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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거중인 용사는 마왕과 함께 산다-23화 (23/149)

〈 23화 〉 소녀의 고민

* * *

도심지로 들어간 로덴 일행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쌍둥이 자매가 자주 방문한다는 대장간.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후끈하게 달구어진 금속 특유의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고, 땀을 뻘뻘 흘리는 수습생이 모루에 올린 금속을 쇠망치를 두드리고 있는 소리가 청각을 자극했다.

그 안에서 기름때로 얼룩진 것이 눈에 확 띄는 가죽 앞치마를 걸친 수염 난 노인이 쌍둥이 자매를 알아보고는 반가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오, 너희들의 소식을 듣고 나서 언제 오나 했는데. 드디어 돈에 여유가 생겼나 보구나."

"안녕하세요. 영감님."

"안녕하세요. 영감님."

평상시에 늘 말을 높이는 마릴은 물론이고, 반말이 입에 밴 메림까지 존댓말을 사용하며 수염 난 노인에게 동시에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짤막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리 메림이라도 저 정도로 나이 차이가 나는 어르신한테는 제대로 존댓말을 사용할 줄 아는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던 로덴은 쌍둥이 자매가 물건을 고르는 동안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조용히 둘러봤다.

로덴의 식견으로 파악하건대, 대단한 장인이 만든 최고급품 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의 장비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옆에서 졸졸 따라오고 있는 록시아에게 무기들을 함부로 손대지 말라고 충고하면서도 느긋하게 진열품들을 구경하던 로덴은 그 사이에서 잘 벼려진 바스타드 소드 한 자루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허공에 가볍게 휘둘러 봤다.

후­웅!

이 정도면 제법 쓸만한 물건이네.

휘두른 검을 옆에 세트로 놓여있던 칼집에 집어넣고 챙긴 로덴은 곰방대에 막 불을 붙인 수염 난 노인에게 다가갔다.

"어르신, 이 검의 값은 얼마입니까?"

"고르는 안목도 좋고, 검을 휘두르는 동작도 깔끔하군… 은화 여덟 닢일세."

들고 있는 검에 은화 여덟 닢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 로덴은 별 말없이 금액을 순순히 지불했다.

그러는 동안 마릴이 앞으로 사용할 검과 방패를 포함한 자잘한 장비들을 고른 쌍둥이 자매도 수염 난 노인에게 값을 치르고 난 뒤, 로덴 일행은 대장간에서 빠져나왔다.

새로 장만한 장비들에 잠시 정신이 팔렸던 마릴은 뒤늦게나마 로덴이 검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로덴 씨, 그 검은…?"

"대장간에 들른 김에 만약을 대비해서 호신용으로 한 자루 정도는 보관해둘까 하고."

"하긴요. 이 도시는 치안이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로덴 씨의 가게는 외곽에 위치한 편이니까. 가게에 칼 한 자루 정도는 마련하는 게 좋겠네요."

"크흡…!"

두 사람의 대화를 듣자마자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린 메림은 동생에게 들키지 않도록 작게 키득거렸다.

크흐흐…! 호신용은 무슨… 저 오빠는 알고 보니까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잘하는 편이네?

어깨를 들썩이다가 웃음기를 가라 앉힌 메림은 록시아의 손을 잡고 앞장섰다.

"제대로 된 매개체를 구하려면 마탑 말고는 달리 없지. 이 언니만 따라오라고."

"어엇…?! 메림 언니! 조금만 천천히 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도시에 생활하는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드나드는 마탑 앞에서 잠시 멈춰 선 로덴 일행은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와아… 도시에 방문할 때마다 멀찍이서만 바라봐서 늘 궁금했는데, 마탑은 유난히 깔끔하게 지어졌네요. 건물에 드나드는 분들도 메림 언니랑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어요."

일행 중, 가장 눈을 크게 빛내며 신기해하고 있는 사람은 처음으로 마탑 주변을 구경하게 된 록시아다.

"변방 영지에 세워진 만큼, 규모는 좀 작긴 해도 엄연한 마탑이니까. 나랑 같은 마법사들이 몰릴 수밖에."

"가만 생각해보면 마탑 주변에 록시아를 데리고 온건 이번이 처음이군. 여기는 내 가게에 새길 각인 계약 문제로 방문했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

아무래도 난 마법 하고는 연이 별로 없으니 말이야.

마탑 주변에는 다소 특별한 분위기가 감도는 상권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은 마법사들을 위해서 준비된 다종 다양한 물품들이 널려있다.

노점을 차린 이들 중에는 간간히 마법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록시아가 주변의 풍경을 충분히 구경할 때까지 기다려준 로덴 일행은 마탑의 정문으로 걸어갔다.

정문 앞은 2인 1조의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지만, 메림이 그들에게 보여준 마법사용 출입증 덕분에 일행은 복잡한 절차 없이 마탑 안으로 쉽게 들어갔다.

세련된 대학교의 분위기랑 얼추 비슷한 마탑 내부는 일부 직원들과 학생들, 마법사의 수가 그렇게 많은 건 아닌지라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다

"매개체를 판매하는 구역은 이쪽이야."

박물관에 방문한 아이처럼 마탑 내부를 정신없이 살펴본 록시아에게 간단히 마탑에 관한 설명을 해주던 메림을 따라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일행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마법등이 내부를 밝혀주면서도 책 냄새가 그득히 풍기고 있는 공간은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지팡이, 수정구, 반지 등의 매개체들이 전시되어있었다.

"가격이 비싸도 괜찮다면 록시아에게는 이걸로 추천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래? 로덴 아저씨."

메림이 추천해준 매개체는 완드였다. 스태프랑 비교하면 거의 절반 정도의 길이라서 상대적으로 휴대성이 좋지만, 그만큼 비싸다.

"이 아이의 체격을 생각하면 가벼운 게 훨씬 편하긴 하겠지. 보관하기도 좋고."

비싸다는 단점은 큰 문제가 아니었던 로덴은 메림의 추천대로 완드를 사주기로 결심했다.

'정보'

로덴은 완드가 진열된 위치에 시선을 고정한 상태로 정보기능을 활성화했다.

칼은 한눈에 봐도 가치를 구분할 수 있지만, 매개체를 보는 눈은 영 없었기 때문이다.

정보창들을 천천히 읽어본 끝에 로덴이 골라낸 물건은 맨 끝부분에 수정구가 장식돼있는, 커다란 막대사탕 같은 느낌의 완드였다.

"은화 20개입니다."

마탑의 제어 술식으로 가공해서 만들어낸 매개체답게 점원이 요구하는 가격은 상당히 높았다.

참고로, 메림이 고른 스태프의 가격은 은화 12개다.

메림의 표정을 보아하니 딱히 바가지를 쓴 거 같지는 않은 눈치였기에 로덴은 값을 지불하고서 록시아의 손에 완드를 쥐어줬다.

"아무래도 험한 세상이다 보니까 마법으로 스스로의 몸을 지켜야 할 순간이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몰라. 이건 그 순간을 대비하기 위한 선물이야."

저런 말을 해주면서 건네주는 선물을 사양하는 게 더욱 큰 실례라고 생각한 록시아는 주인에게서 선물 받게 된 완드를 꼭 끌어안았다.

"가, 감사합니다. 삼촌! 이건 제 목숨처럼 평생 간직할게요."

"선물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대답해주니 고맙구나."

마탑에서 볼일을 끝마친 로덴 일행은 곧장 거리로 빠져나왔다.

"록시아~ 다음 수업 때는 클린 주문을 알려줄게. 이 언니가 없는 동안 복습도 잊지 마렴."

"네, 언니! 그때 또 봬요."

"로덴 씨, 다음에도 가게에 들를게요. 록시아도 또 보자."

"그래. 너희도 이번에는 크게 무리하지 말고, 다음에 보자."

각자 한 마디 씩 인사말을 건네고서 헤어지기 직전, 로덴에게 바짝 다가온 메림은 그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였다.

"…다음에도 기대하고 있을게. 로덴 오빠."

그렇게 해서 쌍둥이 자매는 모험가 길드로, 로덴과 록시아는 포션 가게로 돌아가 각자의 하루를 시작했다.

* * *

맨 처음에는 신분패를 갱신하고, 외곽에 위치한 집을 구한 뒤, 포션 가게로 개조하느라 1개월이 흘러갔다.

간이 경매장에서 노예로 팔리고 있던 록시아를 구매한 뒤, 포션 가게에서 그녀와 같이 지내기 시작하면서 다시 1개월이 흘러갔다.

어비스의 최하층에서 구하게 된 쌍둥이 자매의 언니인 메림과 은밀한 관계로 발전한 뒤, 무려 반년이라는 시간은 유수처럼 흘러갔다.

로덴이 바르멜라 영지에 정착한 지 모두 합쳐서 8개월이 흘러가고, 현재는 태양이 뜨거워지는 여름이 다가온 상태다.

야심한 여름밤의 어느 방에서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철퍽! 철퍽! 철퍽!

"아앙, 아아, 하아아앙…"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에서 서랍장 모서리를 붙잡고, 엉덩이를 쑥 내민 자세로 범해지고 있는 메림의 모습.

메림을 뒤에서 범하고 있는 사람은당연히로덴이다. 그는 메림의 엉덩이를 꽈악 붙잡고 있다.

그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메림의 젖가슴이 출렁거리면서도 자세가 점점 불안해진다.

"하앙, 하읏, 아으읏…, 아앙, 앙, 아아앙…!"

점차 힘이 풀려버린 메림의 자세가 스르륵 미끄러지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허리를 움직이고 있던 로덴은 피스톤질을 멈추기는커녕, 그녀를 따라 자세를 낮추면서 행위를 이어간다.

결국 버티다 못한 메림은 상체가 완전히 허물어져 바닥에 완전히 엎드린 채, 엉덩이만을 세운 자세로 바뀌었다.

"하으읏, 오옷, 오오빠아, 흐으으옷, 아으오옷!!"

마법사는 완전히 개처럼 엎드린 자세로 따먹히게 됐고, 로덴은 메림의 엉덩이가 위아래로 마구 흔들릴 정도로 거칠게 박아댔다.

사람과 사람의 성교가 아닌, 짐승과 짐승의 교미를 하게 된 메림은 칠칠치 못한 표정으로 쾌락을 음미했다.

두 짐승의 성기가 마찰하는 부위에서 쉴 새 없이 떨어지는 투명한 액체들이 질질 흘러내려 바닥에 얼룩을 만든다.

뷰르륵, 뷰뷰웃, 뷰우웃!

사정감이 차오른 로덴은 그대로 정액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긴 사정이 끝날 때까지 간간히 허리를 흔들면서 말이다.

"하으으으읏♡"

이제는 완전히 로덴의 모양으로 바뀌어 버린 메림의 보지는 굵직한 자지에서 나오고 있는 정액을 탐욕스럽게 삼켰다.

사정 후의 여운을 충분히 만끽한 로덴이 자지를 뽑아내자, 메림의 자궁에서 다 받아주지 못한 진한 정액이 뚝뚝 흘러내렸다.

움찔움찔!

"아으아… 오빠아아…."

…오늘은 좀 심했나?

로덴은 눈이 까뒤집어진 채, 몸을 움찔거리고 있는 그녀를 침대 위로 눕혀주고서 불을 껐다. 그리고는 메림의 몸을 베개처럼 끌어안은 상태로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반년 전, 로덴의 비밀을 알게 된 메림은 그와 처음으로 육체관계를 갖게 된 이후로 정기적으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메림이 로덴의 집에 자고 갈 수 있는 명분은 일주일에 한 번씩, 1박 2일로 실행하고 있는 록시아와의 수업. 물론, 과외비를 받는 입장인 만큼 수업 자체도 성실히 행하고 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매주 이런 식으로 관계를 가지면 옆방에서 자고 있을 록시아에게 들킬지도 모른다고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로덴의 집은 방음도 잘되는 편이고, 밤에는 다른 사람의 방문을 열지 말라고 각인을 통한 '명령'도 해놓은 상태기 때문에 록시아에게 들킬 걱정은 없다.

…라고 로덴과 메림은 안심하고 있을 터였다.

벽에 교묘하게 뚫려있는 구멍을 통해 두 남녀의 격렬한 교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소녀가 있다.

"하아, 하아아… 주인님… 메림 언니…."

록시아의 얼굴은 상기되어서 가쁜 숨소리를 죽이고 있었고, 그녀의 손은 속옷 사이를 파고 들어가 찔걱 거리는 소리를 내며 음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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