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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쇼타의 변태목록-24화 (24/142)

〈 24화 〉 노출증 여기사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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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잔의 고백 아닌 고백 같은 게이 자백에 한바탕 혼란이 찾아왔지만 금방 냉정을 되찾아 혼란이 가신 후에는 아비게일의 친구인 그와 친하게 지내기로 했다. 뭔가 그의 심금을 울린 건지 과하게 신뢰와 우정(?)을 내비친 모습을 보였지만 강제로 하지 않는다고 주신 아가사에게 맹세했으니 믿어도 될 거다.

그 후 캠프지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아비게일과 그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말하자 그녀가 쓴웃음을 짓더라.

친구(예정)가 될 남편의 비밀을 알았다고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진 않을 모양이다. 그것보다 소꿉친구의 비밀­사실은 위장결혼이며 이상성욕인 동성애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거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퍼뜨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에 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고맙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기분 좋더라.

그렇게 아르잔과 우정(?)을 갖고 아비게일과 더욱 친해진 이후에는 평범하게 행군을 계속했고 어느새 백작령에 도착했다.

오크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 백작령. 엔티알 영지는 뭔가 빼앗기는 걸 잘하게 생길 것과 같은 이름과는 다르게 굳건한 성벽으로 수성하며 오크들의 공격을 버텨내고 있었다.

아직 함락당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우리는 뒷문을 통해 엔티알 영지로 입장했다.

오크 웨이브의 단점은 물량전이 존나게 많다는 거고, 장점은 무식해서 돌진밖에 모르기에 수성하는 영지를 포위해서 두들긴다는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보급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머리가 좋다는 오크 샤먼킹이 이번 웨이브의 주인이긴 하지만 오크라는 그린스킨 자체가 투사(?)라는 베이스가 깔린 종족이라 정면돌파로 싸운다는 게 사고관에 박혀 있기에 이번 웨이브 또한 여느 오크 웨이브처럼 정문만 두들기는 것이었다.

엔티알 백작은 뚱뚱한 몸을 이끌며 영지에 입장하는 지원군을 환대했다.

"와 주어서 고맙소. 내가 바로 엔티알 영주요."

뺨 위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갑옷을 안 벗고 있는 게 의외로 인간적으로 호감이 간다. 전시 중이니 언제든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를 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귀족 중에서 뚱땡이들은 대체로 병신이 많았기에.

내가 괜히 공작위라는 직위를 때려친 게 아니다.

호위를 받던 아비게일은 기품이 느껴지는 동작으로 예의 있게 엔티알 백작에게 인사를 건넸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엔티알 영주님. 저는 아비게일 윌리엄스입니다. 아가사 교단의 상급 수녀로 교단의 지원을 대표하여 이 자리에 왔습니다."

마차 안에서의 언행과 괴리감이 심했지만 이 정도는 여자의 가면이라고 이해해 보자.

"과연 아가사 교단이오. 그대들의 협력에 내 이 은혜를 잊지 않겠소이다."

교단을 치켜 세우는 아첨. 공작가의 제3 기사단이 같이 왔긴 했지만 이미 싸우고 있는 제2 기사단보다 끗발이 딸리는 데다가 교단의 지원과 비교하면 손색이 있기에 교단만 칭찬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제2 기사단의 단장 얼굴이 별로 좋지는 않았지만 납득은 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있었다.

"감사합니다. 지금 전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려주실 수 없을까요?"

"으음. 일단 오크 샤먼킹은 직접 성벽에 다가오지 않고 있소. 계속 일반 오크 병사들만 주야장천 보내며 피로를 누적시켜 우리들을 피 빨리게 하고 있지."

백작의 얼굴이 스트레스로 찌푸려진다.

…이런 생각이 실례되는 건 알지만 뚱뚱한 볼살과 턱살을 달고서 얼굴을 저렇게까지 찡그리니 오크가 형제여! 라고 외쳐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못생겨졌다.

뭔가 미안해지네.

"오크들이야 수성을 하며 싸운다면 얼마든지 쓰러뜨릴 수 있지만 문제는 오크 샤먼킹이 다친 오크들에게 버서크 주술을 걸고 다시 내보낸다는 점이오."

버서크. 주술 특유의 버프로 걸어줄 때 입은 부상에 비례해 신체능력이 증폭하는 무시무시한 스킬이다. 인간이라면 부상을 입었으니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싸움에 대한 갈망인 심각할 정도로 높은 오크이기에 부상을 비어도 싸우려 들으니 정말 골치가 아플 것이다.

엄연히 주술사이기에 오크 제너럴 같은 녀석들은 없지만 버서크 주술을 걸어준다면 일반 오크들이 그 못지 않게 대거 강해지니 백작의 입장으로서는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지금 오크들과 싸우는 건 누구죠?"

"우리 백작가의 자랑스러운 기사단과 공작가에서 지원이 온 제2 기사단이오. 지금 그들을 지휘하고 있는 건 공작가의 레콘 하르트 대공자고."

"형님이 지휘를 하고 있다고요?"

오크 뺨 치는 그 돌대가리가?

"음? 자네는 누군가?"

실수로 꺼낸 혼잣말을 들은 건지 엔티알 백작이 날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태닝된 연갈색 피부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분명 금발과 이목구비가 공작가의 인물들과 비슷하니 그쪽 사람인지 헷갈리는 거리라.

"대화에 끼어들어서 죄송합니다, 백작님. 저는 공작가에서 상급 수녀님의 호위로 배정된 레온 하르트라고 합니다."

"……레온 하르트? 설마 둘째 공자요?"

"그렇습니다. 본가에서 상급 수녀님의 호위를 해달라 요청이 들어와 잠시 복귀했습니다."

"그렇구료."

백작은 아리달송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직접 뛰쳐 나온 것이긴 하지만 세간에서는 가문에 버려졌다고 알려졌을 테니까.

오해하면 나중에 귀찮을 일이 있을지도 모르기에 나는 백작만 느낄 수 있도록 세밀하게 마력을 방출해 압박을 가했다.

"흡!"

내 마력을 체감한 백작의 얼굴이 순식간에 푸르딩딩해진다.

저러니까 진짜 오크같네.

나는 마력을 거둬들이고 검지를 들어 입가에 대고 쉿­ 제스쳐를 취했다. 알아서 잘 행동하라는 그 제스쳐에 백작은 눈을 깜빡이며 알겠다고 수긍했다.

곧 표정이 안도로 바뀌는 게 나 같은 강자가 상급 수녀와 함께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런데 형님이 지휘를 한다고요? 단순한 서류 작업이나 무력이라면 몰라도 형님의 지휘능력은 동생인 제가 잘 아는데 빵점 수준인데요."

"커흠. 사실 지휘관의 입장에 있으나 전체적인 군의 지휘는 부관이 하고 있네."

"부관이요?"

내가 가문을 나오기 전에 형님의 곁에 머리 좋은 가신이 있던가. 잘 모르겠다. 솔직히 형님에게는 관심이 없어서.

"대공자의 부관이 그의 약혼자인데 숏다운 가문의 영애라 하더군."

"……."

내 형이라는 놈은 드디어 미친 걸까. 여기가 뭐하는 데라고 약혼자를 데려와서는 무슨 생각으로 부관으로 써 먹으며 전쟁에 참여시킨 걸까.

아니, 형님을 보낸 건 아버지니 아이 영애가 의외로 군략가라서 붙여둔 걸지도 모르겠다.

"숏다운 영애는 수준 높은 마법사가 아니지만 군략의 재능이 있다고 하더군. 그녀가 약혼자인 대공자의 무력을 적절하게 지시하며 버서크 오크들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었던 거네."

"좋은 분이시겠군요."

닥치고 돌격이란 오크 뺨 치는 전략밖에 못 쓰는 형님이 의외로 오크를 상대로 잘 싸우며 버티던 건 약혼녀인 형수님(예정)이 잘 해줘서인 모양이다. 하긴, 타인의 말을 듣지 않을 정도로 오크 대가리라면 아무리 내가 그만두려고 했어도 아버지가 용납하지 않았을 거다. 날 후계자로 삼았을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형님이 최악의 인물이 아니란 것에 감사해야 할까.

멍청하고 허영심이 높지만 무력은 제법이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니까.

"이제 곧 오크들과의 전투도 끝날 거요. 귀신같이 배꼽시계가 울려서 놈들도 밥 먹을 때는 싸우려 들지 않으니 말이오."

"그러고 보니 곧 점심식사 시간이군요."

"그렇소. 수녀님과 제3 기사단장, 그리고 둘째 공자도 영주성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건 어떻겠소. 그때 대공자와 숏다운 영애도 오니 그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전략을 구상합시다."

백작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앞장 섰다.

…그런데 걷는 거 참 오리가 뒤뚱거리는 거같네.

잠깐. 엉덩이 크기만 따지면 아비게일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그럼 그녀도 오리궁뎅이인 건가? 설마 선조 중에 오리 수인이라도 있는 걸까.

궁금했지만 물어보면 내게 호감을 느끼는 그녀라고 해도 화를 낼 것 같았기에 꾹 참기로 했다.

◇◇◇

백작이 준비한 점심 만찬에 참여하니 오랜만에 형님을 볼 수 있었다. 반가움에 싱긋 웃으며 손을 들어 흔들었더니 눈썹을 찡그리며 인상을 팍 쓴다.

내 피부가 태닝인 건 전생에 아바타들 설정을 컨셉으로 잡았기에 그런 거지만 여기는 현실이며 내 피부가 이런 건 예전에 제국과 변경에서 싸움을 반복하는 야만족의 핏줄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우리 어머니가 야만족 전사로서 연갈색 피부의 미녀였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에게 한 눈에 반해서 관계를 가졌지.

어머니는 비록 병이 낫지를 않아 내가 아기 때 일찍 돌아가셨지만 아버지는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그리워하며 날 평범한 아들로 대우해준 거다. 형님은 내가 야만족의 핏줄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안 드는지 간간히 시비를 걸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수용할 정도다.

어쨌든, 무시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아리따운 영애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백작가의 아이 숏다운이라고 합니다. 대공자의 약혼자인지만 이번 전투의 지휘관 부관이니 편히 대해주세요."

"반가워요, 형수님."

"네. 만나서 기쁘네요, 둘째 공자님."

도련님이라고는 말해주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나야 친족이 될 예정이기에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눴을 뿐이지 곧장 아이 영애는 아비게일이나 제3 기사단장, 그리고 아비게일의 남편인 성기사 아르잔과 인사를 나누었다.

"하하하. 일단 오크가 다시 쳐들어 오려면 한 시간은 족히 남았으니 식사부터 한 다음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를 나누도록 합시다."

백작의 제안에 모두 참고 있던 허기를 느끼고는 수긍했다.

그렇게 모두 식사가 끝나자 시녀들이 대거 들어와 빈 접시와 사용한 수저들을 챙기고 사라졌다. 곧 다시 들어오더니 청량한 과일음료를 한 잔 씩 놓아주더라.

시음했더니 당연하게도 알코올은 없는 평범한 과일 음료수였다.

하긴, 오크들이 곧 오는데 술을 먹이려는 미친놈이 어디 있겠어.

백작은 손수건으로 입가에 묻은 고기 소스를 훔쳤다. 그래도 귀족이랍시고 귀품 있게 정리를 마친 백작은 즐겁게 식사를 하던 때와 달리 한없이 진중해졌다.

"식사도 끝났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소. 곧 있으면 오크들이 또 쳐들어 올 텐데 지금이야 막을 수 있다지만 모두들 알다시피 계속해서 수성만 하는 건 불가능하오. 어떻게든 저들을 이끄는 오크 샤먼킹을 죽여야 웨이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텐데 문제는 그놈이 전장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는 거요. 혹시 좋은 생각 있으신 분은 없소?"

"지원군도 도착했습니다. 그냥 전군을 이끌고 집중돌파를 시도하면 오크 샤먼킹을 죽일 수 있지 않을까요?"

형님이 견어(??)를 사용하시는데 무슨 소린지 못 알아먹겠다. 나뿐만 아니라 다들 표정이 안 좋은 게 지금 자신들이 들은 게 맞는지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상황이 익숙한 건지 백작은 한숨을 내쉬며 반박했다.

"지원군을 무시하는 건 아니네만 저들의 절반이 사제일세, 대공자. 후방에 배치되어야 할 이들이 같이 전선으로 나가는 건 자살행위에 가까우니 하지 않는 게 좋을 테니 그 제안은 영지의 주인으로서 기각하겠네."

다행히도 백작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이였다.

형님의 제안이 기각되자 우리 가문의 제2 기사단장이 손을 들었다.

"교단의 지원군이 왔으니 부상자를 대거 치료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냥 오크 웨이브의 싹을 말리는 장기전을 펼치는 건 어떨까요?"

가장 안전하면서도 손해가 많은 제안이었다. 안전한 방법이긴 하지만 민심이 안 좋아지고 금력의 소모가 심각했다.

사제라는 고급 인력을 장시간 붙들어 놓는 것이니 백작으로서도 그리 선호할 방법은 아니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기사단장이 제안한 저 방법을 채택해야겠지만 여기 전력을 생각하면 어지간해선 그 방법을 선택하지 않으리라.

사람들의 면면이 부정적인 기색이 내비치자 기사단장도 그냥 해본 소리였는지 바로 물러섰다.

"제가 전선에 나서겠습니다."

"윌리엄스 수녀?"

"저는 이래 보여도 어머니 쪽이 소 수인인데 그 힘을 이어받아 힘이 아주 셉니다. 게다가 스스로 힐을 할 수 있으니 제가 전선에서 싸운다면 아군을 치료하면서 같이 싸우는 게 가능합니다."

"오오! 윌리엄스 수녀께서는 전투사제셨군요."

백작이 감탄하고 있는데 계속 곰곰히 뭔가를 고민하던 형수님(예정)이 한 가지 전략을 제안했다.

"소수정예로 꾸린 결사대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결사대 말이오?"

"네, 백작님. 오크들은 아시다시피 밥 먹을 때와 해가 졌을 때는 공격을 하지 않아요. 그러니 결사대를 꾸려서 오크 샤먼킹에게 다가가 암습을 가하면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결사대. 말이 좋아 결사대지만 오크 샤먼킹을 상대로 자살부대라고 생각하도 무방했다.

어지간한 전력으로는 오크 샤먼킹을 죽일 수 있을지 몰라도 죽인 후에 광분하는 오크들에게 포위되어 끔찍하게 살해당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전력이라면 가능하다.

"제 약혼자이신 레콘 공자님과 상급 수녀이신 윌리엄스 수녀님, 그리고 그녀를 호위하는 분들의 실력이라면 야밤에 오크 샤먼킹을 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소수정예 아니오? 그리고 그들은 귀한 분들이시외다, 영애. 설사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들이 살아남을 수 없다면 무의미한 승리란 말이요!"

엔티알 백작의 말에는 틀린 거 하나 없었다.

무의미한 이유는 나나 형님, 혹은 형수님(예정)이 뒤지면 공작가가 백작가를 가만두지 않을 테고 상급 수녀인 아비게일이 죽는다면 교단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백작이란 귀족위를 지닌 그지만 공작가와 교단을 상대로는 딸려도 너무 딸리는 위치에 있었다.

사령관으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백작으로서는 결사대라는 특공이 달갑지 않을 테지.

"그 오크들의 포위에서 도망칠 방법이 제게 있어요."

그리 말한 형수님(예정)은 품에서 어떤 양피지를 꺼내들었다. 척 보기에도 보통 물건이 아닌 듯한데 마법이 내제된 스크롤이 아닐까 싶었다.

"거금을 들여 만든 매스 텔레포트 스크롤이에요."

텔레포트 마법이 흔한 건 아니지만 금력에 따라 공간전이를 사용하는 마법사를 고용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마법사가 사용하는 텔레포트는 자신만이 이동할 수 있는 것이라 상당한 능력의 마법사가 아닌 이상 매스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없고 그로 인해 스크롤은 극도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매스 텔레포트가 내제된 스크롤은 극도로 비쌀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힘든 극소수의 수량품인데 그걸 백작가의 영애인 형수님(예정)이 꺼낸 것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여기 있는 모두가 은밀히 잠입해 오크 샤먼킹만 죽이고 이 스크롤로 그대로 도망치면 오크 웨이브는 손 쉽게 해결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해요. 모두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모두가 각자 주판을 튕기며 저 제안이 어떨지 고민에 빠졌다. 나 역시도 계산기를 두드리며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전열은 기사단장과 형님이 담당하고 중간에서 아비게일이 성배로 신성력을 뿌리며 회복시켜주는 상황에서 후방을 지키는 나와 앨리스, 그리고 아르잔을 비롯한 성기사들과 전체를 궁법으로 지원사격을 날리는 티타니아.

……아무리 봐도 오크 샤먼킹 정도는 조지기에 충분할 것 같은 전력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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