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 두 사람 (6)
* * *
승급 시험을 보기 위해 쌍둥이 자매가 잠시 떠나가 버린 지 어느덧 삼 일째.
어제 이 시간과 같이 록시아의 봉사를 받으며 눈을 떠버린 로덴은 사정하려는 타이밍에 그녀의 뿔을 힘껏 잡아당겨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삽입. 절정을 맞이했다.
마족 소녀는 주인의 끈적한 정액이 식도를 강타하는 느낌이 아직 익숙지 않아서 한동안 쿨럭거렸지만, 육체의 고통보다도 만족감과 고양감이 그녀를 더없이 충족스럽게 만들었다.
잠들기 전과 마찬가지로 눈을 뜨자마자 한동안 침대 위에서 서로 물고 빨면서 성애로 가득한 아침을 시작한 두 사람은 금세 일상으로 돌아가 포션 가게문을 열고 한동안 오전 시간대의 손님들을 상대했다.
…그리고 지금, 손님들이 교대로 오고 가는 바쁜 시간이 지나가고 다음 손님이 올 때까지 포션 가게는 단 둘만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손님용 자리에 서로 마주하게 앉은 로덴과 록시아는 창문 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다과를 즐기고 있었다.
후루룩….
“차는 마음에 드시나요? 주인님.”
“최고야. 오늘은 특히 향을 잘 살려줬는데?”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두 분에게 꾸준히 배워둔 보람이 있어요.”
록시아는 얼마 전부터 차를 달이는 방법을 마릴하고 로덴에게 틈틈이 배웠었는데, 뭐든지 잘 배우는 영민한 아이답게 이제는 혼자서도 능숙하게 끓일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일 년 가까이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 주인의 일을 보조하는 것은 물론, 요리랑, 빨래, 청소 뭐든지 솜씨 좋은 전문 가정부 뺨치게 해낼 수 있을 정도다.
일전에는 로덴이 메인이고 록시아가 보조라는 느낌이라면 최근에는 가게일을 제외한 모든 집안일의 숙련도가 반대로 싹 뒤집혀 버린 느낌이 강했다.
“~”
아무튼, 주인의 감상평에 미소를 머금은 소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접시 위에 놓여있는 과자 한 조각을 입가로 가져가 천천히 우물거렸다.
로덴 혹은 쌍둥이 자매가 도심지에 오갈 때마다 종종 챙겨 오는 쿠키류의 과자들은 고소한 맛과 단맛, 바스락 거리는 특유의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해 준다.
빈민가에서 생활할 때 뭐라도 먹기 위해 쓰레기를 뒤적거리거나 밖으로 나와서 구걸하며 연명하는 게 일상이었던 시절에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사치다.
먹을 것의 소중함을 절실히 알고 있는 만큼. 부스러기 한 조각의 낭비 없이 입안에서 꼭꼭 씹어 삼킨 록시아는 다시금 과자를 집어 들더니 로덴에게 팔을 뻗었다.
“계속 차만 들이켜시지 말고 주인님도 같이 드셔 보세요.”
로덴은 순순히 입을 아ㅡ 벌려서 록시아가 챙겨주는 과자를 받아먹었다.
우적우적, 그는 과자를 다 씹어내는 동안 소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과자네요. 주인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응, 더군다나 록시아가 직접 먹여주니까 유난히 맛있네.”
“주인님도 참…. 더 드실래요?”
“조금 있으면 점심때니까 딱 하나만 더.”
“여기요.”
순서대로 과자와 차를 즐긴 두 사람은 테이블을 말끔히 치우고는 카운터로 돌아갔다.
당장 점심준비를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시간. 대략 삼 십분 정도만 이대로 적당히 떠들며 죽치고 있다가 간판을 뒤집어 두자고 생각했다.
풀썩!
“…….”
의자에 앉은 로덴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카운터 쪽에는 두 사람이 편히 앉을 수 있는 원형의자 두 개가 배치되어 있건만, 록시아가 바로 옆의 빈자리를 본체만체하며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주인과 겹쳐서 앉아버렸기 때문.
뒤에서 소녀를 안고 있는 듯한 자세가 돼버렸다. 가게문이 언제 열려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말이다.
“음… 록시아?”
“부르셨나요. 주인님.”
로덴이 부르자 록시아는 그를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대신 위로 올렸다.
“사람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렇게 앉는 건 조금 곤란하지 않을까 싶은데. 내려오지 않겠니?”
“이 상태가 곤란하다니 어째서요?”
소녀는 뭐가 문제냐며,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다.
“남의 눈으로 보기에는 삼촌이랑 조카가 사이좋게 앉아 있는 것뿐… 그렇게 이상하게 여길 상황은 아니잖아요.”
“다 큰 여자애가 남자랑 겹쳐 앉는다면 이야기가 많이 다르지.”
“흐으음~ 그렇게 말씀하셔도 저는 기본 상식을 익히지 못한 무식한 노예라서 영 모르겠네요. 단순히 겹쳐서 앉아 있을 뿐인 이 자세가 남한테 들키면 어째서 곤란한 건지….”
뻔뻔하다!
전날 아침에 로덴이 록시아에게 뿔의 사용법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의, 전부 다 알고 있으면서 굳이 모르는 척하던 그 뻔뻔한 얼굴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
같이 지내다 보면 서로 닮게 된다더니 지금의 록시아가 딱 그 꼴이다.
고개를 높이 들고 있다가 머릿속에 무언가가 번뜩이더니 야릇하게 웃은 그녀가 몸을 더더욱 뒤로 빼서 치마에 가려진 엉덩이를 살살 움직였다.
“만약에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가 갑자기 문이 열린다면 서로 난감하긴 하겠네요.”
부비부빗.
록시아의 엉덩이는 로덴의 하반신을, 정확히는 그의 자지가 있는 부위에 엉덩이를 딱 밀착시키며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이 몸을 흔들흔들거렸다.
“자, 잠깐만. 멈춰!”
“싫어요♡”
부빗부비, 부비부비빗!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르기에 성급하게 꺼낸 로덴의 ‘멈춰’는 효과가 하나도 없다. 평소에는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잘 만 따르던 착한 소녀가 순식간에 악동이 되어버렸다.
“우후후, 정 싫으시다면 주인님이 억지로 떼어놓으시면 되겠죠. 제가 주인님의 힘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겠나요.”
시건방지게 나불거리던 록시아는 엉덩이를 끊임없이 흔들었다. 그러다 보니 옷 너머로도 확실히 느껴지는, 딱딱한 게 맞닿는 느낌을 받게 됐다.
“아핫. 주인님? 무언가가 제 엉덩이에 닿고 있어요. 이 정도로 굵고 기다란 막대기는 주인님의 발기 자지 말고는 없는데… 흥분해버리셨군요. 옷 위로 비볐을 뿐인데 말이죠.”
변. 태. ♡
라며 끝말을 덧붙인 소녀는 달뜬 얼굴로 주인의 자지를 잔뜩 화나게 하는 것에 집중한다. 참으로 뻔뻔하기 짝이 없다.
눈앞에 있는 문이 어느 순간에 열릴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로덴은 록시아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고개를 기울여서 창 너머의 풍경을 바라봤다.
가게의 위치상 도심지에서부터 손님이 온다면 창문으로 그 사람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지금 당장은 아무도 안 보인다. 드넓은 들판과 그 너머에 있는 도시의 겉모습 만이 보일뿐이다.
다만, 정반대 방향. 그러니까 창문이 없는 방향인 도시 바깥에서부터 오는 경우도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창문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 손님이 오는지 안 오는지 백 퍼센트 보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여전히 불안불안하다.
“읏…! 이런 건 방에서 해.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떨어져…!”
부비부빗, 부부부빗!
로덴은 이를 악무는 듯한 목소리로 록시아를 설득하려 했지만 그녀는 못 들은 척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주인의 말을 씹었다.
이렇게까지 대놓고 무시당하면 자지가 화나는 만큼이나 머리에도 화가 스멀스멀 뻗친다.
이대로 소녀의 몸을 번쩍 들어 올려서 뜯어말린 다음에 적절한 훈육을 하는 것이 이성적이며 올바른 판단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이 시건방진 노예도, 위아래로 잔뜩 화가 나있는 주인도 만족할 수 없다.
…후우우…….
다시금 창문을 확인 한 뒤, 깊은 한숨을 내쉰 로덴은 천천히 손을 뻗어서 록시아의 가슴을 거칠게 움켜 잡았다.
“아흐읏?!”
“오냐오냐 해주니까 아주 그냥 머리 끝까지 기어오르려 하는구나. ‘벌’을 좀 받아야겠는데?”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의 틈 사이를 파고들어 봉긋하게 솟아올라 있는 젖가슴을 쥐게 된 주인의 두 손이 상당히 거친 움직임을 선보이며 젖가슴을 난폭하게 주물렀다.
“흑… 끄흣! 아, 아파요오. 주인님… 조금만 더 부드럽게엣….”
“이런 상황을 원해서 유혹한 주제에 이제 와서 아닌 척 하긴. 지금부터 그 못된 버릇을 고쳐줄 테니 단단히 각오해.”
손님이 언제 올지 몰라서 몹시 불안한 상황이지만, 그렇기에 도리어 더욱 흥분된다.
로덴은 한동안 록시아의 젖가슴을 떡처럼 주무르고 또 문질렀다. 그것으로는 만족이 되지 않아 발딱 솟은 유두 또한 비틀고 꼬집었다. 주인의 말을 개무시하고 제멋대로 허리를 놀린 만큼, 그대로 가슴에 돌려주었다.
고통이 섞인 쾌락으로 인해 주인의 무릎 위에서 허리를 놀리는 것을 망각해 버린 소녀는 점차 바보 같은 얼굴이 되었다.
“흐앗… 흐아아항. 젖꼭지… 그마안… 멈춰… 멈춰엇….”
“내가 멈추라고 할 때 무시한 주제에 이제 와서 그만두라고?”
“으힛, 으히이잇…!”
뒤이어 로덴은 오른손으로 가슴을 만지고 있으면서도… 남은 왼손을 슬금슬금 밑으로 뻗어서 록시아의 치마 속을, 팬티를 파고들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나네. 이것 보라고?”
“……!!”
찔거억….
예상했던 데로 소녀의 균열에 주인의 손가락이 아주 가볍게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서 벌써부터 애액으로 질척거렸다. 교성을 참기 위해 재 입을 틀어막으면서도 아랫입에서 애액이 세어 나오는 모습은 음란하다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다.
“햐으, 응…!”
“한창 장사하는 중인데, 그것도 가게 구역에서 이렇게 야한 물을 줄줄 흘리기나 하고. 응? 누가 봐도 변태는 내가 아니라 너잖아.”
엄밀히 따지자면 지금 상황에서는 두 사람 모두 변태라고 칭하는 게 올바르다.
로덴은 록시아를 뒤에서 안은 자세 그대로 목덜미와 귀를 쭙쭙 핥으며 젖가슴과 보지 구멍을 동시에 괴롭혔다.
움찔거리면서 신음을 뱉어내는 록시아는 부끄럽다는 듯이 뺨을 붉히다가도 치녀처럼 음탕한 미소를 띄워내면서 다시금 허리를 슬금슬금 움직였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주인은 소녀의 처녀막이 찢어지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며 약점을 계속해서 파고든다. 손가락은 계속 찌걱거리면서 거친 마찰음을 냈다.
“아흣, 하으, 아앗, 하아앙, 흐히이잇!”
그 소리가 묻혀버릴 정도로 록시아는 달콤한 신음을 뱉었다. 가게 안에 울리며 진득하게 귀에 스며든다. 그녀의 신음은 언제 들어도 감미롭다.
“아… 안돼에… 거기…위험햇♡ 나와버려요오…”
“응? 뭐가 나온다는 걸까? 응? 응? 응?”
“아흐으응… 기분 좋은 거… 나와버려엇…!”
…이쯤에서 심술을 부려볼까.
로덴은 돌연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녹아든 표정을 하고 있던 록시아가 눈을 번쩍 뜨며 고개를 획 돌리더니, 가위처럼 날카롭게 치켜뜬 눈으로 주인을 쏘아보았다.
어째서 가장 좋은 순간에 그만두냐고 항의하는 듯한 눈… 일반적인 노예가 주인에게 보낼 수 있는 눈빛은 결코 아니다.
그리곤 이어서 하라는 듯이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씰룩거리고, 보지 구멍을 쑤시고 있던 주인의 손목을 어루만져서 질내를 후비적거리게 했다. 그럼에도 로덴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주, 주인님. 제발… 이대로 계속해 주세요…”
완전히 쾌락에 빠져버린 모습. 가능하다면 사진으로 남겨서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을 정도다.
땈!
“아얏!”
로덴은 애원을 무시하고 록시아의 깨끗한 이마팍에 가벼운 딱밤을 날려줬다. 벌의 연장선이다.
“누가 누구한테 명령하고 있는 거야?”
“으으으….”
록시아는 이마가 아픈 것 보다도 가버리기 직전에 갑자기 뚝 끊긴 게 몹시 서운해서 눈물을 찔끔거렸다. 로덴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의 간판을 뒤집고 가게문을 걸어 잠갔다.
“손님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데 이대로 더 나갈 순 없잖아? 슬슬 시간도 됐고, 이제부터 점심시간인 걸로 하자고.”
“네에….”
아무래도 여기서 더 이상 주인의 말에 토를 달수는 없는 노릇이다. 소녀는 침통한 표정을 하면서도 쥐어짜듯이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은 로덴은 록시아의 이마를 살살 매만지다가 부드럽게 말했다.
“좋아. 안으로 들어가서 점심 식사랑 조금 전의 연장전… 둘 중에 뭐부터 할래?”
빼앗긴 장난감을 다시 되찾은 듯한 록시아의 두 눈. 그녀의 대답은 진작에 정해져 있다.
* * *
그 시각, 지도를 의지해서 마을과 도시를 몇 번 경유한 쌍둥이 자매는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나자리에 도착했다.
“오오…! 수도로 가는 길에 위치에 자리 잡은 도시답게 바르멜라보다 훨씬 떠들썩하네?”
“그러게. 여기는 우리 동네랑은 달리 투기장도 있다고 하더라.”
“그래? 남는 시간에 한번 구경해야겠다. 일단 여관 먼저 찾자. 마릴, 얘네들 먼저 맡겨두고 길드로 가봐야지. 아, 그전에 밥도 좀 챙겨 먹고.”
“응.”
도시 안에 들어가자마자 마구간이 달려있는 여관을 물색한 두 사람은 점심밥을 챙기고 나서 여관 주인에게 길드의 위치를 알아본 뒤, 한달음에 나자리의 모험가 길드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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