 표준계약서가 있다구요! 일단 도장부터 찍어요. 악마가 못 넘어온지 오래 돼서, 인간 측으로 훨씬 유리해졌어요! 한 번 봐요!"
악마가 제안하는 유리한 계약서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다 계약서를 뺏어 읽어 봤지만 생각보다 별 내용이 없었다.
1. 서큐버스 샤르아이스는 인간 김강민이 원하는 성적 쾌락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인간계에 체류할 권한을 얻는다.
2. 이 계약은 상호 동의 하에 종료될 때까지 유효하다.
3. 둘의 관계 사이에서 발생한 마력은 모두 샤르아이스에게 귀속된다.
4. 기타 새로운 계약은 둘의 협의에 따라 체결한다.
5. 계약을 어길 시, 일주일 간의 협의기간을 두며 협의기간 내에 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시 샤르아이스를 마계로 추방한다.
어라. 진짜 별 거 없네?
"내가 말한 것 외에 다른 조항은 없는게 확실해?"
"네! 맞아요!"
"그래도... 굳이 해야 하나?"
샤를의 반응을 떠 보려고 슬쩍 빼 보자, 샤를이 울상을 지었다.
"이건 말 안하려고 했는데, 제발요...이번에 포탈이 몇백년만에 열린 건지 모르겠는데, 이거 놓치면 제 차례 다시는 안 돌아올 거란 말이에요..."
예림이 눈에 글썽거리는 눈물을 한가득 달고 나에게 사정했다.
"제발요! 해달라는 건 정말 뭐든 다 해 드릴게요! 저랑 계약해 주세요! 저 진짜 마계로 돌아가기 싫어요! 도장 못 찍으면 오늘 내로 마계로 돌아가야 해요...제발요. 강민 오빠."
어, 이런 울고불고 하는 모습 참 좋은데...예림이가 나한테 사정하는 거... 하지만 다른 서큐버스도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한번 하고 나니까 생각이 드는 건데... 진짜 예림이랑 만나서 잘 해볼 수 있다면... 샤를이랑 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내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예림이가 갑자기 자신의 세일즈 포인트를 필사적으로 어필하기 시작했다.
"좋아요! 이건 진짜 남한테 한 번도 안 보여준 비장의 특기인데, 오빠 위해서라면 이것까지 해 줄 수 있거든요?"
예림이 내 풀죽은 거시기에 손을 뻗자, 갑자기 쑤욱 커졌다. 피가 몰려서 커진 게 아니라, 실제 물리적인 크기가 커진 것이다. 여행용 치약만하던 크기가, 갑자기 바나나 크기로 커지는데...더 커진다고? 잠깐! 나는 내 사타구니를 보며 말을 잃었다. 이건 진짜...쿠킹호일 심 크기인데?
"저랑 섹스하면, 이런 대물을 가질 수도 있는"
"당장 도장 찍읍시다."
나는 홀린 듯 손을 뻗어 지장을 찍었다. 손에 따끔한 감각이 지나가더니, 피로 찍혔다.
진작 이렇게 할 걸 그랬나? 샤를의 얼굴에 쉬운 길 놔두고 왜 여기까지 돌아 왔나 싶은 표정이 떠올랐다.
하지만 나에겐 심각한 문제라고! 그 전에도 휴지심 프리패스라, 고민도 많이 했었고...
"뭐, 어찌됐든 계약 성립이네요! 혹시, 한번 시험해 보실래요?"
예림이가 아기 팔뚝만해진 내 대물을 손가락으로 톡 쳤다. 순식간에 피가 몰린다.
예림이가 누워서, 내가 반한 얼굴로 웃으며, 백탁액을 가랑이 사이에서 흘리며. 한번 더 하자고 꼬신다. 어떻게 안 할 수 있겠어.
"잠깐, 근데 하기 전에요..."
뭐지? 뭘 하려고 그러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