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유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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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 진심이세요? 진심으로 여기서 끝내시려는 거예요? 아직 가장 중요한 게 남아있잖아요!
로덴에게 타인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편리하게 짝이 없는 재주는 없다. 허나,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눈앞에 가위 눈을 치켜뜨고 있는 마족 소녀가 이러한 생각을 품고 있으리라 확신할 수 있다.
주종관계가 아니었다면 쌍욕을 퍼부울 기세다.
다시 숨기긴 했지만, 굵직한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자지 몽둥이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록시아는 주인에게 엉금엉금 기어 와서는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
"주인님… 겨우 한번 뺀 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하지 않나요? 저는 지금까지 몇 번이고 봤었다고요. 주인님이 언니들이랑 일단 시작하면 기절할 때까지 절대로 놔주지 않았잖아요."
더군다나 이번에는 미약도 드셨는데…. 비록 절반뿐이고, 심지어 제가 억지로 먹인 거긴 하지만.
"언니들 못지않게 잘할 수 있으니까… 분명히 주인님도 기분 좋으실 테니까 마지막까지 벌로 제 몸을…!"
주인은 아무 말 없이 마족 소녀의 볼을 살며시 꼬집고는 쭈우욱 잡아당겼다.
"으아으아… 쥬, 쥬인니잉…."
저 나이 때에 걸맞은 깜찍한 비명과 함께 새벽의 이슬 같은 눈물을 머금으며 볼살이 늘어나버린 록시아의 얼굴이 퍽이나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내면의 가학성을 불러일으켰다.
로덴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지극하게 평범한 성향을 가진 정상인이라고 확신하는 편이지만, 이 아이의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진성 사디스트라도 된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괴롭혀줄 생각이 절로 든다.
뭐라고 해야 할지… 이 흐름에 몸을 맡기고 록시아의 처음을 앗아가기는 너무나도 아깝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해서 안달이 나게 하고 싶다.
"가만히 지켜보니까 지금 너를 안아주는 건 벌이 아니라 오히려 상이더군."
"그러치 아나여어…."
"이걸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까? 지금부터 자ㅡ알 보라고, 네 꼴사납기 짝이 없는 얼굴을."
한 손으로는 마족 소녀의 볼을 잡아당기고 있는 채, 남은 손으로 인벤토리를 뒤적거린 로덴은 동그란 모양의 손거울을 꺼내 들어서 그녀에게 들이밀었다.
거울 속에 비친 록시아의 얼굴은 눈동자에 핑크색 하트가 새겨져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일 정도인, 주인의 씨를 받아내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완전히 발정 난 암컷의 얼굴이다.
늘어져 버린 입가에서 침이 살며시 흐르고 있기까지 하니 에로틱함이 더욱 강조된다.
"이건 뭐, 암캐가 따로 없는데?"
"아흐아아… 이런 변태 같은 얼굴이 제 얼굴 일리가 업서여어…."
"애써 거짓말하기는… 네가 인정할 때까지 계속 보여줄 수 밖에 없겠구나."
로덴은 한동안 마족 소녀의 시선을 손거울에 억지로 고정시켜서 스스로가 얼마나 음탕하기 짝이 없는 표정을 하고 있는지 절실히 깨닫게 해 주었다. 버티지 못한 그녀는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인정… 인저엉 할게여… 거울 속에 있는 천박한 암캐년은 제가 맞으니까아… 이제 놔주세여 주인니임…."
"흥, 진작에 순순히 인정했어야지."
항복 선언을 들으며 승리감에 도취된 로덴은 그제야 양손을 거두어서 록시아를 자유롭게 해 줬다.
"히끅…. 히으읏…."
집요하게 꼬집힌 한쪽 뺨을 문지르며 울상을 지어버린 마족 소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단순한 성교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종류의 짜릿함이 마음 깊은 곳에서 마구마구 분출된다.
아아, 더 괴롭히고 싶다.
남자들은 좋아하는 여자를 종종 괴롭혀주고 싶은 법이라는,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기가 완전한 헛소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게 지금의 로덴은 록시아를 계속해서, 다양하게 괴롭혀주고 싶어서 미치겠다. 치솟고 있는 성욕과 맞먹을 만한 강렬한 욕구다.
이건 위험하다!
이러다가 자칫하면 상당히 위험한 취미의 문을 열어버릴 것 같다. 혹은 진작에 활짝 열어버렸을 지도….
로덴은 마음속에 최대한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는 것으로 들끓고 있는 가학심을 서서히 잠재웠다.
"아무튼, 이것도 하나의 벌이라고 생각하라고."
암캐 선언을 하면서 완전히 기가 죽어버린 록시아는 주인의 말에 힘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반성은 좀 했니?"
"히끄윽… 네에…."
"다른 건 몰라도 약품만은 함부로 건드리지 마렴. 약의 종류에 따라서 정말로 위험해지는 경우도 충분히 있으니까."
"그건…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네요. 두 번 다시는 안 그럴게요."
"그래, 그래. 잘못을 알았다면 됐어. 착하지, 착하지."
훌쩍거리는 마족 소녀를 인형처럼 끌어안아서 한동안 어르고 달래준 로덴은 록시아가 입고 있는, 전날에 새로 샀다는 드레스를 빤히 바라봤다.
"이대로 침대에 눕기에는 다소 불편한 옷인 거 같은데… 일단은 좀 더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는 게 좋지 않을까?"
"갈아입고 나서 다시 여기로 돌아와도, 오늘 주인님이랑 같은 침대에서 자도 될까요?"
"되고 말고. 오랜만에 같이 자자꾸나."
조금 전까지 록시아와 어느 정도 선을 넘어버린 짓을 저지르게 됐으니 이대로 혼자서 잠들게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
주인에게 동침을 허가받자마자 언제 훌쩍거렸냐는 듯이 얼굴에 생기가 돌아온 록시아는 곧장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고, 로덴 또한 순풍이 잘되는 반팔 반바지 형태의 실내복으로 천천히 갈아입었다.
"다 갈아입었습니다."
"처음 보는 잠옷인데… 그것도 어제 새로 샀나 보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의 방으로 되돌아온 마족 소녀는 원피스 형태의 잠옷으로 예쁘게 차려입었다. 색상은 그녀의 머리카락보다 조금 옅은 보라색.
"네. 혹시… 이상하진 않나요?"
"이상하긴 커녕 무척 잘 어울려."
애초에 얘한테 안 어울리는 옷이 있긴 하려나….
한 명의 여자로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예쁘다거나 옷이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듣게 되면 언제 어느 때든 상관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수줍게 미소 지은 록시아는 '실례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꺼내며 주인과 나란히 누웠다.
"……."
"……."
같은 이불을 덮은 로덴과 록시아는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손과 발을 꼼지락꼼지락거렸다. 같이 누운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뭔가 좀 어색하다.
성욕도 어느 정도 해소했으며 미약을 섭취했던 시간이 제법 지나간 덕에 약 기운이 느슨해지고, 정신이 또렷해진 두 남녀는 모두 조금 전에 벌어진 일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금쯤 바깥에서 주무시고 계실 메림 언니와 마릴 언니에게는 너무 미안한 짓을 저질러 버렸네요."
"빼도 박도 못할 바람이긴 하지…."
그와 동시에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쌍둥이 자매의 모습. 특히 그녀들은 로덴과 록시아를 삼촌과 조카의 관계로 알고 있으니,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충격이 배가 될 것이다.
미약을 먹게 돼서 욕망을 참아내기 힘든 상황이었다고는 하나, 그것은 결코 변명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의 신체능력과 의지력이라면 절반밖에 되지 않는 미약에 취한 상태에서도 마음가짐을 굳게 해서 어떻게든 거절할 수 있었을 터.
이러니 저러니 해도 록시아와의 유희를 즐긴 것은 어디까지나 로덴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된 선택이다.
"주인님은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저는 주인님이 하자는 데로 순순히 따를게요."
"최종적으로는 두 사람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할 생각이야. …네가 사실은 마족이라서 우리가 친척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이랑 함께."
"아… 하긴. 진짜로 삼촌이랑 조카끼리 이런 짓을 하면 근친상간이죠."
방침을 정했다면 언제 말해야 하는가… 쌍둥이 자매가 돌아오자마자? 흠… 이건 좀 아닌 거 같다.
잠시 고민하던 로덴은 오늘부로 두 달이 조금 되지 않는 날. 그가 마족 소녀를 맨 처음으로 집안에 들인 지 딱 1주년이 되는 날에 관계를 밝히기로 결심했다.
그날이 오기까지 쌍둥이 자매와 록시아가 서로 간에 좀 더 친밀하게 지낼 시간을 쌓게 하고, 잠자리를 가질 때마다 겨우 두 사람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하도록 자지 몽둥이를 휘둘러서 그녀들에게 새로운 여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할 것이다.
"더 좋은 계획이 생각난다면 그걸로 변경할 거지만 일단은 이렇게 해보자고."
"알겠습니다. 그때까지 저와 주인님의 관계는 단 둘 만의 비밀이군요…."
언니들을 향한 죄스러운 마음과 그것을 가뿐히 뛰어넘는 기쁨의 감정을 동시에 느낀 록시아는 주인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주인님… 맨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주인님이 언니들을 사랑하고서 남겨진 찌꺼기 만이라도 좋아요. 지금처럼 언니들이 집에 계시지 않게 되는 순간만이라도 좋으니, 관심을 주세요. 자그마한 사랑을 주세요. 하다못해 동정[??]이라도 주세요."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는 록시아의 눈동자는 붉은색에 어울리는 정열적인 사랑으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철없고 순간적인 감정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 의심할 여지없이 진심 어린 사랑이 담긴 여인의 눈이다. 그것을 마주하게 된 이상, 그녀의 마음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너를 너무 어린아이로만 취급했구나. 그리고 찌꺼기라는 표현은 하지 마. 오늘부터는 너도 여자로서 제대로 사랑해줄 테니까."
"아… 주인님. 읍, 응…."
로덴은 록시아를 소중하게 끌어안으며 다시금 입술을 겹쳤다. 어려서 그런지, 마족이라 그런지 몰라도 그녀의 입술은 유난히 부드럽다.
세 번째로 키스를 나누게 되니 록시아도 상당히 기교가 늘어났다. 그녀도 가느다란 양팔로 로덴을 끌어안아 더더욱 강하게 입을 겹쳤다.
아기 새가 어미 새에게 먹이를 갈구하듯이 긴 시간 동안 주인의 타액을 집요하게 맛봤다. 처음에는 키스하는 동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해서 그다지 오래 못했는데, 역시 그녀는 뭐든지 빨리 배운다.
“츄웁… 으응… 츄웃.”
키스를 마쳤을 때 타액이 뒤섞인 실이 혀 사이에 늘어져 있다가 뚝 끊어졌다. 서로의 입안에 서로의 타액이 적지 않게 남겨졌다.
무언가가 닿고 있는 느낌에 필연적으로 시선을 아래에 떨군 록시아는 먹잇감을 발견한 포식자처럼 붉은 두 눈동자를 요염하게 빛냈다.
"역시… 겨우 한번 내버린 것 만으로는 한참 모자라시네요. 아래쪽의 주인님은…."
반바지를 입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로덴의 자지가 그와 밀착하고 있는 마족 소녀의 복부에 비벼지고 있다.
주인의 자지로 인해 아랫배 너머에 있는 자궁이 간접적으로 꾸욱 꾸욱, 짓눌리게 된 록시아는 애달픈 느낌이 들었다.
"아흐응, 아앗, 아래쪽의 주인님이 저의 아기방에 건강한 씨를 뿌리고 싶다고 졸라대고 있는 거 같아요♡"
"진짜로 그래 줬으면 좋겠어?"
"네, 네엣… 저도 주인님 하고 아기를 만들기 위한 교미가 하고 싶어요. 언니들보다 먼저 주인님의 아기를 갖고 싶어요오…♡"
"아기는 평생 같이 살 사람 하고만 만들어야 하는 건데, 정말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벌써부터 주인의 아기를 갖고 싶다며 보채고 있는 록시아에게 영향을 받은 로덴도 점점 변태 같은 질문만 쏟아붓게 된다.
"제가 좋아할 수 있는 남자는… 같이 사랑스러운 아기를 만들고 싶은 남자는 주인님… 당신밖에 없어요."
"하지만 네 나이에 벌써부터 아이를 품기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리잖아. 아직은 한참 무리라고."
"마냥 불가능한 건 아니잖아요? 이래 봬도 아이를 만들 준비는 다 돼있는 몸이라고요."
"낳을 때 너무 아파서 펑펑 울게 될 게 틀림없어."
"만약에 울더라도 너무 기뻐서 울겠지요."
록시아는 입은 원피스의 치마 부분을 위로 거두어냈다. 옷을 갈아입을 때부터 이러한 상황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마땅히 있어야 할 팬티는 온데간데없다. 반질반질한 마족의 보지가 서늘한 공기에 노출됐다.
"주인님의 아기씨를 이쪽으로 받고 싶어요♡"
야한 말을 거침없이 내뱉고 있는 마족 소녀의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상당히 흔들렸지만 소녀의 처녀는 조금 더 훗날에 취하겠다는 로덴의 굳은 의지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비릿한 웃음을 지은 그는 소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한 가지 제안을 꺼냈다.
"좋아. 내기에서 이기면 네가 하자는 대로 다 해줄게."
"정말요? 어떤 내기인데요?"
로덴은 말 대신 행동으로 대답하기 위해 곧바로 바지와 팬티를 훌렁 벗어서 굵직한 자지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록시아의 사타구니를 조준해서….
즈푸욱!
"응흐읏…?!"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 반들반들한 처녀 보지와 살짝 비벼지는 아슬아슬한 위치에 자지를 꽂아 넣었다.
"지금부터 한 시간. 그 사이에 네가 기절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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