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은거중인 용사는 마왕과 함께 산다-104화 (104/149)

〈 104화 〉 검은 사냥개 (5)

* * *

사람이 많이 몰리는 도시들은 마물과 적대국 병사들의 침입을 수월하게 저지하기 위해 성벽으로 둘러 쌓이는 게 일반적이며바르멜라 역시 마찬가지다

이곳의 성벽은 커다란 성문이 동서남북으로 총 4개가 나 있는 구조인데이웃 나라인 알트마 왕국과 이어진 국경지대를 향하고 있는 북쪽 성문과 그 주변의 벽은 유난히 두껍고높게 지어져 있다

북쪽 성문에서 경비 업무를 볼 때는 출입자에 대한 검사 절차를 철저히 해야 하기에 다른 성문들보다 빡센 편인데그와 반대편인 남쪽 성문은 상대적으로 널널한 편이다

“하아암….”

“어흐…으읏!”

그리고 지금양측에 서서 하품을 쩍쩍 벌리거나 기지개를 켜는 두 명의 경비병이 맹한 표정으로 바르멜라의 남쪽 성문을 지키고 있었다

평시에는 동서남북의 성문마다 2인 1조로 편성하여 3교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비병 근무는 대체로 지루하기 짝이 없다

성문에 사람들이 드나드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가도 너머에 있는 풍경을 바라보거나성문 안쪽으로 보이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거나같이 근무를 서는 동료와 떠들거나 셋 중 하나다

같이 근무를 서는 동료와 어지간히 죽이 잘 맞지 않는 이상정말 길게 떠들어봐야 2시간이 한계그렇기에 대부분의 경비병은 주변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근무시간이 얼른 지나가기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이제 한 시간 정도 남았으려나….”

세상에 찌든 분위기를 하고 있는 중년 경비병이 거무죽죽한 수염을 매만지며 중얼거리고 있을 때가도 너머에서부터 이곳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합해서 네 명남자 셋과 여자 한 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일행이다

대동한 마차나 수레 같은 건 딱히 없다각자 크고 작은 배낭을 메고 있을 뿐인…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을 법한 전형적인 여행객의 차림새다

그들의 정체가 모험가 일지 아닐지 선후임 경비병끼리 소소한 내기를 거는 사이네 사람은 성문 앞에 도달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왔소?”

성벽에 기대 두고 있던 창을 어깨에 걸친 경비병들은 월급값을 하기 위해 네 사람을 멈춰 세우며 몇 번이고 입에 담은 질문을 그들에게 던졌다

“두 분 모두 수고가 많으시군요졸승은 광명신 카르피아 님을 섬기는 신관인 보르보라고 합니다.”

일행 중 대표로 나온 사람은 움직이기 쉽게 개량된 승복을 입은바위가 연상되는 각진 얼굴을 하고 있던 까까머리 사내였다

“저희는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카르피아 신전이 설립된 도시들을 방문하고신전이 없는 도시에는 그분의 가르침을 설파하는 순례길에 오르고 있었습니다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아하순례자였군…나머지 사람들도 신관이오?”

“졸승처럼 신관은 아니지만 카르피아 님의 가르침을 깊이 이해하고같이 순례길을 걷고 있는 일행입니다.”

여행길에 언제든지 마물이나 강도와 마주칠 위험이 있는 험한 세상이다 보니 순례자가 여럿이서 다니는 것은 딱히 이상하게 여길일은 아니었다

경비병들은 네 사람에게 신분을 증명할 물건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보르보는 신관임을 증명하는 묵주를 잠시 풀어서 보여줬고나머지 셋은 주섬주섬 신분서를 꺼내 들었다

별 문제는 없었다어깨를 으쓱거린 경비병들은 뒤로 물러났다

“들어가도 좋소우리가 비록 교인은 아니지만평탄한 순례길이 되길 바라지.”

“하하감사한 말씀이군요수고하십시오.”

인자한 미소를 머금으며 두 손을 모아 경비병들에게 인사말을 건넨 보르보는 일행과 함께 바르멜라 도시에 들어섰다

잠시 거리를 돌아다닌 그들은 적당히 눈에 들어온 식당에 방문하고는 구석자리에 앉아 4인분의 식사를 주문했다

“흐흥~☆ 변경에 위치한 지역이라 그런지저번에 들렀던 항구도시보다는 규모가 좀 딸리네.”“배고파.”

주변에 자기 일행 이외에 듣는 이가 없음을 확인한 도적풍 복장의 여자와 입가를 가린 로브를 입은 남자에게서 튀어나온 말은 인간의 언어가 아닌 마족의 언어였다

그들의 부주의한 행동에 인상을 찌푸린 보르보는 인간의 언어로 주의를 줬다.

“에르나피넷여관 이외의 건물에서 우리의 말은 되도록이면 꺼내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이고 누누이 말하지 않았소?”

“아흐흐☆ 미안미안주변에 우리를 인식하는 기척이 딱히 없어서 그랬어우리끼리만 있다고 생각하면 무심코 튀어나오네.”

“인간의 말은 불편해.”

“하여간… 아무리 불편해도 감수해 주시오.”

네 사람은 단순한 순례자 무리가 아닌멀린의 명령에 따라 인간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동족들을 쫓아서 처리하고 있는 검은 사냥개 4인방이다

사냥개 대원들은 대장의 역할을 수행 중인 보르보의 주의를 듣고 나서 얌전히 인간의 말로 대화를 이어가다가 테이블에 놓인 식사를 빠르게 먹어치웠다

용무를 끝마치고 바깥으로 나온 사냥개들은 두 명두 명씩 나뉘어서 바르멜라 도시에 마족이 있는지의 여부를 은밀하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날이 어두워질 무렵사전에 방을 잡아둔 여관에서 제차 합류널찍한 다인실로 들어가 그대로 문을 걸어 잠갔다

의자를 집어 다리를 꼬고 앉은 여도적 에르나는 묶어두었던 긴 머리를 풀어내며 목소리를 냈다

“우리 쪽은 별 다른 수확 없었어라니에트랑 대장님 쪽은 어때?”“여기도 개털이야마족의 ㅁ도 안 들리던데.”

사냥개들은 딱히 실망하지 않았다어차피 이곳은 알트마 왕국으로 올라가는 길에 잠깐 들르게 된 변방 도시에 불과하고아직은 이 도시에 들어온 지 겨우 반나절밖에 안됐으니 말이다

“…만약에 내일 밤까지도 성과가 없다면본래 예정대로 닷새간 체류하다가 떠나는 걸로 하겠소.”“알았어대장.”“예이~☆”“크흐그렇게 나와야지.”

대장의 말에 대원들은 쾌제를 불렀다.

순례자 행세를 하고 있는 사냥개들은 지금까지 방문한 도시에서 사냥감이 있든 없든 길게 머무르다가 떠나면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그 기간 동안은 눈에 띄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각자 원하는 방식대로 놀아도 된다

"자 그럼… 평소처럼 마지막으로 이걸 쓰고 나서 마무리하는 걸로 하겠소.”

배낭을 뒤적거린 보르보는 길쭉한 양피지를 꺼냈다돌돌 말려져 있는 양피지는 모두 펼치면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큼지막한 사이즈다

이 양피지는 검은 사냥개의 주인인 멀린에게 이번 임무를 위해서 하사 받은 아티팩트다

그들은 다 같이 양피지를 펼치고양피지의 맨 가운데를 응시했다스멀스멀네 개의 점이 나타났다아티팩트가 발동되고 있다는 증표다

무식하게 커다란 양피지의 효과는 심플하다

양피지에 마나를 불어넣는 동안 시전자와 같은 종족이 주변 반경에 있다면 점 모양의 얼룩 형태로 대략적인 위치와 방향을 알려준다

네 사람은 커다란 양피지의 가운데 말고도 주변에 떠오른 게 없는지 면밀히 확인해 봤지만 헛수고였다

“흐음이 주변에 마족은 없는 모양인 듯 하오내일 밤반대편에 위치한 여관에서 재차 확인하는 게 좋겠구려.”

중얼거리듯 말한 보르보가 마력을 회수하려는 순간

“…응? 잠깐잠깐! 다들 여길 봐봐!”

눈썰미 좋은 에르나가 이변을 알아채더니 양피지의 끝부분을 가리켰다마치 점멸이라도 하는 것처럼 점이 나타났다사라졌다를 짧은 시간 동안 반복하다가 끝내 자그마한 얼룩이 드러나게 됐다

“찾았네.”“헤에이런 식으로 표시가 되는 건 처음 보는데?”“끝자락에서 나타난 걸 보면도시의 외곽 지역으로 추정되오.”

사냥개들은 양피지가 가리키는 방향을 본뜬 약도를 그리기 시작했다어차피 그들에게 급할 건 없으니 내일부터 약도를 참조하여 확실한 정보를 찾아볼 심산이다.

* * *

그 무렵로덴의 집

주인이 쌍둥이 자매와 함께 밤을 보내는 동안 자기 방의 침대에 누워있던 록시아는 조금 전에 막 반지를 빼둔 상황즉본래 모습인 마족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후우우우….”

자신이 마족이라는 사실은 주인 이외의 사람에게는 결코 알려지지 않은 둘만의 비밀이다

심지어 쌍둥이 자매에게까지 비밀로 하고 있기에 언니들이 외박을 하는 밤의 집이나지금처럼 록시아가 제 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만 반지를 빼두고 인간의 모습에서 벗어난 홀가분한 기분이 된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이 언제든지 록시아의 방에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지만언니들이 말없이 방문을 함부로 열 사람들도 아니고 얼마 안 있으면 비밀을 밝히기로 했기에 만에 하나 조금 일찍 들켜도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오늘 밤을 포함하여 다섯 번을 더 자면닷새가 지나면… 드디어 언니들에게 마족으로서 자신의 모습과 로덴하고 자신이 삼촌하고 조카 관계가 아닌주종 관계이며 남자와 여자의 관계라는 사실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예정이다

다가올 변화를 생각하면 다소 두렵기도 하지만지금 같은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리기도 한다

“……!”

“…!…!”

소녀가 생각에 빠져있던 사이엿보기용 구멍을 막아둔 틈새로부터 남녀의 신음성이 새어나가는 게 은밀하게 들려왔다

본래는 방음이 잘 되는 구조였지만구멍을 뚫었다가 틀어막아서 그런지 옆방에서 소리를 크게 내면 어느 정도는 들려버린다

로덴과 쌍둥이 자매가 몸을 섞는 야한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주인의 자지에 기분좋게 푹푹 박히고 있는 중이겠지.

“주인님은 언제쯤 저를 진정한 의미의 여자로 만들어 주실지….”

그것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주인하고 수 없이 즐긴 유희가 떠올랐다서로 키스하고몸을 만지고더듬고빨고비비고… 하지만 최후의 선만은 넘지 않았다

남녀 간의 섹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삽입만은 없다그렇기에 록시아는 아직도 처녀다

소녀의 처녀막이 아직까지 건재한 이유는 실로 간단했다아직은 한 없이 좁은 록시아의 처녀 보지가 로덴의 하반신에 달린괴물 같은 크기의 자지를 무사히 받아내기는 몹시 벅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로덴은 그녀의 처음이 고통스러운 첫경험이 되지 않았으면 했었기에 직접 삽입하는 것만은 그녀의 몸이 충분히 성장하고 나서 하겠다고 단단히 못을 박아두었다

‘차라리 주인님이 제 몸을 배려하지 않고 거칠게 다뤄줬으면 더 좋을 거 같은데요….’

록시아는 아직까지도 순결을 앗아가 주지 않는 주인이 많이 야속하면서도 그만큼이나 자기 몸을 생각해 주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아야한 생각을 계속했더니 더는 못 참겠다

ㅡ스르륵

능숙한 동작으로 팬티를 내린 소녀는 가랑이 사이에 손을 뻗었다고요한 공기 속에서 그녀의 손은 비부에 닿기 시작했다

주인과 은밀한 관계가 된 이후로 로덴과 언니들의 정사를 엿보는 것만은 겨우겨우 자제했지만그렇다고 치솟아 오르는 성욕까지 참을 수는 없었다

로덴에게 안기지 못하는 날의 록시아는 그의 괴물 자지에 자비 없이 처녀막이 뚫려버리는 상상을 하며 성욕이 가라앉을 때까지 스스로를 위로 한다

ㅡ찔걱!찔걱!찔걱!

바로 지금처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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