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화 〉 착정마(馬)왕 성기사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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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나서자 마자 앨리스에게 발등을 밟혔다. 겉으로 보이는 복장은 기품 넘치는 영애지만 속옷 대신 발키리 아머에 신발은 전투용이었기에 발꿈치로 찍을 때 아파서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다. 오러가 S등급에 거의 도달한 앨리스답게 단순한 신체능력은 나와 얼추 비슷했다. 내가 더 높기야 하지만 체구의 차이로 인해 품을 수 있는 힘의 총량이 다르니 말이다.
그렇게 삐져서 입이 대빨 나온 앨리스를 정말 열심히 달랬다.
앨리스는 화를 잘 내지 않지만 한 번 크게 삐지면 풀어 주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난감했다. 지금은 데이트 중이었고 삐지게 한 원인 또한 내게 있었기에 나는 그녀를 풀어 주기 위해 온갖 노력과 정성을 들였다. 그 와중에 그녀의 외모를 보고는 넋이 나가 집적거리는 귀족 자제가 몇 있었는 데 직접 패주고 경비병에게 넘겼다.
경비병의 달램에도 조사를 거부하며 노발대발 지랄발광을 떨었던 이들도 있지만 내 신분과 살기를 몇 번 쏘아주면 입 꾹 다물거나 실금을 흘려 망신을 당하게 했다.
그렇게 앨리스에게 기대해도 좋다며 호언장담을 한 나는 그녀를 데리고 어느 건물로 안내했다. 그곳은 평범해 보이는 건물이었다. 사각형의 건물이 아니라 원형인 도넛 형태의 구조물이었으며 그 중앙 로비는 햇빛이 다이렉트로 들어오는 형식이었다.
로비의 중앙에 위치한 접수대로 갔다.
"방 하나 대실할게요."
"손님. 미성년자는 출입이…."
이제는 익숙한 반응에 접수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분증을 내밀었다. 말을 끊어서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내가 귀족의 자제, 그것도 검술명가로 이름 높은 하르트 공작가 출신이라는 걸 보자 접수원의 눈빛에 서리던 짜증이 자연스레 가라앉고 서비스 정신이 발휘돼 천사미소가 생겨난다. 자신의 직종에 투철한 인물은 싫어하지 않는다.
나는 사전에 미리 조사했었기에 예상한 금액을 접수대에 올려 놓고 방 열쇠를 요구했다.
"1A방으로 대실할게요. 물품 소비에 대한 비용은 대실비에 포함된 거니까 마음대로 해도 되죠?"
"네, 고객님. 망가뜨리는 것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사용 가능하십니다."
"고맙네. 그럼 실례할게."
이곳은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비밀스러운 호텔이었다.
앨리스와 함께 그곳에 들어간 우리는 방 내부를 살펴 보았다. 딱히 이상한 물건은 없어 보였다. 창 하나 없는 게 특이하긴 했지만 침대도 있고 서랍과 화장실도 있었다. 점저'점식+저녁' 식사도 먹었겠다 하루종일 이곳에서 지낼 예정이다. 내 사랑스러운 여기사께서는 방 내부를 아예 기감으로 훑으신 후에야 의외라는 듯한 반응을 내비쳤다.
"의외로 평범한 호텔이네요."
"걱정 마. 이 호텔은 특이한 기능이 달린 곳이거든. 상당히 비싸긴 하지만 장인어른에게 포상금으로 받은 게 꽤 많아서 괜찮아."
참고로 네크로 그 자식은 아직도 장인어른의 스트레스 풀이에 당하며 죽지 못해 사는 꼴이라고 렉스 경이 귀띔해 주었다. 연회 전에 귀족들의 기강을 잡을 생각인데 그 본보기로 삼을 거라던가.
연회가 끝난 후에는 쥬필리아 또한 사형에 당한다고 하더라. 몸매가 좀 먹음직스러워 아깝긴 하지만 결국에는 아르잔느를 죽이려 들었고 아비 눈나를 죽일 뻔했던 본 드래곤을 제작하는 데 일조한 적에 불과했다. 그저 섹스 사념을 얻기 위해 했던 실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에 아쉬운 감정은 들어도 딱히 슬프다거나 하는 건 없었다.
어쨌든, 흑마법사들을 조지는 데 가장 많은 공을 세운 나는 포상금을 받았고 그 돈이 상당히 묵직한 것이 여태까지 본가에서 받았던 용돈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였다.
덕분에 이렇게 데이트에서 사치 좀 부려도 된다는 거지.
'감사합니다, 장인어른!'
근데 포상금으로 주신 걸 딸래미를 성인남녀 간의 데이트에서 맛있게 따먹으려고 썼다는 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궁금하긴 했다. 죽이려고 암살을 시도하실까.
무서우니까 생각하지 말자.
"일단 옷부터 벗을까?"
"…레온은 짐승입니까? 호텔에 들어오자 마자 섹스를 하려는 연인이 어디 있습니까?"
"의외로 많을걸."
어깨를 으쓱이며 내가 본 사실을 말했다.
"접수대에서 접수원이 열쇠를 꺼낼 때 상당히 수가 적더라고. 아마 이 시간부터 호텔방을 빌리고 있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 아닐까 싶네."
"황도는 짐승의 거리였습니까……."
앨리스가 질린다는 듯 눈가와 입가를 일그러뜨린다. 그런데 농담이 아니라 귀족 자제들이 짐승 새끼들이긴 했다.
귀족 자제는 남자뿐만 아니라 영애들까지 성노나 하룻밤 밤놀이 상대로 남자를 데리고 이 호텔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로비에 있던 경비병들 봤지? 어지간한 B급 용병들로만 채워져 있었지. 귀족들의 안전과 동시에 비밀을 확실하게 보장받는 걸로 거금을 벌어들이는 이들이야. 덕분에 귀족들이 믿고 방문하는 거고."
"그렇군요."
내 설명에 납득하는 앨리스. 누구나 추악한 본심은 있기 마련이고 나 또한 음욕이 높은 단순한 인간이다. 그런데 오만방자한 귀족들은 얼마나 심하겠는가.
내가 옷을 하나둘 벗으며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한숨을 내쉰 앨리스가 내 뜻에 동조해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귀족 영애답게 보이던 드레스는 벗어서 곱게 접어 넣기 위해 옷장을 연 순간,
"읏! 이, 이건…?"
"말했잖아. 여긴 귀족을 위한 은밀한 호텔이라고. 말하자면 온갖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물이 상비된 러브 호텔이랄까."
"오, 온갖 플레이……."
그녀가 열어재낀 커다란 옷장에는 없는 옷이 없었다.
바니걸부터 본디지, 역바니, 노출이 심하도록 개조된 수녀복, 비키니 아머, 전신 쫄쫄이, 가슴골부터 고간까지 파인 드레스 등등. 굉장히 많은 그 코스튬 복장에 이런 건 예상 못했다는 듯 앨리스가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나는 그 홍조에 묘한 열락이 담겨 있다는 걸 간파할 수 있었다.
노출이 많은 복장에 흥분하고 있는 모양이구만.
노출증이 있는 앨리스답게 저런 옷으로 돌아다니거나 나와 섹스하면 얼마나 좋을까 망상하는 거리라. 이제 곧 망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겠지만. 옆으로 다가가 옷장에서 한 코스튬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복장은 이거."
"이, 이게 뭐죠?"
"역바니 코스튬이란 거야."
보통 바니걸은 레오타드 수영복 같은 상의에 다리는 스타킹 같은 부분으로 감싼 형식의 복장이다. 그러나 역바니는 그게 거꾸로 뒤집힌 형식이다. 정확히는 스타킹을 제외하고 레오타드 복장의 노출을 거꾸로 뒤집은 것이랄까. 팔다리를 롱부츠로 감싸는 듯한 옷에 유두와 음부를 하트 모양의 니플패드와 마에바리로만 가린다.
내가 내민 역바니 코스튬을 받아든 앨리스가 이런 노출이 심각한 복장을 입었을 때를 상상한 건지 침을 꼴깍 삼킨다.
그나저나 내가 보기에는 앨리스의 발키리 아머도 이와 만만치 않게 심각하다만. 용병 업계에서 비키니 아머는 당연하다, 라는 사고방식은 붙은 바람에 부끄러움이 줄어든 것 같지만.
수영복은 부끄러워 하지 않는 데 속옷은 부끄러워 하는 거랑 똑같달까.
역바니 코스튬을 만지작거리던 앨리스의 두 눈에 의구심이 담긴다.
"이 꼬리는 어떻게 착용하는 겁니까?"
"아, 그거."
앨리스가 내민 건 토끼 꼬리가 달린 당근 형태의 애널 플러그였다. 당근 모형의 애널 플러그라니. 아르잔느가 좋아할 법한 물건으로 보인다.
아직 순수한 섹스밖에 모르는 앨리스였기에그런 것 치고는 성벽이 조금 기괴하지만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발을 치켜 세워 그녀의 귓가에 대고 사용법에 대해 속삭여주었다.
퍼엉!
그러자 얼굴이 붉어진 앨리스가 입을 뻐끔거리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듯한 얼굴로 시선이 나와 애널 플러그를 왔다갔다 한다. 충격적이지만 내가 말해준 사용법 말고는 딱히 사용처가 떠오르지 않는 거리라.
"원한다면 내가 관장을 시켜줄"
"됐습니다!……제가 하겠습니다."
그래도 안 한다고 하는 게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역바니 코스튬과 관장약을 갖고 화장실로 직행한 앨리스. 곧 있으면 역바니가 되어 당근 쥬지를 애원할 여자친구를 떠올리자 쥬지가 웅장해진다. 드래곤 하트를 먹고 더 커진 내 용자지는 드래곤 쥬지라는 이명이 무색하지 않게 11인치의 길이를 자랑하게 됐다.
이대로 세계수의 과실까지 선배의 조언대로 연금해서 먹으면 또 얼마나 커지려나.
완전히 탈인간 사이즈가 될 거다. 지금도 이미 탈인간이나 진배없는 규격 외 자지지만.
그렇게 있자니 앨리스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오우야."
"……발키리 아머를 입었을 때보다 부끄럽습니다."
"진짜, 예뻐. 앨리스가 최고야."
하트 모양의 니플패드와 마에바리로 유두와 유륜, 그리고 보지와 음모를 간신히 가리고는 팔짱을 껴 풍만한 가슴골을 받치는 검정 토끼가 된 여자친구. 안 그래도 폭력적인 가슴이 하트 모양 니플패드를 붙이니 음란함이 배가 되어 너무나 꼴린 나머지 좆이 너무 빳빳해져서 아플 지경이다.
……농담이 아니라 이 사이즈가 되니까 진짜 아프네.
그래도 따봉을 치켜들고 말하는 내 칭찬에 조금은 기분이 풀렸는지 새초롬한 얼굴로 감춰질 수 없는 내 발기자지를 보고는 흡족스러웠던 건지 입꼬리 끝자락이 미세하게 움찔거리는 걸 간신히 포착했다.
저 반응이라면 나중에 집에서 따로 입어줄 지도 모르겠다. 내가 넋을 잃고 계속 쳐다보기만 하자 부끄러웠는지 앨리스가 날 쳐다보며 물었다.
"오늘 자세는 어떻게 할까요?"
"오늘은…… 후배위로 하고 싶어. 우리 여기사님의 기립근이랑 등근육을 보면서 뒷치기를 하고 싶네."
사실 당장이라도 무지성 교배 프레스로 자궁을 팡팡 때리고 싶었지만 일부러 후배위를 언금했다. 그야 앨리스의 성벽을 만족시키기 위한 데이트이기도 했으니까.
"벽 짚고 엉덩이를 이쪽으로 내밀어줘."
"…레온은 정말 변태입니다."
내가 시킨 대로 양손으로 대로변이 있을 벽면을 향해 손을 짚고는 허리를 유려하게 휘어 엉덩이만 이쪽으로 내미는 앨리스. 여기사의 단련된 둔부와 허벅지는 암말 성기사의 뒤태와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그녀의 뒤를 점거하여 마에바리를 옆으로 살짝 밀어 치우고는 벌써부터 습기가 가득한 여기사 보지에 좆대가리를 맞춘다.
"넣을게."
"어서 제 안에 와주십시오."
쯔브븝.
"으흣…."
여자친구의 허가를 받은 나는 보짓살을 가르며 육중한 크기의 좆을 밀어넣었다. 한층 더 커지긴 했지만 여기사의 단련된 보지는 내 용자지를 힘겨워 했지만 자궁구까지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평소라면 이제 피스톤을 하여 그녀를 기쁘게 할 차례였다.
하지만 내가 괜히 이 방을 러브 호텔이라고 한 게 아니란 말이지. 나는 손가락을 탁 튕겼다.
활짝.
그에 방이 전등의 불빛보다 강한 빛이 들어오며 밝아지고,
"히익?!"
한순간에 벽에서 투명한 벽이 되어버린, 이제는 대로변이 보이게 된 반투명 유리벽을 보며 나는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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