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 발각
* * *
여왕의 속사정을 알 턱이 없는 일행의 눈에는 돌연변이 모기 새끼가 뒤지기 전에 지랄 발광하는 단순한 광경으로만 비쳤을 뿐이다.
"……."
이윽고 피눈물을 모조리 쏟아낸 모기 여왕의 머리가 초점과 생기를 잃더니 완전한 침묵을 맞이했다.
신발 끝으로 여왕의 머리통을 툭툭 차내며 확실히 죽었는지 살았는지 간단히 확인한 로덴은 자루를 꺼내 들면서 리자드맨 모자를 바라봤다.
"번식능력을 활용해서 본격적인 세력을 구축하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입니다. 이 놈의 머리는 모험가 길드에 제출할 증거물로써 챙겨둘 생각입니다만…"
저들에게 놈의 시체는 딱히 필요 없겠지만 예의상 미리 말해두긴 해야겠지.
"뭐, 뭐. 이 흡혈 괴물은 두 사람의 힘으로 처치한 것이니 자네가 수급을 챙기는 건 당연하네."
로덴은 족장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면서 비쩍 말라붙어버린 모기 여왕의 머리통을 자루 속에 챙겨 넣고는, 일행과 함께 주변에 무언가 챙길 것이 없는지 천천히 뒤져보고서 돌아가기로 했다.
이 공간은 지금까지 지나쳐온 통로와 공동과 달리 인위적으로 평평하게 깎여있는 바닥과 벽면으로 뒤덮여 있다. 어쩌면 제법 가치 있는 물건이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뜻이다.
…수색의 결과만을 이야기하자면 일행이 챙겨갈 만한 보물 같은 건 딱히 없었다. 그 대신, 모기 여왕이 버티고 있던 자리 뒤편에 세워져 있던 구조물을 발견했다.
검고 반질반질한 돌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사각뿔 형태의, 길쭉한 기둥이다.
로덴 일행은 검은 기둥의 표면에 묻어있는 자잘한 먼지와 흙더미들을 조심히 털어냈다.
그러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고 있는 기이한 문자가 드러났다. 새겨져 있는 것은 공용어가 아닌, 마족이 사용하는 고유 언어다.
"여기에도 있었나."
과거에 로덴이 혼자서 여행을 다니던 시절, 종류마다 크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것과 똑같은 특징을 가진 구조물을 종종 봤었다.
"삼촌, 이게 뭔지 알고 있나요?"
이런 형태의 구조물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게 된 록시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이것이 뭔지 알고 있는 듯한 눈치인 주인을 바라봤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건 아마도…"
"오벨리스크(Obelisk)"
로덴의 말을 끊어낸 메림이 이 건축물을 정의하는 단어를 툭 던지면서 소녀의 궁금증을 대신 해결해 줬다.
"집에서 읽은 책으로 접하기만 했지. 직접 보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대제국 마르넬타리아의 시대에 세워졌다고 알려진 일종의 기념비… 오벨리스크야."
일행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서도 오벨리스크에 적혀있는 문자를 신기하게 매만지던 마릴도 그제야 생각났다는 표정으로 언니를 바라봤다.
"저기 메림, 마족들이 사용하는 글자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공용어보다 빨리 만들어져서 유적이나 유물에는 종종 마족어가 적혀 있다고 기억하는데. 이것도 그거 맞지?"
"응. 그것 때문에 마족어의 또 다른 별명이 고대어잖아. 문자의 배열이나 형태만은 마족어하고 일치해. 내 분야가 아니라서 뭐라고 써져 있는지는 영 모르겠네."
한편, 마족어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로덴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기둥의 글자를 해석해보려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절레절레, 고개를 가로저었다.
옛날에 봤던 다른 오벨리스크랑 마찬가지야. 대제국… 불멸… 번영… 이외에는 추상적인 말이 늘어져 있어서 제대로 된 해석이 안되는군.
문자의 대부분은 마모되었고, 표음문자, 표의문자 뒤죽박죽으로 엉킨 모양새인 데다 난잡하기까지 해서 그의 앝은 지식만으로는 정확하게 읽기가 매우 힘들다.
로덴은 무의식적으로 마족 태생인 록시아를 슬쩍 바라봤지만 소녀는 눈앞에 써져 있는 문자를 읽고 있는 것보다는 신기한 그림을 바라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태어난 마계국에서 말하는 방법만을 어찌어찌 깨닫기만 했지, 글자까지 배우지는 못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뭐, 나머지는 옛날 물건에 환장하는 학자들이 알아서 조사하겠지.
"더 이상 찾을 것도 없으니 이만 돌아갑시다."
이대로 글자 하고 씨름을 벌여봐야 시간만 헛되이 버릴 뿐이다. 여왕의 방에서의 모든 볼일을 끝마친 로덴 일행과 리자드맨 모자는 왔던 길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 * *
이후에 동굴과 늪지대에서부터 별 탈 없이 빠져나온 로덴 일행과 리자드맨 모자는 검은 비늘 부족의 거처에 돌아왔다.
기다리고 있던 부족원들에게 승전보를 알린 리자드맨 족장은 당장 술과 음식을 있는 데로 가져오라고 지시했고, 리자드맨들은 군말 없이 따랐다.
평소에 불필요한 사치를 부리는 이들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경사가 있을 때는 착실히 즐기는 편이다.
샤르나르는 당연히 로덴 일행에게도 술자리를 권유했지만….
"끄응… 갈길이 바쁘다면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겠지.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우리의 안식처에 다시 찾아오게나. 자네들 모두, 우리 검은 비늘 부족의 귀중한 손님으로서 대접하도록 하겠네."
"그러도록 하죠. 오늘까지 여기서 신세 많이 졌습니다. 족장님."
로덴 일행은 곧장 도심지로 돌아가기 위해 족장의 권유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미련 없이 부락을 떠나, 날이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삼림지를 쭉쭉 헤쳐나갔다.
부락에서 출발한 시간은 오후를 한참 넘긴 시간, 오늘 안에 도시로 돌아가는 것은 글렀으니 마지막으로 노숙을 감행해야 했다.
적당히 평평한 땅에 자리를 잡은 일행은 야영 도구를 꺼내 들면서도 지금쯤 술과 음식이 정신없이 오가고 있을 리자드맨의 부락을 떠올렸다.
"저희가 곧바로 떠난다고 했을 때 리자드맨 분들이 많이 아쉬워하던 표정이었죠."
"어쩔 수 없어. 록시아, 실제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고, 그 부족원들이 먹는 음식은… 물고기 요리를 제외하고는 받아먹기 좀 그렇잖니?"
"으으… 다른 건 몰라도 벌레만큼은…."
사는 지형과 태생의 차이 때문에 리자드맨과 인간의 입맛은 많이 다르다.
그들이 즐겨먹는 먹거리는 굽거나 말린 생선처럼 인간들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음식도 있긴 하지만, 늪지대 근처에서 채취하는 열매와 벌레를(가끔은 별미로 개구리를 첨가함) 으깨서 만든 죽을 주식으로 먹는다. 심지어 대부분의 술도 벌레와 뱀을 담가 둔 독주다.
늪지 벌레가 함유된 죽과 술의 맛은 인간의 기준으로 몹시 쓰고, 비리고, 독하기 짝이 없다.
쌍둥이 자매와 록시아는 리자드맨 부락에 지내는 동안 그곳의 부족원들이 어떤 음식을 먹고 사는지 지켜봤었기에, 로덴이 그들과의 술자리를 정중히 거절했을 때 마음속 깊이 안도했었다.
"고유문화는 마땅히 존중할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벌레 죽을 입에 넘기기는 많이 꺼려지지… 그 자리에서 주는 음식을 여러 차례 거절하는 것보다는 애초부터 자리에 끼지 않는 게 서로에게 좋아."
네 사람은 잡담을 나누면서도 상당히 능숙하게 행동해서 순식간에 야영장이 만들어졌다. 쌍둥이 자매는 기대 이상으로 야영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는 록시아의 모습에 감탄했다.
"록시아는 삼촌이랑 같이 지내기 전에 여행을 좀 다녔었나 보네?"
"아니면 삼촌한테 배웠을 수도 있겠다. 저 오빠, 마릴한테 하는 것도 그렇고.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남들한테 뭐 가르쳐 주는 거 은근히 즐기더라."
"아하하, 둘 다 반반씩이에요."
록시아는 현재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빈민가와 피난 생활의 짬밥은 어디 가지 않는다.
화르륵!
그들은 야영장 바로 옆에 모닥불도 하나 만들고, 불에 육포를 덥혀서 한밤중의 허기를 달랜다. 어차피 마지막 야영이니 식량을 아껴둘 필요는 없다.
일반적인 모험가 파티라면 불침번 순서를 정해야겠지만 다가오는 적의에 관해서는 야생동물 수준으로 민감한 로덴이 딱히 필요 없다고 이야기했다.
"다들, 만약의 상황에 바로 대응할 수 있게끔 장비는 머리맡에 두고 자도록 해. 내일 밤은 푹신한 침대에서 자자고."
"""네ㅡ에."""
모닥불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자리 잡은 네 사람은 찬바람을 막기 위해 모포를 덮고 살며시 눈을 감았다.
먼저 곯아떨어진 사람은 동굴을 탐사하며 연전을 치른 탓에 상당히 많은 양의 마나를 소모했던 록시아와 메림.
언니 동생 같은 스승과 제자는 은은하게 타오르는 모닥불 소리를 자장가 삼아 순식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로덴 오라버니. 주무시나요?"
"음? 아직은 깨있어."
"그러면 잠시 실례할게요."
감고 있던 눈을 살며시 뜨며 작은 목소리를 낸 마릴은 두 사람이 깨지 않게끔 살금살금, 로덴이 누워있는 자리에 다가가 그와 같은 모포를 뒤집어썼다.
"오라버니, 오늘까지 고생 많으셨어요. 그동안은 다른 모험가들도 같이 있던 공용 숙소에서 자느라 영 기회가 없었는데, 마지막 날이 돼서야 이렇게 붙어서 잘 수 있게 됐네요."
더군다나 지금은 두 사람도 일찍 잠들어버렸어. 후후….
"마릴도 수고했어. 요 며칠간은 밖에서 단체로 자고 일어나다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서 제법 신선하더라고."
마나를 아낌없이 사용하느라 방전된 두 명의 마법사가 일찍 곯아떨어진 덕분에 오늘 같은 날에 마릴만 득을 보게 됐다. 그녀는 언니가 가르쳐준 '개이득'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리고는 풍만한 젖가슴과 탱탱한 허벅지를 밀착시키면서 은근한 기대가 담긴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적극적인 스킨십을 원하고 있지만 이왕이면 남자가 먼저 손을 뻗어주길 바랬다.
로덴은 마릴의 기대에 맞춰 부드러운 몸을 가볍게 끌어안으면서 혀와 혀가 얽히는 연인 간의 키스를 나누었다.
원정을 하는 동안 쭉 참아왔다가 오래간만에 나누는 진한 키스라서 그런지 평소보다도 더욱 각별했다.
마릴은 타액을 나누는 동안에도 밀착시키고 있는 허벅지를 마구 비벼댔다. 로덴의 자지가 부풀어 오를 수밖에 없게끔.
"아… 오라버니의 자지가 제 허벅지에 닿는 게 느껴지는데, 많이 쌓이셨나 보네요?"
마릴은 자기가 발기를 유도한 주제에 모르는 척, 얼굴을 붉히면서 발기된 자지를 살살 쓰다듬거렸다.
하! 로덴은 쌍둥이 언니 못지않게 남자를 홀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쌍둥이 동생을 바라보며 쓰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많이 쌓이긴 했지만… 바로 옆에 두 사람이 자고 있는 상황이잖아. 괜찮겠어? 더군다나 지금은 바깥인데."
"여기는 인적이 드문 장소기도 하고, 언니랑 록시아는 지금 잘만 자고 있잖아요. 로덴 오라버니만 원하시면 제가 빼드릴게요."
"그러면 좀 부탁할게."
처음부터 자극이 없었다면 몰라도 이미 피가 쏠려버린 이상, 못해도 한 발은 뽑아야겠다.
로덴의 대답을 듣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거린 마릴은 얼른 그의 다리사이로 들어가서 주섬주섬, 하의를 벗겨내어 자지가 바깥공기에 노출되게 만들었다.
대가리를 치켜든 자지에서 원정을 다니는 동안 쌓였던 수컷의 냄새가 풍겨 나오자, 마릴은 순간적으로 아찔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 그의 거대한 자지를 봤을 때는 마냥 신기하면서도 조금 무섭기까지 했는데 슬슬 익숙해지니 도드라진 핏줄도, 특유의 비릿한 냄새도, 그저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이제 빨아드릴게요."
수줍게 미소 지은 그녀는 코앞에 있는 자지만큼이나 익숙해진 단발을 쓸어서 귀 뒤에 살며시 넘기면서 입술을 아앙 벌리고 자지를 삼켰다. 애인의 맛과 냄새가 입안에 스며든다.
마릴은 언니에게 배운 방법대로 귀두를 날름날름 거리고, 혓바닥을 이리저리 굴렸다. 로덴은 칭찬의 말을 건네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저절로 눈웃음을 지었다.
언니하고 애인, 귀여운 막냇동생과 함께 같이 모험을 즐기는 순간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그녀는 윗입이든 아랫입이든 그이의 자지를 탐하는 이 순간이 더 좋다.
특히 지금은 옆에서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 두 사람 바로 옆에서, 그것도 탁 트인 야산에서 이러고 있으니 스릴감이 넘쳐흘렀다.
로덴은 성에 점차 눈을 뜨고 있는 마릴의 봉사를 받고 있다가 그녀의 숨이 점차 가빠지기 시작하는 것을 눈치채고는 너무 무리하지 말하는 말과 함께 조언을 건네줬다.
"호흡이 가빠지려고 하는데 계속하고 싶다면, 고개를 옆으로 살며시 틀고 볼이 살짝 튀어나올 정도로 안으로 찔러 넣으면서 가만히 있는 것도 좋아. 그러면 공간이 생겨서 자지를 물고 있는 상태로도 쉴 수 있어."
"후우웁… 이허해여…?(이렇게요…?)"
"응, 잘했어. 그렇게 하면 돼."
"아헤헤…."
마릴의 새하얀 볼살이 로덴의 귀두에 밀려서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모습은 음심을 자극한다.
입이 살짝 벌어진 그녀는 타액이 세지 않게끔 혓바닥으로 침을 갈무리하고, 호흡을 정리하는 뜨끈한 숨결이 자지를 간지럽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호흡을 되찾은 마릴은 쯉쯉 소리가 나도록 열정적으로 자지를 빨아댔다. 옆에 있는 두 사람이 깨든말든 상관없다는 태도다. 들키면 조금 어색해지고 마는 거지 뭐.
로덴은 그녀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메림이 곤히 자고 있는 모습과 자지 맛에 흠뻑 빠진 마릴, 쌍둥이 자매를 번갈아보면서 끝없이 솟아오르는 정복감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오래간만에 실컷 맛보는 입보지 덕에 사정감이 차오르자 로덴의 자지가 크게 움찔움찔거렸다.
뷰륫뷰룻, 뷱뷱!
열심히 머리를 흔들고 있던 마릴은 입안으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뜨겁고 진한 정액을 흘리지 않기 위해, 사정이 끝날 때까지 입에 문 자지를 놓치지 않았다.
눈을 감은채 입안을 침범한 백탁액을 머금고 있던 마릴은 꿀꺽, 진하고 비린 맛이 나는 정액을 꿀꺽 삼켜서 뱃속으로 넘겼다. 요즘에는 이런 걸쭉한 목 넘김 조차도 점차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그녀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요도 구멍에 남은 액체도 정성스럽게 빨아줬다.
만족스럽긴 한데, 간만에 해서 그런지 더 하고 싶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지금 있는 위치는 한밤중의 산속. 마물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태라 본방으로 가는 것만큼은 자제하기로 한 로덴은 손을 뻗어, 마릴의 봉긋한 젖가슴을 어루만지다가 목소리를 냈다.
"가슴으로도 해줄 수 있을까?"
"아… 네. 괜찮아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 마릴은 상의를 속옷째로 위로 젖혀서 젖가슴을 노출시켰다. 그녀의 선분홍빛 젖꼭지는 벌써부터 빨딱 서있는 상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