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은거중인 용사는 마왕과 함께 산다-129화 (129/149)

〈 129화 〉 첫경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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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지 못한 첫경험을 마무리하고서 주인과 애정을 표현하다가 여러 차례 키스를 나누던 록시아는 사랑하는 남자의 정액으로 가득 찬 아랫배를 부드럽게 매만졌다

“우후후이래서는… 꼭 임신한 것 같네요♡”

서로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속궁합이 좋아서 일까… 현재 록시아의 아랫배는 마치 초기 임산부처럼 볼록했다로덴의 입장에서 저런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게 될 순간이 올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안을 들락날락거린 자지의 형태를 기억하는 것처럼 뻐끔뻐끔 거리는 균열에서는 꿀렁거리는 정액이 울컥울컥 역류한다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움과 동시에 음란한지는 단순한 말이나 글자만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이대로 다시 덮치고 싶다…’라는 생각이 로덴의 머릿속에 짧게 스쳐갔으나어떻게든 인내한다

첫경험을 끝마치고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마족 소녀가 상당히 지쳐버렸다는 기색이 역력 했으니 말이다오늘만 날이 아니다

“이제 와서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내가 널 힘들게 해 버린 게 아닐까 싶어처음이라 많이 벅찼을 텐데.”

“조금도 힘들지 않아요주인님너무 좋았어요될 수 있다면 앞으로도 매일매일 하고 싶을 정도예요.”

“록시아가 그렇게 대답해주니까 기쁘구나나도 너만큼 좋았어…당장은 움직이기 많이 힘들어 보이니까 뒤처리는 내가 해줄게 그대로 편히 있으렴.”

“그러면 염치 불고하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서랍장 위에 올려진 수건을 하나 집어서 깨끗한 물을 적신 로덴은 땀과 애액그리고 곳곳에 뿌려진 정액으로 절여진 록시아의 축 늘어진 몸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꼼꼼하게 닦아줬다

주인님이 세심하게 몸을 훑어주고 있으니 록시아는 황송한 기분마저 들었다격렬한 섹스 이후에 허리에 힘이 빠지거나 혼절해버린 여인의 몸을 수 없이 닦아준 경험이 있는 로덴의 손길은 전문가처럼 능숙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족 소녀의 흐트러진 몸을 최대한 정갈하게 수습한 로덴은 록시아와 함께 목욕 가운풍의 천옷을 걸쳐 입었다.

고조되어 있던 분위기가 점차 풀리게 된 두 사람은 뒤늦게 갈증을 느끼게 됐다덤으로 공복도 살짝 느껴진다

장시간 서로 물고 빨고 하며 상당히 많은 수분이 날아가 버렸으니 육체가 수분을 다시 보충하는 것을 강렬히 원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간에 사전 준비가 철저한 성격인 로덴은 미리 챙겨둔 물병과 자그마한 빵이 놓인… 침대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테이블을 바라보며 몸을 서서히 일으키려고 했다

“앗…! 주인님제가 가져올게요.”

“아직은 움직이기 힘들잖아얌전히 누워있어.”

“그게 아니에요확신은 못하겠지만 지금 이대로도 가져올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래요.”

“?”

재빠르게 로덴을 멈춰 세운 록시아는 일단 지켜봐 달라며 테이블을 향해 손을 뻗었다

몇 차례 좌우로 가볍게 흔들거린 물건들이 쟁반째로 두둥실 떠오르더니 두 남녀가 누워있는 침대를 향해 천천히 날아왔다보이지 않는 투명한 손이 저것들을 집어다준 것만 같았다

얼핏 보면 록시아가 마법을 사용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겠지만 그녀는 입으로 주문을 읊지도머릿속에서 복잡한 계산식을 연산하지도 않았다

그저 생각하고 바랬을 뿐이다저 물건들이 이쪽을 향해 저절로 다가오는 모습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번 시도해본 건데 생각보다 잘 되네요.”

주문과 계산이 없는 현상은 마법으로 정의될 수 없다지금 록시아가 다루는 것은 마나를 사용해서 발현하는 마법이 아닌마기를 사용해서 발현하는 아닌 그녀만의 권능이다

“어제 록시아가 사용했다는 힘이 이거구나기운의 형태랄까 느낌은 많이 다르더라도 예전의 마왕이 휘둘렀던 마기가 틀림없어.”

“이걸 마기라고 부르는 거군요아직은 제가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어제 이후로 사용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터득하게 됐어요.”

“그래?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다방면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겠는데… 일단은 배부터 채울까?”

“네같이 먹어요주인님.”

대답과 함께 염동력과 유사한 형태로 마기를 조종해서 쟁반을 눈앞에 올려놓은 록시아는 물병과 빵을 집어 들어 로덴과 함께 갈증과 허기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원 없이 목을 축이고 빵을 거의 다 먹어치웠을 때

ㅡ똑똑똑­!

일정한 간격의 노크 소리와 동시에 문을 열어달라고 말하는 쌍둥이 자매의 목소리가 저 너머에서부터 들려왔다록시아를 위해서 자리를 비워준 그녀들이 돌아온 것이다

우와아아문을 열자마자 야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네…

쌍둥이 자매는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물씬 풍겨오는 농밀한 밤꽃 냄새에 무심코 코를 벌름거리게 되었다그녀들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뜨거운 시간을 보냈을 로덴과 록시아의 모습이 상상되면서 얼굴이 발그레졌다

“어어서 오세요메림 언니마릴 언니….”

언니들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차림새를 다시금 정리한 록시아의 입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마음을 밝혔을 때부터 각오를 굳혀두긴 했으나 막상 로덴과의 정사가 끝난 직후쌍둥이 자매와 마주하게 된 지금의 상황에 들이닥치니 바짝 긴장된다

인사를 받아준 쌍둥이 자매는 다소 어색한 표정을 하고 있는 록시아의 긴장을 덜어주기 위해 최대한 평소와 같은 분위기를 유지했고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다가갔다

마지막에 보았던 ‘소녀’의 분위기를 벗어나 자기들과 같은 ‘여자’의 분위기를 풍기는 록시아를 보며 같은 사내로 묶인 관계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여자로서는 복잡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일단 지금은 언니로서 록시아를 격려하고 축하해주기로 결심하며순서대로 가벼운 포옹을 나누었다.

“후련한 얼굴이네애썼어록시아.”

“저 난봉꾼 오빠가 무리시킨건 아니지? 아프거나 힘들지는 않았고?”

“으응아니에요주인님 하고 이어졌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고채워지는 느낌이 너무 따뜻해서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요요요앙큼한 지지배허리가 풀려버린 모양새인데 언니들 앞에서 허세나 부리기는…

ㅡ휙!

싱긋 웃으며 록시아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 버린 메림이 그녀와 로덴에게 순서대로 건네준 것은 빛깔 좋은 오렌지였다

“돌아오는 길에 사 왔어요.”

“우리는 밖에서 실컷 먹고 왔으니까 굳이 나눠주지 않아도 돼.”

“잘 먹을게요.”

“안 그래도 과일이 당겼는데… 고마워잘 먹을게.”

까드득껍질을 까는 과정에서 시큼한 냄새가 물씬 풍겨져 나와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든 오렌지는 시큼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선사해줬다

쌍둥이 자매는 록시아와 사이좋게 오렌지를 우물거리고 있는 로덴을 향해 은근한 눈길을 보내면서 겉옷을 한 꺼풀씩 벗기 시작했다

돌아오자마자 할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방안에 폴폴 풍겨지는 수컷의 냄새가 그녀들의 인내심을 갉아먹었다첫경험을 치를 록시아를 위해서 장시간 자리를 비워줬으니 이제는 쌍둥이 자매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차례다

“로덴 오라버니아직 더 할 수 있죠?”

“라고나 할까당연히 할 수 있어야지감당하지도 못할 거면서 함부로 여자를 늘린 거라면 엉덩이를 뻥 걷어차버릴 생각이거든.”

“허살벌하네….”

오렌지를 마저 먹어치우며 쓰게 웃은 로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걸쳐둔 옷을 풀어냈다체력과 정력은 아직 한참 여유롭다

한편눈치껏 침대의 맨 끝자리로 몸을 옮긴 록시아는 지금까지 엿보기용 구멍을 통해 몰래 지켜보기만 했던 세 사람의 성행위를 똑똑히 직관하게 됐다

“후후우리 록시아한테 앞으로 마법 이외에 가르쳐줘야 할게 더 늘어나 버렸네? 로덴 오빠가 선호하는 테크닉을 하나하나 알려줄 테니 잘 봐 두렴♡”

“……네.”

피할 수 없는 것은 차라리 즐기는 성향을 가진 메림은 록시아에게 앞으로 섹스에서 필요할 기교를 알려줄 요령으로 로덴과 여동생 마릴그리고 자신이렇게 셋이서 동시에 사랑을 나누는 3P를 시작했다

동생으로 여기고 있는 소녀를 관중으로 세워두고 있으니 상당히 색다른 느낌으로 흥분이 된다

그렇게 해서 네 사람의 특별하고뜨거운 밤은 점차 깊어져 갔다

* * *

다음날

무너진 지하에 놔두고 갔던재고가 들어찬 상자들을 챙겨서 전날에 미리 가격협상을 끝마친 모험가 길드와 홀름 상단에 적절한 가격으로 처분한 로덴은 세 여자와 함께 마물이 종종 출몰하는 깊은 숲 속으로 진입했다

목적은 잡다한 마물을 사냥하며 앞으로 로덴의 새로운 신체가 될 의수와 록시아의 힘을 다방면으로 테스트하기 위함이었고시간을 투자한 성과는 있었다

“앞으로 재활훈련을 꾸준히 해야겠지만 이만하면 실전에서도 그럭저럭 쓸만하겠어.”

우선 의수의 경우에는 통짜로 쇳덩어리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무겁기는 하지만 휘두르는 것 자체로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고마나를 원동력으로 움직이는 의수인 덕분에 경우에 따라 강도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었다

로덴의 신체 능력을 생각한다면 기존의 팔과 비교하여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반사 속도와 근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외팔이 신세보다는 백배 천배 나은 상황이니 불만은 갖지 않기로 했다

“후우우우…! 처음 다뤘을 때처럼 마구잡이로 사용하지는 못하겠네요.”

다음으로 록시아가 사용하는… 마기의 경우 최초에 셀 수 없이 권능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지금의 그녀가 위력적인 마법을 형상화시킬 수 있는 횟수는 56번 정도가 한계였다

주문도 계산도 없이 즉각적으로 마법을 5번이나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대단하기 하지만 멀린을 압도하던 위엄 넘치던 모습과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아쉽긴 했다

마기 이외에 눈에 두드러지는 변화점은 신체의 성장과 체내에 있는 마나의 대폭적인 증가그리고…

“흠… 이제는 반지를 끼워줘도 인간으로 변신하지 못하네딱히 망가진 모양새는 아닌데 말이지.”

지난 일 년간 록시아의 모습을 인간 소녀의 모습으로 꾸며주고 있던 검은 반지가 그녀에게 통하지 않게 됐다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메림은 그녀가 마법사로서 쌓은 지식을 근거로 한 의견을 내놓았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아마도 이 아티팩트에 담긴 기술과 마법만으로는 더 이상 록시아의 모습을 바꿔줄 수 없게 된 거라고 생각해쉽게 말하자면 마왕이 된 영향으로 ‘격’이 달라진 바람에 통하지 않게 된 거지.”

“그러면 앞으로 여행하는 동안에 제가 마족이라는 사실을 숨길수는 없겠네요….”

“음…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해록시아네가 스스로에게 폴리모프 마법을 시전 해서 인간으로 변신하면 돼.”

“혹시 메림 언니가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안타깝지만 가르쳐줄 수 없어나도 모르는 걸 알려줄 순 없잖니? 애초에 폴리모프를 다룰 수 있는 수준의 마법사는 상당히 희귀한 편이거든.”

옆자리에서 두 여자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로덴은 과거에 인연이 있던 인물을 한 명 떠올렸다

폴리모프를 다룰 수 있는 마법사라… 그 괴짜 마녀분명 폴리모프를 사용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생각난 김에 한번 찾아가 보는 게 좋겠어그 마녀라면 마왕에 대해 아는 지식도 몇 가지 있을 거야

한동안 고심한 로덴은 최종적으로 마계국으로 간다는 것 이외에 과정이 정해지지 않은 여정의 첫 번째 목적지로서 크로이브 공국에 살고 있는 마녀, 도로시의 집을 점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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