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 쌍둥이 자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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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이 로덴을 맨 처음으로 만났을 때 느꼈던 첫인상은 어딘가 눈빛이 날카롭고 말과 행동도 석상처럼 딱딱하기 짝이 없는 남자였다.
허나, 이 도시에 자리잡은 로덴의 가게로 꾸준히 방문해서 계속 만나보니 은근히 정이 깊고 늘 정직하게 행동하면서 조카도 소중히 아껴주는 다정한 연상의 남자라며 인식이 점차 바뀌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로덴을 향한 호감은 알게 모르게 호숫가에 쌓이는 돌멩이처럼 조금씩, 조금씩, 확실하게 쌓여갔고 얼마 전에 항구도시에서 겪은 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쌓여왔던 마음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때 그것은 연심이라는 뚜렷한 이름과 형태를 가지게 돼버렸다.
…그리고 지금, 연심을 갖고 있는 상대방에게 시작부터 충격적인 발언을 해버린 마릴은 마음속으로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많고 많은 말 중에 씨 뿌려 줄 오빠는 또 뭐야!? 내가 미쳤지!! 미쳤어!!!
남녀 간에 행위가 시작되기 직전에 '씨'로 시작되는 대사 중 아무거나 떠오르는 데로 내질러버린 그녀는 머릿속이 팽이처럼 핑그르르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기어가고 싶은 마릴의 심경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것은 가히 기적이라 할 수 있다.
"크흠! 큼! 요즘에는 별 이상한 줄임말도 다 쓰는군. 아니면 네가 직접 만든 건가? 가끔은 네 동생의 얌전한 말투랑 태도를 좀 본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마릴의 말을 들은 로덴은 다소 민망한 듯 헛기침과 동시에 가벼운 충고를 내뱉는 것으로 넘어갔다. 평소에 메림이 하는 언행을 생각하면 그녀가 이렇게 말하더라도 부자연스러울 게 전혀 없으니까.
"흐음~? 뭐야 오빠? 마릴. 그 지지배의 이름이 튀어나오다니."
방에 들어가자마자 폭탄발언을 내뱉고 나서 머릿속을 이리저리 뒤흔든 감정의 동요를 간신히 버텨낸 덕분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마릴의 즉석 연기는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철든 이후로 가장 가까이 지냈던 쌍둥이 언니, 메림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정을 하고, 어떤 동작을 하고, 어떤 말을 내뱉을지 어느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유일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마법 이외에는 여태까지 눈에 담아온 언니의 모든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마릴의 이름을 내뱉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내가 얌전히 굴었으면 좋겠나 보네. …혹시 내 동생처럼 조신한 쪽이 더 취향임?"
심지어 메림 그 자체가 된 말투와 표정을 유지한 채로 로덴의 옆자리에 붙어 앉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능청스러운 모습까지 보여준다.
마릴의 완벽한 연기에 깜빡 넘어가서 아직까지도 의심할 생각조차 못하는 로덴은 평상시에 메림과 대화할 때와 마찬가지로 짓궂은 대답을 꺼내 들었다.
"흠, 굳이 어느 쪽을 더 선호하냐고 묻는다면 너처럼 심각한 왈가닥보다는 마릴처럼 얌전한 여성이 더 매력적이지."
"아이 씨… 센스 없게 이러기야? 이럴 때는 예의상 내쪽이 더 취향이라고 대답해줘야지."
"그런 대답을 원한다면 앞으로는 좀 더 섬세한 말투를 사용해보라고."
의도야 어찌 되었든 마릴의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바라본다는 로덴의 대답에 순간적으로 기쁜 표정을 지을뻔한 그녀는 고개를 자연스레 떨구고 상대방의 옆구리를 콕 찌르며 툴툴거리는 것으로 감정을 가려냈다.
지금까지는 언니와 완벽하게 똑같이 생겼다는 특이점과 훌륭한 연기력 덕분에 로덴과의 대화를 술술 진행했지만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면 틈이 생기고 갈라지기 마련. 슬슬 행동을 시작해야만 한다.
그녀는 슬금슬금 팔을 움직여서 자신의 손을 로덴의 손에 닿게 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미리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 맞닿은 손을 부드럽게 휘감는다.
"아…."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이렇게까지 두근거릴 수 있다니.
나직이 감탄사를 흘린 마릴은 당장은 손만 닿을 뿐이라 자극적이진 않지만 이것 자체가 너무나도 신선하고 생생했다.
로덴에게 기본기 훈련을 받으면서 자세 교정을 받았을 때 잠깐잠깐 닿았던 의무적인 손길과 애정을 쏟아붓고 있는 여자를 향한 손길에서 느끼게 되는 따스함은 감히 비교할 게 되지 않는다.
그는 남은 손을 놀게 두지 않고 서서히, 잠옷과 속옷이라는 이름의 장애물을 파고들어가 마릴의 탄력 있는 젖가슴을 거칠게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아주 가끔씩, 언니가 장난을 치면서 가볍게 만지작 거릴 때 이외에는 어느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던 처녀의 젖가슴의 형태가 이리저리 바뀐다.
"하으… 읏… 아읏…!"
단순히 손과 손만 닿았을 때와 정반대로 난폭하지만 한없이 자극적인 손놀림에 마릴의 입술에서 신음소리가 연달아 흘러나왔다.
"방에 들어올 때는 난데없이 씨 뿌리기가 어쩌고 하더니 오늘따라 반응이 귀엽네."
상대방에게 일부러 들리게끔 중얼거린 로덴은 숨 쉬듯이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마릴이 몸에 걸친 옷가지를 순차적으로 풀어헤쳤다.
마음 같아서는 연인이 되는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아주 천천히 밟고 싶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메림을 철저하게 연기해야 하는 관계로 순순히 몸을 맡겼다.
상대방을 순식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만들어 버린 로덴은 낮은 자세로 그녀를 끌어안으며 발딱 서버린 연분홍빛 젖꼭지를 입에 머금었다.
혀끝을 이용해 젖꼭지를 자극해 줄 때마다 움찔움찔 거리는 마릴의 반응 덕분에 로덴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처녀의 젖을 탐했다.
"읏, 응읏, 아아… 오빠앗…! 그렇게 쪽쪽 빨아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데…."
"…후우,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해."
"아아앙…! 여, 연습이, 앙…! 라니, 아으앗…!"
로덴은 다시 젖꼭지에 키스를 하며 쭙쭙쭙, 소리가 들리도록 양쪽을 번갈아서 한참 동안 맛있게 빨고 나서야 겨우겨우 만족하고 입을 떼어냈다.
그리고는 곧장 마릴의 턱을 붙잡아 그대로 얼굴을 점차 가까이했다. 이윽고 남녀의 입술과 혀가 닿았다. 마릴은 첫 키스를 통해 자신의 젖꼭지의 맛과 향을 간접적으로 알게 돼버렸다.
계속해서 로덴은 청순하기 짝이 없는 처녀의 입술을 마음껏 빨고 물고 핥으면서 입맛대로 즐겼다.
"웅…… 우웁…."
처음에는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새처럼 입을 앙 벌리기만 할 뿐, 전혀 움직이지 못했던 마릴이었으나 그녀는 방에서 떠나기 직전에 언니가 해줬던 말을 퍼뜩 떠올리며 혀와 입술을 공격적으로 꿈틀거렸다.
일단 키스하기 시작하면 딴생각하지 말고 혀를 쭉 뻗어서 로덴 오빠를 잡아먹을 기세로 격하게 움직여. 네가 날 연기하려면 절대로 소심하게 굴면 안 된다? 무조건 공격, 공격, 또 공격이야!!
"…!!?"
그녀의 혀가 로덴의 입 안으로 쑥 들어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내부를 휘젓기 시작하자 천하의 로덴도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역공을 가한 마릴의 혀는 상대방의 혀뿐만이 아니라 천장과 바닥을 그야말로 개처럼 핥아댔다. 심지어 로덴의 건강한 치아마저도 공격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푸하아, 하아아, 하아, 하!
두 남녀 모두 호흡이 거칠어졌고 입 주변은 타액으로 범벅이 됐다. 마릴의 첫 키스는 낭만적이기보다는 스스로가 추잡스러움을 느낄 정도로 거칠면서도 야생적인 행위가 돼버렸다.
적극적인 키스를 맛보고서 아랫도리에 피가 쏠린 로덴은 터져버릴 것만 같은 하의를 훌렁 벗어던졌다. 핏줄이 훤히 보일 정도로 빳빳하게 발기하고 있는 자지가 앉아있는 마릴의 코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메림, 슬슬… 손으로든 입으로든 한번 빼줬으면 하는데."
생전 처음 보게 된, 더군다나 말도 안 되게 거대한 불방망이를 두 눈에 세겨버린 마릴은 정신줄을 간신히 붙잡았다. 만약에 언니에게 미리 경고를 듣지 못했다면 놀라서 고개를 돌리거나 꺅꺅 소리를 질렀을게 틀림없다.
지금 이 순간 언니를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서는 로덴의 요구에 응해줘야겠지만… 그녀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침대에 몸을 눕히고는 다리를 천천히 벌렸다.
쌍둥이 언니인 메림과 마찬가지로 주홍색으로 물들어 있는 보지털이 보슬보슬 나 있는 둔덕 사이, 예쁘게 갈라져 있는 핑크빛 균열이 드러났다.
"로덴 오빠, 오늘은 처음부터 여기로 시작하자. 응…?"
로덴과 수없이 관계를 가지며 어마어마한 테크닉을 가지게 된 메림과 달리 경험이 전무한 마릴이 손이나 입을 사용하는 순간, 로덴이 위화감을 느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그녀에게 시작부터 바로 본방에 들어가는 것 이외의 선택지는 없다.
다행히도 처음부터 보지를 사용해달라는 말을 들은 로덴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기로 했다. 메림은 이따금씩 변덕을 부릴 때가 종종 있으니 그다지 특이한 일도 아니다.
"그리고… 아직은 덜 젖었으니까 넣기 전에 한번 빨아줘."
"알았어. 보지 좀 더 벌려봐."
평소에는 메림이 헌신적으로 자지를 물고 빨고 해 주는데, 내쪽에서 먼저 봉사를 해줘야 하는 순간도 있는 거겠지.
본방이 시작되기 직전, 흥분감이 최고조가 된 마릴은 부끄러운 줄도 모른 채 다리를 양쪽으로 더욱 벌리고 자신의 양손을 음부 쪽으로 뻗어서 보짓살을 천천히, 최대한 양쪽으로 벌려줬다.
아직까지는 남자를 모르고 있는 순결한 속살이 공기 중에 환히 노출되면서 달콤한 암컷의 향기를 풍겨냈다. 이것을 맛보기 위해 로덴의 얼굴이 서서히 다가온다.
쌍둥이 자매는 보지의 형태마저 똑같아서 그가 빤히 바라보고 있어도 눈 앞에 있는 게 설마 마릴의 보지일 줄은 꿈에서 조차도 모를 것이다.
무심코 콧김을 불어넣으니 간질거리고도 뜨거운 숨결이 마릴의 보지를 자극했다. 겨우 그것만으로도 발가락이 오므라 들었다. 그녀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로덴은 피식 웃었다.
"너 오늘따라 유난히 귀여운 거 알아?"
"모, 모…, 몰라…! 빨리 빨아주고서 넣기나 해!"
"네, 네."
건성으로 대답한 로덴의 입은 그대로 마릴의 아랫입과 키스했다.
"꺄읏…?! 읏, 아앗, 아흐읏, 앗, 아."
쯔븁, 쯔븁. 음란한 소리가 났다. 그는 상대방의 요구대로 마릴의 처녀 보지를 사정없이 빨았다. 애액이 유달리 달콤하게 느껴졌다. 하염없이 혀를 놀리며 그녀의 애액을 쪽쪽 빨아 마셨다.
보짓살을 파고든 혀를 움직일 때마다 마릴의 몸은 갓 잡아들인 활어처럼 미친 듯이 팔딱거린다. 몸을 때리는 것만 같은 엄청난 쾌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읏…, 아흣, 아, 오읏, 앗, 아아앗…!"
오늘따라 유달리 격렬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마릴의 몸과 아주 미묘하게 맛이 다른듯한 애액의 맛에 로덴은 짤막한 위화감을 느꼈으나 지금 당장은 미미한 파문에 그쳤다.
만약에 그가 지금이라도 정보기능을 활성화시킨다면 상대방이 메림이 아니라 그녀의 동생, 마릴이라는 사실을 바로 파악할 수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쌍둥이 자매가 이런 식으로 서로를 바꿔치기하는 경우를 상상조차 못 하고 있으니 아무 소용없다.
더군다나 이미 로덴의 가슴속에 불길이 활활 붙어버린 상황에서 눈 앞에 있는 암컷이 마릴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쳐도 그가 행위를 멈출지의 여부를 묻는다면…….
글쎄, 어느 누구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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