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화 〉 두 사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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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수줍어하는 동작으로 다리를 배배 꼰 록시아는 로덴의 시선을 슬며시 피하면서 뒷말을 이어나갔다
“저… 기 그러니까 말이죠따로따로 씻으면 물도 더 많이 써야 되고 시간도 더 걸리잖아요!여러모로 낭비 같다고나 해야 할까… 아깝다고나 해야 할까….”
“쉽게 말하자면 같이 씻자는 뜻이지?알았어.”
“깟?!”
로덴은 고개를 끄덕이기 무섭게 록시아의 가녀린 몸을 공주님 안기 자세로 끌어안고는 욕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어차피 이것보다 더 한 것도 침대 위에서 했기에 이제 와서 혼욕 정도야 대수로운 일도 아니다길게 끌 것 없이 같이 씻기로 한다
한편로덴의 품에 안기게 된 록시아는 눈을 크게 뜨며 주인을 올려다보고 있다사냥꾼이 놓은 덫에 순순히 걸려줬더니 정작 사냥꾼이 놀란 느낌이다
“주인님을 설득할 대사들을 잔뜩 준비해 놨었는데은근히 허무하네요.”
마족 소녀는 주인과 밀고 당기기가 오가는 것을 예상한 모양이다
“설득이 아니라 유혹이겠지바로 알았다고 해서 실망했니?”
“좋아요!오히려 좋아요!무슨 일이 있더라도 좋아요!”
“호들갑은.”
좋아요를 연발한 록시아는 가느다란 팔을 뻗어서 두 손으로 로덴의 목을 뿌리처럼 감쌌다그는 고개를 묻고 얼굴을 비비적 거리는 록시아의 눈을 마주 바라보다가 자석에 이끌린 듯이 입술을 겹쳤고수십 초간 설육이 오갔다
츄우웁츕…
키스가 끝나면 주종간의 입술 사이에 이어진 타액이 거미줄처럼 얇고 길게 늘어지다가 뚝 끊겼다
서로의 입술을 맛본 두 사람은 옷을 훌렁훌렁 벗으며 욕실로 입장했다
본래 따뜻한 물을 얻기 위해서는 장작을 때워야 하지만속성 마법을 응용해서 온도를 조절 할 수 있는 메림이나 록시아가 있다면 귀찮은 준비과정 없이 따뜻한 물이 나오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욕조에 온수를 채우는 동안 번갈아 가면서 머리도 기분 좋게 감겨주고등도 밀어주면서 서로의 몸을 깨끗이 씻겨주기 시작했다
거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낼 수 있는 도구인 타월이 욕실 안에 존재하건만… 두 사람은 자기 손으로 비누 거품을 만들 내는 수고를 감수했다
이유?뻔하다손으로 직접 만지는 게 서로에게 훨씬 좋으니까
“아흐흐… 주인님거긴 간지러워요다시 제가 씻겨드겠습니다.”
잠시 후겨드랑이를 살살 간지럽히는 장난스러운 손동작에 꺄르륵 웃음이 새어 나온 마족 소녀는 주인과 순서를 교대했다조금 전에는 뒷부분을 모두 씻겼으니 이제 앞부분을 씻길 차례다
고사리 같은 손에 보글보글 거리는 거품을 잔뜩 묻힌 록시아는 로덴의 상반신을 사심과 애정이 가득한 손길로 슥삭슥삭 열심히 문질렀다
처음에는 팔과 어깨를그다음에는 흉근또 다음에는 복근… 정신을 차리고 보면 주인의 눈앞에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은 그녀의 두 손은 부랄 주머니를 향했다
거품 때문에 미끌거리면서도 자그마한 손은 지나치게 섬세했다여의주를 다루기라도 하는 것처럼 정성스럽게 거품칠을 한다
황홀한 기분에 휩싸인 로덴은 신음성이 새어 나오려는 것을 억누르며 겨우 목소리를 냈다
“후… 여기까지 안 해줘도 괜찮은데.”
“주인님의 건강한 아기씨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부분인데최대한 정성껏 씻겨 드려야죠이대로 가만히 있어주세요.”
“네네.”
록시아는 한동안 주인의 부랄을 실컷 주물럭 거리면서 거품투성이로 만들었다그녀가 시선을 살며시 위로 향했을 때한껏 성난 물건이 솟구치고 있다투명한 액도 슬슬 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후후씻겨드리기만 했을 뿐인데이렇게나 흥분해 버리셨군요주인님.”
어쩔 수 없다이렇게 사랑스러운 소녀에게 부랄을 애무당하듯이 만져졌다면 발기하지 않는 게 도리어 이상하다
야릇한 미소를 지은 마족 소녀는 다시금 두 손에 비누 거품을 잔뜩 묻힌 다음양 손으로 주인의 기둥 부분을 붙잡아서 스윽스윽 흔들었다
손에서 미끄덩거리는 비누 거품은 기분 좋은 윤활감을 선사해줬다여기에 그녀의 능숙한 테크닉이 더해지면 쾌감은 배가 된다
“아아자지가 굉장히 움찔거리고 있군요기분 좋아 보여서 다행이에요이대로 주인님의 아기씨가 기분 좋게 퓻퓻나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할게요.”
점차 속도를 올린 록시아는 한 손을 귀두에 올려두어 쓰다듬듯이 문질문질 거렸다
기둥하고 귀두를 동시에 공격당하는 것도 모자라서 비누거품 특유의 미끌거리는 느낌으로 인해 오래 버티지 못하게 된 로덴은 록시아의 손바닥을 향해 힘차게 사정했다
뷰르륵!븃!부쿠쿡!불쿡…!
“따뜻해… 언제나 굉장한 양이라서 봉사하는 보람이 있네요주인님.”
사정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둥을 계속 흔들어대던 마족 소녀는 주인의 정액이 뿌려진 손바닥을 코 앞에 대고는 킁ㅡ킁냄새를 맡았다그리고는 두 눈동자에 하트라도 새겨진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후아앗~ 좋은 냄새♡ 그러면… 잘 먹겠습니… 다?”
그녀의 대사는 의문형으로 끝나게 됐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덴이 정액을 삼키려 하는 록시아를 조용히 저지했기 때문
“록시아미안하지만 지금 그건 냄새만 맡고그대로 씻어 넘겨.”
“…?”
“네 손을 보라고비누 거품이 잔뜩 묻어 있잖아아무래도 그걸 삼키는 건 좀 아니지.”
“그렇지만… 주인님이 기껏 내주신 건데….”
로덴의 말처럼 록시아의 손은 비누 거품으로 범벅이 돼있었으며 그 손으로 받아낸 정액 또한 거품이 뒤섞여 있다비누는 먹으라고 있는게 아니었으니저걸 그대로 삼킨다면 탈이 날지도 모른다
마족 소녀는 적지 않게 아까워했지만잠들기 전에 그녀의 입안에 신선한 정액을 잔뜩 먹여주겠다는 주인의 말을 듣고 나서야 미련을 버릴 수 있었다
“아무튼씻겨줘서 고마워이제 안으로 들어갈까?”
“네!”
들어간 이후에 시간이 적지 않게 지나간 만큼욕조는 온수로 충분히 채워진 상태
촤악촤악서로의 몸에 물을 뿌려서 거품기를 싹 제거한 로덴과 록시아는 욕조안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선 로덴이 먼저 들어가서 끝자락에 몸을 붙인 뒤록시아가 주인의 다리 사이에 사뿐히 앉는 것이다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로덴이 그녀를 뒤에서 안는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후우우… 그렇게 넓게 만든 건 아니라서 영 움직일 틈이 없네록시아는 불편하지 않니?”
“괜찮아요혼자서 넓게 쓰는 것보다는 지금처럼 주인님에게 안겨있는 게 더 좋아요……혹시 주인님은 불편하신가요?”
“아냐나도 이대로 록시아를 끌어안고 있는 게 더 좋아특히 이 잘록한 허리하고 배예쁘게 자란 가슴을 만지는 느낌이 좋더라.”
로덴은 그녀의 허리와 배를 매만지고 있던 두 손을 슬금슬금 위로 올렸다록시아의 탐스러운 젖가슴이 그의 손 모양으로 짓눌렸다
“아흐읏♡ 주인님의 손… 너무 좋아여어그대로 계속 만져주세요….”
조금 전에 마족 소녀에게 잔뜩 봉사받은 게 있었기에 주인은 그 요구를 순순히 들어줬다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이다
주물주물주물
주물주물주물
주물주물주물
“흥읏…!하응하아아앙….”
나이에 걸맞은 귀여운 소리였다젖가슴을 움켜쥐면서 천천히 문질러지는 느낌에 마족 소녀는 머리를 주인 쪽으로 기대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동안 가슴을 주물럭 거리다가 다시 그녀의 배를 만지기 위해 손을 내리려고 하니까 록시아가 신음을 흘리면서도 겨우 말했다
“햐으읏!주주인니임… 그쪽 말구… 젖꼭지이… 젖꼭지 꼬집어주세요오.”
“이렇게?”
“네에… 그대로 잡아당겨 줘여♡”
사랑스러운 목소리에 애교까지 섞으면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이번에도 요구를 들어준 로덴은 딱딱하게 서 있는 록시아의 젖꼭지를 엄지와 검지로 집고 강하게 잡아당기면서 자극했다
열락에 찬 교성이 터져 나왔다
“하읏하앙…!흐으으응! 아앙아흥젖꼭지 좋아아….”
“벌써부터 유두로 이렇게나 잔뜩 느끼다니…!”
애무가 몇 분간 지속되었고어느새인가 로덴은 한 손을 아래로 내렸다그리고는 숙련된 솜씨로 처녀 보지를 격렬하게 휘저어 주자록시아는 다리를 오므리면서 허리를 들썩였다
그 영향으로 욕탕의 물이 작은 파도를 그린다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절정에 이른 것이다두 사람이 입욕 중인 목욕물에는 그녀의 애액이 뒤섞여버렸다
“하아… 하아아… 하앗…칠칠치 못하게 물을 더럽혀 버렸네요….”
“신경 쓰지 마하나도 더럽지 않아게다가 티도 안 나는데 뭘.”
오히려 포상이다
아무튼로덴과 록시아는 서로서로 한 번씩 성욕도 해소했으니 이제부터는 정말 순수하게 목욕을 즐기기로 했다
주인의 가슴에 등을 기댄 채로몸을 이완시킨 마족 소녀는 자기도 모르게 늘어진 얼굴을 하게 됐다주인이 보지 못하는 각도라서 참 다행이다
“샤워보다 다소 귀찮더라도 지금처럼 몸을 푹 담그는 목욕이 몇 배는 더 기분 좋더라.”
“하아아~ 그러게요야한 것만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주인님이랑 딱 붙으면서 몸을 담그고 있으니까 너무 좋아요.”
단 둘만이 있어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라고 생각하던 록시아의 머릿속에 쌍둥이 자매의 모습이 그려졌다
“승급 시험은 잘들 보셨으면 좋겠는데… 언니들은 지금쯤 여관에 있으려나요?”
“오늘 밤이 지나면 닷새 째니까 시간상 나자리에는 진작에 도착했을 테고… 오늘 아침부터 시작해서 진작에 시험을 본 상태 거나내일 아침에 볼지도 모르겠네.”
“주인님승급 시험은 아침 시간에 시작하는 건가요?”
“꼭 그런 건 아냐하지만대부분은 시작한 이후에 12시간 내에 추적이랑 사냥을 성공해야 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피로도를 고려하면 아침 시간 때부터 시작하는 게 정석이지뭐사냥감이 잠드는 틈을 노리기 위해 역으로 새벽에 시험을 치르는 것도 제법 괜찮은 방법이지만.”
길게 설명한 로덴은 별 이유 없이 눈앞에 있는 마족 소녀를 간지럽히고 싶은 충동이 들어 그녀의 겨드랑이와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둘이서 쓰기에는 살짝 좁은 욕조를 첨벙거리며 장난을 즐긴 뒤서로 마주 보게끔 자세를 바꾼 두 사람은 누가 뭐라 할거 없이 동시에 입술을 맞대어 쪽쪽 거리는 소리가 들리도록 타액을 교환했다
로덴은 록시아의 머리와 뿔을 매만지며 목소리를 냈다
“걔네 둘이라면 어느 시간대에 시험을 치르든 틀림없이 잘할 수 있을 거야메림하고 마릴두 사람은 충분한 재능도 있고 평소에 노력도 꾸준히 하는 편이잖아.”
“그그렇죠메림 언니는 저에게 마법을 능숙하게 가르쳐주실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하고마릴 언니는… 주인님에게 직접 검을 배우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말고 두 사람이 올 때에 맞춰서 축하해줄 준비나 해두자고.”
“네주인님.”
이후로 로덴과 록시아는 쌍둥이 자매를 위해 뭘 준비해야 할지 서로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면서도 느긋하게 목욕을 즐기다가 천천히 욕실에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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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새벽시간산과 숲의 중간에 있는 지점
한밤중부터 승급 시험을트롤 사냥을 시작한 쌍둥이 자매는 숲 속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녀석들의 흔적을 끈질기게 추적한 결과약 8시간 만에 둥지로 추정되는 제법 큼지막한 동굴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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