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9화 〉 chapter 181. 막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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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나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수연이는 내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는 중이었다.
자연스레 얼굴이 가까워졌기에, 난 수연이가 뽀뽀라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 착각이었다.
그녀는 허리를 숙임과 동시에 다리도 굽혀서 내 의자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녀의 얼굴은 내게서 멀어졌고, 내 오른손 바로 옆에 자리했다.
키스는 절대로 아니었다.
“자, 여기요.”
“응?”
내가 무슨 소린지 몰라 반문하자, 그녀가 내 오른손을 잡고 그녀의 머리 위에 올렸다.
“아... 이게 무슨 상이야.”
난 그녀가 원하는 대로 머리를 쓰다듬었다.
“헤헤, 상이에요.”
스윽스윽, 스윽스윽.
풍성하고, 부드럽고, 맨들거려서 기분 좋다.
반응도 좋다.
수연이 얼굴이 온천에 들어간 것처럼 풀어지고, 조금 달아오르는 게 보이니까 내가 더 신이 난다.
진짜 상을 주는 느낌이다.
“좋아?”
“네, 헤... 오빠 손 크고, 무겁고, 따뜻하고... 왼손 체온을 조금 더 올려야 하나 봐요. 이렇게 따뜻했나...”
“이럴 때도 팔을 개량할 생각이라니, 너 답다.”
난 수연이의 앞머리 밑으로 손을 넣어 머리를 넘기면서 뒤로 쓸어내렸다.
수연이의 이마가 드러났다.
“수연이 너 이마 되게 넓구나?”
“...지금 놀리는 거예요?”
“아니, 이제 알아서 그렇지. 매일 앞머리로 가렸었잖아. 이렇게 넓은 줄은 몰랐어.”
“결국 놀리는 거잖아요!”
수연이가 내 손을 탁 치고 고개를 돌렸다.
삐진 척하는 모습도 귀엽다.
왜 삐진 척이냐고?
그야 이미 바닥에 엉덩이 대고 앉아서 도망칠 생각 따위는 없고, 뒤통수로도 쓰다듬어달라고 얘기하는 게 보이니까.
그녀가 원하는 대로, 난 손을 뻗어 그녀의 뒷머리를 쓸어내렸다.
“미안, 미안. 예뻐서 놀리는 거지. 안 예쁘면 놀리지도 못해.”
“진짜... 예뻐요?”
수연이가 고개를 슬쩍 젖히고 나를 바라본다.
큰 눈과 넓은 이마가 다 드러나며 나를 올려다보는 구도다.
나는 오른손으로 계속 뒤통수를 만지작거리면서 왼손으로 그녀의 이마, 눈, 코, 입술 순으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마도 예쁘고, 눈도 예쁘고, 코도 예쁘고, 입술도 예쁘고...”
수연이 얼굴이 점점 빨개진다.
그러면서도 내 눈동자를 피할 생각을 안 한다.
나도 피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잠깐은.
난 왼손을 펴서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어, 오빠?”
빨리 손 치우라는 듯한 목소리에 손을 치우고는 몸을 굽혀서 내 입술로 그녀의 이마에 뽀뽀했다.
쪽.
“어, 어...”
당황한 그녀의 눈에 입술을 가까이하자, 그녀가 눈을 감는다.
쪽.
이번엔 굳어버린 그녀의 코에 뽀뽀했다.
쪽.
“...”
이젠 가만히 기다리는 수연이.
다음 차례가 어디인지는 나도 알고, 그녀도 안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댔다.
말랑말랑한 입술이다.
촉촉하고, 부드럽다.
그리고 열기.
입술이 맞닿은 곳부터 뜨거운 열기가 피어올라 내 몸을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입을 땠다.
수연이는 여전히 두 눈을 감고 있다.
뒤통수는 내 오른손에 맡겨둔 채로.
“수연아?”
“아는 언니가 첫키스를 하면 몸이 붕붕 뜬다고 했는데,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호르몬이 최대로 분비되면 이런 식이구나...”
묘하게 감상이 어긋난 것 같지만, 뭐 어때.
중요한 건 수연이가 지금 매우 느끼고 있다는 거다.
“그건 키스가 아니고, 뽀뽀라는 거야.”
“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올려다보는 수연이.
두 눈으로 묻는다.
‘그럼 키스는 뭐예요?’
저렇게 무방비한 물음에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답이다.
쪽.
처음은 가벼운 뽀뽀로 입술을 맞댄다.
바로 혀로 입술 사이를 비집고 밀어버리니, 수연이 입을 열어준다.
내 입술을 더 밀며 강하게 흡입하고, 혀를 더 넣는다.
혀와 혀가 닿자 도망치려는 수연이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붙잡고 혀와 혀가 자연스럽게 섞이게 둔다.
츄릅, 츄릅.
나는 입 벌리고 가만히 있는 수연이를 혀와 입으로 농락했다.
이를 혀로 쓸고, 입술을 강하게 빨기도 하고, 그녀의 혀만 세게 흡입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동안 진한 키스를 하고 입을 땠다.
“하아... 하아...”
수연이의 벌어진 입 사이로 달뜬 숨이 빠져 나온다.
나는 계속 그녀의 뒷머리를 쓸어내리며, 그녀가 여운에 더욱 깊게 잠길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게 키스라는 거야. 어때?”
“하아... 그게... 이상해요. 온몸에서 신호가 올라오고 있어요. 하아... 지금 머리가 멍해서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싫어?”
“...좋아요. 원래 이런 거 싫어하는데, 분석이 안 되는 건 진짜 싫은데... 지금은 너무 좋아요.”
수연이 다운 답이다.
아직도 눈을 감고 있는 게 진짜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눈 떠봐.”
큰 눈이 내 눈과 마주치자, 그녀가 바로 눈을 감는다.
“...왜?”
“그, 저도 잘... 왜 이러지...”
“진짜 눈 안 뜰 거야?”
“잠깐만요, 잠깐만 시간을 줘요. 지금 진짜 저도 눈 뜨고 싶은데...”
눈은 못 뜨면서 머리를 계속 살짝 살짝 움직인다.
뒤통수를 쓰다듬는 내 오른손 위치를 무의식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귀엽다, 진짜.
“...됐다!”
눈에 잔뜩 힘을 주고 앞을 보는 수연이.
눈을 뜨는 데는 성공했지만, 초점이 안 맞다.
“나 봐야지?”
“네, 봐야죠. 그... 아니...”
그녀가 고개를 슬쩍 들었다가 다시 내린다.
“눈 감아도 돼. 지금 심장 뛰어?”
“네? 네... 지금 미친 듯이 뛰고 있어요.”
“신기하지? 그게 좋아한다는 거야.”
“아...”
수연이가 무심코 고개를 올리다가 다시 내린다.
“그, 혹시... 오빠도 지금 가슴이 뛰어요?”
“물론이지. 나도 너 좋아해.”
수연이의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제가 모르는 게 이렇게 많았네요. 감정이란 거, 단순히 호르몬의 과다 분비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상적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닌데, 그게 다도 아니야.”
“그 말도 알고 있었는데... 이제 진짜 알겠어요.”
수연이가 고개를 슬쩍 젖히면서 내 눈을 바라본다.
이번에는 피하지 않는다.
큰 두 눈동자가 내 얼굴로 가득 차 있는 게 보인다.
이런 걸 두 눈에 꿀이 뚝뚝 떨어진다고 하는 거겠지.
쪽.
나는 다시 그 입술을 맛봤다.
그리고 또 다시 혀로 그녀의 입술을 노크했다.
츄릅, 츄웁.
입술과 입술이, 혀와 혀가 얽히고 설킨다.
이번엔 수연이도 어색하나마 움직인다.
뭐든지 잘 배우는 수연이는 이번에도 내 움직임에 쉽게 따라왔다.
“하읍, 항, 츄우웁.”
그녀는 바닥에 앉아 있고, 난 고개를 숙여서 키스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자세로는 아무래도 길게 하기가 힘들었다.
난 드디어 그녀의 뒤통수를 만지던 오른손을 풀고, 그녀의 어깨를 잡고 일으켰다.
그녀가 내 움직임에 따라 천천히 일어나 내 위에 앉았다.
“츄릅, 츄우웁.”
그러면서도 입은 절대 때지 않았다.
나보다도 수연이 쪽에서 땔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난 갈 곳 없이 늘어져 있는 수연이 손을 잡고 내 어깨 위에 놓았다.
내가 손을 들어 그녀의 뒤통수를 쓸어내리자, 그녀도 내 얼굴을 잡거나 내 뒤통수를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긴 키스 사이의 잠깐 쉬는 타임이 왔다.
이마를 맞대고, 서로의 숨을 코로 느꼈다.
숨결이 뜨겁고 달다.
“하아... 이상해요. 그런데 더 이상해져도 될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책임질 거니까.”
“네, 오빠, 합, 츄웁.”
나는 다시 그녀의 입을 막았다.
이번엔 그녀의 손을 내 가슴 위로 올렸다.
내 손도 그녀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녀가 움찔하는 게 느껴진다.
천천히 그녀의 가슴부터 쓸어내렸다.
적당히 솟아오른 동산을 지나, 계곡 같은 허리도 지났고, 다시 솟아오르는 둔부에 손을 안착했다.
다음은 허벅지.
둔부에서 그대로 내려가니 원피스가 끝나고 맨살의 허벅지와 오른손이 닿았다.
움찔.
다시 한번 놀라는 그녀를 무시하고 원피스 안으로 손을 넣었다.
다음은 반대로 올라갔다.
허벅지에서 엉덩이, 허리, 가슴 순으로.
통이 큰 원피스라서 거기까지 손이 올라가는 게 가능했다.
브래지어 위로 말랑말랑한 가슴을 만지고 있다가, 브래지어를 살짝 내려 꼭지를 약하게 잡았다.
“하윽... 흡!”
수연이가 키스하던 입을 떼고 놀라면서 자기 입을 막았다.
신음이 나올 줄은 몰랐나 보다.
내가 계속 꼭지를 건드리자, 그녀가 입을 막은 채 내 위에서 몸을 배배 꼰다.
“흡, 으읍...”
배배 꼴 때마다 수연이의 가랑이와 내 가랑이가 계속 비벼진다.
불끈.
내 분신은 아까부터 준비 만만이었다.
바지를 뚫어버릴 듯이 커져서는 바로 위 수연이의 비부를 찌르는 중이었다.
수연이의 비부도 충분히 젖었다.
얇은 팬티가 애액으로 흥건해져서, 내 바지까지 적시고 있었다.
나는 가슴에서 손을 떼고, 그녀의 손을 내 분신 위로 인도했다.
전과 달리 그녀의 손이 굉장히 조심스럽다.
“오빠, 이거 또 아픈... 게 아니군요...”
“응, 아픈 게 아니고 준비가 된 거야. 너도 공부했으니까 알지?”
“...알아요. 그런데 이게 이렇게 부끄러울 줄은 몰랐어요.”
“전에는 잘도 빨았잖아?”
“그, 그건 그냥 연구 같은 느낌으로... 게다가 제가 한 거고... 이번에도 그건 잘 할 수 있어요! 또 할게요!”
수연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분명 잘 할 거다.
실습한 걸 바탕으로 새로운 계획도 세웠을 것이다.
저 작은 입에 다시 내 분신을 넣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걸로 만족할 생각은 없다.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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